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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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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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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404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2.0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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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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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전쟁 5

DUMMY

“안타깝네.”


벨라는 토마스의 시체를 씁쓸한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몸을 돌렸다.

몸을 돌린 벨라의 눈에 언데드를 처리 중인 오스카와 녹스가 눈에 들어왔다.


“오스...”


벨라는 오스카를 말리려다 멈칫했다. 언데드가 된 마을 사람들을 보는 오스카의 표정엔 광기가 서려있었다.


언데드를 도륙하는 모습은 제법 끔찍했다. 그것은 학살과 다름없어 보였다.


‘저렇게 까지...‘


벨라는 얼마 전까지 자신과 대화를 했던 마을 사람들의 죽음을 끝까지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오스카를 말릴 명분도 없었다. 그들은 분명 자신들을 공격하려 했던 언데드였기 때문이었다.


벨라는 결국 고개를 돌렸다.


잠시 후, 오스카가 벨라에게 다가왔다.


“벨라, 오랜만이야. 다친 곳은 없어? “


벨라를 보는 오스카의 표정엔 아까와는 다르게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벨라는 혼란스러워졌다.


“으응. 덕분에. 고마워 오스카. “


벨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음을 깨닫고 적당히 얼버무렸다.

오스카는 벨라를 잠시 바라보더니 웬디 쪽을 보았다. 끔찍한 광경을 많이 보게 된 웬디의 표정은 몹시 창백했다.


“웬디.”


오스카가 그녀를 부르자 웬디가 화들짝 놀랐다.


“아, 네. 공자님. “

“토마스 실베스타. 누군지 알고 있나? “

“네. 대강 알고 있습니다. “

“그가 너의 혈육이라는 것도? “

“네?”


웬디의 눈이 커졌다.

함께 듣던 벨라의 눈 역시 커졌다.


“혀, 혈육이요? “

“그렇다. 웬디. 넌 웬디 그린이 아니라 웬디 실베스타다. “


오스카는 덤덤한 목소리로 사실을 전했다. 그 말을 들은 웬디는 큰 충격을 받았다.


“토, 토마스 실베스타... 그가, 제 , 혈육이라뇨?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웬디는 심하게 말을 더듬었다. 그러고는 몸이 산산조각이 나 버린 토마스가 생각이 났다.


“우웁...”


그녀는 구토를 하기 위해 나무 뒤로 향했다.

벨라 역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오스카에게 외쳤다.


“너, 너너... 그 이야기를 왜 지금 하는 거야? “

“왜? 뭔가 문제가 있는 거야? “


오스카는 벨라를 향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벨라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의 태도가 기가 막혔다.


“오스카. 나는 방금 토마스 실베스타를 죽였어. 그리고 너는 그가 죽고 나서야 웬디의 혈육이라고 말한 거야. “

“그게 어쨌다는 거야? “

“모르는 거야?”


벨라는 오스카를 잠시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별안간 큰 소리로 외쳤다.


“내가 내 손으로 웬디의 혈육을 죽이게 된 거잖아! 너는 그전에 이야기할 수도 있었어! “

“토마스는 언데드잖아? 어차피 죽어야 했는걸? 왜 화를 내는 거야? “

“오스카...”


벨라는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나는 앞으로 웬디에게 얼마나 사죄를 하며 살아야 할까? “


벨라는 눈물을 흘리며 웬디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몸은 충격에 비틀거렸다.

구토를 끝낸 웬디는 오히려 벨라를 위로했다.


“벨라, 괜찮아. 어차피 그는 죽었어야 했는걸? “

“미안해 웬디. 알았다면 그런 식으로 죽이진 않았을 거야. 정말 미안해. “

"정말 난 괜찮아. 날 버린 집안의 자손인걸. 혈육의 정 따위는 없어."

"그래도..."


벨라는 연신 눈물을 흘렸다. 웬디는 자신의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눈을 닦아주었다.


“네 잘못이 아니야 벨라. “


벨라가 한참을 울고 있을 때 멀리서 숲의 드래곤이 날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벨라는 고개를 들었다.


