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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만렙 헌터가 힘을 안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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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철인
작품등록일 :
2024.06.24 18:06
최근연재일 :
2024.07.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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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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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84

작성
24.06.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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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협회와 상남자식 계약

DUMMY

백무성은 탑에서 나온 성민을 보고 눈을 껌벅거렸다.


믿을 수가 없었다.


튜토리얼 보스를 상대하고 살아서 나오다니?


‘도망친 걸까?’


만약 그랬다면 현명한 사람이 분명했다.


아마 호기심으로 보스방에 들어갔겠지.


하지만 객기를 부리지 않고 도망친 건 다행이었다.


“저... 혹시 저 탑에서 나온 각성자 맞습니까?”


“응? 넌 누구지?”


“아, 전 이런 사람입니다.”


백무성은 성민에게 명함을 건넸다.


“국가 헌터 협회 1팀장 백무성.”


성민은 명함에 쓰여진 직책과 이름을 그대로 읊었다.


공무원이셨군.


“그렇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보스에게서 잘 도망치셨군요.”


“그게 무슨 소리죠?”


성민은 인상을 찡그렸다.


도망이라니?


“창피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제 막 각성한 사람이 어떻게 튜토리얼 보스를 잡겠습니까?”


“무슨 개소리세요?”


성민은 이제 화가 난 표정이었다.


‘이래서 하남자들이란!’


상상력이 자기들 수준밖에 안 됐다.


자기들이라면 상대하지 못했으니 남도 그럴 것이라며 깎아내리는 옹졸함이란!


“튜토리얼 보스 잡았습니다.”


“하하, 네 그러셨겠죠. 아니, 네? 뭐라고요?”


“잡았다고요. 고블린 킹.”


백무성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지금 무슨 말을...


“튜토리얼 탑 보스를 잡았다고요?”


아니 그것보다 튜토리얼 탑 보스가 고블린 킹이란 것도 처음 알았다.


이제껏 고블린들의 말과 행동으로 존재만 알았지 누구도 발견한 적 없는 것이 고블린 킹이었다.


그런데 그게 튜토리얼 탑의 보스라니.


“예, 뭔가 문제라도?”


“아니... 어떻게 잡으신 겁니까?”


“근성으로.”


“예?”


“근성으로요.”


“그게 무슨...”


백무성은 캐물으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상대는 튜토리얼 탑의 보스를 잡고 나온 S급 후보자.


분명 숨기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를 회유하려면 심기를 건들 필요는 없지.’


능력이야 나중에 차차 알면 됐다.


“흠흠, 실례했습니다. 근성이라, 멋지군요. 그런데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이성민입니다.”


성민은 백무성의 대답에 호감을 느꼈다.


하남자인 줄 알았는데 근성의 힘을 알아보는 것을 보니 역시 괜히 공무원이 아니었다.


“이성민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헌터 협회의 헌터가 되어 주십시오.”


“그러죠.”


“물론 그냥 제안하는 건 아닙니다. 계약금과 고급 아파트...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한다고요.”


백무성은 까무러치게 놀랐다.


진짜 한다고?


뭐 준다고 말도 안 했는데?


“자... 잠깐 그럼 본부로 같이 가시겠습니까?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러시죠.”


성민은 성큼성큼 걸어 그의 자동차로 향했다.


사실 성민이 백무성의 제안을 허락한 이유는 단순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게 상남자지.’


무엇보다 공무원이란 직업이 마음에 들었다.


경찰관, 소방관, 군인.


전부 상남자를 상징하는 직업 아닌가?


협회 소속 헌터라면 국가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 부대 같은 느낌이었다.


성민 같은 상남자에게 아주 잘 어울렸다.


조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굶어죽지야 않겠지.


“루시아, 함께 갈 거죠.”


“당연하지. 난 스승이니까.”


탑에서 함께 나온 루시아는 묵묵히 둘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분은?”


백무성은 루시아를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 봤다.


감지된 각성자는 한 사람이었다.


거기에 루시아의 옷차림은 현대인이라기보단 중세 기사에 가까웠다.


“내 스승입니다.”


“아하, 그렇군요.”


백무성은 깊게 생각 안하고 그냥 납득했다.


각성자는 워낙 특이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백무성은 그냥 인간형 소환수인가보다 하고 쉽게 납득했다.


“함께 가시죠.”


루시아는 능숙하게 차에 탔다.


