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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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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402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2.02.03 06:00
조회
214
추천
4
글자
11쪽

동화 2

DUMMY

**


플로가에 도착한 에릭은 플로가의 모습에 경악했다.

플로가의 거리는 예전의 모습을 거의 되찾아가고 있었다. 언데드들이 더 이상 공격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눈에 보아도 플로 가는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인 것처럼 보였다.


"이곳이 나의 고향이란 말인가."


에릭은 탄식을 내뱉으며 거리를 걸었다.


그와 윈드와 라비아는 짙은 회색의 로브를 깊이 뒤집어쓴 채 걸었다. 음침한 색의 로브는 플로가의 분위기에 알맞았다.


"몸을 숨기겠습니다."


라비아는 어느새 바람과 동화되는 법을 각정 한 상태였다. 그녀는 스스로 바람이 되었다.

다만 그녀는 다른 사람까지 바람으로 만들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에릭 왕자는 나와 함께하지."


윈드가 에릭과 자신의 몸을 숨겼다.

바람으로 변한 세 사람은 뒷골목으로 향했다.


윈드는 뒷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코를 막았다.


"윽! 냄새"


그곳은 죽음의 냄새가 진동했다. 마력이 강한 자에게 느껴지는 강력한 불쾌감이었다.


"기분이 몹시 나쁘네요."


라비아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대한 빨리 조사하고 빠져나가지요."


그들은 글로리를 찾아 이동을 재촉했다.

그러나 굳이 찾을 필요도 없이 글로리는 여기저기에 널려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로브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지도 않았고 당당하게 글로리의 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고 다녔다.


"완전히 장악했군."


에릭이 혀를 끌끌 찼다.


그들은 가장 하급인 행동대원으로 보이는 글로리원을 하나 잡았다. 그리고 빛이 들지 않는 골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뭐, 뭐야?"


보이지 않는 힘에 끌려오게 된 글로리원은 몹시 당황했다.

에릭과 윈드, 그리고 라비아는 그의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글로리원은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에릭의 얼굴에 시선을 두었다.


"에릭 플로가?"

"그래, 날 모르면 이상하지."


에릭은 붉은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 예전의 모습은 확실히 아니었으나 플로가 가문의 특징은 강하게 남아있었다.


글로리원은 그에게 외쳤다.


"이 배신자! 여기에 에릭 플로가가 있다!"


글로리원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소용없어. 소리를 막아놨거든."


라비아가 웃으며 말했다.


"윽... 기분 나빠..."


고함치는 글로리원을 보며 윈드가 코를 막았다.


"이 자에게서도 죽음의 마나가 느껴지시나요?"

"응, 아주 많이."

"그렇군요."


그들은 글로리원을 내려다보았다. 글로리원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이제 산 채로 어떻게 언데드로 변할지 실험해 보지요."


에릭의 말에 라비아가 마법으로 글로리원을 결박했다.


"굳이 마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겠지."


에릭은 주먹에 마나를 실었다. 그리고 글로리원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사람을 때리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야 하나, 현재의 에릭에게 글로리는 버러지 같은 존재였다.


"그, 그만..."


고통스러움에 글로리원이 애원했다. 그러나 에릭의 주먹질은 멈추지 않았다.


"걱정 마! 죽기! 직전! 까지만! 팰 테니까!"


곧 글로리원은 입에서 피와 이빨을 한 움큼 쏟아내며 기절했다.

그가 미동이 없자 에릭은 그의 숨결을 확인했다.


"아직 살아있군."


에릭은 이번엔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제법 잔인한 광경이었지만 라비아는 그 모습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았다.


잠시 후, 글로리원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르르르르..."


그는 특유의 언데드의 소리를 냈다. 에릭은 재빨리 그의 맥박을 확인했다.


"아직 살아있어!"


글로리원은 별안간 눈을 번쩍 떴다. 흰자가 온통 검게 변한 영락없는 언데드의 모습이었다.


"가설이 맞는 것 같군. 몇 번 더 실험해 보도록 하지."


라비아는 윈드 커터를 불러내어 언데드의 목을 잘랐다.


그리고 그들은 플로가의 뒷골목을 돌며 실험대상을 더 물색했다. 실험은 며칠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이것으로 증명되었군."


