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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 두목이 주인공을 먹음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언늘
작품등록일 :
2024.03.20 00:36
최근연재일 :
2024.04.17 18:5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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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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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6,134

작성
24.03.3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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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악취

DUMMY

<활약상 100을 획득했습니다.>

<다음 여론의 시선을 얻기까지 필요한 활약상 : 110/700>

<호감도 50을 얻었습니다.>

<아크릴 데이그의 호감도 : 190>

<페이드 아우트의 호감도 : 280>



뭔가 이상한데요.

내 호감도가 50이 늘어난 것 좋은 일이고, 어느 정도 예상도 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페이드는...... 내 기억이 맞다면 호감도가 100이 늘어난 것 같은데?


나 어젯밤 분명 주인공답게 굴지 않았던가?

적어도 어제 대치 장면에서만큼은 내가 주인공이고 페이드가 조연이었을 텐데.

그런데 왜 페이드의 호감도가 두 배나 더 오른 거지?

나는 빠르게 여론의 시선을 확인했다.



<여론 반응을 확인하십시오.>

-산적 놈 진짜 뭐임? 어떻게 한 눈에 중독을 알아내냐.

ㄴ쥔공이 중독됐다는 복선은 계속 있었잖음? 오늘따라 왜 이리 춥냐는 둥 독백이 꽤 있었던 거 같은데?

ㄴ그건 3인칭 시점에서 아는 거고 ㅋㅋ 산적이 쥔공 독백을 들었을 리가 없잖어.

-그래도 살려줘서 다행이네. 산적의 특성이 설마 쥔공을 살리게 될 줄은.

-둘이 안 붙어서 아쉽긴 한데.. 그래도 만나자마자 싸우는 것보다 이게 더 맛깔난 것 같음.

-산적 놈 아예 쥔공 파티에 들어가면 좋겠다. 쥔공이 처음 맞이하는 파티원으로서.

ㄴ나도 그 생각함 ㅋㅋ 의외로 케미가 맞을 듯.

ㄴ장래에는 거의 그렇게 될 게 확정임. 괜히 산적 비중이 저렇게 많겠냐.

ㄴ하긴.. 아마 산적이 쥔공 오른팔 정도가 될 듯.

-페이드 너 이자식. 그런 과거가 있었구나.

-동생이라는 것들이 세상 잡놈들이네. 온 몸 바쳐 학대를 막아줬더만 저런 뒷담화라니 ㄷㄷ

-성격이 개차반인 게 이유가 있었구만.

-그래도 마지막 장면 보면 성격 조금 죽은 듯? 감히 자신에게 자비를 베푸냐며 화를 내야 페발놈인데 오히려 흐뭇하게 웃었으니.

ㄴ산적이 최중요 조연이라는 복선이겠지.



여론의 시선 덕분에 나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아차렸다.


‘그렇군. 어젯밤 처음으로 페이드의 과거가 나온 건가.’


그 필살기는 어쩔 수가 없다.

실제 내가 원작을 쓸 때도, 고아원 얘기가 나옴으로써 페이드의 댓글 반응이 호의적으로 변했으니까.


‘원래 그 장면은 첫 동료를 맞이하고 나온 것이었을 텐데.’


설마 내가 페이드의 첫 동료가 된 건가?

적어도 여론의 시선에게는 그렇게 인식되고 있다는 건가?


......하긴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원작에서 페이드는 ‘그 조연’ 덕분에 죽다 살아나고, 그걸 계기로 둘은 파티를 맺으니까.

그 조연의 역할을 가로챘으니 내가 페이드의 동료로 인식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전개였다.


‘뭐,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원작의 주인공 생명을 구했습니다. 보상으로 ‘능력 추가 1회’ 권한을 획득했습니다.>


어제 다 죽어가는 페이드를 살린 것으로 능력 추가 권한을 또 한 번 얻었다.

이것만 봐도 명백해.

이 화면창 또한 나처럼 주인공인 페이드가 죽는 걸 원하지 않는다.

단지 주인공의 교체를 원하고 있을 뿐이야.


‘역시 살리길 잘했군.’