그녀는 차에 탑승하면서 뿌듯했다.


‘천상에서 지구의 문물을 공부하길 잘 했군!’


차를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지만 당황하지 않고 탑승에 성공했다.


“저기, 루시아?”


“왜 그러지?”


“거긴 운전석입니다만.”


“...”


“뒤에 타십시오.”


“...”


루시아는 얼굴을 붉힌 채 차에서 나왔다.


* * *


헌터 협회로 향하는 길, 운전을 하며 백무성은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런데 성민 헌터는 클래스가 뭡니까?”


각성자는 각성하자마자 클래스를 얻었다.


그건 탑이 알아서 내려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선택할 수 없었다.


사실상 처음부터 천민과 귀족이 나뉘는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모릅니다.”


“네?”


“모른다고요.”


그리고 성민은 상태창 따윈 확인하지 않았다.


클래스?


그딴게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중요한 건 탑을 오르려는 의지와 근성이었다.


‘어지간히 숨기는게 많군.’


부담감을 느끼나?


내가 너무 캐묻듯 물었나?


어쩌면 정체를 밝히는데 제약이 있을지도 모른다.


각성자의 고유 능력은 무궁무진 했으니까.


“그렇군요.”


백무성은 성민의 대답에 혼자 고민하며 알아서 납득했다.


그는 이성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성민의 대답을 합리적으로 이해한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루시아는 한숨을 쉬었다.


‘후.’


그녀는 스승의 권한으로 성민의 상태창을 살펴 봤다.


[이름] : 이성민

[레벨] : 13

[클래스] : 모든 위대한 이들의 후계자 (EX)

[고유 능력] : 스승 가챠 (EX) : 모든 위대한 자들 중 하나를 소환한다. 쿨타임 29일.

[능력치]

[힘 : 273 민첩 : 73 마력 : 73 운 : 123]

[특성] : 근성(측정 불가)


레벨 13 치곤 말도 안 되는 능력치였다.


‘근성 측정 불가는 또 무슨...’


해괴망측하기 짝이 없는 특성.


하지만 그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자격이 안됨에도 천신의 메이스를 들었고 시스템이 스텟을 재산정했으며 튜토리얼 보스를 잡았다.


‘여기서 더 성장한다면...’


어쩌면...


* * *


“자, 여기가 성민 씨가 지낼 아파트입니다. 호화롭죠?”


헌터 협회에서 간단하게 계약을 마친 성민은 곧장 그가 새롭게 지낼 아파트로 안내 받았다.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릴 복잡한 계약이었지만 성민은 상남자였기에 그냥 서명했다.


솔직히 따질 것도 없었다.


국가에서 내미는 계약서가 사기일리는 없으니까.


보통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조건 때문이었지 무슨 조항 때문은 아니었다.


“넓군요.”


“하하, 마음에 드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사실 갓 각성한 헌터에게 지급되기엔 지나치게 넓고 조용한 아파트였다.


하지만 백무성은 성민의 가능성을 크게 봤고 조금 무리해서 이런 아파트를 선물했다.


“그럼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요. 특히 탑이나 던전에 가시고 싶으시다면요.”


“그러죠.”


탑은 특정 기간 동안 공략하지 않으면 근방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대붕괴를 일으키는 기물이었다.


층수가 올라갈 때마다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는데 그렇기에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탑 공략을 위한 엘리트 팀을 구성하고 있었다.


백무성이 성민에게 기대하는 건 그가 성장해서 엘리트 팀에 합류하는 것이었다.


“협회가 관리하는 던전 중에 제 담당인 던전도 많습니다. 성민 씨가 원하신다면 언제든 사용하실 수 있게 조치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던전은 바로 그 탑을 공략하기 위해 헌터들이 성장하는 곳이었다.


단순하게 몬스터를 잡는 것도 있었고 특정한 시련을 내는 던전도 있었으며 심지어 들어갈 때마다 내용이 달라지는 던전도 있었다.


그리고 던전의 몬스터들이 죽은 후 남기는 마석이나 클리어 후 지급되는 마석은 신소재나 친자연 에너지원으로 사용이 가능해 대 헌터 시대를 여는 시발점이 됐다.


말하자면 헌터는 인류를 구원하는 영웅인 동시에 에너지원을 공급하는 일인 기업이었던 것이다.


“흠, 그럼 당장 던전 하나를 가고 싶군요.”


