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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재필장수
그림/삽화
윤겸
작품등록일 :
2022.05.11 14:46
최근연재일 :
2023.10.23 21:45
연재수 :
246 회
조회수 :
86,782
추천수 :
1,202
글자수 :
1,449,626

작성
22.06.03 12:21
조회
551
추천
7
글자
13쪽

진천 - 40화

DUMMY

4일 후, 진천과 대원들은 구학영이 다녀갔던 목책성의 200장 앞에 도착해 임시 거점을 준비했다.


“너희들은 여기서 대기해라.”


“교주님, 하면 속하만이라도 따르겠습니다. 군사가 일러준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교주님께서 말이 막힐 때가 생기면 일러드리라고 했습니다.”


“뭐? 그걸 왜 이제 말해?”


“군사가 꼭 직전에 알리라고 하는 바람에... 죄송합니다.”


마영이 고개를 숙이자 진천이 마지 못한 표정으로 말했다.


“... 알았다. 싸우러 가는 것은 아니지만 저곳의 우두머리가 신마로 추측되는 고수라고 하니 혹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지체없이 몸을 피해라.”


“존명. 저, 그리고... 만약 전투를 하게 된다면 최대한 기이한 힘을 보이며 태부님의 흉내를 내보라고 하셨습니다.”


“뭐? 그건 또 무슨... 일단 알았다.”


평소 같았으면 혼자 가겠다고 우겼을 진천이지만, 이번엔 뚜렷한 목적도 없이 가는 것이었기에 불안하던 차에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그리고 이젠 위급시 자신이 마영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굳게 자리 잡고 있었다.


‘신마라 해도 결국 스라소니. 나는... 범. 그래. 아버지 말 한번 믿어보자.’


목책의 문 앞에 선 둘에게 경비병이 아라사어로 뭔가를 외치자, 진천과 마영은 뜻밖의 복병을 만난 듯 서로를 멍하니 쳐다봤다.


“아라사어 하는 놈은 없나?”


“죄송합니다. 몽골과 고려어에 능통한 자는 있으나 아라사는...”


“그럼 어떡하지?”


“이곳의 관리자인 염광이란 자가 중원인 이라고 들었습니다. 일단 그를 불러내심이 어떠신지요.”


“음. 그래볼까? 흐읍!”


진천이 가슴을 크게 부풀리고는 천지를 울릴 기세로 외쳤다.


“염광! 나오라!”


우웅 우웅 우웅!!!


옅은 산맥만 있는 개활지였지만 그 소리는 엄청난 메아리를 울리며 퍼져 나갔고, 목책성을 지키던 전사들은 귀를 부여잡은 채 주저앉아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러다 목책성의 안쪽에서 수백의 아라사 전사들이 쏟아져 나오자 진천은 곧장 흑룡검을 뽑아 들었다.


“마영, 여기서 네 주변으로 오는 적만 쳐내고 감당키 어려우면 바로 몸을 빼라.”


“존명.”


진천이 몸을 둥실 띄워 3장 위로 올라선 후 서서히 적진의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흑룡검에 서리기 시작한 물기.


그 물기는 점점 불어나더니, 이내 청아한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를 내며 검 주위로 휘몰아쳤다.


촤아아아아악-


검에서 일던 물결이 전방의 아라사 전사들을 향해 힘차게 쏟아져 나가자 그 반경 5장내에 있던 전사들은 물이 닿는 순간 그 부위가 얼어버리며 옴짝달싹 못하고 알 수 없는 비명만 내질렀다.


"끄아아아악!!"


"끄륵!! 끄르..."


진천은 곧 땅으로 내려와 자신의 검에 새하얀 강기를 두른 채 아라사 전사들을 베어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벤다기 보다는 툭툭 검을 대기만 하는 느낌이었는데, 진천의 검과 부딪힌 전사들은 그대로 얼어 붙어 하나의 동상이 돼버렸다.


‘역시, 한철검이라 그런지 냉기 계열의 공격에 반응이 빠르다.’


진천은 마치 검무를 추는 듯. 느릿하지만 때로는 박력 있게, 또 어느 순간엔 아주 빠르게게 검을 휘두르며 스스로의 검로에 빠져들었다.