그때였다.


“이봐.”


갑자기 페이드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어제 기적의 치유로 치료한 덕분에 그의 얼굴은 말끔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복잡한 생각을 멈추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무슨 일이오.”

“너야말로 무슨 일이냐. 왜 나를 치료한 거지? 아니, 그전에...... 네가 나를 치료한 게 맞나?”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치유사를 섭외해 온 건가?”

“아니. 내가 직접 치료했소.”

“네가?”


의외라는 듯 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원작에서 내가 설정한 그대로, 말끔한 페이드의 얼굴에는 의외로 꽤 앳된 느낌이 남아 있었다.


“너 치유도 할 줄 아는 거냐?”

“최근에 그와 관련된 특성을 얻어서.”

“치유 계열의 특성이라니. 어지간히 횡재를 한 모양이군.”

“그러는 당신도 범상치 않은 특성을 얻었을 텐데. 알 그레이와 싸운 뒤로.”

“만독불침 말인가. 너 참 신기한 놈이로군. 어떻게 내 일거수일투족을 꿰고 있는 거냐.”


탁.

그는 내 맞은편 의자에 대충 걸터앉았다.

본래 내 맞은편에는 한스와 폰이 있었고 말이다.

페이드가 엉덩이로 슬쩍 그들을 밀친다.

당연히 둘은 성을 냈다.


“아니 이 무슨. 저리 안 꺼져!”

“여기는 형님의 맞은 편 자리다. 즉 우리의 자리라고 할 수 있지.”

“그래. 한스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옳은 말을 했어.”

“이 새끼는 틈만 나면 나를 돌려 까네.”

“아무튼 광견 네놈이 앉을 곳이 아니다. 어서 사라져라.”


페이드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피식 웃었다.

죽다 살아나서 그런지 몰라도 분명 웃음이 조금 늘어난 것 같다.


“일전에 내가 처넣었을 때도 느꼈지만, 니들 참 재미있는 조합이다.”

“네놈. 비웃는 거냐!”

“어. 떫어?”

“아, 아니...... 우리는 괜찮다. 하지만 형님은 떫을 것이다.”


나는 무시하고 페이드에게 말을 걸었다.


“어쨌든 무슨 볼일이오.”

“네가 나는 살렸다며.”

“그런데?”

“그러니까 나도 너를 한 번 살리려고 한다. 빨리 죽을 위기에 처해라. 내가 구해줄 테니.”

“......”

“네 팔을 가져가는 건 그 다음으로 미루려고.”


남들이 들으면 이 무슨 사이코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예외였다.

저 대사는 내가 설정한 페이드의 성격 그대로라는 생각에 무심코 웃음이 흘렀다.


“후후.”


내 웃음에 페이드의 눈이 가볍게 커졌다.

그는 투덜거리듯 말했다.


“웃기냐?”

“조금. 아무튼 내가 죽을 위기에 처할 일은 별로 없어 보이는군. 알다시피 꽤 강해서.”

“새끼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건방이 살아 있어.”

“......”

“내 짐작하건데, 네놈이 코임 영지를 찾은 건 어중이떠중이 퀘스트를 위해서가 아닐 거야. 여기는 7대 난제 중 하나로 유명한 퀘스트가 있으니까.”


그는 슥 내게 몸을 기울였다.


“악취 퀘스트. 그걸 해결하러 온 게 맞지?”


아마 같이 해결하자고 하려는 것 같다.

나는 대답에 앞서 화면창의 여론의 시선을 힐긋거렸다.


‘페이드와 함께 다니는 게 득일까? 실일까.’


어젯밤 내 활약에도 불구하고 호감도 차이는 다시 벌어져버렸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어젯밤의 일 덕분에 나는 ‘일개 엑스트라’에서 조연급으로 성장했다.

적어도 여론의 시선에게 나는 ‘페이드가 영입하면 좋을 듯한’ 인재로 비춰진 것이다.

그것은 프롤로그에서 사망할 예정이었던 내게 극적인 신분의 상승이었다.


‘좋아. 조금만 더 이 흐름을 타보자.’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 말했다.


