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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만렙 헌터가 힘을 안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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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철인
작품등록일 :
2024.06.24 18:06
최근연재일 :
2024.07.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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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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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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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게이트

DUMMY

포탈 너머에 펼쳐진 공간은 끝이 보이지 않는 수련장이었다.


“여긴 내가 만들어낸 아공간 수련장입니다. 성민, 앞으로 원한다면 얼마든지 여길 사용해도 좋습니다.”


“어차피 루시아가 열어줘야 하잖아요?”


“동기율이 오르면 제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동기율.


성민의 고유 능력은 다름 아닌 스승 뽑기.


그 스승 뽑기로 나온 스승과 동기율이 높아지면 그 스승의 능력을 공유하는 막강한 권능이었다.


“저와 성민의 동기율은 현재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래요?”


원래라면 성민이 확인해야 할 사항.


하지만 성민은 상태창 따위에 관심이 없었고 성민의 상태창은 스승인 루시아가 대신 보고 있었다.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죠. 이 수련은 저와 성민의 동기율을 높게 만들어줄 겁니다.”


“어떤 수련이죠?”


“일단.”


루시아가 창을 들었다.


“한번 덤벼 보십시오.”


* * *


스승의 벽은 높았다.


‘이게 루시아의 힘.’


상남자의 근성으로도 쉽게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루시아도 상남자니까.’


어쩔 수 없었다.


상대가 하남자라면 근성으로 조패면 그만이었지만 상대도 상남자라면?


결국 더 강한 쪽이 이기는 법.


“졌습니다.”


상남자는 떳떳하게 패배를 시인할 줄도 알아야 하는 법.


애초에 루시아는 스승이었으니 부끄러울 것도 없었다.


“이제야 인정하는군요.”


루시아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쓰러져도 쓰러져도 성민은 오뚜기처럼 일어났다.


원래 맛만 보여주려고 했는데 루시아는 거의 전력을 다해야 했다.


‘힘 조절에 실패할 뻔 했어.’


루시아의 생각보다 성민은 훨씬 강했다.


거기다 자질이 뛰어나 싸우면서 매순간 강해졌다.


자칫 잘못하면 성민이 크게 다칠 뻔했다.


‘동기율은...’


27%


벌써 27%였다.


이런 속도라면 루시아의 힘을 성민이 그대로 발휘할 날도 머지 않았다.


루시아는 제자의 성장에 무척 뿌듯했다.


‘나 가르치는데 재능 있을지도?’


과거 거뒀던 종자들이 자신의 수련을 따라오지 못했던 기억이 났다.


그땐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달랐다.


따라오지 못한 그들이 잘못이었다.


성민을 보라!


그때보다 훨씬 편한 환경에서 살아온 현대인임에도 자신의 훈련을 잘 따라오지 않던가.


앞으로도 이렇게만 하면 문제는 없었다.


“수고했습니다. 성민 오늘은 이걸로 마무리하죠.”


“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성민은 의아하게 물었다.


이게 무슨...


“꼴랑 스파링 한 번 한 걸로 훈련이 끝이라뇨.”


이 무슨 되먹지 못한 짓이란 말인가?


“의욕이 넘치는군요.”


루시아는 당황했으나 애써 덤덤한 척 말했다.


‘솔직히 나도 지치는데.’


하지만 스승 체면에 그런 약한 소리를 할 순 없었다.


“성민의 근성을 시험해본 것뿐이었습니다.”


“그런거였습니까?”


역시 스승은 상남자가 분명했다.


만약 여기서 좋다고 나갔으면?


루시아는 분명 실망했을 것이다.


근성이 없는 녀석이라고!


‘그건 절대 안 되지.’


만약 그랬다면 자존심이 상해서 밤잠을 설쳤을 것이다.


“대련은 끝났으니 이건 어떻습니까?”


“이건!!”


루시아가 손가락을 튕기자 수련장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높은 암벽이 나타났고 포복으로 움직여야하는 흙탕물 가득한 길, 그리고 균형감각이 없으면 곧장 추락하는 좁은 길까지.


“훈련은 실전과도 같아야 하죠. 여기서 죽을 일은 없겠지만... 저 길들 통과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스승님.”


성민은 의욕을 활활 불태웠다.


이런 건 본 적도 없는 훈련이었다.


어디서 이런 지형을 구해 훈련한단 말인가?


‘탑에도 던전에도 이런 지형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얼빠진 표정으로 당황하는 꼴을 보일 순 없었다.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당당하게 돌파하는 것.