챙- 스악-


채앵- 사아아아악-


그렇게 눈을 감고 자신의 검 끝 에서 울려 퍼지는 청아한 빙결음을 감상한지 1각 쯤 됐을까.


잔잔하던 진천의 귀에 꽤 멀리서부터 터지는 듯한 엄청난 파공음이 들려왔다.


파아아아아앙!!


북쪽 성벽에서 나타난 염광이 엄청난 위력의 양강을 쏘아 대며 외쳤다.


“젠장! 하필 이럴 때! 뭐하는 놈인지는 몰라도 오늘 네놈의 재수를 탓해라!!”


푸카아아아아악!


그가 쏘아낸 양강은 진천이 알고 있는 보통의 양강보다 훨씬 큰 위력을 내며 진천의 주위를 녹여내기 시작했고, 전사들을 얼렸던 냉기는 물론 그들의 몸까지 녹아내리며 기이한 소리를 발생 시켰다.


꾸륵... 꾸르르르륵...


나머지 아라사의 전사들이 기겁을 하며 목책성 깊은 곳으로 피함과 동시에 진천의 3장 앞에 내려선 염광.


그는 곧바로 자신의 검에서 청색의 불꽃을 뽑아 진천에게 쏘아냈다.


‘응? 저놈 듣던거랑 좀 다른데? 침착한 놈이라지 않았나? 젠장! 형님이고 군사고 대체 뭘 조사한거야!’


진천이 속으로 투덜대며 그의 흑룡검을 앞으로 내밀자 염광이 쏟아내던 청색 화염은 순식간에 흑룡검에 빨려들어 소멸되었다.


그에 염광이 멈칫하자, 빠르게 머리를 회전시킨 진천은 비릿한 미소를 띄웠다.


“감히 고양이 새끼가...”


‘이러면 좀 아버지 같나? 젠장, 어째 생판 남들 흉내보다 어렵군. 괴팍한 노인네 같으니라고.’


그래도 효과는 확실한 듯 보였다.


염광이 순간 기겁을 하며 몸을 뒤로 뺐고, 자신의 말이 먹혔다고 생각한 진천이 무표정한 얼굴로 염광을 향해 손을 뻗었다.


후욱!


그러자 염광의 신형이 순식간에 있던 자리에서 사라지더니, 어느새 진천의 손에 목이 쥐인 채로 공중에서 버둥대고 있었다.


진천이 말했다.


“감히 본좌에게 무공 따위를 가지고 덤벼들어?”


“꺽...꺼억...”


울대를 잡힌 염광이 뭔가를 말하려는 듯 하자 진천은 손에 힘을 풀어 염광을 떨어뜨리고는 바닥에서 버둥대는 그를 가만히 내려다 봤다.


“쿨럭! 커헉! 컥!”


염광은 목을 부여잡고 켁켁 대다가 금세 눈을 번쩍 뜨고 곧바로 납작 업드렸다.


‘엉? 왜이래?’


“부...북(北)의 후손이십니까?”


‘뭔 소리야? 뭔 후손?“


진천이 갸웃하자 마침 마영의 전음이 들려왔다.


[제가 일러 드리겠습니다.]


[잠깐, 그전에 먼저...]


진천이 못마땅한 얼굴로 염광을 바라봤다.


“의자랑 술이나 내와라.”


“술! 술과 의자를 내와라! 어서!”


염광이 몸을 부들부들 떨며 외치자 아사라 전사들이 숨어있던 곳에서 분주한 소리가 들리더니 금세 의자와 술병이 마련됐다.


진천이 술병을 한차례 들이키고는 술상이 차려지는 사이 마영이 전해준 말을 옮겼다.


“크으- 술은 좋구만. 넌 뭐냐? 아버지가 부리는 놈인가?”


‘뭔 소리야? 아버지? 아버지가 왜 튀어나와?’


진천이 혼란스러워 하는사이 염광이 되물었다.


“아, 아버지라 하심은...”


곧바로 마영이 전음을 보냈다.


[태부님의 존함을 말씀 하십시오.]


“백호문.”


“어억! 역시! 위대한 존재시여!”


“...???”


진천은 너무 당황해서 잠시 허공으로 시선을 돌려 눈을 껌벅이다가 물었다.


“내 아버지를 아나?”


