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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짧은글 작성함] 1-2 영웅의 탄생-번외Ⅱ(탈색)

1-2 영웅의 탄생-번외Ⅱ(탈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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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물든 하늘 위로 차가운 달이 떠올랐다.

 

검둥이는 세상의 검은 장막을 헤치며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새벽에만 머물고 간다는 푸른나비의 쉼터를 찾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청월. 늘 한결같이 푸른 사내를 떠올린 검둥이는 그의 그림자를 쫓듯 맹렬히 달렸다.

분명... 이 근처 일거야.”

검둥이가 거칠게 입김을 내뿜으며 도착한 곳은 신비롭고 고요한 호숫가였다. 그곳에서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한 여인을 발견했다.

여인은 검은 양산을 든 채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엉- 부엉-

두 개의 검은색 그림자가 여인과 가까운 나무위로 날아와 울었다. 그리고 그 것을 시작으로 여인의 노랫소리가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아이야, 아이야. 심술 내지 마렴.

그 상냥한 마음에 어리광피우지 마렴.

 

아이야, 아이야. 심술 내지 마렴.

네 아픈 마음을 도둑맞아도 찾지 마렴.

 

아이야, 붉은 장미를 간직해주겠니?

 

너보다 글을 사랑할지라도

모두를 사랑한단다.

그래, 그는 상냥하단다.

 

아이야, 푸른 장미를 전해주겠니?

 

긴 장문이 되어 닿을 때까지

모두가 기다린단다.

그럼, 그가 돌아온단다.

 

아이야, 아이야. 나비를 부르렴.

아이야, 아이야. 나비를 부르렴.

아이야, 아이야. 나비를 부르렴.

나와 함께 부르렴.

 

아이야, 아이야. 나비를 부르렴.

아이야, 아이야. 나비를 부르렴.

아이야, 아이야. 나비를 부르렴.

나와 함께 부르렴.

 

수많은 나비가 일제히 날아올랐다. 반짝이는 푸른 가루를 쏟아내며 나비 무리는 서서히 원을 그리며 거대한 달을 떠오르게 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름다운 푸른 달무리의 한 가운데, 이 곳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유일하게 꿈이 실현되는 판타지아. 몽롱하게 펼쳐진 현실은 더 이상 꿈이 아니었다.

어서와.”

밤은 별빛을 연주하고, 별은 밤을 부른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습니다.”

그들이 웃었다. 그들의 보금자리에서 지나치던 행인을 초대하고, 낯선 이를 반겼다. 따뜻한 음식을 내어주며, 지금까지 빼앗겼던 모든 것을 돌려주는 따뜻한 마음까지... ...

아침이 될 때까지 향기롭고, 향기로웠다.

여기가 천국이라면, 세상에는 어떤 독도 없을 텐데!

! 숙식비라니, 이런 악독한!”

결국, 검둥이는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술독에 빠져 취한 듯 맨바닥에 끙끙 앓았다.

환상은 환상일 때가 가장 아름다운 법, 현실은 환상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크윽! 아이야, 아이야... 나비를 부르렴. 아이야, 아이야. 나비를 부르렴! 아이야, 아이야! 나비를 부르렴! 나와 함께 부르렴! 으아,아아악!”

검둥이의 외침과 함께, 파란 하늘과 해가 중천에 걸렸다. 그리고 푸른 나비 한마리가 높이 날아올랐다. -fin

 

http://blog.munpia.com/nekosusang

흑천청월- 탄생의 서재


댓글 2

  • 001. Personacon 강화1up

    13.11.04 00:33

    아악! 갚을 던이 없단 말이야!-라고 검덩이가 외쳤습니다. -끝.

    혹시 오해하실까봐, 저는 지금 전혀 이렇지않습니다. 잠을 못자서 피곤하긴 한데...
    오늘 갑자기 붉은장미가 보여서 작은 소재로 써본겁니다. 그럼 굳 나잇!

  • 002. Personacon 흑천청월

    13.11.06 15:22

    오오오오~
    언어의 유희를 즐기시는 강화님은 역시 글쟁이의 피를 타고나신 분이십니다.
    현실과 꿈을 오고가며 상상과 환상을 표현하시다니. 정말 굉장합니다. ^^ 멋져요!
    신비로운 노랫소리가 제 귓가에 맴돕니다.
    [아이야, 아이야 나비를 부르렴.]
    프로들도 표현하기 어렵다는 한 문장으로 감동 만들기를 완성하셨군요. 거기다 여운까지!!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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