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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77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2.01.13 06:00
조회
238
추천
4
글자
12쪽

전쟁 8

DUMMY

'하필 드래곤 때문에...'


웬디의 뒤에 자리 잡고 앉아있는 드래곤의 앞에서 잘못 말했다가는 목숨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빈센트는 그저 얌전한 강아지처럼 꼬리를 내리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감사합니다 아버님. 오늘 아버님을 위해 식사를 대접하고자 합니다. 천천히 즐기다가 가시지요."


빈센트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거절할 수가 없었다.


'드래곤 앞에서 감히 거절을 했다간...'


그는 안절부절못한 태도로 마지못해 긍정했다.


"아버님, 저는 언데드 소탕을 하고 오겠습니다. 아버님께서는 편히 쉬고 계시지요."

"그래, 알았다."


빈센트는 손님이 머무는 방에서 밖을 내다보았다. 웬디는 그가 손님이라고 언데드 소탕 같은 일은 시키지 않았다. 다만 그의 수행기사들은 좀 빌리기로 했다.


'그래, 어디 실력 확인이라도 해볼까?'


창밖을 내다보는 빈센트의 시선에 웬디와 실바가 꽂혔다. 그들은 멀리서도 잘 보일만큼 외모가 화려하고 튀었다.

빈센트는 의자를 가지고 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그들의 활약상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웬디는 빈센트가 자신의 마력을 확인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드래곤과 함께 하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웬디는 빈센트가 보란 듯이 언데드를 부숴버리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강한 마법을 사용할 필요 없이 기본 마법으로도 언데드의 시체는 쉽게 부서졌다.


"오늘따라 실력 발휘를 하는 건가?"


실바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러자 웬디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제 혈육 앞에서 약해 보이고 싶지 않아요."

"너는 더 이상 약하지 않다."


실바가 진중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알겠습니다. 드래곤님."


웬디는 더욱 힘을 내어 언데드를 쳐부수었다.

빈센트의 수행기사들은 그 모습을 가까이서 똑똑히 지켜보았다.


' 빈센트님은 왜 이런 자식을 버리신 건가?'


수행기사의 눈에 비친 웬디는 외모에 비해 몹시 강했다. 그녀가 실베스타 가문에 계속 소속되어 있었다면 카멜로부터 그렇게까지 무시받지는 못할 터였다


'빈센트님께 보고 드려야겠군.'


한편 웬디를 보고 있던 빈센트 역시 몹시 놀란 상태였다.

웬디는 언데드에 전혀 놀라지 않고 태연한 태도로 그들의 공격을 맞받아쳤다. 그녀와 드래곤이 함께 다니는 곳마다 언데드가 초토화되는 중이었다.


'내가 저런 아이를 버렸단 말인가.'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멱살을 움켜쥐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이미 늦은 일. 이제라도 그녀에게 잘 보여야 했다.



잠시 후 저녁시간이 되어 웬디와 드래곤, 빈센트 셋이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웬디가 우아한 포즈로 고기를 썰며 빈센트에게 물었다.


"입에 맞으십니까 아버님."

"그렇다. 딸아."


빈센트의 다정한 말투에 실바는 비웃음을 날리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웬디가 빙긋 웃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현재 카멜 가문이 실베스타 영지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설득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러자 빈센트가 사레가 들러 콜록거렸다.

이번에 실바는 웃음을 참지 않고 낮게 웃었다.


"켁... 콜록. 그래. 그래야지. 내가 설득 하마."


"설득이 안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크흠... 음... "


빈센트는 웬디의 의중을 몰라 대답을 망설였다. 웬디는 오래 기다리지 않고 그에게 직접 정답을 말해주었다.


"무력으로라도 해결하셔야지요 아버님. 카멜 가문이 실베스타를 그대로 무시하게 두실 겁니까?"

"아, 그, 그래야지... 그래서 말인데..."


빈센트는 눈치를 보며 웬디의 표정을 살폈다. 웬디와 드래곤도 함께 간다면 그냥 명령 한 번이면 끝날 일이었다.

