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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짧은글 작성함] 二月님의 이월된 간판 이후Ⅱ[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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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월이 되었다.


처음 만났던 그곳의 밤하늘은 항상 아름다웠고 늘 두 개의 달이 지키고 있었다. 깊은 잠에 빠진 검둥이를 깨우듯 주변을 맴돌았지만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검둥이가 일어나더라도 언제부턴가 하늘을 보지 않았다. 검둥이는 앞만 봤고 점차 변해갔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피부색도 달라지고 검둥이는 자신감을 잃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검둥이가 하늘을 보았다. 3년만의 일이였다.


“여전히 예쁘고 멋지고 환상적이네. 거기 지금 있겠지요?”


목소리에 기운 없지만 검둥이가 겨우 웃어 보이며 손을 흔들었다. 그에 응하듯 하늘에서 푸른빛이 반짝였다.


“이제야 기운 차렸습니까? 꽤 오래 걸렸네요.”


아주 가볍게 하늘에서 내려온 존재가 검둥이의 머리를 쓰담, 쓰담, 쓰다듬었다. 놀랍도록 빠르게 다가온 탓에 검둥이는 깜짝 놀라 움츠렸다.


“음, 하지만...”


검둥이는 말을 잇지 못했다. 머뭇머뭇 존재의 눈치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뭔데요? 말하고 싶은 건 다 말해요. 들어줄게요.”


“그러니까, 내가 저기. 그게 말이야. 어, 내가 우리들의 만남이 우연, 필연. 둘 중 어느게 답인지 아직도 못 찾아서 고민 좀.”


존재는 순간 검둥이가 무슨 말을 하는 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과거를 떠올렸다. 3년도 더 된 이야기. ‘소원의 二月과 바램. 그리고 만남은 모두 우연이고 필연.’ 특별히 고민할 문제는 없었을 텐데 아직도 둔한 검둥이는 어려운 문제로 삼고 있었다.


“지금껏 원인이 그것 때문이었습니까?”


힘차게 끄덕이는 검둥이를 본 존재는 허탈하게 한숨 쉬었다. 그동안 숨어 다녔던 이유가 다행히 큰 문제나 아픈 문제는 아니었다.


“미안, 미안해요.”


외소해진 어깨, 검둥이의 활기찬 과거의 모습이 지금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존재는 신중히 말을 골랐다. 소심하고 엉뚱한 검둥이가 또 어떤 부분에서 꽂혀 돌발행동을 할지모르기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합니다.”


“왜, 사과를 받지 않겠다는 건데!”


검둥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자신의 사과를 사과로 받아서 검둥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아니라 좀 더 일찍이 말할 걸 그랬어요. 이제는 우연, 필연도 그 어떤 거라도 아무 상관없다고 말하면 상처 받을까요? 이미 우리는 만났는데 그게 중요한가요? 전 어떤 말도 이젠 솔직히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가 서로 만났다는 것이 중요하지 꼭 이유가 있어야 합니까?”


“뭐?”


검둥이는 충격 받은 듯 휘청하며 몸을 떨었다. 존재가 잡아주었지만 검둥이는 쉽사리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괜찮아요?”


검둥이의 얼굴이 빨개졌다.


“어떻게, 쉽게 그렇게!”


“화났어요?”


“아니야요!”


검둥이의 얼굴이 더 시뻘게졌다. 검둥이는 부끄러운 거였다. 과거의 바보 같은 자신과 존재의 말뜻을 조금이나마 지금 이해하게 되어서 창피했다.


“메, 멘트가 구리고, 어. 완전 창피해! 나라서 이해하지, 딴 사람한텐 그렇게 말하고 다니지 마! 막 착각한다고! 여긴 그런 장르가 아니야!”


버럭, 버럭! 활기가 돌기 시작하는 검둥이의 모습에 존재는 안심했지만 또 그에게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지금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어쨌든 이제야 검둥이는 검둥이로 보였다.


“쿡, 정말 재밌다니까요.”


“난 하나도 재미없어!”


