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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403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2.01.25 06:00
조회
236
추천
4
글자
11쪽

전쟁 20

DUMMY

그레스 일원들은 보잘것없는 것에 감사하는 법을 점점 배워갔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한 뒤 다시 더글러스령을 향해 떠났다.


"거의 다 왔소!"


아주 멀리 더글러스의 상징인 검은 숲이 보이자 남작이 기뻐하며 외쳤다.


이에 남작부인과 그의 딸, 그리고 아들이 마차 밖으로 상체를 내밀었다.


"와! 정말 검은색이네."


그레스의 어린 아들이 소리쳤다.

그들은 더글러스 영지를 보며 희망에 부풀었다.


'저곳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야.'


남작이 생각에 잠겨있을 때, 그의 아들이 소리쳤다.


"아버지! 드래곤이예요!"


하늘에 거대한 검은 드래곤이 떠 있었다. 검은 드래곤은 무언가와 싸우는 듯 땅에 내려왔다 다시 하늘로 오르기를 반복했다.


"저곳에 언데드가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드래곤이 지키고 있는 영역이라면 안전할 거야!"


남작은 말에게 채찍질을 하여 조금 더 속력을 올렸다.

이에 느긋하게 달리던 말들이 속력을 내기 시작했고 그들은 더글러스의 경계에 들어섰다.


"드래곤이 있던 곳으로 곧장 가는 게 낫겠죠? 드래곤은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고 하니까요."


그레스 남작부인인 마틸다가 이야기했다.


"그럴 생각이요."


남작은 쉬지 않고 말을 몰았다. 말들이 조금 지치긴 했지만 드래곤이 있는 곳의 근처에 가서 쉴 생각이었다.


그러나 곧 그는 그 생각을 접게 되었다.

사방에서 마차 소리를 듣고 언데드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르르르..."


언데드들은 징그러운 소리를 내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언데드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사방에서 나오는 터라 남작은 말을 더욱 재촉했다.


드래곤 근처에 가게 되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건만, 갈수록 악화되었다.

말들은 입에 거품을 물기 시작했고 언데드의 숫자는 점점 많아졌다.


"제길... 거의 다 왔는데!"


남작은 속도가 붙지 않는 말에 채찍질을 했다. 마차 안에서는 비명 소리가 들렸다.


"오, 신이시여..."


남작은 결국 마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말을 때려 마차를 출발시켰다.


"여보!"

"먼저 가도록 해요. 뒤따라갈 테니!"


마틸다 남작부인의 시야에서 남작이 점점 멀어져 갔다. 남작은 검을 뽑아 들고 언데드를 막아서고 있었다.


마차의 속도는 점점 느려져갔다. 마차 안의 세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가장을 잃은 두려움 때문인지 언데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그들로서도 알 길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마차는 곧 멈춰 섰다.


"엄마! 시체들이 몰려와요!"

"밖을 내다보지 말거라!"


마틸다는 두 아이들의 눈을 가렸다. 마틸다의 손에 아이들의 떨림이 느껴졌다.

마틸다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언데드 하나가 울음소리를 내며 마차에 가까이 붙었을 때였다.


쉬익 - 소리를 내며 화살 하나가 언데드의 이마에 날아들었다. 활을 맞은 언데드는 뒤로 쓰러지며 다른 언데드들에게 짓밟혔다.

마틸다는 감았던 두 눈을 살짝 떴다.


"여보...?"


활은 남작의 것이 아닐 것임에도 마틸다는 남작을 불러보았다. 그가 어쩌면 활잡이를 만나 데리고 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활은 연달아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 뒤로 강력한 마법이 언데드들을 옭아맸다.

언데드들이 순식간에 정리가 되자 마틸다와 아이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무슨 일이에요 어머니?"

"글쎄다... 나도 잘 모르겠구나."


그때 마차의 문이 열렸다.

짙은 밤색 머리의 녹색 눈동자를 한 아름다운 소녀가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은 시간이 멈춘 듯 잠시 가만히 있었다.


'이상하다. 낯이 익네...'


벨라는 어쩐지 익숙한 느낌의 여인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마틸다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저 아이를 어디서 본 적이 있던가?'


정신을 먼저 차린 건 벨라였다.


"괜찮으신가요?"


벨라가 마차 안으로 손을 내밀고 어린 남자아이부터 마차에서 내리게 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마틸다가 벨라의 손을 잡자 그들은 더욱 이상함을 느꼈다.

벨라는 마틸다의 기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확실히... 익숙한 기운이다.'


마틸다는 어색하게 웃으며 벨라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고마... 워요.. 덕분에 살았어요."

"아닙니다. 귀족이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오시는 길인 가요?"

"저희는 그레스 가의 사람입니다."


그레스?

벨라는 조금 놀랐다.

그레스는 그녀가 태어난 곳이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와 함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였다.


벨라와 마틸다는 계속해서 서로를 탐색했다. 마치 어디선가 만난 사람인 것처럼.


그러는 와중 마틸다의 아들이 그녀를 붙잡았다.


"어머니! 아버지는요?"

"아, 내 정신 좀 봐. 남작님이 저 쪽에서 언데드를 막고 계셨어요."


마틸다와 아이들은 남작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갔다.


"우리도 가요."


벨라도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십여분쯤 달렸을까, 한 무리의 언데드가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여보!"


마틸다는 그 안에 남작이 있을 거라 확신하고 언데드들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벨라가 그녀를 붙잡았다.


"위험해요!"

"하지만 저 안에 제 남편이...!"

"저희가 갈 테니 여기에서 기다리세요."


벨라는 그녀 대신 언데드에게 다가가 마법을 시전 했다.

그녀의 덩굴에 붙잡힌 언데드들은 서로 뒤엉켜 땅바닥을 굴렀다.


