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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보그 헌터 아크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도깹
작품등록일 :
2021.07.26 16:52
최근연재일 :
2021.11.22 02:32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0,129
추천수 :
394
글자수 :
191,934

작성
21.07.29 02:18
조회
516
추천
14
글자
12쪽

2. 팝헤머프라그.

DUMMY

“일단 오빠는 정체를 숨겨야 합니다.”


아리의 충고였다.


“응? 나도 딱히 내가 아크다. 이렇게 드러낼 생각은 없지만······. 그건 왜?”


“오빠도 짐작하시겠지만 아크는 지금 시대에 이질적인 물건입니다. 일단 한 번 활동하기 시작하면 눈에 띌 수밖에 없습니다. 기계몬스터가 보내지는 곳은 미래입니다. 과거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당연히 미래에서도 알게 됩니다.”


“아······. 그렇다면 미래에서 보내는 기계몬스터에게 날 집중적으로 공격하게 하는 그 어떤 것을 한다는 거네.”


“정확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눈치가 없지는 않으십니다.”

“거참······. 나 위험한 상황이 구나······.”


아직도 자신이 아크인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듯 아리가 말하는 위험도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 한강율이었다.


“그리고 아크를 지금 시대로 전송시킨 목적을 위해서라도 오빠는 절대 위험해져서는 안 됩니다.”


“하아······. 그래. 그래.”


아리가 재차 경고했지만 한강율은 그저 잠을 자고 싶었다. 정신이 멍했다. 솔직히 새벽까지 잠을 설쳤다. 한밤중이지만 밝은 달빛 아래 벌거벗은 채 남에게 들킬세라 온 신경을 다 쓰고 긴장하며 왔더니 잠도 오지 않았다. 그렇게 밤을 새고 아침이 되니 잠이 쏟아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대로 잔다면 저녁때나 일어나리라. 그나마 오늘이 쉬는 날이어서 다행이지 자칫했으면 직장에서 잘릴 뻔 했다. 사장이란 놈이 어차피 일 할 사람은 많다며 직원들에게 갑질을 하는 곳인데······. 그리고 사장의 말이 허언이 아닌 것이 일 할 사람은 넘쳐나지만 일자리는 부족한 세상이었다.


기계몬스터의 등장은 인류에게 재앙만은 아니었다. 기계몬스터는 그 자체로 오버테크놀로지였다. 기계몬스터의 동력원은 반물질. 정확히는 유사반물질이었다. 진짜 반물질보다는 효율이 많이 떨어지지만 대신 절대적인 안정성을 확보한 물질이었다. 사람이 맨손으로 만져도, 불 위에 올리고, 화학물질을 붓고, 강한 충격을 줘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의 안전성이었다. 이 반물질은 엄청난 에너지원이었다. 기계몬스터의 절대적인 방어력을 주는 전자기방어막도 이 반물질이 있어 가능했다.


기계몬스터에서 수거되는 콩알만한 몇 그램 안 되는 반물질이 아파트 단지 하나를 1년 내내 밝히고도 남았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비행형 기계몬스터에서 수거되는 반중력 엔진으로 반중력 공중부양 자동차에서부터 반중력 비행기, 심지어 반중력 함선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그 반중력 엔진을 분해하고 연구해 자체적으로 반중력 엔진을 만들기도 했다. 비록 비행경 기계몬스터의 반중력 엔진보다는 성능이 떨어지기는 해도 자체적으로 반중력 엔진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란 말인가? 게다가 그 기술이 발달하다보면 비행형 기계몬스터의 반중력 엔진의 성능도 따라 잡으리라.


기계몬스터 몸을 이루는 특수 금속과 갖은 부품들은 말할 것도 없고······. 또한 기계몬스터를 연구하면서 과학기술도 발전을 거듭했다.


