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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399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2.01.16 14:35
조회
245
추천
4
글자
11쪽

전쟁 11

DUMMY

*


며칠 뒤, 아이리스는 다시 골드버그 가문을 찾았다.

이번에는 선물을 잔뜩 준비했다.

그녀의 어머니와 여자 형제들이 눈이 돌아갈만한 옷과 장신구들, 그리고 오웬과 남자 형제를 위한 무기 등을 준비했다.

그리고 덧붙여 수행기사를 여럿 대동했다. 수행기사들은 오스카에게서 빌려온 물의 기사들이었다.


그녀가 대규모로 움직이자 골드버그의 성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나와 행렬을 구경했다.


"아이리스 아가씨가 병력을 끌고 온다!"

"아이리스 아가씨 만세!"


아이리스는 사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골드버그 성에 들어섰다.

그녀를 환영하기는 골드버그성의 수비대와 하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대놓고 소리를 내지 못할 뿐이었다.


오웬 골드버그는 마침 언데드를 토벌할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그는 밖에서 아이리스가 오는 광경을 모조리 지켜보았다.


'끙... 이거야 원. 가주의 체면이 서질 않는 군.'


오웬은 심기가 불편했으나 내색할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아쉬운 것은 골드버그의 일원들이었다.


"가주 전하를 뵙습니다."


오웬의 앞에 도착한 아이리스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아이리스는 드워프가 만든 최고급 회색 로브를 입고 있는 상태였다.


"오늘은 연회장에 온 것처럼 입지 않았구나?"

"오늘은 아버님을 도와 언데드를 소탕하고자 합니다."

"흐음..."


오웬은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물리지 못했다. 언데드 소탕에 한 사람이라도 더 있는 편이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아이리스의 병력을 둘러보던 오웬의 눈에 검은 말을 탄 몹시 아름다운 남자가 들어왔다.


'저 남자는 몹시 강해 보이는 군. 실력은 조금 있다가 보면 알겠지.'


오웬은 말을 이끌고 수비대의 가장 앞으로 나섰다.


"가자."


오웬의 명령에 따라 모든 수행기사들이 일제히 말을 몰았다.

아이리스와 실바, 그리고 수행 마법사들 사이에 섞여있는 오스카도 그 뒤를 따랐다.


실바는 말을 천천히 몰아 뒤쪽에 있는 오스카에게 붙었다.


"오스카, 이제 슬슬 드래곤의 영역 밖이다. "

"알겠습니다. "


실바는 어느 순간 멈춰 섰다.

보이지 않는 막과 같은 것이 그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오스카는 영역 밖에서 실바를 소환했다.


"이것 참 번거롭군."

"드래곤의 저주에 관한 것은 아무것도 모르십니까?"

"그렇다. 기억이 최초로 시작될 때부터 이랬으니까."

"그렇군요. 그래도 어딘가에는 쓰여있을 수 있으니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그래."


평원 멀리서 언데드의 무리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언데드들은 근처의 민가를 습격했는지 대부분 유목민의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오웬은 가장 앞에 서서 언데드들을 부수었다.

그리고 아이리스 역시 일부러 그의 옆으로 가 마법을 사용했다.


아이리스의 마법은 몹시 훌륭했다. 그녀는 언데드의 힘에 따라 완급 조절도 잘하였고 자신의 마나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오웬은 곁눈질로 아이리스를 보며 감탄했다.


'저 아이가 저런 마력을 지녔을 줄이야.'


그러나 그는 과거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속으로 아이리스를 나무랐다.


'그러게 에이스의 편에 섰었으면 좀 좋았을까? 그 쓸데없는 소설에도 빠지지 않고.'


오웬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옆을 아이리스에게 맡기고 언데드 소탕을 지속했다.

언데드가 생각보다 많아 시간이 늘어지자 오스카가 아이리스에게 다가왔다.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지."

"응 알았어."


아이리스는 오웬에게 바짝 붙었다.


"무슨 일이냐?"


오웬은 검을 든 손을 공중에서 멈추고 아이리스를 바라보았다.


"아버님, 시간이 아까우니 소탕을 좀 빨리 끝낼까 합니다."

"뭐? 어떻게?"


아이리스는 말없이 누군가에게 손짓을 했다.

오웬은 기가 막혔으나 아이리스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겠거니 하고 그녀가 하는 대로 지켜보았다.


"강화."


오스카는 자신의 영역 안에 들어온 모든 이를 강화했다.

힘이 밀려드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지자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감탄했다.


"갑자기 힘이 솟는다."

"이건 대체 무슨 힘이지?"


마검사들이 언데드를 부서 버리려면 몇 번이나 검을 휘둘러야 했으나 강화가 된 이후로는 한두 번 만에 언데드를 부서 버릴 수 있었다.


그들의 놀람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별안간 웬 몹시도 잘 생긴 남자가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오웬은 그 남자를 눈에 담았다.


'저 자는 아까...'


곧 오웬의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드, 드래곤!"


오웬뿐 아니라 모든 이가 실바를 보고 입을 크게 벌렸다.

실바가 나타나자 언데드는 순식간에 정리가 되었다.

아이리스가 끌고 온 수행기사들은 놀라 굳어있는 오웬의 기사들을 대신해 앞으로 나섰다.

그들은 실바의 광역 마법이 닿지 않는 곳을 처리해 나갔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근처의 언데드들은 모조리 으깨져 버렸다. 남은 언데드는 아주 멀리서 조금 보일 뿐이었다. 그것들이 골드버그 영지에 닿으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정리가 모두 끝났습니다 아버님."


아이리스는 오웬에게 당당한 자세로 다가왔다. 실바가 아이리스의 뒤쪽에 자리를 잡고 오웬을 노려보았다.