그러나 웬디는 그의 기대를 시원하게 걷어찼다.


"아버님만 믿고 저는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웬디가 빙긋 웃으며 와인잔을 들었다.


"어, 그, 그래..."


빈센트도 마지못해 와인잔을 들었다. 실바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


빈센트는 웬디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굳이 한밤중에 돌아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실베스타 성에는 카멜 일원들이 있어 몹시 불편하긴 했지만 드래곤이 있는 곳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빈센트는 수행기사를 이끌고 또다시 거금을 들여 이동 아티팩트를 이용하였다.


'젠장.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게 되었군.'


그러나 실베스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카멜 가문과 척을 지고 웬디의 뒤에 있는 드래곤의 편에 서는 것이 나았다.


빈센트가 가문의 성에 도착하자 늦은 시간 그가 도착할 줄 몰랐던 집사들과 하인들이 허둥지둥 뛰어나왔다.


"가, 가주 전하. 오셨습니까."

"그래. 들어가지."


빈센트는 굳은 표정으로 성안으로 들어섰다.

성안의 식당 쪽에서는 카멜 일원들의 술파티가 한창이었다.


'지긋지긋하군.'


빈센트가 성에서 늘 보는 광경이었다. 그가 영지의 수호를 위해 언데드와 싸우고 돌아오면 그를 반기는 것은 놀고먹으며 실베스타 성의 재산들을 축내는 카멜 일원들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백작부인의 새된 잔소리가 그의 귀에 꽂힌다.

마치 지금처럼.


"당신! 어디 다녀오는 거예요? 이 시간까지 언데드를 잡고 오신 건 아닐 테고요."


엘리자베스 실베스타 백작부인은 화난 고양이처럼 사나운 눈을 하고 빈센트에게 다가왔다.

빈센트는 질린 표정으로 한동안 그녀의 잔소리를 들었다.

그녀의 잔소리가 조금 잦아들자 그는 그녀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섰다.


"엘리자베스, 당신에게 할 말이 있소. 아주 중요한 말이요."

"중요한 말? 카멜 가문을 쫓아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중요한 것은 없어요!"


엘리자베스는 팔짱을 낀 채 표독스럽게 빈센트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빈센트는 차분하게 그녀의 눈빛을 받아들였다.


"카멜 일원들을 내보내는 것보다 좋은 일이지."

"그게 뭔데요?"


엘리자베스는 미심쩍은 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녀의 생각에 카멜을 몰아내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었다.


"우리가 버린 딸아이가 나타났소."

"... 예?"


엘리자베스는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벌렸다. 빈센트는 그녀에게 목소리를 낮추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 하여 그녀는 카멜 성에 있소."

"가만. 가만있어보자."


엘리자베스는 머릿속이 복잡해져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손톱을 입에 물었다.


"그러니까, 우리 아이가 살아있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소. 심지어 마력이 강했소."

"마력이 강했다니. 우리는 왜 그걸 몰랐죠?"


엘리자베스가 원망의 눈초리로 빈센트를 보았다. 그러나 그녀가 그렇게 본다 한들 그녀 역시 동의한 일이었기에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웠다.


"어차피 지난 일, 우리는 이제 그녀와 잘 지낼 생각을 해야 하오. 심지어 그녀의 뒤에는 드래곤이 있지 않소."

"아아. 드래곤이라니..."


엘리자베스는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맞잡았다.


"드래곤은 모두 부자라고 하죠?"

"아무래도 그렇겠지."


만족스러운 소리를 듣고 엘리자베스가 깔깔 거리며 웃었다.


"아무리 우리가 버렸어도. 엄마의 정을 무시하진 못할 거예요. 내가 직접 가봐야겠어요. 아니, 이참에 그쪽으로 옮기도록 하지요. 이까짓 성 카멜 가문에 줘 버리죠!"


엘리자베스는 신이 나서 자신의 옷장을 열어 가져 갈 물건들을 살폈다. 그녀의 머릿속은 앞으로의 보장된 안전과 드래곤이 가진 재산으로 가득 찼다.