문제라면 그 엄청난 혜택으로 인해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었다. 원자력 발전소와 화력발전소가 사라졌고, 풍력, 조력, 태양광 등이 다 사라졌거나 거의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쪽 업계에 종사한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었다. 어디 발전소만이겠는가? 반중력 자동차가 있었다. 말 그대로 공중에 둥둥 떠서 가는 자동차였다. 당연히 타이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다행일지 사람들 취향이란 것이 레저로 땅과 현가장치 등에서 오는 진동을 즐기기 위해 바퀴로 달리는 자동차를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만약 그들이 없거나, 반중력 운송수단이 될 수 없는 자전거, 전동보드 등이 없었다면 전 세계 타이어공장부터 다 문을 닫았을 것이었다. 그 뿐만 아니었다, 기존 자동차 정비업소는 모두 문을 닫았다. 기존 자동차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 때문이기도 했지만 자동 정비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건 바퀴 달린 자동차도 마찬가지.


유류산업도 무너진 지 오래였다. 단순히 원유에만 의존하던 산유국들은 국가 경제가 완전히 무너지기도 했다. 산업구조가 완전히 바뀔 수밖에 없었고, 하필 그 방향이 노동자가 적어지는 쪽이라 지금도 실업률은 역대 최고라 할 만큼 높은 상황이었다. 거기에 기술이 개발되고 발전할수록 사라지는 직종과 직업도 계속 생기고 있었다.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고분자화합물질도 사라졌다. 그와 같은 성질과 특성을 지니지만 썩어 분해되는 합성수지가 만들어 졌다. 심지어 네오플라스틱이라 불리는 그건 먹어도 안전했다. 이에 네오플라스틱을 먹는 다이어트가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네오플라스틱이 나왔다는 것은 기조 플라스틱 생산 공장과 연구 시설은 물론, 플라스틱 만드는 원자재를 취급하는 직종과 직업도 사라졌다는 의미였다.


단지 원자재나 생산 관련 직종만 아니었다. 네오플라스틱원터가 있다. 통에 든 네오플라스틱원액에 미리 프로그램된 대로 전기적 자극을 주며 그대로 제품이 만들어졌다. 각종 금형 관련 직종도 사라진 것이었다.


이처럼 많은 직업군이 기계몬스터들이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기술에 따라 사라지고 그에 맞춰 새로운 직종과 직업군, 산업이 등장했다. 다만 나타나는 직종과 직업군, 산업보다, 사라지는 직종과 직업군, 산업이 더 많았고 그에 관련된 직종과 직업군, 산업 등은 지금도 속속 사양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한강율이 다니는 직장은 다행히 그런 사양 산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장이 갑질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된 것이 수십 년 전이었음에도 토요일 특근은 당연하고 수시로 일요일 특근까지 강요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참아야 했다. 일자리를 구하는 고급인력들이 넘쳐나고, 그런 인력들이 연봉마저 줄여가며 일을 하려는 판국이니 이미 작성된 계약서로 인해 그런 사람들에 비해 능력은 떨어지면서도 연봉은 더 많이 받는 한강율같은 사람들은 사장들에게는 해고 1순위기 때문이었다. 약간의 잘못만으로도 잘려나갈 수 있는······.


“하암······. 자자.”


한강율은 요에 누워 눈을 감았다.


* * *


방안이 환했다. 한강율은 크게 하품을 하며 일어났다.


“하암······. 아직 해가 안 졌나? 깊게 잠든 모양이네. 사람이 깊이 푹 자면 짧게 자도 피곤 풀린다던데······.”


보통 자고 일어나면 찌뿌둥했는데 지금은 상쾌한 기분이었다. 시계를 보니 6시. 마침 자신이 일요일마다 즐겨보는 예능프로그램을 할 시간이었다. 덕분에 매주 일요일마다 일찍 일어나는 고역이 있기는 했지만 일요일 아침에 늦잠을 자면 월요일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지니 어쩌면 그렇게라도 일찍 일어나는 것도 괜찮으리라. 그런데······.


“어? 6시 뉴스? 일요일 6시면 예능을 해야지 뉴스는 무슨 6시 뉴스?”


상쾌한 기분이기는 해도 잠에서 막 깬 상황이라 잠시 어버버하던 한강율은 순간 불안한 마음에 급히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리고 눈이 빠지는 것이 아닐 정도로 눈을 크게 떴다! 경악했다!


“악! 워, 월요일? 정말?”


잠을 잔 시간이 아침 10쯤. 그게 일요일이고 지금은 월요일 오후 6시니까······. 어쩐지 아침 6시 치고는 뭔가 좀 이상하기는 했었다.


“하루 넘게 잔 거라고?”


