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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새벽 님의 서재입니다.

탐정 키아드리스의 사건일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글쓰는새벽
작품등록일 :
2017.02.01 12:20
최근연재일 :
2017.12.02 15:43
연재수 :
1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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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52
추천수 :
317
글자수 :
855,758

작성
17.03.13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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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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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File No 14. <야만인의 숲.>

DUMMY

Opening.


"엘프요?“

“그래, 엘프.”

“책에서 몇 번 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잘은 몰라요.”

소장님께서는 뜬금없이 엘프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왜 그런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소장님은 커피로 입술을 적시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넨 쭉 안단테에만 있었으니 모를 만 하지. 엘프는 워낙 소수 민족이라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거든. 그나마 있는 지역이 알바이노 정도야. 그 외에는 씨가 말랐지. 엘프가 어떤 종족인지 알아?”

“뾰족한 귀라거나, 자연을 사랑하고, 채식을 하고, 몸이 길쭉길쭉 하다는 것 정도요?”

“채식을 빼면 다 맞는 말이야. 하지만 빠트린 게 있군.”

“그게 뭔데요?”

“인간을 증오한다는 거야. 자기네 구역에 인간이 들어오면 애 어른 할 거 없이 죽여 버리거든.”

“네? 정말요?”

“진짜야. 그래서 알바이노에서는 엘프를 야만인이라고 불러. 인간에게는 정말 잔인하게 굴거든.”

엘프에 관한 건 책으로나 몇 번 본 적이 있다. 대체로 미인이고 차분한 심성을 지닌 걸로 표현되었다. 그런데 야만인이라니? 내가 알던 것과 잘 매치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위험한 종족인데 알바이노 지역에서는 왜 엘프들을 내버려두는 거죠?”

“거기가 원래는 엘프들의 땅이었거든. 근데 탐험가들이 대륙을 발견했고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어. 그 과정에서 사람이 승리했고 말이야. 현재는 극소수의 엘프들만이 숲에서 살고 있어. 싸그리 전멸시키는 건 미안하니까 일정한 숲을 내어준 거야. 겸사겸사 그곳을 계발 금지 구역으로 놔뒀고 말이야.”

커피를 다 마신 소장님은 옷장을 열어 안을 뒤졌다. 탐정 사무소에 옷장은 총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소장님전용이고 다른 하나는 내 옷장이다. 의아하게도 소장님은 내 옷장을 열어 안에 있는 옷을 하나씩 살폈다. 뭐하는 거지?

“엘프들에게는 특징이 있어. 들으면 좀 놀랄 거야.”

“어떤 건데요?”

“그러니까.”

소장님은 곤란하다는 듯 말을 더듬었다.

“두 개가 달렸어.”

“두 개가 달렸다고요? 그게 뭘 말하는 거죠?”

소장님의 손이 자신의 사타구니를 어설프게 툭툭 건드렸어.

“여기 말이야. 남자 거하고 여자 거 둘 다 달렸어. 가슴도 나와 있고. 겉으로 보면 미녀인데 까보면 둘 다 달렸다 하더라고.”

“으헥!?”

“거기다가 굉장히 독특한 풍습이 있는데, 상대방을 보고 마음에 들면 결투를 신청한데. 결투에서 이긴 쪽이 신랑이 되고, 진 쪽은 신부가 된다나 봐. 끔찍하기도 하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는 기분을 느꼈다. 엘프 같은 건 되게 신비로운 존재인 줄 알았는데 자웅동체에 엄청 야만적이고 폭력적이라니. 와장창 환상이 깨지는 느낌이다.

“그런 이야기를 왜 하시는 거예요? 뭐 있어요?”

“있고말고. 어제 의뢰 편지가 왔거든. 그 사람이 알바이노의 북쪽 끄트머리에 사는 모양이야.”

“그런데요?”

“그런데 거기까지 가는 배 삯이 만만치 않게 들거든. 선금이 동봉된 편지였는데 액수가 좀 미묘하더라고.

“그, 그러면 돈이랑 편지를 돌려보내면 되잖아요?”