“우리는 갈 거야 오스카. 당분간은 널 보고 싶지 않아. “


벨라와 웬디는 실바가 향하는 곳으로 향했다.


오스카는 벨라와 웬디의 뒷모습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들이 사라지자 토마스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토마스의 몸에 있던 몇 가지 가문의 반지 등이 그가 토마스 실베스타였음을 알려줄 뿐이었다.

오스카는 그 반지를 집어 들었다.

그의 옆에 녹스가 조용히 다가왔다. 오스카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녹스에게 물었다.


“녹스. 그녀가 화가 났어요. 왜일까요? “

“글쎄. 잘 모르겠다. 너는 그저 드래곤 다뤘을 뿐. “


드래곤 답다.

그 말이 오스카의 마음에 꽂혔다.

그의 마음 한구석에서 서글픔이 밀려들었다.


*


저녁이 되어 실바와 일리아나, 벨라와 웬디가 엘프의 마을로 돌아왔다.

벨라는 오스카는 보지도 않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 “


오스카는 말없이 그 모습을 보다가 응접실로 향했다. 그리고 윈드를 제외한 드래곤들을 소집했다.


“오스카. 할 말이 있는 듯하군. “


테라가 묻자 드래곤들의 시선이 일제히 오스카에게 쏠렸다.


오스카가 드래곤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 실베스타 가문의 장자가 죽었습니다. “

“그렇군. “


실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스카가 이야기를 이었다.


“웬디 그린. 그 아이가 실베스타의 혈육입니다. “

“오 그 아이가? 그랬구나. “


마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실베스타는 에이스의 라인입니다. 이 참에 웬디를 실베스타의 가주로 만들까 합니다. 마침 지금 쥬드를 캄 레이크 공작으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


그러자 녹스가 말했다.


“요는, 에이스 라인의 가문들의 힘을 약하게 만들자는 것이군.. “

“그렇습니다.”

“그러나 가문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

“그렇다면 모두 죽이면 됩니다. “


제법 거친 발언이었지만 드래곤들은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그래서 말인데, 드래곤님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언데드를 죽이는 김에 죽여달라는 것이군. “

“그렇습니다.”

“안 그래도 할 일이 많은데 굳이 지금 해야 하는가? “


테라가 조금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오스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통인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인간끼리 싸우는 날이 반드시 올 테니까요. “

“인간은 그런 존재이긴 하지. 알겠다. 하라는데 해야지 뭐. “


모든 드래곤이 승낙했다.

오스카는 그들에게 감사인사를 한 뒤 소환을 해제했다.


드래곤들이 모두 돌아간 후 오스카는 웬디를 응접실로 불렀다.


“부르셨어요 도련님? “


웬디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오스카에게 다가왔다. 토마스의 죽음은 웬디에게는 그다지 상처가 되지는 않았다. 단지 죽어가는 그의 모습이 몹시 끔찍했을 뿐이었다.


“웬디, 넌 화가 나지 않았어? “

“네 그렇습니다. 얼굴도 몰랐던 혈육인데 이제 와서 정 따위 생길리는 없으니까요. “

“그래.”


오스카는 벨라가 사라진 쪽을 한번 바라본 후, 다시 웬디에게 고개를 돌렸다.


“너에게 새로운 임무를 내리겠다. “

“말씀만 하십시오. “

“실베스타 가문을 점령해라. “

“예?”


웬디가 놀라 되물었다.

오스카는 대답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실베스타 가문을... 요? 제가 어찌. “

“네 자격은 충분하잖아? 게다가 드래곤의 영향으로 힘도 강해졌고. “

“자격...”


웬디는 실감이 나지 않아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에 오스카가 말을 덧붙였다.


“너는 태어나자마자, 마력이 없다는 이유로 근처 숲에 버려졌다. 그러나 마력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평민 가문에서 돈벌이를 위해 널 데려다 키우게 된 것이지. “

“...”


웬디는 잠시 말이 없어졌다.

혈육의 정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자신을 버린 가문이 미운 것인지 마음을 알기가 어려웠다.