에릭이 뻐근한 주먹을 털며 말했다.

그들은 스무 명이 넘는 글로리원들을 잡아다가 실험을 했다.

그 글로리원 중 몇 명을 제외한 모두가 언데드로 변했다.

그리고 그들이 정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살인을 통해 죽음의 기운에 물든 자들이 죽기 직전의 상태가 되면 언데드로 각성할 수 있다.


그들은 언데드가 된 글로리원들의 시체를 불태웠다.

에릭은 잠시 그 불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


"큰일이군. 이들과 전쟁을 할 경우 언데드를 상대하는 것과 같다."


몹시 까다로운 전투가 될 것이 분명했다. 언데드는 단순히 죽이기만 해서는 끝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것들은 목을 분리하거나 사지를 잘라놓아야 했다.


급소를 노리면 바로 죽일 수 있는 인간과는 몹시 달랐다.


그들은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플로가를 나서려 하였다.

그들이 몸을 숨긴 채 플로가의 뒷골목을 나서자 마차의 행렬이 이어지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이지?"


에릭은 마차들에 새겨진 문양들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각 가문에서 왜 플로가에 모여들고 있는 거지?"


그들은 잠시 마차의 행렬을 지켜보았다.

마차는 다섯 가문 정도에서 온 것이었다. 그들은 플로가 가문의 저택으로 향하고 있었다.


"뭔가 수상하네요."


라비아가 말했다. 그러자 에릭이 윈드에게 이야기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나 본데, 조금 살펴보고 가도 괜찮겠습니까?"

"응. 그러자."


윈드의 허락이 떨어지고 그들은 곧장 마차를 따랐다.


*


오스카와 더스틴의 결투는 사람들의 입을 타고 로스 곤 대륙으로 퍼져나갔다.

그 내용은 단순히 오스카가 이겼다는 것이 아니라 오스카의 잔인함에 대한 것이 주였다.


귀족들은 소식을 듣고 두려워하면서 또한 경계했다. 오스카가 에이스의 편에 선 자신들을 같은 방법으로 해칠까 염려가 된 것이다.


그러던 중 귀족들은 플로가에서 대책회의를 할 것이라는 서찰을 받게 되었다.

이에 귀족들은 속속들이 플로가로 모여들었다.


플로가에서 가까이 살고 있는 귀족부터 도착하기 시작하여 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대부분의 귀족이 모이는 데에는 꼬박 한 달이 걸렸다.


에릭과 윈드, 라비아는 그 기간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물론 그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다.


마침내 귀족들이 저택의 홀을 가득 채웠다. 귀족들의 앞에는 화려한 디저트들이 차려졌다.


"이런 시기에 잘도 처먹는군..."


에릭이 그 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


한 귀족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모두의 시선이 그리로 쏠렸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로자 가문에서 왔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해 준 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편의를 위해 저를 로자라 불러주십시오."


로자는 고개를 숙였다.

귀족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로자는 고개를 들었다.


"여러분은 얼마 전 오스카와 더스틴의 전투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가 이야기하자 귀족들이 그렇소! 하고 외쳤다.

로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했다.


"전투가 벌어지면 누군가 죽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오스카는 그것을 넘어 시체를 훼손하고 사자의 명예를 더럽혔습니다."


로자는 클리프 가문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클리프는 두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며 외쳤다.


"그렇소! 그는 내 아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도 모자라 시신을 잘게 조각냈소. 나는 온전한 모습의 내 아들을 찾지 못할 것이오!"


그가 소리 높여 이야기하자 모든 귀족이 공감하며 오스카를 죽여야 한다고 외쳤다.


로자는 간신히 홀을 조용히 시켰다.


"그렇습니다. 오스카, 그 자는 죽어야 합니다. 언데드도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 마당에 이제 우리의 적은 오스카입니다. 그는 언제 우리를 더스틴 클리프와 같은 방법으로 살해할지 모릅니다!"


귀족들은 와- 하고 함성을 질렀다.

잠자코 듣고 있던 애릭이 욕설을 내뱉었다.


"최전방에서 싸워줬더니 은혜를 모르는군. 버러지 같은 놈들!"


분노하기는 윈드와 라비아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윈드는 자신의 부모와도 같은 오스카를 욕하자 그 자리를 쓸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라비아는 윈드의 손을 꼭 잡고 그가 분노를 다스리게 도와주었다.