“근데 의뢰를 해결하면 선금의 세 배고 네 배고 더 주겠대. 엄청 절실한 모양이야. 가장 좋은 건 알바이노 남쪽에 도착하자마자 마차를 타고 가로지르는 거야. 그럼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돈을 아낄 수 있어.”

왠지 점차 불길한 기분이 든다. 소장님이 저렇게 말을 빙빙 돌린다는 건 진실을 알았다거나, 혹은 곤란한 게 있을 때 뿐이니까.

“근데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서 가려면 야만인의 숲을 지나야 돼. 엘프들이 사는 지역을 그렇게 부르더라고.”

“그치만 거긴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된다면서요? 사람을 엄청 증오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거길 어떻게 들어가요.”

“그러니까, 변장을 해야 한다 이 말이지.”

소장님은 옷장에서 내 옷 중 하나를 들었다.

“이거 어때? 내가 입어도 괜찮을까?”

“······네?”

“자네야 귀에다가 실리콘만 붙이면 땡이지만 나는 아니라고. 엘프들의 의심을 피하려면 변장을 해야 돼. 엘프는 전부 여자처럼 생겼으니까.“

“설마 여장 말씀하시는 거예요?”

“뭐, 그렇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난데없이 여장을 해야 한다니. 상황이 웃기긴 하다만 그렇다고 해서 어설프게 하면 안 된다. 엘프는 자기들 구역에 인간이 침입하는 걸 엄청 싫어한다고 하니까. 머나먼 나라의 숲 한 가운데서 죽는 건 사양이다.

내 이름은 오카리나. 줄여서 오카린이라 부른다. 키아드리스 탐정 사무소에서 조수 일을 하고 있다. 오랜만에 받은 의뢰라 떨리기도 하고 두근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왠지 이번에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이번에는 제발 수월한 의뢰이기를 빌어본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File No 14. <야만인의 숲.>


그는 39살이 되도록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해본 남자다.

딱히 눈이 높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다만 연애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어떤 여자를 봐도 심드렁하고, 딱히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지 못 한 탓이다. 그런데 그의 돌 같은 마음을 사로잡은 여자를 방금 만났다.

“이크.”

길을 걷던 중에 웬 여자와 부딪쳤다. 주춤거리는 여인을 부축하며 남자가 물었다.

“죄송합니다. 괜찮으십니까?”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남자는 심장 박동이 거세지는 걸 느꼈다. 부딪친 이는 도도한 듯 무신경한 눈빛이 매력적인 여자였다. 마치 어지간한 일은 다 겪어서 심드렁한 연상 여자의 느낌이랄까나.

“어······.”

첫 눈에 반해버린 남자는 입을 우물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이었다. 갈색 머리의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우물쭈물 하지 말고 비켜.”

“!”

남자 목소리다. 여자치고는 걸걸하다거나, 아리까리한 수준이 아니다. 누가 들어도 남자 목소리다. 남자가 충격을 먹고 얼어버린 그 때, 오카리나가 총총 걸음으로 다가왔다.

“소장님, 얼른 가요.”

“아 씨, 기분 더럽네. 뭘 쳐다 봐. 불만 있냐? 한 판 뜰까?”

“그만 하세요 좀.”

“저 자식이 불쾌하게 쳐다보잖아.”

“어차피 싸워도 소장님이 져요. 그만 하고 어서 가요.”

세상 다 산 것 같은 표정의 여자는 다름 아닌 키아스였다. 엘프로 변장하기 위해서 연습 겸 여장을 한 것이다. 남자에게 마음을 뺏겨버린 그는 멀어져 가는 키아스의 뒷모습을 애처롭게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향한 곳은 안단테 병원이다. 완벽한 여장을 위해서는 필요한 한 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목소리다. 키아스는 첼로에게 부탁했다.

“그러니까, 목소리 변조 물약이 필요하다고?”

키아스는 대답하는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며 그녀는 빵 터져서는 키득거렸다. 잇몸까지 훤히 드러낸 진짜 웃음이다.

“웃지 마.”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잘 어울리는데? 남자들 완전 홀리고 다니겠어.”

“시끄럽고, 얼른 줘.”

목소리 변조 물약. 원래 용도는 목을 다치거나 심한 목감기에 걸렸을 때 온전한 목소리를 내게 해주는 물건이다. 범용성이 뛰어나서 현재는 다양한 용도로 쓰이기도 하는데 부작용이 있는지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첼로는 물약을 가지고 왔다.