오스카가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쥬드 캄 레이크를 시작으로 귀족 가문들을 정상으로 만드는 작업 중이다. 실베스타, 골드버그, 클리프. 이 가문들을 모두 접수할 생각이다. “


오스카의 의중을 그제야 알아챈 웬디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제 개인의 복수와 전쟁의 승리, 이 둘을 동시에 이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훌륭해.”


오스카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


아이리스는 드워프의 장로 롤로 밑에서 작업을 열심히 배우는 중이었다.

그녀의 설계 솜씨는 나날이 늘어만 갔다. 다만 그녀에게 단점이 하나 있다면 손이 섬세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드워프들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지 보통의 인간들에 비하면 아주 훌륭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설계는 그녀의 모든 단점을 뛰어넘을 만큼 훌륭했다.


“아이리스, 이 설계는 무엇인고? “


롤로가 종이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리스를 향해 물었다. 그러자 아이리스가 잔뜩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이건, 숲 속성의 아티팩트인데, 식물이 막 발아된 상태에서 죽지 않고 생존율을 높여주는 기능이 있어요.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지을 때 유용할 겁니다. “


롤로는 웃으며 설명하는 아이리스를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인간 귀족들이 자네 같기만 하다면 살기 좋겠군. “

“에이... 저처럼 물렁하면 가문이 많이 위축된다고 싫어할걸요? “

“그래도, 평민을 위해 권력이 존재하는 것 아닌가? “

“... 그렇죠. “


아이리스는 씁쓸하게 웃었다.

자신을 버린 골드버그 가문은 힘을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녀가 마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버려지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다행이었다.


“일단 이 설계가 완성이 된다면 말해주게. 바로 제작에 들어갈 테니. “

“네! 늘 감사드립니다 롤로 님. “


롤로가 아이리스의 어깨를 두드리고 작업실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반가워하는 롤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스카, 자네 왔는가? “

“잘 지내셨나요 롤로 님? “

“물론이지.”


아이리스는 오스카라는 소리에 작업용 장갑을 벗었다. 그리고 늘 하듯이 밀크티를 내리기 위해 주전자를 불에 올렸다.


“오늘은 어쩐 일로 온건가? “

“오늘은 아이리스를 만나러 왔습니다. “

“오, 친구를 만나러 온 게로 군. 그 친구 참 영리한 친구야. 마침 작업 중이니 들어가 보게. “

“감사합니다 롤로 님. “


오스카가 작업실에 들어서자 방안 가득 밀크티 냄새가 느껴졌다.


“하여간 못 말려 아이리스. “


오스카가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아이리스도 미소를 지으며 오스카에게 자리를 권했다.


“아이리스를 만나러 왔으면 차는 마셔줘야지. “


아이리스는 향긋한 티를 오스카의 잔에 따랐다. 오스카는 익숙한 맛의 티를 음미했다. 그리고는 아이리스에게 물었다.


“작업은 잘 되어간다고 들었는데, 좀 어때? “

“아주 좋아. 드워프님들이 잘 만들어 주시니까 신이 나서 설계만 하고 있지. “


아이리스는 밝은 표정으로 작업실 벽을 둘러보았다. 벽에는 온통 그녀의 설계도가 붙어있었다.

오스카는 책상으로 가 그녀가 그리고 있는 설계도를 보았다.


“이건, 농사를 돕는 용도인 것 같은데. “

“맞았어 오스카! 역시 너는 잘 아는구나? “


아이리스는 자신의 설계를 알아봐 주자 신이 나서 설명을 이어갔다. 오스카는 조용히 그것을 듣고 있었다.

얼마 후 아이리스의 설명이 끝이 났다.


“그런데 참, 오늘은 어쩐 일이야? 뭐 하나 감시하러 온 것은 아닐 테고. “


오스카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곧 입매를 일자로 굳혔다.


“너에게 제안을 하러 왔지. “

“그래? 그게 뭔데? “


아이리스가 차를 홀짝이며 물었다.


“골드버그 가문. 네가 그 가문의 가주가 되었으면 해.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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