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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만렙 헌터가 힘을 안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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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철인
작품등록일 :
2024.06.24 18:06
최근연재일 :
2024.07.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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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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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84

작성
24.06.2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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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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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근성이 없으면 머리가 고생한다

DUMMY

한국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각성자들 중에 괜찮은 각성자들이 별로 없었다.


성민도 백무성에게 들은 것이지만 최근에 각성해서 헌터가 된 자들은 대부분 던전에서 마석을 캐는 걸로 부자가 될 생각을 하지 엘리트 팀에 들어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그게 타당하고 현명한 행동이었다.


탑 공략에선 제대로 된 보상이 주어지지 않았다.


말 그대로 탑을 오르는 이유는 재앙을 막기 위해서 단지 그 하나였다.


실패하면 욕은 옴팡지게 먹는데 성공하면 당연한 일을 해냈다는 듯한 정서도 문제였다.


정의감과 의무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딜 가나 근성없는 것들이 문제였다.


성민이 거실로 나오자 루시아가 소파에 올바른 자세로 앉아 TV를 키고 뉴스를 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경청하는 모습이 마치 수녀님 같기도 했다.


그건 그렇고 TV 사용법은 어떻게 안 거지? 영락없는 중세 기산데...


성민은 그런 생각을 하며 루시아의 옆에 앉았다.


“아, 성민 일어났습니까?”


“네, 스승님. TV도 보실 줄 압니까?”


“저를 너무 무시하는군요. 이 정돈 기본입니다.”


루시아는 툴툴거리는 말투로 대답했다.


TV에선 남자 아나운서가 굉장히 심각한 목소리로


[가까운 시일 내로 탑 공략을 재개한다는 뉴스입니다.]


[저번에 혜성 길드에서 탑 공략에 실패했죠?]


[네, 그래서 이번엔 협회 주관으로 협회 엘리트 팀과 민간 길드에서 몇몇 인원을 차출해 공략한다고 합니다. 사실상 대한민국 최정예 헌터들만 모여서 간다는 소리죠.]


[현재 대한민국의 탑 공략 층은 60층으로 61층 공략까지 38일 남은 상황입니다.]


[이번에 탑 공략에 실패하면 어디가 위험한가요?]


[글쎄요, 예전에 탑 공략에 실패했을 때 부산에 진도 8의 지진이 일어났고 그 다음에 또 실패했을 땐 울산에 지진을 동반한 쓰나미가 몰려 왔습니다. 어디가 또 타격을 입을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제주도 한라산이 분화할 수도 있고 어쩌면 서울에 재앙이 들이닥칠 수도 있죠.]


[탑 공략의 가장 무서운 점은 어떤 재앙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한국에 진도 8의 지진이나 쓰나미가 말이 되나요? 그와 같은 재앙은 다시 없어야 합니다.]


[이번에 탑 공략에 실패하면 더 심각한 재앙이 닥칠지도 모르죠.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그런 재앙이요.]


[엘리트 팀을 응원할 수밖에 없겠네요.]


뉴스는 그걸로 끝났다.


한국에도 커다란 재앙이 있었지만 저건 다른 국가에 비하면 약과였다.


일본은 아예 오키나와가 가라앉았고 중국은 베이징에 지진이 나서 인프라가 박살났다.


한마디로 인류는 지금 개판이었다.


마석이라는 것이 생겨서 환경 문제에서 벗어났는데 까딱 잘못하면 나라고 사람이고 죄다 죽어나갔으니.


괜히 모든 국가에서 각성자들을 우대하는게 아니었다.


“성민 어떻습니까?”


“뭐가요?”


“성민은 탑을 공략할 생각이 있습니까?”


“당연한 걸 묻네요.”


당연하다.


애초에 탑 공략에 실패한 헌터들 보고 근성이 없다고 욕하던 성민이었다.


빠른 시일 내에 던전에서 경험을 쌓고 탑을 오를 생각이 가득했다.


그때 띠리링하고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발신자는 볼 것도 없었다. 백무성이었다.


“아, 성민씨 좋은 아침입니다.”


“일찍 출근하셨군요.”


“사실 밤 샜습니다. 성민씨한테 제대로 된 던전 꽂아주려고.”


백무성은 농담을 섞으며 생색을 냈다.


성민은 웃었다. 이 남자, 좀 상남자스러운 구석이 있군.


“어딥니까?”