“그렇소만.”

“역시 그렇군. 좋아, 그 퀘스트 같이 하자.”

“......”

“거기서 한 번은 죽을 위기에 처해라. 그럼 내가 구해줄 테니까. 그걸로 빚은 갚는 거야.”

“그 다음 내 팔을 가져가갈 거요?”


그러자 페이드가 상쾌하게 미소 짓는다.


“어. 당연하지.”





나는 페이드와 함께 악취 퀘스트 의뢰를 정식으로 수령했다.

길드장은 증명서를 써주며 말했다.


“퀘스트의 내용은......”

“그걸 모르는 용병도 있을까. 들을 필요 없어.”

“아, 예. 그러시군요. 그럼 보상에 대해서도?”

“그것도 워낙 유명하니까 설명하지 마라. 애초에 난 보상을 위해 수주한 것도 아니야. 이 덩치 놈을 한 번 살려주기 위해서이지.”


페이드의 시니컬한 대답에 길드장이 물러선다.

하지만 입가에 비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241건이었습니다.”

“뭐가?”

“제가 길드장을 역임하고 악취 퀘스트를 받아간 용병의 숫자 말입니다. 부디 이번에는 퀘스트가 달성되길 바랍니다.”

“어째 비꼬는 투다?”

“그, 그럼 전 이만.”


길드장은 볼 일이 생각났다는 것처럼 제 방으로 줄행랑을 쳤다.

페이드가 짜증난다는 듯 내게 물었다.


“조져놓고 올까?”

“난 됐소.”

“거 참 훌륭한 성품이군.”

“당신은 마음에 안 들면 조지고 와도 되오. 그냥 난 관심 없다는 것일 뿐.”

“그럼 나도 됐다.”


페이드는 흥이 깨졌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그 뒤 우리는 반나절 정도 퀘스트에 착수할 준비를 하러 돌아다녔다.

무기를 점검하고 포션이나 각종 도구를 구비하는 등의 일이다.


그리고 고작 그 반나절 만에, 나와 페이드가 악취 퀘스트를 수령한 사실은 곧 영지 내에 널리 퍼져나갔다.


“하하하. 자네 그 소식 들었나?”

“들었지. 철인과 광견이 손을 잡았다며?”

“바로 어제 서로 죽이려던 놈들이 사이좋게 퀘스트를 수령하다니.”

“손잡은 건 오히려 사소한 문제야. 놈들이 수주한 퀘스트가 바로 ‘악취’ 란 말일세.”

“드디어 돌았군. 비공식 S급이니 뭐니 주변에서 치켜세우니까 정신이 나간 게 분명해.”

“제아무리 산이 높아도 어차피 하늘 아래인 것을. 이제 그것들도 용병계에서...... 아니, 세상에서 안녕이구만.”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었지만 페이드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그는 제멋대로 떠드는 인파들에게 다가가 척 어깨동무를 걸쳤다.


“여어. 꽤 재미있는 얘기 중인 거 같은데 나도 끼워주겠어?”

“응? 넌 뭐...... 헉! 광견.”

“꼭 막상 상대하면 눈도 못 마주치는 개들이 잘 짖더라고. 어디 더 짖어 봐.”

“죄,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뭐 대충 이런 식이었다.

한스와 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언제 어디서나 시비를 걸 준비 만반인 놈이로군요. 저 자는.”

“형님의 절제심과 인품의 반만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는데요.”


그러자 페이드가 휙 뒤를 돌아본다.

한스와 폰이 먼 산을 바라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척척.

다시 우리에게 다가온 페이드가 말했다.


“호랑이를 등에 업은 여우냐. 네놈들은.”

“우, 우리 말인가!”

“그래. 불만 있나?”

“어...... 여우라면 나쁘지 않은 평가로군. 이번 한 번은 봐주지.”


페이드는 피식 웃으며 내게 턱짓했다.


“얘네들 계속 데리고 다닐 건가? 너한테는 급이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왜지? 내가 호랑이라서?”

“큭. 그래. 인정한다. 솔직히 호랑이로 비유하는 것도 미안할 정도지.”


