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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글장이

세상을 파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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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머니나
작품등록일 :
2015.03.20 13:48
최근연재일 :
2018.05.20 14:26
연재수 :
165 회
조회수 :
43,031
추천수 :
935
글자수 :
1,193,004

작성
16.01.08 15:56
조회
216
추천
4
글자
7쪽

세상을 파는 자 Chapter 8: 꿈의 끝 (13)

DUMMY

"뤂흐?"


"하누음?"


루프는 이상하게 더 괴팍해진 한음의 발음에 굉장히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가까스로 미친듯이 움직이던 다리를 멈추어 냈다. 한음 역시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는데, 서로의 모습을 확인한 두 사람은 대충 서로가 어떤 상황에 빠져 있는지 대충 감이 오는 모양이었다.


후다다닥!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달려 오던 방향에서 90도 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들의 뒤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며 두 마리의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는 마치 지옥에서 갓 올라온 것만 같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거대한 오우거한테 염산을 끼얹기라도 한 듯이 괴상한 모습이었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두 사람이 싸워왔던 듀라크와 카루크였다.


한음이 루프와 나란히 도망가면서 소리질렀다.


"대체 자네는 무슨 짓을 했길래 저런 살덩어리를 뒷꽁무니에 붙이고 다니냐?"


"그러는 하누음이야 말로 뭐 지옥에라도 갔다 왔어요? 잘난듯이 폼은 다 잡아놓고 이게 뭡니까?!"


둘은 서로 풀이 죽어서 뭐라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다리를 번개처럼 놀리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다.


혹시, 혹시나 저 괴물 둘이 서로 맞딱드려서 서로의 흉측한 몰골에 매료되서 주먹을 주고 받지는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이 움텄지만,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왠걸, 한음과 루프보다도 더 사이 좋은 모습으로 그들을 여전히 쫒아 오고 있었다.


"젠장."


"잘 들어 루프. 어차피 저 괴물들, 정상적으로 싸워서는 절대 이길 수 없어."


"아무래도 그렇겠죠?"


"그래. 그러니까 네 지능과 내 지능, 합쳐서 두 개의 머리를 가지고 최고의 작전을 짜야만 해."


루프는 생각했다. 보쥬라크에서 저 인간, 날 속여먹고 그 괴물의 품으로 달려들게 만들었었지. 한음이 한 작전을 짜자는 말에는 공감한다. 다만 그 작전이란거... 내 목숨이 보장 되기는 하는건가?


숨도 차오르고, 루프는 심장이 미친듯이 벌떡였지만 침착함을 유지하러 애썼다.


쿠콰광! 콰광!


다만 뒤에서 들려오는 요새가 박살나는 이 굉음만큼은 도저히 어떻게 극복이 안 된다.


"아, 일단 이거 돌려줄게."


한음은 달려가면서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루프의 싸구려 검을 도로 건넸다.


"정말 놀라우리만큼 눈꼽만큼도 도움이 되지 않았어. 고마웠어."


'이 망할 놈의 인간은 어째서인지 비아냥거릴 때만 말투가 저렇게 정확해지는거냐.'


루프는 검을 건네 받았다. 상황이 상황이어서 그런지 루프가 검을 받자마자 검의 보석에서 눈부시는 붉은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음이 놀라운 눈동자로 그것을 쳐다봤다.


"주인을 알아 보는 검이라니...! 굉장하군."


"그러게요. 제발 이 검이 제 상상 이상으로 더더 굉장하길 바라..압니다!"


루프는 객기를 한 번 부려 보기로 했다. 그는 달려가던 몸을 급격히 뒤틀며 반전해검을 가로로 허공에 휘둘렀다. 그의 의지에 반응한 검에서 초승달 모양의 불꽃이 듀라크와 카루크의 면전을 향해 뿜어져 나갔다.


"나갔다!"


"자기가 써 놓고 놀라는거냐?"


