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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던전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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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스토마
작품등록일 :
2024.02.09 14:17
최근연재일 :
2024.03.01 18:30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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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5,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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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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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기자와 브로커 (3)

DUMMY



“일어나.”


유현의 목소리에 정신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김하영은 뒤늦게 눈을 뜨고 앞에 선 유현을 보았다. 그녀가 눈을 뜨는 걸 본 유현이 무언가를 내밀었다.


“받아.”


“이건······?”


“갈아입을 옷.”


“네?”


“씻고 나서 이걸로 갈아입어. 화장은······ 흠.”


유현은 엄지손가락으로 김하영의 뺨을 훑었다. 손가락에 묻은 화장과 얼굴에 남은 자국을 확인한 유현이 착잡한 얼굴로 말했다.


“조금 더 진하게 하는 게 좋겠다. 자, 얼른 가봐.”


그렇게 말하며 김하영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으, 아, 알겠습니다, 주인님.”


김하영이 샤워실로 들어가는 본 뒤 유현도 거울 앞에 섰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검은색의 정장.


깔끔하게 이마만 드러내던 평소 스타일과는 다르게 머리도 포마드를 이용해 깔끔하게 뒤로 넘겼다.


그는 혹시 먼지는 묻지 않았는지, 튀어나온 머리카락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좋아. 완벽해. 언제봐도 잘생겼어. 눈만 마주쳐도 배란을 시작하겠군.”


그렇게 중얼거리며 턱수염의 유무를 확인하던 중 빠르게 샤워를 마친 김하영이 타올을 몸에 두른 채 밖으로 나왔다.


유현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렇지?”


“네? 아, 아, 네에······.”


혼잣말을 들켜 부끄러움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당당한 그 모습에 도리어 김하영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까 내가 한 말 기억하지? 옷 갈아입고 화장 진하게 해.”


“네, 주인님.”


대답을 들은 유현은 방에서 나와 그녀의 일을 마치길 기다렸다.


20분이 조금 넘은 뒤에야 방 안에서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다 끝났어요.”


“들어간다.”


“네.”


유현은 거침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오. 괜찮은데?”


단정한 단발.


유현과 깔 맞춤한 듯 보이는 검은색의 여성용 정장.


상대를 향한 배려가 느껴지는 화장.


유현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스커트 대신 바지를 선택한 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네.”


여전히 신경을 긁는 듯한 말투. 그러나 거의 한나절 동안을 그와 함께 지내며 어느새 적응해 버린 걸까? 그녀는 미소와 함께 그의 말을 삼킬 수 있었다.


“저기······ 그런데 이 옷은 어디서 난 건가요?”

“샀지.”


“네? 사이즈가 딱 맞는데 어떻게······.”


“여자 사이즈 같은 건 딱 보면 견적이 나오지.”


물론 거짓말이다.


피와 함께 마신 기억 중에 그런 세세한 정보도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왜 정장을 입나요?”


“오늘은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고 어제 말했잖아. 기억 안 나?”

“네? 아, 그러고 보니······.”

“정장은 사회인의 기본이잖아. 안 그래?”


“그, 그렇죠.”


“음. 좋아. 보자, 화장실은 괜찮아? 손님 만나면 화장실 갈 시간 없으니까 마려우면 지금 말해.”


“괜찮아요.”


“그래? 알았어.”


고개를 끄덕인 유현이 김하영이 뒤에 있는 벽을 짚었고, 그의 손이 닿은 벽이 문으로 변했다.


“그럼 가보자.”


문을 열고 들어간 두 사람은 어젯밤 늦게까지 세팅해놓은 물건들 사이로 걸음을 옮겼다. 늘어놓은 물건 중앙에 선 유현이 그녀를 향해 손짓했다.


“저기 구석에 가서 서 있어.”

“네?”


갑자기 무슨 소린가?


정장을 사서 입힌 뒤에 화장까지 진하게 하도록 시켰으면서 구석에 박혀 있으라니?


눈빛으로 의문을 표하는 그녀에게 유현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원래 신입은 일을 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상식이잖아. 그것도 몰라? 오늘은 일단 저기 서서 구경이나 해. 일은 내가 알아서 다 할 테니까.”


“네, 주인님.”


김하영이 유현이 가리킨 위치에 서서 생각에 잠겼다.