그것이 성민이 걸어갈 길이었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성민은 곧장 뛰기 시작했다.


던전에 다녀온 피로, 그리고 루시아와 대련했던 피로는 온데간데 없었다.


성민의 다리가 불을 뿜었다.


* * *


“정말 그정도 가치가 있는 헌터인가?”


“제가 보장합니다.”


“흠... 백 팀장이 이렇게까지 말하다니.”


헌터 협회장 차무식은 턱을 쓰다 듬었다.


백무성은 팀장급 중에서도 가장 유능하고 인재 평가에 냉정한 사람이었다.


평가가 박한 사람이란 뜻은 아니었다.


잠깐 활약했다고 해서 평가를 올리지 않았고 성장이 주춤했다고 해서 평가를 내리는 그런 성격이 아니란 뜻이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헌터들의 자질을 판단하려 했고 그의 판단은 대개 정확했다.


초반에 잘나가든 못나가든 대부분은 끝내 그가 내린 평가대로 성장했던 것이다.


그런 백무성이 전폭적으로 밀어야한다고 강력 주장하는 헌터라...


“흥미롭군. 자네가 이렇게까지 평가하다니.”


“사실 이것도 과소평가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했거든요.”


“이게?”


“예.”


“흐음...”


차무식의 고민이 깊어졌다.


정말 그 정도라고?


“좋아, 승인하겠네.”


“감사합니다. 회장님.”


차무식은 결국 결단을 내렸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미국에서 이상한 조짐이 느껴지고 있었다.


헌터들에 대한 지원금이 급격하게 늘었고 민간에 흩어져 있던 헌터들을 강제로 국가 소속으로 귀속시키고 있었다.


그에 반발하여 아예 음지로 내려간 자들도 적지 않다 들었다.


양지에 속한 헌터는 나라와 시민을 지키기 위한 국가 소속이 됐고 음지에 속한 헌터는 자기 욕심대로 사는 빌런이 된 것이다.


‘미국이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요원해.’


미국은 세계최강국답게 헌터 육성에서도 최강이었다.


국방비에 천조를 써서 천조국이라 불리던 미국은 이제 헌터 육성에도 천조를 써서 이천조국이라 불렸다.


‘그런데 정보 공유를 안 한단 말이지.’


확실하지 않아서?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어서?


‘어쨌든 하나는 확실하지.’


미국이 뭔가를 대비하고 있단 것.


그렇다면 뭐가 뭔지 몰라도 한국도 그에 맞춰서 준비를 해야 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헌터들을 지원하는 것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도 각성자들 영입에 힘을 올리게. 민간에 뺏기지 않도록 주의해서 말이야. 필요하다면 강압적으로 나서도 돼.”


“얼마나 말입니까?”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있을 정도면 돼.”


막말로 살인만 안 나면 된다는 소리였다.


“알겠습니다.”


백무성 역시 각성자 영입에 열을 올릴 생각이었다.


이성민 같은 우량주가 또 나오지 말란 법은 없었으니까.


‘내일은 좋은 소식을 알려줄 수 있겠군.’


백무성은 그런 생각을 하며 회장실을 나왔다.


뿌듯한 밤이었다.


* * *


미국.


“큭!”


“제이슨! 조금만 더 힘을 내!”


“제기랄! 예측이 사실이었을 줄이야!”


미국의 헌터들은 텍사스에서 나타난 게이트를 막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왓더퍽! 몬스터가 지상으로 기어 나오다니!”


“쉣!”


원래 인류에게 내려진 시련은 탑과 던전 두 가지였다.


탑은 공략하지 않으면 재앙이 일어났고 던전은 그 탑을 공략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수련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인류는 또다시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었다.


일명 게이트라 명명된 아공간 포탈.


미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게이트는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탑이나 던전과 유사한 구조를 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폭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그리고 지금 텍사스에선 최초의 게이트 폭주가 일어났다.


몬스터들이 지상으로 기어 나와 인간을 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래서 길드를 해체하고 전부 국가 소속으로 돌린 거군!”


“입 다물고 저것들이나 처리해!”


미국은 빠른 대처로 게이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대비를 하지 못한 국가들은 어떨까?


가령 대한민국이라면?


* * *


큰 눈.

굳센 손.

흐르는 땀.

팽창된 가슴.

균형잡힌 복근.

아름다운 각선미.

터질것같은 허벅지.