한음이 한심스러워 했지만, 그 역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보고 있었다. 루프가 쏘아보낸 불꽃은 다행히도 그 두 괴물의 사이에서 크게 폭발했다. 놀라우리 만큼 정교한 구체의 불꽃이 거대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며 한음이 중얼거렸다.


"자네 검... 정말 사기로군."


"... 라키안한테 알아 보세요. 24셀링 정도면 살 수 있을걸요."


둘의 대화는 농담조가 짖었지만, 서려있는 긴장감은 어떻게 할 수 없었는지 그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서서히 불안개와 먼지가 걷히면서 두 괴물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루프의 얼굴에 질렸다는 표정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고맙군. 지옥에서 나온 괴물이 이제 두 마리네."


한음이 불꽃에 휩싸여 활활 타오르고 있는 듀라크를 쳐다보며 깐죽거렸다. 루프는 딱히 대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하... 하하."


어색하게 웃어 봤지만 웃어가지고 이 상황이 해결 되겠냐 싶다.


"이제 어쩌죠?"


"어쩌긴... 다시 도망쳐야..."


한음이 아직 말을 다 마치지 못한 바로 그 때 였다.


"쿠워어어!"


듀라크가 별안간 괴성을 지르더니 옆에 잠시 멈춰 있던 카루크의 면상에 죽방을 때려 박는 것이었다!


"와!"


한음과 루프는 동시에 탄성을 내질렀다. 얼마나 임팩트가 강력한 타격이었는지 대충 열 걸음 이상 떨어져 있었는데도 피부가 징징 울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자, 잘했네 루프!"


한음은 급격히 태도를 전환해 루프를 칭찬했다. 다만 루프 역시 이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라 뭐라 할 말이 없어 그냥 불꽃에 휩싸여 난동을 피우는 듀라크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이방이이인!!!"


카루크가 몸을 일으키며 괴성을 내질러 댔지만 듀라크는 굉장히 분노한 모양으로 카루크를 다시금 덮쳤다. 확실히 카루크의 온 정신은 한음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 확실해 보였지만, 듀라크는 몸에 붙은 불길 때문인지 본연의 목표를 확실히 잊은 것으로 보였다. 놈은 계속해서 카루크에게 달라 붙고 있었다.


"소은이는? 여동생은 찾았냐?"


그제서야 한음은 루프에게 소은의 행방을 물을 수 있었다.


"아, 예! 안전한 곳에 숨겨 놨어요. 지금은 정신을 잃고 있지만 크게 잘못된 부분은 없어 보였어요."


"그래... 그랬구나..."


한음은 고개를 숙이고 잠시 말이 없었다. 그는 다시금 고개를 들고 루프에게 예를 표했다.


"고맙다."


"별말씀을..."


그런 루프의 머리 바로 옆으로 루프 두상만한 돌덩이 하나가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둘이 잠시 정신을 다른데 쏟는 사이에 두 괴물의 격투에 무너진 건물의 파편이었다. 루프는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흘러 내리는 것을 느꼈다.


"일단은..."


"도망가는게 좋겠죠?"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음이 도망치지 시작하자 카쿠크가 눈을 번개처럼 빛내며 추적의 의지를 보였지만 완전히 목표를 상실해버린 듀라크의 저지로 인해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불길에 휩쌓여 버린 해링튼 요새 제 13분대장 카루크는 비장하고도 억울한 괴성을 내지르며 점점 멀어져 가는 한음의 등을 향해 손을 내 뻗을 뿐이었다. 그것이 한음이 루이페니아에서 마지막으로 본 카루크라는 어리석은 인간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작가의말

 사실 루프의 생존력은 1%의 실력과 99%의 운빨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거기에도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하하~! 앞으로도 재밌게 봐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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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세상을 파는 자 Chapter 10: 사랑의 묘약은 적당히 마십시다 (마지막) 16.09.19 237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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