“물론입니다! 소인은 북(北)의 후손의 하수인 중 하나입니다!”


다시 마영의 전음이 들렸다.


[아버님께 북극으로 호출을 받긴 했으나, 그 외에는 못 들었다고 하십시오. 이제 궁금하신 건 모두 편하게 물어 보셔도 될 듯 합니다.]


[끙...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알았다.]


“아버지가 북극으로 오라길래 가보긴 하는데 대체 그 노인네가 거기서 뭘 하는 거냐?”


“어... 그, 그것은 제가 함부로...”


[고대인에 대해 언급해보십시오.]


마영의 전음에 진천이 대꾸했다.


[뭐? 대체 무슨 생각이냐? 이런걸 미리 말을 안하고 이게 뭐하는거야?]


[죄송합니다, 교주님. 총군사가 교주님께선 즉석 연기가 뛰어나시니 꼭 이때에만 말씀을 올리라고 하여...]


[뭐라고? 어이가 없구만... 됐다. 이제 내가 알아서 묻겠다. 그간 군사가 궁금해 하던걸 다 물으면 되나?]


[맞습니다.]


‘젠장! 총군사 이 늙은이 들어가서 보자.’


진천은 괜히 술병을 들이켜 시간을 끌다가 다짜고짜 염광을 윽박질렀다.


“본좌가 말을 더 묻게 만들지 마라. 그곳에 나 같은 고대인들이 산다는건 아버지께 들었으니.”


“허, 허면 그, 그 외에 무엇을 더 알고 싶으신지...”


“쯧, 됐다. 가보면 알겠지. 아 참, 본좌는 천마신교의 교주다. 일전에 풍전과 독고단이란 놈들이 이쪽으로 왔다는데, 지금 어쩌고 있냐?”


“아, 그 인간들은 빙옥에 갇혀 있습니다.”


“왜?”


“동(東) 일족의 계획을 외부에 알리려 하여...”


“뭔 계획?”


“그, 그것은 소인이 말 할 수 없는...”


“괜찮다. 지금 말하면 네 목숨은 지켜주마.”


“가, 감사합니다. 그 일은... 동(東) 일족의 수장께서 자신의 후손인 몽골과 중원 대륙의 인간을 절멸 시켜 고대의 힘을 복원코자 하는 일입니다.”


“!!!”


진천은 크게 당황했지만 애써 표정을 감추며 시간을 끌었다.


“흐, 난 또 뭐 별일 이라고... 술이나 더 가져와라.”


"네!!"


염광이 뒤쪽의 아라사 전사들에게 손을 크게 휘둘렀다.


‘독고단이 말한 전쟁! 그럼 설마 그 북적이란게 내 아버지나 선대도 포함인가?'


진천이 다시 물었다.


“그래서, 우리 일족도 그 일을 거드냐?”


“아, 아닙니다. 사방위(四方圍)의 후손들 께서는 서로의 일에 큰 간섭은 안하시는 지라.”


“... 그건 다행이군. 언제 한다더냐?”


“신의 눈이 가려지는 60년 후의 암일에 거행할 계획입니다.”


“암일?”


“달이 태양을 가려 천지에 암흑이 내리는 날입니다.”


“음. 헌데 너나 풍전은 중원 놈들이 어쩌다 여기서 종노릇이나 하고 있냐?”


“북의 후손께서 일을 거들면 암일에 제 목숨은 보존해 주신 다기에 전심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인간들 중에서 무공이 뛰어난 몇몇은 거두셔서 저처럼 관문을 맡기거나 중원에 보내 일을 시키십니다. 아까 말씀하신 마교의 고수 둘도 그렇게 종이 되었다가 딴 마음을 품어 벌을 받는 중 입니다.”


“중원? 거기서 할게 뭐가 있지?”


“동의 후손께서는 황궁에 사람을 보내 무림인들의 생을 먼저 거둔다고 들었습니다. 흑룡강과 포달랍궁에도 보내셨다 했으나 거기까진...”


'미친! 그래서 황제가 밑도 끝도 없이 무림맹에게 시비를 걸었군. 군사가 알면 기겁을 하겠네.'


진천이 일부러 고개를 갸웃 거리며 물었다.


“음? 그냥 쓸어 버리면 될걸 왜 그런다냐?”