'마음대로 될까 모르겠다만...'


빈센트는 혀를 끌끌 차며 환희에 찬 그녀를 바라보았다.


*


다음 날, 빈센트는 카멜 공작과 단둘이 식사를 했다.

최근 마음 놓고 식사를 한 적이 없는 빈센트는 고기 조각을 간신히 삼키고 겨우 말을 열었다.


"아버님."

"아버님?"


알렉산더 카멜 공작은 자신의 아들 빈센트가 갑자기 아버지라고 부르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갑자기 왜 날 그렇게 부르는 거지?"

"드릴 말씀이 있으니까요."


빈센트는 잠시 알렉산더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알렉산더는 빈센트의 눈길을 잠시 받아주다가 입을 열었다.


"말해보거라."

"카멜 성 말입니다."

"카멜 성이 왜."


알렉산더는 별 일 아니라 생각하며 썰던 고기에 칼질을 지속했다.

반면 빈센트는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았다.


"카멜 성을 실베스타 가문이 가져가고자 합니다."

"뭐?"


알렉산더도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았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지?"

"말 그대로입니다. 카멜 가문에서 카멜 성에 돌아갈 생각이 없으니 저희가 가고자 합니다."


알렉산더는 헛기침을 내뱉으며 와인잔을 들어 목을 축였다.


"그게 불만이었던 것이냐? 세상이 안정되면 우리도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참이다."

"진작에 가셨어야 합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너무 늦었다? 무엇이?"


알렉산더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빈센트는 그의 강력한 마력이 두려웠으나 애써 침착하게 이야기했다.


"카멜 성에는 이미 제 여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식? 여식이라? 네게 여식이 있었더냐?"


알렉산더는 골똘히 생각을 하던 중, 번뜩 숲에 가져다 버린 아이를 떠올렸다.


"아 그래. 내가 친히 플로가의 숲에 버리라고 했던 그 아이로군. 그 아이를 몰래 기르고 있었더냐?"


알렉산더는 빈센트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며 혀를 끌끌 찼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실베스타의 일원이 카멜 성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건방지군."


알렉산더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아이는 마력이 없어 버려진 아이 아니냐. 그런 아이가 성에 머물고 있다고 한들 그게 그 아이의 소유가 된다고 하더냐."

"그녀에겐..."

"듣기 싫다. 내가 직접 사람을 보내서 그 아이를 끌어내고 처단토록 하지."


알렉산더는 식당을 나섰다.

빈센트는 내려놓았던 칼을 다시 들었다. 그리고 피가 철철 흐르는 고기를 썰었다.


"직접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아니, 오히려 그 편이 좋겠어."


빈센트는 설득은 실패했다. 그러나 알렉산더가 직접 가서 드래곤의 존재를 확인한다면 스스로 알아서 포기하리라 생각했다.


"설마... 설득하지 못했다고 날 죽이기야 하겠어?"


빈센트는 웃으며 마지막 남은 와인 한 모금을 마셨다.


*


알렉산더 카멜은 급히 자신의 수행 기사장을 불렀다. 그의 기사장은 실베스타의 연무장을 독차지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검술을 연마하고 있었다.


실로 오래간만에 자신의 주인이 부르자 기사장은 급히 알렉산더의 방으로 향했다.


"부르셨습니까?"

"그래. 네가 해 줄 일이 있다."

"무엇입니까?"

"아주 요망한 계집애 하나가 카멜 성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예? 근처 민가의 평민입니까?"

"아니다. 귀족이다."

"그런..."


기사장은 알렉산더의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그에게 자세히 설명해 줄 생각은 없었다.


"네가 할 일은 간단하다. 카멜 성에 있는 모든 이를 죽여라."

"모든 이를..."


알렉산더는 이동에 필요한 경비가 담긴 주머니를 던졌다. 이동 아티팩트를 왕복으로 이용하고도 남을 만한 충분한 금액이 들어있었다.

내용물을 확인한 수행 기사장은 알렉산더에게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곧바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수행 기사장은 곧장 자신의 부하 몇을 데리고 카멜 성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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