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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최강 던전메이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20.09.21 23:56
최근연재일 :
2020.10.20 12:0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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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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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수 :
1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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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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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9. [ 에피소드 마녀 ] 제안

DUMMY

띠링!

[ 윌더니스 월드칭호 : 노란색을 상징하는 마녀 이피르나세이밀을 획득하였습니다. ]


윌더니스 월드칭호획득과 함께 나는 또 한 번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었다.

날 한 손으로 거뜬히 들어 올린 금발여인은 노란색마녀 이피르나세이밀이었다.


“배짱 한 번 두둑하군, 통증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플레이어가 내 이름을 귀에 담다니.”

‘···!! 서, 설마 NPC주제에 플레이어 정보를 엿볼 수 있는 건가···!!’


릴리를 소환해제 시킨 데리마시올리 때도 느꼈지만, 설마 유저의 시스템 설정까지 엿보는 게 가능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체 이런 녀석들을 무슨 생각으로 만든 것이지?!


“이피르나세이밀, 이만 용서해주면 안될까? 용서해주면 좋겠는데.”

“데리마시올리! 마녀간의 간섭은 금지한다는 조항을 잊었나! 네 녀석이 먼저 어긴 조항이다, 내게 용서를 구해서 쓰나.”

“하지만···”


데리마시올리는 이피르나세이밀의 다른 쪽 팔에 매달리듯 달라붙어 말려보였지만, 소용없었다.


“데리마시올리, 다치기 싫으면 물러나라. 나는 똑똑히 들었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얼마나 대단한 녀석이기에 그런 헛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지 상판대기나 볼 겸 왔더니, 이거 뭐 별 볼일 없는 사내란 말로는 부족하겠어.”


이피르나세이밀은 날 거칠게 집어던졌다.

들판에 핀 보라색 꽃이 내 무게에 짓눌려 상했다.

나는 황급히 정신과 육신을 수습했다.

노란색을 상징하는 마녀는 언제 나타난 거지?

어디서? 대체 어떻게?

현 상황에서 별 도움도 되지 않는 의문이 머릿속에 가득 들어차는 동안, 이피르나세이밀은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내 이름은 오직 나만의 것이다. 네 녀석이 아무렇지 않게 귀에 담을 만큼 값싼 것이 아니란 것이지!”


퍽!!!!

이피르나세이밀의 발길질이 복부에 꽂히며 나는 공중으로 빠르게 솟아올랐다.

고통이 또 다시 전염되어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우욱···!!!”


하지만 이번역시 HP는 줄지 않았다.

고통은 확실히 느껴지는데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HP는 줄어들지 않다는 게 역시 이상했다.


털썩!

이피르나세이밀은 볼품없이 추락한 날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직도 고통을 느끼나? 확실히 정신 나간 녀석임에 틀림없군. 지천에 널린 플레이어들은 통증을 느끼지 않게 조치를 취해놓았던데, 어째 넌 다르다?”

“하, 하하···이 편이 좀 더 리얼하거든···”

“고통을 느낀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궁금하지 않나? 공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HP가 줄어들지 않는지에 대해서.”


이피르나세이밀은 내 손등을 지그시 밞으며 천천히 입을 열고 있었다.

게임이란 제한에 의해 현실과 똑같은 고통은 느낄 수 없게 되어있다.

쇼크를 받을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실에서 느끼는 통증의 절반 이상의 감각은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엄청나게 아팠다.

손등의 뼈가 으스러지는 느낌이 이렇구나, 라는 걸 느꼈다.


“크윽!”

“나는 원하는 것이 있다면 다 가져야만 하는 마녀, 세상 모든 것을 내 발아래 두어야만 만족하는 마녀다. 이대로 죽게 놔둘 순 없지, 안 그래?”

“내게 워, 원하는 게 있단 말이냐? 으윽···!! 그, 그것 잘 됐군. 나도 너에게 원하는···끄으윽!!!”

“대항할 힘도 없는 주제에 나불대는 입은 마음에 드는군.”


이피르나세이밀의 손이 내 얼굴로 내밀어졌다.

이후 나는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되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고통은 고통대로 느끼는 와중, 소리를 내뱉을 수 없다는 정신적 고통까지 더해진다.


“말했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전부 가져야만 한다고.”

“이피르나세이밀, 이제 그만 하자? 이거면 충분하다고 생각되어져.”

“데리마시올리, 네가 먼저 간섭해놓고 잘도 그리 말하는군. 어지간히 이 녀석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지?”


이피르나세이밀은 자신의 팔에 매달린 데리마시올리를 뿌리치고선 날 들어올렸다.

그러더니 대뜸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어보였다.