놀란 마음에 급히 스마트폰을 다시 살피니 메시지가 와 있었다.


[한강율씨. 무단 결근으로 인한 해고입니다. 한강율씨의 잘 못으로 인한 해고이므로 퇴직금은 50%만 지급될 것이며······.]


“안 돼!”


한강율 백수가 되었다!


“이렇게 쉽게 해고라고?”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었다. 기계몬스터가 나타나고, 그로 인한 산업이 발전하며 관련 기업의 힘이 커졌다. 그리고 그 기업은 로비를 통해 직원을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버렸다. 문제라면 많은 헌터들이 기업의 지원을 받거나 아예 기업이 설립한 길드에 소속된 경우가 많다는 것. 그 헌터들이 기계몬스터로부터 세상을 지킨다는 것. 그리고 그 헌터들이 기업들의 신노동법을 지지하다는 것. 이것이 신악법이라며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신노동법이 생겨나고 유지되는 이유였다. 오히려 지금의 경우 저런 갑질 사장이 퇴직금을 50%나 지급해 준다는 것을 고마워해야 할 지경······.


“하아······. 난 망했다······.”


한강율은 몸을 축 늘어뜨리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아리가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오빠.”


“무슨 일이긴. 나 잘렸다고. 일 없어. 아크 사용이니 뭐니 그것도 나 살아있어야 가능한 거잖아. 나 이제 돈 못 벌어 굶어죽게 생겼다고.”


멍한 얼굴의 한강율이 말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어차피 오빠는 다니던 직장 그만 둬야 했습니다.”


느닷없는 아리의 날벼락 같은 말이었다.


“뭐? 무슨 소리야?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니?”


“언제 어디서 기계몬스터가 나타날지 모르는데 그런 직장에 얽매여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일 하다말고 뛰쳐나갈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 그건 그렇지만······.”


아리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난 돈 없으면 살 길이 없는 일반인이라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길드로 들어가 가입하는 건데 날보고 정체 숨기라며?”


“예. 정체 숨겨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에 각성자만이 길드로 들어가 헌터가 될 수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오빠 각성한 헌터입니까?”


“그건 아니지. 그러니까 하는 말이야. 먹고 살려면 취업을 해야······. 요즘은 실력 있는 사람도 취업 안 되는 세상이라고.”


“그런데 굳이 취업해서 돈 벌 필요 있습니까?”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취업 안 하고 어떻게 돈을 벌어. 구걸이라도 해? 아니면 아크 이용해서 도둑질······.”


“아크로 범죄 저지르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아리가 빽 소리 질렀다.


“그러니까. 나도 아크로 범죄 저지를 생각 없다고. 그래서 취업을 해야 한다고. 먹고 살아야지. 그것만이야? 월세에, 전기에, 물에······. 돈 없이 어떻게 살아.”


“돈 많아 놀고먹는 백수 어떻습니까?”


“응? 놀고 먹······. 어떻게?”


“저 미래에서 왔습니다. 오빠.”


오빠! 그 말이 그렇게 반갑고 살갑게 들릴 줄은 몰랐다! 무표정한 아리가 방긋 웃는 것처럼 보였다.


“푸하하핫! 난 부자다!”


한강율은 크게 웃었다.


* * *


“하필이면!”


한강율은 혀를 찼다. 아리가 말한 놀고먹는 백수. 처음 한강율은 그걸 로또나 주식정도로 생각했다. 일단 로또로 목돈 마련한 다음 주식이나 부동산 등으로 크게 먹는다! 이것이 한강율의 생각이었다. 웹소설을 봐도 주인공이 회귀하면 다들 그렇게 하지 않던가? 주인공이 회귀하는 소설이 나온 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그 설정은 바뀌지 않았다. 그건 굳이 사람들 좋아하는 클리셰가 아니라 그게 현실적이고 상식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로또 번호는 기억장치에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아주 약간의 변수만으로도 틀려지기도 합니다. 그건 주식이나 다른 투자 대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것으로 이익을 얻어야 합니다. 현실은 웹소설이 아닙니다. 그런 방법으로는 절대 돈을 얻을 수 없습니다.”


“뭐야 그게······. 그럴거면 미래는 왜 들먹거려?”


“미래를 말할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오빠에게 말하는 것은 그린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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