“알바이노로 간다고? 꽤나 멀리서 온 의뢰네. 무슨 일이래?”

“의뢰 내용은 말해줄 수 없어. 듣자하니 심각한 내용인가 봐.”

“흐음. 참고로 약효는 24시간이야. 몇 개나 필요해?”

“알바이노에 있는 엘프의 지역을 빨리 돌파하는 게 계획이긴 한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넉넉하게 챙기는 게 낫겠지.”

“이거 보기보다 꽤 비싼데. 감당할 수 있겠어?”

비싸다는 말에 키아스와 오카린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하필 잔뜩 쪼들리는 상황인지라 돈 이야기만 나오면 한없이 작아진다.

“걱정하지 마. 외상으로 해줄 게. 나 그렇게 쪼잔한 여자 아니라고. 의뢰 해결하고 와서 갚아.”

“역시 첼로야. 고마워.”

오카리나도 배꼽 인사를 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오카리나가 참 고생이 많네. 그래도 덜 힘들지?”

“네? 무슨 말씀이신지.”

“혼자보다는 함께하면 덜 힘든 법이잖아. 안 그래?”

첼로는 오카리나를 향해 윙크를 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키아스 쪽으로 턱짓을 했다. 의도를 알아챈 오카린은 얼굴이 빨개졌다. 오카린이 키아스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첼로는 알고 있었으니까.

“아, 아무튼 감사드려요. 우리 이제 가볼게요.”

“후후, 먼 여행길이 될 텐데 괜히 사고 치지 말고.”

“안녕히 계세요!”

오카린은 달아나듯이 키아스를 잡아끌며 병원 밖으로 나갔다. 복장도 갖추었고 목소리 변조 물약도 얻었다. 그렇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다. 목표는 엘프로 변장하는 거지 여장이 아니었으니까. 엘프의 특징인 긴 귀를 만들어야 한다.


두 사람은 리온하트가 있을 최후의 대장간으로 갔다. 이쯤 되면 탐정 사무소 제 3의 멤버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지경이다. 그만큼 그의 도움을 자주 받았으니까.

“······.”

리온하트는 못 볼 걸 봤다는 듯이 오만상을 찌푸렸다. 충치의 통증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양말 속에 가시가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 음식을 먹었는데 소금덩어리를 씹은 것 같기도 한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키아스가 여장을 하고 나타났으니까. 처음엔 못 알아 봤는데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알아챘다.

“자네 지금, 꼴이 뭔가?”

“사정이 있어요.”

“무슨, 사정?”

“아,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겁니까. 저는 이상한 취미 없으니까 그런 줄 아세요.”

놀라운 건 꽤나 잘 어울렸다는 거다. 키아스가 키는 크지만 몸은 호리호리한 편이라서 여장이 잘 맞는다. 남자치고는 선도 얇은 편이고. 얇지만 큰 체구와 맞물려 시원시원한 몸매의 여자처럼 보인다. 특유의 심드렁한 표정은 어찌 보면 섹시하기까지 하였다.

그래서 리온은 더욱 불쾌해 했다.

“그러니까 엘프 변장을 해야 한다고? 엘프들 엄청 호전적이라 위험할 텐데.”

“저야 늘 위험을 달고 다니죠. 이젠 특별할 일도 아니잖아요.”

“자네야 엘프들에게 붙잡혀서 모가지가 잘리든 껍질이 벗겨지든 내 알 바는 아니다만. 조수 아가씨의 사정도 좀 봐줘야 할 거 아닌가. 니놈하고는 달리 아직 한창 때인데.”

“조수와 탐정은 한 몸입니다. 됐고, 알았으면 얼른 엘프 귀를 만들어 줘요.”

“거 참.”

리온은 투덜대면서도 언제나 그랬듯이 주문대로 해주었다. 귀에 딱 맞는 형태의 살색 실리콘이었다. 귀에다가 부착하면 끝부분이 길쭉한 것처럼 보인다. 가짜 귀를 부착한 오카린은 도리질을 쳐보았다.

“괜찮네요. 아무리 흔들어도 안 떨어져요.”