“보라색을 상징하는 마녀의 관심을 한 몸에 받다니, 어지간히 불쌍하기 짝이 없는 처지로군 그래?”

“······.”

“응? 아, 맞다. 목소리를 빼앗긴 탓에 대답을 못하는 상황이었지? 자! 다시 돌려 줄 테니 어디한 번 지껄여보라고.”


이피르나세이밀의 손이 다시 내 안면으로 뻗어졌고, 이후 나는 목소리를 되찾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신음이 그 증거다.


“이봐, 내가 친히 물어왔잖아. 보라색을 상징하는 마녀의 관심을 받은 네 녀석의 감상을 들려달라고.”

“크으윽, 왜? 부럽냐? 하아, 그렇다면 솔직하게 말을 하던가.”

“뭐? 이거 완전 제정신이 아니었잖아? 데리마시올리가 어떤 마녀인지 알고서···으읍!!”

“와아! 와아! 이피르나세이밀! 거기까지야? 더 이상 말하면 안 돼.”


돌연 데리마시올리가 이피르나세이밀에게 달려들더니 입을 틀어막았다.


“푸하! 데리마시올리! 네가 먼저 나에 대해서···! 그것보다 진심이냐? 설마 진심으로 이 녀석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거냐.”

“이 이상 언급하면 진심으로 화낸다? 응, 장담할 수 있어.”

“날 상대로 협박하겠다?”

“그러면 이피르나세이밀은 날 상대하겠다는 말이지?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는 걸까.”


두 마녀의 대화는 거기까지였다.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시간을 들이고 있었다.


“쳇···!”


마녀간의 신경전은 이피르나세이밀이 날 놓아주는 것으로 끝이 났다.

둘의 대화를 듣고 있었지만, 노란색마녀가 왜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고통은 빠르게 잦아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피르나세이밀의 능력에 의해서가 아닐까란 추측을 가졌다.


[ 말했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전부 가져야만 한다고. ]


그 말이 불현 듯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다.

주저앉은 내 곁으로 데리마시올리가 다가와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춰왔다.


“괜찮아? 괜찮지 않은 듯 보이지만.”

“아니, 이제 괜찮아. 고통도 저 녀석이 가져간 모양이니까.”

“한방컷도 이 이상 이피르나세이밀을 자극시키면 안 된다? 진짜 자극시키면 안 돼.”


이피르나세이밀을 올려다보았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심호흡을 여러 번 해대고 있었다.


“역시 보라색이랑은 상성이 좋지 않다고, 쳇! 네 녀석은 복잡한 연으로 묶여있군 그래? 이걸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무슨 말이지?”

“데리마시올리가 아니었다면 네 녀석은 내게 영겁의 시간동안 고통에 몸부림쳤을 거란 소리다. 반대로 데리마시올리가 네 녀석에게 관심을 가진···”

“이피르나세르밀.”

“···알겠으니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젠장! 이래서 보라색이 싫다니까!”


노란색의 마녀는 등을 돌렸고 보라색의 마녀도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뭔가 서로간의 용무는 다 봤다는 분위기에 나는 서둘러 말을 내뱉었다.


“잠깐 기다려!”

“즉흥적인 시간은 여기까지다. 이 이상은 기분만 잡칠 뿐이지.”

“신체와 정신적인 피해보상을 요구한다! 마석 20만개로 합의하지!”

“뭐라고?! 네 녀석이 주제도 모른 채 나에 대해 귀담아들으려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걸 가지고 합의를 바란다?! 나의 것을 입에 담는 것도 모자라 요구를 한단 말이냐!”

“평범하게 얘기를 나눌 수도 있었잖아?! 데리마시올리는 다짜고짜 폭력을 행사하진 않았다고!”


내 대답에 데리마시올리는 놀란 모양인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푹 숙여보였다.

기껏 수습해줬더니 은혜도 모른 채 행동하는 내게 관심이 뚝 떨어진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았다.

왜냐하면 데리마시올리에 대한 이피르나세이밀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으니까.


“하, 하하···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마녀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지.”

“마석 20만개다. 그거면 더 이상 너에 대해서 캐묻지도 않겠어.”

“주제도 모르는 플레이어 따위가.”


이피르나세이밀이 죽일 듯이 날 노려보았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게임 속에서 죽는다고 현실의 내가 죽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내게 가해지는 고통은 현실이라 착각될 정도로 강렬히 느끼게 해준다.

그래, 이 정도 각오가 아니고서야 윌더니스 월드의 최상위 유저의 계단은 오를 수 없지!


“데리마시올리, 이 공간은 포기해라, 걱정마라. 네가 마음에 들어 할 새로운 공간을, 짐이 하사해줄 것을 약속할 터이니! 그래, 짐의 것을 친히 내주겠다는 말이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데리마시올리가 깜짝 놀란 얼굴로, 서둘러 이피르나세이밀에게 달려 나가며 외쳤다.