대체 저 남자는 자신을 왜 살려준 걸까? 무엇을 하길 바라는 걸까?


던전이라는 이 장소는 뭘 하는 곳이고 저 물건은 대체 뭘까? 그리고 손님이란?


이럴 거면 정장은 왜 입혔고 화장은 왜 두껍게 하라고 시켰는가?


고민을 거듭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에 끙끙대고 있을 때, 멀리서 금속이 철컥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김하영은 생각을 멈추고 소리가 들려오는 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리의 정체가 밝혀졌다.


중세 유럽풍의 영화에서나 볼법한 금속의 갑옷을 걸친 일단의 무리가 나타났다.


‘코스프레?!’


그들 중앙에 있는, 유독 화려한 갑옷에 망토까지 걸친 이가 다른 이들을 뚫고 앞으로 나섰다.


유현의 앞에 선 이가 투구를 벗자 김하영도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반짝이는 백금발의 미인이었다.


그녀를 향해 유현이 허리를 숙였다. 무도회에서 춤을 신청하는 신사를 연상케하는 우아한 동작이었다.


“반갑습니다, 알리아나 르 카른테 왕녀 저하.”


“오랜만이네요, 유현 씨.”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두 사람의 목소리는 김하영에게도 들렸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하는지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많은 외국어를 접한다. 영어만이 아니라 일본어나 중국어, 불어, 독어 등등을.


해석이나 회화는 못 하더라도 대충 단어나 발음을 통해서 어떤 언어인지는 분간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입에서 나온 언어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어느 나라 말이지? 아, 설마 그······ 다른 세계의 사람······?’



*



“이건 럼이라는 종류의 술입니다. 예전에 가져다드렸던 술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썩지 않는 술이죠.”

“약속했던 성냥도 잔뜩 준비했습니다. 다음번에는 큰 갑보다는 서른 개들이 갑의 비중을 늘리고자 하는데 어떠신지요?”

“이건 아주 편리한 펜입니다. 끝이 뾰족하지 않아 종이가 쉽게 찢어지지 않으며 펜촉도 잘 구부러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필압 때문에 잉크가 터져 나오는 일도 없다시피 합니다.”


유현은 쉴 새 없이 떠들며 가져온 물건들을 소개했다.


“호오. 그렇군요.”


상대는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특히 유현이 가져온 펜이 마음에 들었는지, 가져온 종이 위에 마구 글자와 그림을 새겨갔다.


“잉크는 언제 찍으면 되죠?”


“오늘 제가 가져온 물건들은 잉크를 따로 찍을 필요가 없는 것들입니다. 안에 잉크가 채워져 있고, 더는 글자가 써지지 않을 때까지 쭉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 뒤에는 쓰던 걸 버리고 새 펜을 쓰시면 됩니다.”


“잉크를 채울 방법은 없나요?”


“그건······ 죄송합니다. 마음에 들어하실 줄은 몰라 잉크를 채울 수 없는 물건들만 가져왔습니다. 다음번엔 잉크를 넣어서 계속 쓰는 물건들을 준비할까요?”


“그게 좋을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다음번 거래에선 꼭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아닙니다. 당연한 것이지요.”


“유현 씨가 가져온 물건들 모두가 마음에 드네요. 그럼 이번엔 이쪽에서 준비한 물건들을 소개하죠. 우선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원하시던 포션들을 준비했어요. 경상 치료 포션 다섯 병. 중상 치료 포션 두 병. 질병 치료 포션 두 병.”


경상 치료 포션은 이전에 유현이 김하영에게 사용했던 그 약이다.


피부가 찢어졌거나 약간의 출혈이 일어난 상처와 타박상 등을 눈 깜빡할 새에 치료한다. 사용하는 용량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상처에도 효과가 있으며 마실 경우 위염이나 식도염 같은 증상도 치료한다.


중상 치료 포션은 그보다 훨씬 뛰어난 효과를 가진 약이다. 절단되거나 뭉개지거나 타버리는 등, 일반적으로 복구할 수 없다고 보는 손상도 깔끔하게 복구시킨다. 한 병을 온전히 다 사용하면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는, 말 그대로 기적과도 같은 약이다.


기적적인 효과라고 하면 뒤이은 질병 치료 포션도 뒤지지 않는다.