“정말이네. 이거 괜찮은 걸?”

키아스와 오카린은 서로를 쳐다보며 몇 번이고 도리질을 쳤다. 리온하트는 그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변장 도구를 얻은 두 사람은 그 날 바로 여객선에 탑승했다.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배를 타는 가는 동안 오카린은 여행의 설레임을 느꼈다. 갈매기들에게 과자도 주고 끝없이 펼쳐진 바다도 구경하고.

하루 정도 걸려서 알바이노의 남쪽 항구에 도착했다. 의뢰인은 북쪽 땅 끝 마을에 위치한다. 배를 타고 북쪽까지 간다면 좋겠지만 비용이 배로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배가 유독 비싼 편인지라. 여기서부터는 내려서 가야 했다.

“좋아. 도착했군. 쉴 틈이 없어. 바로 마차 잡자고”

“한 것도 없는데 피곤하네요.”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벌써 퍼지면 곤란해.”

두 사람은 항구에서 마차를 타고서 이동했다. 마차를 타고 한 번에 가는 게 아니라 몇 번이고 갈아타야 했다. 마차의 경우 원래 값이 싸기도 하고 알바이노의 물가가 싼 편이라 부담 없이 몇 번이고 탈 수 있었다.

키아스와 오카린을 태운 마부는 중앙의 거울을 통해 뒷좌석을 힐끔힐끔 살폈다. 뒷좌석에서는 별로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저기,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뒷좌석에 탄 키아스는 열심히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멀쩡하게 생긴 남자가 상의를 훌렁 벗더니 브래지어를 차기 시작하니 놀랄 수밖에. 일반적인 브래지어가 아니다. 안에 실리콘이 들어있어서 가슴을 볼록하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용도의 브래지어다.

“신경 쓰지 마시고 쭉쭉 가주세요.”

오카린도 차마 똑바로 쳐다보기 민망한지라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았다.

“소장님, 다 갈아 입으셨어요?”

“아니, 아직.”

“빨리 좀 갈아입어요.”

“뭘 그렇게 닦달이야. 불편해서 갈아입기 힘들다고. 젠장.”

“그러게 여객선에 있을 때 미리 미리 갈아입으시지.”

“1분 1초라도 적게 입고 싶다고. 내가 좋아서 여장하는 줄 아나. 그리고 아저씨, 사이드 미러로 그만 좀 힐끔거려요. 그러다가 사고 납니다.”

마차는 계속 숲길을 달렸다. 어느 정도 들어가자 마부는 말을 세웠다.

“여기서부터는 못 들어갑니다. 진입 금지 구역이에요.”

키아스와 오카린은 마차에서 내렸다. 두 사람이 산 속으로 들어가려 하자 마부가 말렸다.

“설마 안으로 가려는 겁니까? 외부인이라서 모르는가 본데, 안에는 엘프들이 살아요. 위험해요.”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세요. 우린 여기에 볼 일이 있으니까.”

마부가 말을 돌려 돌아가고, 두 사람은 그렇게 숲 한 가운데 남았다. 가짜 귀를 부착하고 여장 겸 엘프 변장을 마친 키아스는 가슴을 주물럭댔다. 흠칫 놀라며 오카린이 물었다.

“왜 그러세요?”

“불편해서.”

“그, 그쵸? 여자들이 가슴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는데요. 이참에 직접 한 번 느껴보세요.”

“자네가 할 말은 아니지.”

“끙······.”

키아스는 첼로에게서 받은 목소리 변조 물약의 뚜껑을 열었다. 그것을 마신 다음 흠흠 목을 풀었다. 의외로 달짝지근하니 맛이 있다. 남자 특유의 굵은 소리가 점차 얇아지더니 음이 올라간다.

“아아. 지금 내 목소리 어때? 내 귀로는 되게 어색하게 들리는데.”

“헐. 목소리 진짜 매력적이네요. 하나도 안 어색해요.”

“원판이 좋으니 변조해도 좋은 거야. 내가 원래 꿀 성대잖아.”

“어련하시겠어요.”

“이제부터는 조심해야 돼. 엘프가 나타나도 긴장하지 말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굴어. 아니. 그냥 가만히 있어. 아무 것도 하지 마. 말 하지 마.”

