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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던전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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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스토마
작품등록일 :
2024.02.09 14:17
최근연재일 :
2024.03.01 18:3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209
추천수 :
2
글자수 :
105,873

작성
24.02.09 18:30
조회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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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4쪽

프롤로그 - 던전에 떨어진 브로커

DUMMY



던전.


세계 어딘가에 존재하는 다른 세계로의 입구. 혹은 그 세계를 가리키는 말.


던전은 비정기적으로 그 위치를 바꾼다.


기록에 따르면 유프라테스강 강변에서, 파리의 어느 골목에서, 또 어떤 때는 대서양 어딘가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도 있다고 한다.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던전에서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긴 세월, 그 이야기가 마술사들의 호기심과 탐구심을 자극했다. 수많은 이들이 던전으로 향했다. 그러나 누구도 돌아오지 못했다.


근대에 접어든 후, 자발적으로 던전에 들어가는 이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이제 던전은 쓰레기장, 소각장, 짬통과 같은 불쾌한 이명으로 불리고 있다. 들어간 이가 돌아오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해, 던전이 열린 지역의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버리는 장소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던전은 현재, 대한민국 서울 변두리에 있는 어느 한 폐가에 나타나 있었다.


유현은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


유현은 발치에 있는 작은 콘크리트 파편을 발로 차 그곳으로 떨어뜨렸다. 파편은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대신, 계단 바로 앞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옘병.’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보았다.


“진정하세요. 우리는 사람이잖아요? 분명, 대화를 거듭하다 보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안 그래요?”


“인간은 개뿔, 튀기 새끼가.”


“일단 제 말 좀 들어줘요! 저는 정말 억울하다니까요? 그 새끼가 먹고 튈 줄 제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게다가 선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한 건 그쪽이잖아요?!”


“네놈을 믿었으니까. 하지만 그걸 보기 좋게 배반했지.”


“그 새끼, 제가 잡아낼게요. 잡아서 받은 돈이랑 물건 다 토해내게 할 테니까 제발──.”


“늦었어.”


타앙-!


총성과 함께 유현의 배에서 피가 뿜어졌다.


그의 몸이 무너졌다.


유현은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총을 쏜 남자를 노려보았다. 그 남자를 향해 솔직한 심경을 토해내려는 순간, 무너진 몸이 지하로의 계단에 이르렀다.


“이 씨──.”


하던 말을 다 끝마치지 못한 채, 유현은 자신이 발로 찼던 콘크리트 파편과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놀랍군.”


총을 쏜 남자는 놀란 얼굴을 하더니 곧 담배를 한 대 꺼내 물었다. 옆에 있던 남자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는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뿜어낸 뒤 말했다.


“너. 그리고 너. 두 명은 바깥에 사람이 있었는지 확인해. 그리고 너는 해가 뜰 때까지 여기서 대기해. 그 튀기 새끼처럼 되고 싶지 않으면 저 근처엔 가지도 말고.”


“네, 부장님!”


부장이라 불린 남자는 담배를 한 대 다 핀 뒤, 꽁초를 밟아 끄고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렸다.


그렇게 그 날, 브로커 유현은 던전에 떨어졌다.


죄목은 사기. 집행자는 피해자. 본인은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그 말을 들어줄 이도, 사적 제재에 제동을 걸어줄 사람도 없었다.


그는 특이할지언정 특별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의 실종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때때로 보이던 길고양이가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무게를 지녔다.


유현이 던전에 던져지고 며칠이 지났다.


그를 위해 슬퍼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와 거래하던 이들은 별일 아니라는 듯 다른 브로커를 찾아갔다. 단지 그뿐이었다.


거의 모든 거래처를 잃고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서서히 잊히던 시점에서 놀랍게도 던전에 떨어진 유현이 돌아왔다.


누구도 본 적 없는 진귀한 물건들을 가지고서.


돌아온 그는 다시금 브로커 일에 뛰어들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복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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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회장님과 브로커 (1) 24.02.17 12 0 12쪽
7 새연그룹과 브로커 (3) 24.02.16 11 0 15쪽
6 새연그룹과 브로커 (2) 24.02.13 14 0 12쪽
5 새연그룹과 브로커 (1) 24.02.12 15 1 17쪽
4 기자와 브로커 (3) 24.02.11 13 0 17쪽
3 기자와 브로커 (2) 24.02.10 18 0 16쪽
2 기자와 브로커 (1) 24.02.09 24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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