상처를 치료하는 힘은 없지만, 대신 묻지도 따지지 않고 병이라고 불리는 온갖 것들을 치료한다.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증상에서부터 시작해 희귀병에 이르기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이 세 종류의 포션이 유현에게 받은 물건들에 대한 대가로 그에게 건네는 물건들이었다.


“지난번보다 물량을 늘렸어요. 그리고······.”


알리아나가 손짓하자 그녀 옆에 있던 기사 몇 명이 작은 나무 상자를 가져와 열었다. 안에는 이제까지는 본 적 없는 붉은색에 가까운 주황색의 액체가 담긴 병이 들어 있었다.


“새 물건을 가져왔어요.”


“이건······.”


“신체 강화 포션. 지속 시간 동안 근력, 지구력, 민첩성 등을 강화하는 포션이에요. 지속 시간은 마신 양에 따라 다르며, 한 병을 다 마셨다고 가정하면 만 하루 동안 효과가 지속돼요. 준비한 건 총 세 병이에요.”


“새 물건까지 가져오실 줄이야······ 정말 감사합니다, 왕녀님!”


유현은 놀란 얼굴로 알리아나에게 감사를 표했다.


“유현 씨는 매번 새로운 물건을 가져오니까요. 그리고 유현 씨가 주문했던 그 약도 가져왔어요.”


“네? 그 약이라고 하면 설마······?”

알리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신체 강화 포션을 들고 있던 기사들이 옆으로 물러서고 다른 기사들이 그 자리에 섰다. 마찬가지로 나무 상자를 열었고, 이번엔 꿀단지처럼 커다란 유리병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리병 안에는 이전까지 그녀가 보여주었던 포션과는 다르게 점성이 있는 젤 형태의 액체가 들어 있었다.


“얼마나 필요하실지 몰라도 일단 한 병만 가져왔어요.”


“오, 이건······ 오우······.”


유현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이 약은 어떻게 사용하죠?”


유현의 물음에 대답한 건 알리아나가 아니라 병이 담긴 나무 상자를 든 기사였다. 투구 너머에서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냥 떠서 바르면 되······ 됩니다.”


“용량은요? 크게 상관없나요? 많이 바를수록 효과가 큰가요?”


“얇게 펴서 바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약을 바를 때는 손에 직접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도구를 사용하거나 장갑을 끼는 게 좋습니다.”


기사의 말은 그걸로 끝이었다. 유현은 설명해준 기사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알리아나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부탁을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뇨. 그리고······.”


“네? 또, 또 있나요······?”


기쁘면서도 떨떠름한 얼굴을 한 유현에게 알리아나가 고개를 저어 보였다.


“거래는 아니고 개인적인 선물을 준비했어요.”


“선물이요?”


알리아나는 허리에 매단 주머니를 열어 작은 반지를 하나 꺼냈다. 보석이 박혀 있지도 않고 별다른 조각이 새겨진 것도 아닌 밋밋한 은색의 반지였다.


“유현 씨와의 거래는 무척 만족스러웠어요. 제게 큰 도움이 되었죠. 저는 앞으로도 유현 씨와 쭉 거래를 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유현 씨하고만. 유현 씨는 어떤가요?”


알리아나는 엄지와 검지로 반지를 잡으며 말했다.


‘내가 다른 사람과 거래할까 두려워진 건가? 하긴, 다른 놈들이랑 거래해서 물건이 퍼져가면 곤란하겠지.’


상대의 불안은 이해가 갔다.


자신도 같은 마음이었으니까.


애초에 그도 지금 당장 거래처를 늘릴 생각은 없었다. 다양하고 많은 물건의 거래보다 중요한 건 신뢰할 만한 거래자 그 자체였다.


이제 막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상대의 마음을 거스르고 싶지 않았다.


유현은 천천히 왼손을 들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왕녀님이 아닌 다른 사람과 거래하고 싶지 않습니다. 실례일 수 있습니다만, 믿을 수가 없어서요.”


무엇보다도 왕녀라는 신분이기에 그녀는 이 물건들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녀와 비슷한 신분을 가진 다른 거래자를 또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알리아나가 웃으며 그의 중지에 반지를 끼웠다.


날씨가 추웠던 걸까?


살갗에 닿는 반지의 감촉이 오싹할 정도로 차가웠다.