완벽하게 뻗은 기립근.

힘이 들어간 상완이두근.

자연스럽게 굵어진 승모근.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광배근.


“후우.”


성민은 이 며칠 루시아의 수련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헌터 협회에서 호출이 전혀 없었기에 시간은 남아 돌았다.


성민은 멀쩡했으나 백무성이 성민이 쉬어야 한다고 판단을 내린 모양이었다.


그 시간 동안 온전히 쉬기만 한다?


‘그런 시간 낭비를 할 순 없지.’


루시아의 훈련장은 재밌는 훈련 코스가 많이 있었다.


가령 첫날 했던 돌파 훈련은 코스가 임의로 계속 변했기에 성민의 도전 욕구를 크게 자극했다.


성민은 클리어 타임을 단축하려고 노력하기도 했으며 보다 정확하게, 또 다치지 않기 위해 신경 써서 움직였다.


특히 재밌었던 건 빌딩 숲을 파쿠르하는 훈련이었다.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한 외벽 행거를 타고 날아다니는 쾌감이란!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있었다.


“오늘도 한판 부탁드립니다.”


“좋습니다. 성민.”


그리고 이런 훈련이 끝나면 성민은 항상 루시아에게 대련을 요청했다.


패배?


몇 번이고 반복해도 상관 없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기에.


루시아도 그런 성민의 태도가 기꺼웠다.


나날이 익숙해져가는 메이스질 솜씨란!


메이스에 한정해선 어쩌면 루시아보다 성민이 더 숙련도가 높을지도 몰랐다.


가히 압도적인 재능.


“후우,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한참 성민에게 어울려준 루시아가 숨을 내쉬며 끝을 알렸다.


성민도 더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진 않았다.


스승은 중용을 아는 사람이었다.


과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니 아직 몸이 달아올라 있었지만 성민은 루시아의 말에 복종했다.


-탁!


루시아가 손가락을 튕기자 여기저기 파손됐던 훈련장이 휘리릭하며 복원됐다.


언제봐도 이 훈련장은 놀라운 공간이었다.


“언제쯤 저도 그거 가능합니까?”


“전에도 말했지만 동기율을 더 높여야 합니다.”


성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건 몰라도 저건 마음에 들었다.


귀찮은 정리를 손가락 튕기기로 해결할 수 있다니.


아주 효율적으로 난장판으로 만들며 훈련할 수 있단 소리 아닌가?


“그럼 나가죠.”


두 사람은 아공간을 넘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동시에 성민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인은 다름 아닌 백무성 팀장이었다.


성민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제발 받아라. 여보세요? 이성민 헌터?”


“무슨 일입니까?”


“그게 큰일이 났습니다.”


백무성은 다급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몬스터들이 지금 서울에 쏟아지고 있다는 말입니까?”


“예. 방금 미국에서 몬스터들이 튀어 나오는 이상 현상에 대해 설명했는데 아무래도 ‘게이트’라고 명명한 것 같더군요.”


백무성 팀장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성민에게도 들렸다.


“계약서에 따르면 성민씨가 도와줄 의무는 없습니다. 탑 공략과 던전 공략에만 힘써주는 것이 성민 헌터의 역할이니까요. 하지만...”


“백 팀장님.”


“네?”


“우리 그런 거 따지지 맙시다.”


백무성은 입을 다물었다.


거절한다는 소린가?


아니면...


“남자가 되서 계약이 어쩌구 저쩌구... 그런 시덥잖은 거에 신경 써서 되겠습니까?”


“그럼...”


“그냥 남자답게 한마디만 하십쇼.”


성민은 씨익 웃었다.


“도와달라고.”


“!!”


“상남자는 그런 거 거절 안 합니다. 아니, 못 합니다.”


“성민씨...”


백무성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헌터였다.


‘회장님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한 건 잘못된 판단이 아니었어.’


원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백무성은 지금 이 순간 확신했다.


이성민이야말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밀어줘야 할 인재라고.


“부탁합니다. 성민씨.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부디 도와주십시오.”


“좋습니다.”


성민은 흔쾌히 대답했다.


“어디로 가면 됩니까?”


몬스터가 감히 대한민국 땅에 기어 나와?


간만에 정의봉을 휘두를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몬스터 새끼들 딱 기다리고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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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태창? 그런 거 안 봅니다 +1 24.06.24 231 8 13쪽
1 요즘 헌터들은 근성이 없다. 24.06.24 282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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