그렇게까지 말해줄 줄은 몰랐는데.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한스와 폰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여관 하나 잡고 기다리고 있어라.”

“예, 예? 설마 두목. 저희를 버리시려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저희가 너무 깝쳤습니다.”

“그런 게 아니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영지 차원은 물론, 제국 중앙 기사단에서조차 해결하지 못한 퀘스트가 바로 ‘악취’ 이다. 이번 퀘스트에서는 나도 너희들을 지킬 수 있다고 장담 못해.”

“혀, 형님.”

“두목.”

“물론 돌아갈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 내가 이제 와서 너희들을 버릴 수 있겠나.”


그러자 한스와 폰이 감동한 얼굴이 되었다.

그들은 덩치와 인상에 맞지 않게 울먹이다가 푹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무사 기원을 귀환하겠습니다. 형님.”

“한스 이 병신아. 바뀌었다.”

“근데 이 새끼는 시도 때도 없이......”


나는 휘휘 손사래를 쳤다.

둘은 조금씩 뒷걸음질 치다가 몸을 돌렸다.

멀어지면서도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는 게 마치 주인을 찾는 강아지 같아 우스웠다.

페이드가 말했다.


“넌 왜 저들과 같이 다니는 거지?”

“안 되오?”

“아까도 말했지만 급이 맞지 않잖아.”

“고향 동생들이오.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왔지. 나는 저들을 결코 버릴 생각 없소.”


그러자 페이드가 입 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너도 동생들이냐.”

“......?”

“저 녀석들도 뒤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몰라. 열심히 네 뒷담화를 까고 있을지도.”

“말 함부로 하지 마시오.”

“뭐, 알아서 하겠지. 더 참견하지 않을 테니 그 험악한 얼굴 치워.”


페이드가 한 발 물러선다.

나도 녀석의 사정을 알고 있기에 더 뭐라 하지 않기로 했다.

페이드가 화제를 돌린다.


“그럼 가볼까?”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신마전쟁 이후 200년 간 해결되지 않은 악취 퀘스트를 해결하러 가는 건데 너무 가볍지 않소?”

“그럼 뭐 신전에 가서 기도라도 올릴까?”


그는 시니컬하게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었다.


“네놈을 만나지 않았더라도, 원래 이몸은 악취 퀘스트를 포함해 <7대 난제> 를 하나씩 깨부술 생각이었다. 7대 난제들은 난이도 차이가 있는 것을 알겠지?”

“물론. 확실히 악취 퀘스트는 7대 난제 중 비하면 가장 쉬운 편으로 인식되고 있지. 그래 봐야 미해결인 건 똑같지만.”

“그래. 가장 쉬운 난제를 해결하는 건데 호들갑을 떨어서야 되겠나. 게다가......”


그는 슬쩍 나를 힐긋거렸다.

그리고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번에는 네놈도 있으니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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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악역 +10 24.04.09 448 22 14쪽
22 지진 +10 24.04.08 475 25 13쪽
21 조전죽 +8 24.04.07 539 24 12쪽
20 착각 +10 24.04.06 539 20 12쪽
19 신뢰 +2 24.04.05 575 16 12쪽
18 인정 +8 24.04.04 576 26 13쪽
17 드래곤 나이트 +12 24.04.03 592 28 12쪽
16 꿇어라 +4 24.04.02 605 25 14쪽
15 유희 +14 24.04.01 622 21 13쪽
» 악취 +10 24.03.31 644 25 13쪽
13 주인공스러운 +16 24.03.30 663 27 13쪽
12 재회 +12 24.03.29 698 21 12쪽
11 기준 +7 24.03.28 719 27 14쪽
10 만물감별사 +10 24.03.27 738 20 12쪽
9 인면조 +10 24.03.26 771 23 13쪽
8 클리셰 +5 24.03.25 819 24 12쪽
7 고유 능력 +2 24.03.24 855 23 12쪽
6 대현자의 묘약 +2 24.03.23 844 23 13쪽
5 맥거핀 +2 24.03.22 895 22 12쪽
4 철인 24.03.21 1,040 2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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