“일단, 제가 곧 성민씨 아파트로 가겠습니다.”


“팀장님이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절 챙겨주셔도 됩니까?”


“원래 신인 케어는 팀장 일이거든요.”


이건 거짓말이었다.


백무성은 성민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튜토리얼 탑의 보스를 잡은 슈퍼 루키 아닌가?


팀장인 자신이 직접 관리할 정도의 인재였다.


어쩌면 협회 소속 엘리트 팀에 갈 수도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아침 식사 하시고 기다리고 계세요. 곧 출발할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전화가 끊어진 성민은 주방을 둘러봤다.


텅텅 비어 있었다.


생각해보니 먹을 건 없었다.


‘잠깐 편의점이라도 가야겠군.’


* * *


“성민씨, 백무성입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성민은 문을 열었다.


백무성은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성민의 집으로 들어왔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습관적으로 집 안을 스캔했다. 오랜 버릇이었다.


국물까지 싹 비운 컵라면, 삼각김밥 포장지, 음료수 캔.


“제가 먹을 걸 신경 쓰지 못했군요.”


“신경 쓰지 마세요. 원래도 국밥만 먹습니다.”


“루시아 생각도 하셔야죠.”


성민은 힐끗 고개를 돌려 루시아를 쳐다 봤다.


컵라면 무지 좋아하던데...


루시아는 상남자의 자질이 있었다.


“어쨌든 이것부터 받으시죠.”


백무성은 호기로운 얼굴로 캐리어를 열었다.


안에는 여러가지 도구들이 들어 있었다.


“이게 뭡니까?”


“성민씨에게 지급될 장비들입니다.”


마석으로 만든 장비들이었는데 레벨이 낮은 헌터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이 갑옷은 어지간한 원거리 투사체를 막아줍니다. 이 팔찌는 적의 위치를 감지하고요. 이 신발은 발소리를 줄여줍니다. 은닉에 좋죠. 이것들만 있으면 던전은 무난하게 클리어 할 겁니다.”


백무성은 주절주절 장비에 대해 떠들었다.


“흠...”


하지만 성민은 그다지 관심 없었다.


“그 정돈가?”


백무성은 성민의 말을 듣는 순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걸로 만족을 못하나...?’


생각보다 욕심이 많았군.


지금 백무성이 가져온 장비들은 꽤 무리한 지출을 한 것이었다.


사실 백무성이 밤을 샌 건 던전 때문이 아니라 이 장비를 성민에게 지급하기 위한 결재 때문이었다.


“하하, 성민씨 눈에 안 찰 수도 있겠군요. 다음엔 더 좋은 장비를 드릴 테니 이걸로 참아 주시죠.”


하지만 어쩌겠나? S급 헌터 후보인 것을.


지금이라도 나 헌터 협회 탈퇴할래요. 하고 다른 길드를 간다고 해도 바짓가랑이를 잡고 붙잡아야할 인재였다.


“아니 그게 아니라...”


물론 성민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런 장비 없어도 던전 공략 같은 건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상남자답게.


근성으로.


덧붙인 성민의 말에 백무성은 눈을 껌뻑이다 크게 웃고 말았다.


“하하하하하! 역시 새싹부터 다른 분이군요.”


다행이다.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었어.


백무성은 자기가 사람을 참 잘 봤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건 받아두시죠. 제 성의니까요.”


“흠, 그렇다면야.”


성민은 그제야 백무성이 건넨 물건을 받았다.


사람의 성의를 무시하는 건 상남자가 할 짓이 아니었다.


“다 입으시면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금방 나오죠.”


* * *


“제가 봐둔 던전은 2군데입니다. 전부 C급 던전이죠.”


원래 이제 갓 각성한 헌터에게 적합한 던전 등급은 D였지만 성민은 튜토리얼 탑을 공략한 사람이었다.


C급도 충분히 뚫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것도 보수적으로 선정한 느낌이 있었다.


“하나는 평범하게 몬스터를 사냥하는 던전이죠”


평범하게 몬스터가 나와서 평범하게 사냥을 하고 레벨을 올리고 마석을 캐고 평범한 보상을 받는 노멀 던전.


대다수의 헌터들은 이런 노멀 던전에서 경험을 쌓았다.


“또 하나는 시련 던전입니다.”


“시련 던전이요?”


“잘만 하면 업적도 받을 수 있는 던전이죠.”