“네? 저 잘 할 수 있단 말이에요.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숨도 쉬지 마.”

“······.”

두 사람은 찬찬히 숲을 걸었다. 비포장 길도 없는 완전 야생의 숲이다. 잡초의 풀잎은 사람 몸통만큼이나 크고 나무도 빽빽하니 시야를 가린다. 가끔 벌레들이 찌르르 대며 울어댔다.

두려운지 오카린은 키아스의 팔을 붙잡아 가슴에 꼭 붙였다.

“왠지 뭐가 튀어나올 것 같아요.”

“아, 좀 떨어져. 그리고 말하지 말라고 했지.”

“죄송해요. 무서워서 그래요.”

짜증을 내며 키아스는 그녀를 살폈다. 엘프라고 해봐야 겉으로 보이는 특징은 귀가 뾰족한 여자라는 것 말고는 없다. 때문에 오카린은 이렇다 할 변장 없이 가짜 귀만 붙였다. 그거 하나 달라졌을 뿐인데 묘하게 달라졌다. 좀 더 귀여워졌다. 키아스는 괜히 마른 침을 삼켰다.

“소장님, 저기.”

“말하지 말라니까 그러네.”

“저기 좀 보세요.”

“뭔데?”

오카리나가 가리킨 곳에는 나무가 있었다. 여기저기 널린 게 나무지만 그것은 특별했다. 사람의 뼈가 밧줄에 얽혀서 매달려 있었다. 대퇴골이나 두개골, 갈비뼈, 정강이 뼈 같은 것들.