오웬은 입을 크게 벌린 채, 아이리스와 드래곤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이리스... 드래곤을..."

"네, 저를 도와주시는 고마운 분입니다."


골드버그의 수행기사들 역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이리스 아가씨가 돈만 많으신 줄 알았더니.'

'역시 골드버그를 이을 사람은 아가씨뿐이야.'


그들은 대놓고 아이리스를 외칠 수는 없었지만 서로 눈짓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오웬은 아이리스에게 인자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신세를 졌구나 아이리스."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아버님."


아이리스가 미소를 짓고 오스카와 실바에게 다가갔다. 실바는 어느새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가지."


아이리스와 그녀의 병력은 이번엔 실바를 앞세우고 그를 따르기 시작했다.


"크흠... 우리도 가지."


오웬도 실바와 아이리스를 뒤따르기 시작했다.

원래 같았으면 아이리스의 뒤를 절대 밟지 않았을 테지만 드래곤이 있는 이상 어쩔 수 없었다.


'큰일이군. 이러다가 가주 자리라도 빼앗기는 것 아니야?'


아이리스가 아랫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은 오웬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마력이 약했기 때문에 무시하고 그냥 두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드래곤이 있을뿐더러 그녀 자체의 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그들 모두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골드버그의 성에 도착했다.


실바는 당당한 태도로 성안으로 들어섰다. 하인들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의 기운에 눌러 말도 붙이지 못했다.

그의 뒤를 아이리스가 따랐고 뜻밖에도 오웬이 아이리스의 뒤를 따랐다.


집사는 일단 아이리스를 지나치고 오웬을 보고 인사를 했다.


"다녀오셨습니까 가주 전하."

"... 그래."


오웬의 표정은 나쁜 것이라도 씹은 듯 좋지 않았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수행기사가 앞장을 서다니. 사실은 귀족인가?'


귀족이라 하더라도 다른 집안에서 웃어른 행세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웬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 집사가 이에 대해 할 말은 없었다.


그들은 곧 응접실로 향했다.

실바는 자연스럽게 가장 상석에 앉았다.

그 광경을 본 집사는 또다시 경악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람?'


더 놀라운 것은 그 모습을 보고 오웬이 또다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플로가의 왕자라도 되는 것인가?'


그러나 왕자라고 하더라도 한 가문에 와서 주인 행세를 할 수는 없었다.


아이리스와 오웬은 각기 실바의 오른편과 왼편에 앉았다. 오스카는 벨리카로 돌아간 상태였다.


차를 내오는 하인들 역시 그들이 앉은 모습을 보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오웬의 얼굴은 점점 흙빛이 되었다.


"드래곤님을... 뵙습니다."

"차 맛이 좋군."


실바는 차가 마음에 들어 계속해서 홀짝였다. 아이리스가 웃으며 설명했다.


"이 차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차입니다. 하인들이 저를 배려하여 차를 내온 듯합니다."

"그렇군."


오웬과 아이리스 역시 찻잔을 들었다. 차를 맛있게 마시는 두 사람과는 달리 오웬은 좀처럼 입에 넣지를 못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아이리스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아버님, 부족한 것은 없으십니까?"

"전에 네가 주고 간 덕분에 당분간은 괜찮을 것 같다."

"그렇군요. 아버님께 직접 드렸어야 했는데 큰 실례를 했습니다."


오웬은 끄응하는 소리만 냈다. 이에 실바가 낮은 웃음소리를 냈다.


"오늘 선물을 잔뜩 가지고 왔습니다 아버님."


아이리스가 직접 일어나 선물이 쌓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실크에 싸여있는 길쭉한 물건을 하나 꺼냈다.


아이리스는 그것을 가지고 오웬의 앞에 내밀었다.


"이것이 무엇이냐?"

"검입니다."


아이리스는 직접 검을 두른 끈을 풀었다. 실크 천이 풀리며 영롱한 자태의 검이 나왔다. 검의 끝에는 순도 높은 숲의 마정석이 박혀있었고 검은빛을 받아 반짝였다.

검을 어찌나 잘 벼렸는지 종이를 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오웬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하며 검을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단단했던 그의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


"크흠.. 이런 것을 들고 오느냐. 일단 성의를 생각해서 받아놓으마."

"감사합니다 아버님."


그들은 그 뒤로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실바가 먼저 일어났다.


"나는 이만 가도록 하지."

"예, 실바 님. 저는 조금 더 있다 가겠습니다."

"알았다."


실바가 성을 떠났다. 집사와 하인들은 눈치껏 실바를 향해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실바가 떠나자 그제야 오웬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이리스. 이게 다 무슨 일이냐? 드래곤이라니."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아버님."

"드래곤이... 혹시... 다른... 뜻이 있더냐?"


아이리스는 그 말뜻을 바로 알아들었다. 그녀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실바 님께서는 전적으로 제 의견에 따르신다고 하십니다."

"그, 그래... 너는 어미라도 보고 가려무나."


오웬은 자신의 집무실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내내 그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혼자 남겨진 아이리스는 여자들이 있을 티룸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티룸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와 형제들로부터 환대를 받았다.


"아이리스, 왔구나?"

"어머 아이리스."


골드버그 성의 여자들은 아이리스에게 찰싹 붙어 그녀의 옷과 장신구 등을 만졌다.


'으 소름 돋네.'


아이리스는 그녀들을 뿌리치고 싶은 욕구를 억지로 참고 영업용 미소를 띠웠다.


"어머님과 언니들을 위해 선물을 가지고 왔어요."

"어머나! 다정하기도 하지."


아이리스는 바깥의 하인들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하인들은 커다란 상자를 비롯해 여러 가지 물건들을 가지고 티룸으로 들어왔다.

티룸은 순식간에 하나의 상점처럼 되었다.


"취향에 맞으실지 모르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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