진천이 호기심을 보이는 듯 하자 염광은 진천에게 잘 보일 기회라 여겼는지 더 열정적으로 답하기 시작했다.


“후손이 거의 없어 위대한 힘을 가지신 북의 종족과 달리 동의 수장께서는 후손들의 수가 4억을 넘으며 상당한 힘을 잃으셨습니다. 하여 500년 전 스스로 영체화 되시어 일정한 힘을 묶어 두셨지요. 때문에 그 이후에 태어난 중원인들은 전대보다 급격하게 약해졌습니다.”


“아, 맞아. 무림의 수준이 확 떨어지긴 했다고 하더군.”


“네, 헌데 무림엔 아직도 신의 힘을 미약하게나마 사용하는 고수들이 많기에... 그들을 먼저 제거해 힘을 어느정도 회복하면 반쪽이들을 내세워 무인 전체를 멸하신다 했습니다.”


“반쪽이?”


“천무지체입니다.”


“아, 열등종.”


“네. 동의 수장께서 힘을 끊으신 후에도 후손들 중에 반쪽이들이 꽤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 이들은 그나마 쓸만하다며 대부분 거둬서 키우셨습니다. 덕분에 모두 현경을 깨달은 고수들입니다.”


“몇이나 되나?”


“60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미친! 현경이 60명!!’


진천은 속마음과는 전혀 반대의 말을 내뱉었다.


“겨우?”


“네, 황궁이 무림을 멸하면 반쪽이들이 생사경 이상의 힘을 가지게 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


[마영, 들었나?]


[들었습니다.]


[거점으로 가라. 곧 가마.]


[존명.]


진천은 마영에게 전음을 날리고는 곧바로 염광에게 답했다.


“뭐 별것도 아닌거 가지고 호들갑들을 떨었구만.”


“그래도 동의 수장께는 중요한 행사인지라... 하여 마교의 인간 둘이 이를 외부에 알려 대비하고자 한것에 동의 수장께서 대노 하셨습니다.”


“뭐, 우리 어른들이 별 신경 안 쓴다니 나도 신경 쓸 것 없겠다. 넌 내 아버지의 종이라 하니 내게 말한 것은 괜찮을 것이다.”


“가, 감사합니다. 헌데 현재 천마신교의 마인들 또한 동의 후손이라...”


“응? 아아. 교주 자리는 인세에 있는 동안 재미로 있는 자리니 괜찮다. 내가 따로 챙기는 아이들 몇 빼고는 크게 신경 안 쓸 것이다.”


“아, 네. 어르신.”


“북극은 저쪽으로 쭉 가면 되냐?”


진천이 목책 뒤쪽으로 턱짓을 하자 염광이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네, 어르신 께서는 약 하루정도 북극성을 보며 이동하시면 달하실 것입니다.”


“알았다. 기회되면 또 보자.”


“사, 살펴 가십시오!”


훅!


진천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지자 염광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큰 숨을 내쉬었다.


"후아..."


***


진천은 곧장 마영과 대원들이 있는 임시거점에 나타나 마영에게 지시했다.


“너는 전력으로 달려 군사에게 방금 들은 모든 것을 알려라.”


"존명."


"난 아무래도 아버지를 만나 봐야겠다.”


목책성 뒤쪽의 넓은 광야를 바라본 진천의 신형이 엄청난 속도로 쏘아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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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진천 - 58화 22.06.11 406 7 12쪽
58 진천 - 57화 22.06.11 427 6 14쪽
57 진천 - 56화 22.06.11 430 6 13쪽
56 진천 - 55화 22.06.11 427 7 12쪽
55 진천 - 54화 22.06.11 427 6 14쪽
54 진천 - 53화 22.06.11 447 6 14쪽
53 진천 - 52화 22.06.11 461 7 13쪽
52 진천 - 51화 22.06.11 471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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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진천 - 48화 22.06.11 473 8 14쪽
48 진천 - 47화 22.06.11 471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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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진천 - 44화 22.06.11 492 8 13쪽
44 진천 - 43화 22.06.11 516 6 14쪽
43 진천 - 42화 22.06.11 501 7 15쪽
42 진천 - 41화 22.06.03 547 7 11쪽
» 진천 - 40화 22.06.03 552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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