키아스와 오카린은 주렁주렁 매달린 뼈를 보며 숨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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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File No 23. <웃는 남자.> +1 17.12.01 158 2 13쪽
129 File No 23. <웃는 남자.> +1 17.12.01 199 2 13쪽
128 File No 23. <웃는 남자.> 17.12.01 174 2 13쪽
127 File No 23. <웃는 남자.> +1 17.11.30 205 2 13쪽
126 File No 22. <두 개의 검.> +3 17.11.30 157 1 15쪽
125 File No 22. <두 개의 검.> 17.11.27 114 2 14쪽
124 File No 22. <두 개의 검.> 17.11.27 127 1 13쪽
123 File No 22. <두 개의 검.> 17.11.27 94 0 14쪽
122 File No 22. <두 개의 검.> 17.11.27 191 0 13쪽
121 File No 21.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1 17.11.27 129 1 14쪽
120 File No 21.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1 17.11.27 187 1 14쪽
119 File No 21.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17.11.27 117 1 14쪽
118 File No 21.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17.11.27 169 1 13쪽
117 File No 21.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17.11.27 133 1 14쪽
116 File No 21.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1 17.11.27 113 0 14쪽
115 File No 21.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17.11.27 143 1 13쪽
114 File No 20. <파리의 왕국.> 17.11.27 161 1 15쪽
113 File No 20. <파리의 왕국.> +1 17.11.27 122 0 14쪽
112 File No 20. <파리의 왕국.> 17.11.27 127 1 13쪽
111 File No 20. <파리의 왕국.> 17.11.27 136 1 14쪽
110 File No 20. <파리의 왕국.> 17.11.27 72 2 14쪽
109 File No 20. <파리의 왕국.> 17.11.27 7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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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File No 19. <두 명의 스토커.> 17.11.27 80 2 14쪽
104 File No 19. <두 명의 스토커.> 17.11.27 8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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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File No 18. <사라진 바이올린.> 17.11.27 53 1 13쪽
101 File No 18. <사라진 바이올린.> +1 17.11.27 49 1 13쪽
100 File No 18. <사라진 바이올린.> +1 17.11.27 64 0 13쪽
99 File No 18. <사라진 바이올린.> 17.11.27 42 1 13쪽
98 File No 17. <탐정 키아드리스의 실종> +1 17.11.27 48 1 13쪽
97 File No 17. <탐정 키아드리스의 실종.> 17.11.27 4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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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Secret File <말할 수 없는 비밀.> +1 17.07.02 70 0 13쪽
94 Secret File <말할 수 없는 비밀.> +1 17.07.02 11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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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Secret File <말할 수 없는 비밀.> 17.06.28 8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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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File No 16. <최후의 마법사.> +3 17.04.04 123 2 16쪽
88 File No 16. <최후의 마법사.> +1 17.04.03 110 2 14쪽
87 <오카리나의 휴일.> +1 17.03.27 111 2 14쪽
86 File No 15. <인어의 눈물.> +1 17.03.24 81 2 14쪽
85 File No 15. <인어의 눈물.> +2 17.03.23 143 2 14쪽
84 File No 15. <인어의 눈물.> 17.03.22 76 2 15쪽
83 File No 15. <인어의 눈물.> 17.03.21 120 2 16쪽
82 File No 15. <인어의 눈물.> 17.03.20 120 2 13쪽
81 File No 14. <야만인의 숲.> 17.03.16 100 0 16쪽
80 File No 14. <야만인의 숲.> 17.03.15 120 1 16쪽
79 File No 14. <야만인의 숲.> 17.03.14 166 2 16쪽
» File No 14. <야만인의 숲.> 17.03.13 211 3 16쪽
77 File No 13. <한밤의 불꽃놀이.> +2 17.03.12 231 2 15쪽
76 File No 13. <한밤의 불꽃놀이.> 17.03.11 135 2 15쪽
75 File No 13. <한밤의 불꽃놀이.> 17.03.09 103 1 14쪽
74 File No 13. <한밤의 불꽃놀이.> 17.03.08 132 1 19쪽
73 File No 13. <한밤의 불꽃놀이.> 17.03.07 127 0 16쪽
72 File No 12. <우린 미치지 않았다.> +2 17.03.05 150 2 16쪽