“당장이요?”


백무성은 당황했지만 한편으론 기뻤다.


이렇게 의욕이 넘치다니!


“피로도 쌓이셨을 텐데 오늘은 쉬시죠. 제가 내일 바로 성민씨가 갈만한 던전을 비워두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성민은 이해했다.


사실 안 쉬어도 상관 없었지만 백무성이 말하는 걸 보니 던전을 알아보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다.


원래 상남자는 인내심이 많은 법.


“그럼, 쉬십시오. 제가 내일 오전에 연락하겠습니다.”


백무성은 그렇게 말하곤 아파트를 나섰다.


아파트를 둘러 본 성민은 감회가 새로웠다.


주방도 깔끔하고 방도 5개나 됐으며 화장실이 3개였다.


혼자... 아니 루시아와 둘이 쓰기엔 지나치게 넓은 방이었다.


압도적인 안락함이 느껴졌다.


‘아니, 어떻게...’


성민은 만족감을 느꼈지만 동시에 괘씸함을 느꼈다.


이런 좋은 곳에 머물면서 그동안 탑 공략을 못하고 빌빌대던 근성없는 헌터들이 생각난 것이다.


안락함이 사람을 게으르게 만든 것인가?


성민은 자신의 마음가짐이 무너지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하기로 마음 먹었다.


‘흠, 방 몇 개는 훈련장으로 만들어도 되겠군.’


심심하거나 시간이 날 때 운동할 공간으로 쓰기 딱 좋았다.


기구를 들여놓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고 메이스 휘두르는 연습장을 만들어도 꽤 쓸만할 것 같았다.


“성민,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


“아, 루시아. 메이스 고마웠어요.”


루시아는 인상을 찡그렸다.


튜토리얼 탑에선 그냥 넘어갔지만 위기를 넘긴 지금 호칭 정리를 제대로 할 때가 됐다.


“...성민, 나는 성민의 스승입니다. 스승이라고 호칭을 똑바로 부르십시오.”


“흠.”


성민은 고민에 빠졌다.


탑에서 내내 생각했지만 그래도 상남자가 여자를 스승으로 삼긴 좀...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건 상남자가 아니지.’


성민은 결단을 내렸다.


“좋습니다 스승님.”


루시아는 스승이란 말에 활짝 웃었다.


드디어 성민에서 제대로 스승으로 인정받아 기뻤던 것이다.


“말했듯이 저는 탑이나 던전에서 활약할 수 없습니다. 정확히는 따라 들어갈 수도 없죠.”


튜토리얼 탑은 유일한 예외였다.


거기선 강제 소환이 됐으니까.


“그러니 던전에서 돌아오시면 그때부터 훈련을 하겠습니다. 이의는 없겠죠?”


훈련이라.


“그러죠.”


성민은 루시아에게 훈련을 받기로 했다.


제자로 들어간 이상 뻗댈 순 없었다.


스승에게 예의가 없는 건 상남자가 아니었으니까.


생각보다 배울게 많을지도 몰랐다.


“그럼 저는 이쪽 방을 쓰겠습니다.”


루시아는 자연스럽게 큰 방으로 들어갔다.


성민은 불만을 토하려다가 말았다.


스승인데 어쩔 수 없지.


루시아가 방으로 들어가고 성민은 휴대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


“무슨 일이냐?”


“저 각성했습니다.”


“그래?”


“네, 그리고 헌터 협회에 들어갔어요.”


“상남자가 뭘 그런 걸 다 보고하고 그러느냐? 남자답지 못하게.”


성민의 아버지는 근엄하게 말했다.


역시 아버지는 상남자였다.


자식이 무슨 일을 한다고 하면 하는 거지 그걸 일일이 보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게 뭔 헛소리예요! 나 바꿔봐요!]


[어허, 여보! 상남자끼리 얘기하는데!]


[뭔 놈의 상남자야! 내가 못 살아! 여보세요? 성민이니?]


“아버지 끊습니다. 어머니껜 잘 설명해 주세요.”


“성민아? 잠깐만!”


보고는 끝났다.


상남자니까 알아서 잘 해결하시겠지.


부부 사이의 일에 끼어드는 건 자식의 도리가 아니었다. 남자답지도 못했고.


성민은 그렇게 생각하며 방으로 갔다.


‘킹 사이즈군.’


침대가 무척 컸기에 성민은 매우 흡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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