“우리 두 사람의 마음이 늘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왕녀님.”


“유현 씨. 오른손 검지로 반지를 세 번 두드려 보세요.”


“네?”


알리아나는 대답 대신 눈짓으로 반지를 가리켰다. 유현은 그녀의 말대로 했다.


톡-! 톡-! 톡-!


“엇!?”


유현의 몸이 사라졌다. 아니, 정확히는 투명하게 변했다. 그 자신도 제 팔과 다리가 투명해지는 걸 눈으로 보았다.


“투명화의 반지예요. 포션과는 다르게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법 도구죠. 충전 횟수는 총 열 번. 지금 썼으니 앞으로 아홉 번 더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지속 시간은 한 시간 정도. 한 시간이 지나거나 감지 마법, 해제 마법이 발동하거나 혹은 똑같이 반지를 세 번 두드리는 게 아니라면 풀리지 않을 거예요.”


유현은 그녀의 말대로 다시금 반지를 세 번 두드렸다.


톡-! 톡-! 톡-!


투명화가 풀렸다.


“신뢰에 대한 감사 표현이자 동시에······ 유현 씨가 그쪽에서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드리는 선물이에요. 마음에 드셨나요?”


“이런 대단한 물건을 선물받으리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정말이지······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지경입니다!”


“마음을 알아주신 것만으로 충분해요.”


역시, 그녀는 최고의 고객이었다. 다른 사람과의 거래 같은 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당장에는.




*




“아까 그······ 분들이 주인님의 거래 상대인가요?”


거래가 끝나고 던전에 들어왔던 이들이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그들의 발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게 되었을 무렵, 자신을 향해 웃으며 다가오는 유현을 향해 김하영이 물었다.


“그래. 다른 세계의 손님들이지.”


“그분들과 하셨던 말은 어느 나라 말인가요?”


“그쪽 세계의 말.”


“그 말을 어떻게······.”


“배웠냐고? 다 방법이 있지. 야. 바지 좀 걷어봐. 무릎 높이까지.”


“네, 주인님.”


유현은 김하영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곤 아까 알리아나에게서 받았던, 꿀단지처럼 큰 용기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뚜껑을 열었다.


“그, 그것도 마법의 약인가요?”


“응.”


유현은 짧게 대답하며 병 속에 볼펜을 넣어 젤 형태의 약을 살짝 찍었다.


“무슨 약인가요?”


“흠. 다리는 깔끔하네. 평소 제모하는 거야? 아니면 영구 제모?”


“워, 원래 안 나는 편이에요.”


“주변 여자들이 부러워했겠네.”


“네.”


유현은 씨익 웃으며 젤이 묻은 볼펜을 그녀의 정강이에 갖다 댔다. 그리곤 아래로 쭉, 담배 한 개비 정도의 길이로 젤을 발랐다.


“주, 주인님?”


“쉿. 가만히 있어.”


“저는 아픈 곳이 없어요, 주인님.”


“알고 있으니까 좀 닥쳐 봐.”


“······.”


그녀의 입을 다물게 한 유현은 젤을 바른 자리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렇게 몇 초나 지났을까? 젤이 던전의 한기를 흡수해 서서히 차가워지던 시점이었다.


“오!”


유현이 즐거운 탄성을 터뜨렸다.


“효과가 확실하군.”


“······!”


유현의 명령 때문에 입을 열지는 못했지만, 김하영은 그가 자신의 피를 빨았을 때 이상으로 놀란 상태였다.


젤을 바른 자리에서 털이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식물의 씨앗을 심어놓고는 몇 날 며칠을 촬영한 영상을 몇 배속으로 재생한 것 같은 장면이었다.


이 놀라운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김하영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쿵-!


김하영은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유현은 쓰러지는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다. 누운 자세가 오히려 살피기 좋다는 듯, 싱글거리며 그녀의 정강이를 살폈다.


“어쩌지. 더 발라볼까.”


김하영이 정신을 잃지 않았다면 미쳐버렸을지도 모를 말을 중얼거리던 유현이 이내 병뚜껑을 닫았다.


“쯧. 됐다. 한 병밖에 없는데 아껴 써야지.”


자리에서 일어난 유현은 실신한 김하영을 내버려둔 채, 알리아나와의 거래에서 얻은 물건들을 가지고 휴브리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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