로자가 계속해서 말을 했다.


"그리고 모두 알고 계시지요. 오스카 그 자는 엄청나게 위험한 자입니다."


귀족들이 모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로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귀족들을 설득해 나갔다.


"우리 로자 가문은 오스카를 제거하기 위해 언데드와 함께 싸울 것입니다!"


로자가 외치자 귀족들이 잠시 조용해졌다. 그들은 오스카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둘씩 외치기 시작했다.


"우리 플로리아 가문도 참여하겠소."

"호라이즌 가문도 함께 할 것이오!"

"인디라 가문도 빠질 수는 없지!"


모인 귀족들 전부가 외쳤다. 그들은 모두 한 손을 들고 전쟁에 참여할 것을 맹세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에릭 일행은 몹시 심각해졌다.


"여기 모인 귀족뿐 아니라 다른 귀족들도 모두 전쟁에 참여하게 될 거야."

"큰일이네요 정말. 어서 이 사실을 알려야겠어요."


에릭 일행은 곧장 플로가를 빠져나와 오스카가 있다는 교황청으로 향했다.


**


이든은 어머니인 헬렌 블러드 우드와 함께 언데드를 토벌하는 중이었다.

평소에 농담도 곧잘 주고받는 그들이었으나 이날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로자 가문으로부터 서찰을 받고 나서 마음이 불편해진 것이다.


눈에 보이는 마지막 언데드를 처리하자 헬렌이 입을 열었다.


"너는 상당히 강해졌구나. 마법사인데도 마치 검사 같아."

"열심히 훈련했으니까요."


이든은 언데드를 처리하면서도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휴화산 근처의 언데드를 처리하면서 그곳의 기운을 받아 착실히 성장하고 있었다.


헬렌은 어느덧 훌쩍 커버린 이든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이든이 헬렌의 시선을 느끼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세요?"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서."

"싱거우세요."


이든이 픽 웃더니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이내 입을 열었다.


"아버지는... 지금쯤 플로가에 도착하셨겠죠?"

"아마 그렇겠지..."


그들은 말을 근처에 매어놓고 풀밭 아무 데나 주저앉았다.

바람이 풀을 흔드는 소리가 아주 평화롭게 들려왔다.


"어머니..."


이든이 먼저 침묵을 깼다.


"응."


헬렌이 하늘을 보며 대답했다.

이든이 작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저는 오스카의 편에 서겠습니다. 죄송해요."


이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마치 다시 안 볼 사람처럼 헬렌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헬렌이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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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악마의 속삭임 3 22.01.31 210 4 12쪽
152 악마의 속삭임 2 22.01.30 225 4 11쪽
151 악마의 속삭임 1 22.01.29 241 4 11쪽
150 전쟁 24 22.01.28 230 4 11쪽
149 전쟁 23 22.01.28 224 4 11쪽
148 전쟁 22 22.01.27 221 4 11쪽
147 전쟁 21 22.01.26 248 4 11쪽
146 전쟁 20 22.01.25 236 4 11쪽
145 전쟁 19 22.01.24 238 4 12쪽
144 전쟁 18 22.01.23 234 4 11쪽
143 전쟁 17 22.01.22 242 4 12쪽
142 전쟁 16 22.01.21 249 4 12쪽
141 전쟁 15 22.01.20 247 4 11쪽
140 전쟁 14 22.01.19 241 4 11쪽
139 전쟁 13 22.01.18 245 5 11쪽
138 전쟁 12 22.01.17 248 4 11쪽
137 전쟁 11 22.01.16 246 4 11쪽
136 전쟁 10 22.01.15 245 4 12쪽
135 전쟁 9 22.01.14 238 4 11쪽
134 전쟁 8 22.01.13 240 4 12쪽
133 전쟁 7 22.01.12 247 4 11쪽
132 전쟁 6 22.01.11 249 4 12쪽
131 전쟁 5 22.01.10 244 4 12쪽
130 전쟁 4 22.01.09 237 4 11쪽
129 전쟁 3 22.01.08 243 4 11쪽
128 전쟁 2 22.01.07 259 4 11쪽
127 전쟁 1 22.01.06 271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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