“그래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검둥이가 다급히 존재의 옷자락을 잡았다.


“잠깐! 다음에 만나면 널 뭐라 불려?”


멈칫. 존재는 한참 검둥이를 빤히 보다가 이내 말해 주었다.


“저는 그림자. 그 대리이지만 활동 편의상 저도 다음엔 ‘이월’이라 불려주세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 이것은 강화님의 선물입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편지가 쏟아졌다. 이것은 모두 검둥이 앞으로 온 편지였다.


“절대, 난 고맙다고 말 안 할 거야! 절대 말 안한다니까!”


그 하늘은 늘 아름다웠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었다.


검둥이는 그제야 환하게 웃었다. 그동안 눈감고 귀 막고 코까지 막던 걸 벌써 잊고 기분 좋게 하늘을 보며 흥얼거렸다.


언젠가 들렸던, 언제나 외쳤던 소환의 외침.


‘봤는가? 당신의 간절한 하나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아줄 쌍둥이 보석.

들리는가? 그대를 부르는 목소리가! 당장 그 소환에 응하라! 그렇지 않으면 후회하리라. 그대를 반겨줄 푸른빛과 99개의 풍족함을 그대는 왜 모르는 가. 후회하지 말고 지금 느껴보아라. 그 찬란함과 아름다움을 모두 함께 느껴라!’

-fin


二月서재 - 별나라로 떠나는 중 ☽

http://blog.munpia.com/evenmoon


댓글 7

  • 001. Personacon 강화1up

    18.06.10 02:00

    그 이후, 서재글과 언재글 모두 아이디어를 찾고있어요. 한단어라도 꽂혀야 글이 써지거나 진행되기에, 아직까지 감이 팍들어오지 않네요. 글뿐 아니라 그림도 똑같아서 또 언제 게시물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냐핫.

  • 002. Personacon 二月

    18.06.10 10:28

    추억 한 조각에서 찾지 말고, 미래를 향해 현재를 사세요.
    혼자 안에서 찾지 말고, 밖에서도 찾아보세요.
    두뇌 폭풍 끝에 진리를 곧 찾으실거에요.
    언제나 응원합니다. 강화 업! ^^

    정성어린 타사 감사합니다. 강화받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언젠간 두둑한 수수료와 함께 강화 정식으로 의뢰할게요. ^^

  • 003. Personacon 강화1up

    18.06.10 13:41

    이미 이월님에게 당겨받은 빚이 어마어마한 걸요^^
    조금이나마 즐겁고 재미있었으면 했습니다.

    과거에 묶인 조각을 찾았지만 두루두루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쌓이다보면 곧 미래니까요.
    일단 가야 해야지 어느새 퇴보하는 것같아서ㅡ 였지만 훌훌털고 있습니다.
    제가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004. Personacon 二月

    18.06.10 10:25

    아는가? 당신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줄 강화석!

    들리는가? 그대 맘 속에서 부르는 소원의 목소리가! 당장 그 소원을 강화하라! 그렇지 않으면 유다희. 그대를 반겨줄 붉은빛과 강화의 사기성을 그대는 왜 모르는가. 후회하지 말고 지금 강화해보아라. 강화의 매력과 신비로움을 모두 함께 느껴라!

  • 005. Personacon 강화1up

    18.06.10 13:44

    이월님 센스! 진짜 웃었습니다. 서재가 예전같지 않지만 지금도 방명록이 있는 서재가 너무 좋습니다. 아직까지 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 있을!

    서재에 소환하는 즐거움은 정말 즐겁네요^^

    이월님이 이번에 소환하셨으니 앞으로도 잘부탁들려요!

  • 006. Personacon 윈드윙

    18.06.10 17:25

    이월님 센스는 여전하시죠..^^

  • 007. Personacon 강화1up

    18.06.10 18:22

    윈드윙님도 여전하시던걸요. 그러니 제가 안심하고 돌아다닐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분을 통해 포탈이면 어디로든 놀려갈수 있는 기분이니까요~

    힘내세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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