오스카는 마나 광선으로 언데드를 꿰뚫고 일리아나는 활로 언데드들을 둘셋씩 처리했다. 녹스는 손에 마나를 실어 언데드들을 잡아끌어내며 부숴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언데드 무리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던 남자의 모습이 드러났다. 남자의 몸 여기저기는 찢기고 물린 상처로 가득했다.


벨라는 남자를 눕히고 급히 남자의 입에 물약 하나를 흘려 넣었다. 그리고 물약을 하나 더 꺼내어 상처가 난 몸 여기저기에 부었다.


남자의 몸에는 깊은 흉터가 남기는 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녹스가 남작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인간이 용기가 대단하군."


남작은 몸을 일으키고 자신을 구해준 사람들에게 납작 엎드렸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그레스 남작님이라고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오스카가 묻자 그레스 남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으로 이주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더글러스가 그나마 안전한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오스카가 남작에게 손을 내밀었다. 남작은 오스카의 손을 붙잡고 일어섰다.


"맞는 말이긴 합니다. 그러나 여기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여기에서 지내실 겁니까?"

"네. 상관없습니다."

"알겠습니다. 함께 가시지요."


어리둥절해하는 그레스가의 일원들을 향해 벨라가 미소 지으며 답했다.


"더글러스가 의 장남인 오스카 님이십니다."


그러자 그레스가의 사람들의 표정이 몹시 밝아졌다.


"우리가 제대로 찾아왔어요 여보!"


그레스 가족은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벨라는 어쩐지 그 모습을 보며 서글픔을 느꼈다.


"내가 직접 데려다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녹스님."


녹스는 드래곤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레스 가족이 놀라기도 전에 녹스의 등에 오른 오스카가 그들을 재촉했다.


"어서 타시지요. 이동하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오스카는 그들이 타기 쉽게 도어를 열어주었다.

남작은 오스카의 마력에 감탄하며 도어에 들어섰다.


녹스는 더글러스 성의 근처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상당히 많은 이주민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람들은 녹스의 본모습을 자주 본 터라 드래곤이 나타나도 놀라지 않았다.


"이곳에서 자리를 잡으시면 됩니다. 마력이 조금 있으시니 직접 밥벌이는 하실 수 있으시겠지요?"

"예, 그렇습니다. 이렇게 살게 해 주시는 것만 해도 아주 큽니다."

"행운을 빕니다."


오스카와 녹스는 더글러스의 성으로 이동했다. 일리아나 역시 그 뒤를 따랐다.

벨라는 그레스가가 자리 잡은 곳을 눈에 담은 뒤 가장 늦게 그들을 따랐다.


*


그레고리는 죽음의 마탑에서 자신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는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별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그는 먹고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는 사람이었다.

다만 그는 최근 돌아온 기억에 신경을 쓰는데 시간을 조금 할애하고 있기는 했다.


'빅토리아 엠버 룸... 엠버 룸... 그 호박으로 이루어진 방이 어디에 있더라?'


그의 머릿속에 노란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방이 떠올랐다. 그 방은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호박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호박의 문은 무언가를 연상케 했다.


'갑자기 또 떠오르는 것이 있군...'


그는 적던 종이를 뒤집었다. 그리고 깃털 펜으로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래. 이런 모양이었던가...'


호박 문과 대조적으로 온통 검은색에 각종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는 문.


'검은색... 어둠... 지옥. 지옥?!'


그의 머릿속에 지옥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자마자 그는 그가 그려낸 문이 지옥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고작 백 년 전의 기억인데 나는 왜 잊었던 것인가?'


그의 망각은 확실히 인위적인 구석이 있었다.


'뭐, 상관없다.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했으니.'


그레고리는 세상의 구조를 연구하는 중이었다. 그가 생각한 세상에 지옥이 추가되었다.


'지옥의 문이라... 그것만 있는 게 아니었지.'


그레고리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아끼는 회색 로브를 걸치고 밖으로 연구실 밖으로 나섰다.


그는 이동 장치를 이용하여 한참을 올라왔다. 수분쯤 지나서야 그는 간신히 지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죽음의 마탑.

그것은 통째로 땅 속에 박혀있는 탑이었다.

이것이 마탑을 함부로 발견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레고리를 마탑을 뒤로하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그레고리."


그의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


"로자 자작."


체이스 로자가 그레고리에게 다가왔다.


"어디 가시는 길이십니까?"

"재미있는 곳에 간다네."

"오, 그런 곳이 있습니까?"

"그렇다네. 함께 갈 텐가?"

"좋습니다."


그레고리와 체이스는 나란히 걸었다. 그들은 검은 숲의 어디론가로 계속해서 걸어 들어갔다.


"꽤 깊이 들어가시는군요."

"그렇지. 위험한 것이니깐."

"위험한가요? 아주 좋군요."


체이스의 얼굴에 흥미로움이 묻어났다. 그레고리의 발견과 연구는 단 한 번도 체이스를 실망시켰던 적이 없기에 그는 이번에도 엄청나게 기대를 하였다.

이야기를 하고 얼마 못가 그레고리는 커다란 나무 앞에 섰다.

나무는 높이는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둘레가 몹시 두꺼웠다. 그리고 나무의 정면에는 마치 동굴의 입구 같은 형태로 껍질이 벌어져 있었다.


그레고리는 곧장 그 안으로 들어섰다. 체이스도 따라 들어섰다.


"동굴 같군요"

"동굴이 아니라 문이라네."

"문이요?"


체이스가 묻자마자 그레고리는 검은 마나를 불러냈다.


'역시 대마법사라 이건가.'


체이스는 그레고리가 불러내는 검은 마나의 양에 감탄했다. 검은 마나는 순식간에 나무 안쪽을 가득 채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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