71 File No 12. <우린 미치지 않았다.> 17.03.05 139 1 14쪽
70 File No 12. <우린 미치지 않았다.> 17.03.04 138 3 18쪽
69 File No 12. <우린 미치지 않았다.> 17.03.04 174 1 14쪽
68 File No 12. <우린 미치지 않았다.> 17.03.02 170 2 17쪽
67 File No 11. <위기의 고양이.> +3 17.03.01 182 2 14쪽
66 File No 11. <위기의 고양이.> 17.03.01 182 3 16쪽
65 File No 11. <위기의 고양이.> 17.02.28 155 2 13쪽
64 File No 10. <그리운 나의 집.> 17.02.27 186 3 13쪽
63 File No 10. <그리운 나의 집.> +1 17.02.26 157 4 13쪽
62 File No 10. <그리운 나의 집.> 17.02.25 130 1 15쪽
61 File No 09. <최후의 만찬.> 17.02.25 117 2 15쪽
60 File No 09. <최후의 만찬.> 17.02.24 110 2 14쪽
59 File No 09. <최후의 만찬.> 17.02.23 112 3 16쪽
58 File No 09. <최후의 만찬.> 17.02.22 125 2 15쪽
57 File No 09. <최후의 만찬.> +1 17.02.21 169 2 14쪽
56 File No 08. <노예의 장.> 17.02.21 144 2 16쪽
55 File No 08. <노예의 장.> 17.02.20 132 2 15쪽
54 File No 08. <노예의 장.> 17.02.20 150 1 14쪽
53 File No 08. <노예의 장.> 17.02.19 133 2 14쪽
52 File No 08. <노예의 장.> 17.02.18 129 3 15쪽
51 File No 08. <노예의 장.> 17.02.17 166 3 14쪽
50 File No 07. <하늘로 날아간 풍선은 어떻게 됐을까?> 17.02.16 186 2 13쪽
49 File No 07. <하늘로 날아간 풍선은 어떻게 됐을까?> 17.02.16 176 1 13쪽
48 File No 07. <하늘로 날아간 풍선은 어떻게 됐을까?> +1 17.02.15 136 1 15쪽
47 File No 07. <하늘로 날아간 풍선은 어떻게 됐을까?> +1 17.02.15 129 1 14쪽
46 File No 07. <하늘로 날아간 풍선은 어떻게 됐을까?> 17.02.14 122 2 13쪽
45 File No 07. <하늘로 날아간 풍선은 어떻게 됐을까?> 17.02.14 167 2 14쪽
44 File No 07. <하늘로 날아간 풍선은 어떻게 됐을까?> +2 17.02.13 201 3 13쪽
43 File No 06. <저주 받은 편지.> 17.02.12 134 1 15쪽
42 File No 06. <저주 받은 편지.> 17.02.12 174 1 21쪽
41 File No 06. <저주 받은 편지.> 17.02.11 210 2 24쪽
40 File No 06. <저주 받은 편지.> 17.02.11 164 3 15쪽
39 File No 06. <저주 받은 편지.> +2 17.02.11 177 4 18쪽
38 File No 06. <저주 받은 편지.> 17.02.10 208 2 16쪽
37 File No 06. <저주 받은 편지.> +4 17.02.09 181 3 18쪽
36 File No 05. <명탐정은 죽지 않는다.> +3 17.02.09 168 2 13쪽
35 File No 05. <명탐정은 죽지 않는다.> 17.02.09 131 3 15쪽
34 File No 05. <명탐정은 죽지 않는다.> 17.02.08 150 2 14쪽
33 File No 05. <명탐정은 죽지 않는다.> +3 17.02.08 203 2 13쪽
32 File No 05. <명탐정은 죽지 않는다.> 17.02.08 144 3 13쪽
31 File No 05. <명탐정은 죽지 않는다.> +3 17.02.08 229 2 14쪽
30 File No 05. <명탐정은 죽지 않는다.> 17.02.07 207 2 13쪽
29 File No 04. <한 권의 책이 사람을 바꾼다.> +3 17.02.07 198 3 19쪽
28 File No 04. <한 권의 책이 사람을 바꾼다.> +2 17.02.07 183 3 14쪽
27 File No 04. <한 권의 책이 사람을 바꾼다.> 17.02.07 180 2 13쪽
26 File No 04. <한 권의 책이 사람을 바꾼다.> +2 17.02.06 240 3 15쪽
25 File No 04. <한 권의 책이 사람을 바꾼다.> +2 17.02.06 174 3 13쪽
24 File No 04. <한 권의 책이 사람을 바꾼다.> +3 17.02.06 215 2 14쪽
23 File No 04. <한 권의 책이 사람을 바꾼다.> +1 17.02.06 204 3 15쪽
22 File No 03. <책과 보석.> +2 17.02.05 242 3 18쪽
21 File No 03. <책과 보석.> +1 17.02.05 172 2 17쪽
20 File No 03. <책과 보석.> +1 17.02.05 206 3 14쪽
19 File No 03. <책과 보석.> 17.02.05 211 2 13쪽
18 File No 03. <책과 보석.> 17.02.05 190 3 14쪽
17 File No 03. <책과 보석.> 17.02.04 191 2 13쪽
16 File No 03. <책과 보석.> +1 17.02.04 183 2 14쪽
15 File No 03. <책과 보석.> +1 17.02.04 257 4 13쪽
14 File No 02. <라르그라드 왕자 암살 사건.> +1 17.02.04 203 3 13쪽
13 File No 02. <라르그라드 왕자 암살 사건.> 17.02.04 203 3 13쪽
12 File No 02. <라르그라드 왕자 암살 사건.> 17.02.03 210 3 13쪽
11 File No 02. <라르그라드 왕자 암살 사건.> 17.02.03 189 3 13쪽
10 File No 02. <라르그라드 왕자 암살 사건.> 17.02.02 199 4 13쪽
9 File No 02. <라르그라드 왕자 암살 사건.> 17.02.02 231 4 13쪽
8 File No 02. <라르그라드 왕자 암살 사건.> +1 17.02.02 302 4 13쪽
7 File No 02. <라르그라드 왕자 암살 사건.> +2 17.02.01 462 5 15쪽
6 File No 01. <꽃의 의미.> +4 17.02.01 544 11 15쪽
5 File No 01. <꽃의 의미.> 17.02.01 500 9 15쪽
4 File No 01. <꽃의 의미.> +1 17.02.01 527 10 14쪽
3 File No 01. <꽃의 의미.> 17.02.01 732 9 15쪽
2 File No 01. <꽃의 의미.> +5 17.02.01 1,288 16 13쪽
1 File No 01. <꽃의 의미.> +7 17.02.01 2,711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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