시련 던전은 특정한 퀘스트가 주어지는 던전이었다.


그리고 이런 던전의 경우엔 실패한다 해도 죽지는 않았지만 다시는 들어갈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어떤 시련이 나올지는 랜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쪽을 추천합니다.”


“시련 던전이라...”


성민은 구미가 당겼다.


“둘 다 가죠.”


“그러시겠습니까?”


백무성은 이빨을 보이며 웃었다.


기대 이상의 대답이었다.


“그럼 시련 던전 먼저 가시죠. 지친 상태로 시련을 맞이하는 것보단 체력이 온전한 상태로 시련을 치르는게 나을 테니까요.”


성민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시련 던전이라.


재미있을 것 같았다.


* * *


“여기가 입구입니다.”


C급 시련 던전.


이름은 던전이었지만 신전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탑도 그렇고 던전도 그렇고 어떻게 한 순간 이런 거대한 건물들이 뜬금없이 나타날 수 있는 건지는 아직도 미지였다.


“부디 업적을 얻고 돌아오시길.”


C급이지만 업적을 얻을 수도 있는 유니크 던전.


협회가 선점하지 않았다면 다른 길드에서 독점을 하며 상업화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고급 던전이었다.


“흠.”


물론 성민은 업적이란 것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튜토리얼 보스를 잡고 얻은 그 엄청난 업적에도 무덤덤했는데 이깟 작은 던전에 가슴이 두근거리겠는가?


성민이 시련 던전을 고른 이유는 단 하나.


‘어감이 좋아.’


시련.


무릇 신화나 역사를 보면 영웅들에겐 모두 시련이 있었다.


시련을 극복하는 건 상남자의 자질 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성민은 스스로 시험에 들고 싶었다.


역사의 위인들과 나란히 서고 싶었다.


그 첫걸음으로 C급 시련 던전은 나쁘지 않았다.


영웅도 처음부터 영웅은 아니었으니까.


차츰 한 발자국씩 따라가는 것이다. 상남자의 길을.


“여기서 기다리는 겁니까?”


“성민씨가 언제 나올지 모르니까요.”


“자동차 엔진이 식기 전에 나오겠습니다.”


성민의 말에 백무성은 씨익 웃었다.


대단한 자신감이군.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성민은 주저없이 던전으로 들어갔다.


안은 어두웠으나 성민이 들어가자마자 곳곳에 횃불이 밝혀졌다.


성민은 성큼성큼 걸었다.


함정 따윈 신경도 쓰지 않는 당당한 발걸음이었다.


그리고 신전처럼 생긴 던전의 끝까지 나아가자 신관의 형상을 한 석상의 눈에서 붉은 빛이 돌았다.


“시련을 치르러 온 자인가?”


“그렇다.”


“...너에게 3가지 시련을 줄 것이다. 하나는 지혜의 시련이고 하나는...”


“알았으니까 빨리 보내줘라.”


어떤 시련인지 들어서 뭐한단 말인가?


그냥 치르면 될 것을.


석상 신관은 성민의 말에 입술이 떨렸다.


돌도 떨리게 하는 황당한 소리였다.


“얼른 안 보내고 뭐하나?”


“...좋다.”


이런 불경한 놈에겐 어떤 시련인지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


“첫 번째 시련은 지혜의 시련이다. 잘 극복해봐라.”


순간 성민은 자기도 모르게 다른 곳으로 전이됐다.


하지만 성민은 당황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 자리에서 시련을 치를 것이라곤 생각치도 않았다.


“흠.”


성민은 커다란 문이 있는 어느 방에 도달했다.


[지혜의 시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방의 비밀을 풀고 탈출하세요.]


“비밀이라.”


방 내부엔 이것저것 많은 물품들이 있었다.


석판, 책, 수정구, 촛불 등등...


하지만 성민은 그런 거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쨌든 탈출하면 되는 거 아닌가?”


비밀이라니 그딴 거 풀 시간 없었다.


모름지기 근성이 없으면 머리가 고생하는 법.


성민은 주저없이 천신의 메이스를 꺼냈다.


[이성민이 신벌의 망치(S)를 사용합니다.]


“흐압!!”


성민의 메이스가 문을 까부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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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태창? 그런 거 안 봅니다 +1 24.06.24 231 8 13쪽
1 요즘 헌터들은 근성이 없다. 24.06.24 282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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