“명칭이 바뀌었어? 확실히 바뀌었어. 설마 여기서 부르는 거야? 안 돼! 응! 절대 안 돼!”

“짐은 오랜만에 느끼는 분노에 취해 판단이 흐려진 상태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장소에서 짐의 군단을 소환할 것이다! 플레이어, 네 녀석이 벌인 짓이다. 짐은 군단에게 명할 것이다. 모든 것을 짓밟고 앗아갈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을 말이다.”


데리마시올리의 분위기가 변했던 것처럼, 이피르나세르밀도 차원이 다를 정도의 변화를 보였다.

지금 저 모습은 세상 모든 것의 정점에 선 존재의 분노를 연상시키게 했다.

그건 데리마시올리와는 정반대의 인상을 심어주었다.

보라색이 순수한 공포를 일으켰다면 노란색은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대한 경외심을 일으켰다.


“안 돼! 절대 안 돼! 소환하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 걸? 응,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할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

“통보를 내렸으면 남은 것은 진격뿐이다.”


데리마시올리는 상당히 초조해보였다.

말리는 동시에 횡설수설하기 바빴다.

나는 범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짐작했다.

침을 꿀꺽 삼켰다.

이피르나세르밀의 모습은 윌더니스 월드의 최종보스가 아닐까란 생각을 심어줄 만큼 강렬한 인상을 새겨주었다.

왜냐하면 드넓은 하늘의 중심으로부터 공간이 갈라지며, 그 안으로부터 엄청난 수의 군대가 밤하늘의 별처럼 찬란히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게 노란색을 상징하는 마녀의 힘···’


진심으로 경외심외의 단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무엇보다 너무 장관이었다.

이 정도의 스케일을 보일 수 있는 NPC가 윌더니스 월드에 존재한다는 것이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그래! 나는 지금까지 이런 스케일을 담고 구현할 수 있는 게임을 원했다. 이로써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게임은 무조건 성공한다!’


그때였다.

데리마시올리가 내 팔에 손바닥을 올린 것과 동시에 인벤토리로부터 아이템 1개가 빠져나갔다.


“한방컷, 반지 착용하자? 지금은 아토비악을 써야만 할 때야!”


빠져나간 아이템은 ???의 아토비악이었다.

데리마시올리는 내 인벤토리에 간섭을 하여 그 반지를 멋대로 꺼낸 것이었다.

그러더니 내 손가락에 반지를 착용시켰다.


“소용없어, 이 반지는 아직 감정이 되지 않은 탓에 능력의 구현이···”

“내가 있잖아? 응, 비록 재미없게 되었지만 어쩔 수 없지, 이 반지의 힘을 보여줄게.”


미감정 아이템은 감정을 하기 전까지는 능력의 구현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어째서 내가 착용한 것과 똑같은 반지를 데리마시올리의 희고 긴 손가락에도 채워져 있는 거지?

내 손가락에 끼워진 아토비악과 데리마시올리의 손가락에 끼워진 아토비악.

번갈아가면서 확인했지만 역시 2개였다.

아토비악은 1개가 아니었던 건가?

그때, 상공에 군단을 정렬시켜놓던 이피르나세이밀의 반응이 묘했다.

그건 나와 데리마시올리의 손가락에 반지가 착용된 직후 보인 것이었다.


“아토비악? 아토비악인가···그렇군, 데리마시올리가 마냥 네 녀석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 아니었군.”


이피르나세이밀은 치켜든 팔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그 행동은 기지개를 켠 후, 자연스럽게 원래의 위치로 되돌릴 때처럼 자연스러웠다.

군단에 진군명령을 내리는 것으로 보기엔 패기가 담겨있지 않았다.


“응? 분노로 눈이 돌아간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용케 알아차렸네.”

“아토비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이피르나세이밀은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상공에는 엄청난 수의 대군이 정렬한 채 위용을 자아내고 있었지만, 이피르나세이밀이 허공에 손을 한 번 휘젓는 것으로 연기마냥 사라져버렸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판단을 내리기엔 상황자체가 너무 빠르게 흘러갔다.

이해가 되지 않는 날 두고, 두 마녀의 거리는 어느새 좁혀있었다.


“마석 10만개를 걸고, 나와 거래를 하지 않겠나? 플레이어.”


이피르나세이밀의 분위기는 한층 누그러져 있었다.

그런 상태로 갑자기 악수를 청해왔다.


“거래라니? 잠깐만. 나는 지금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전혀···”

“하하하! 사사로운 것은 제쳐둬라, 이해관계만 성립되면 어제의 적은 오늘의 아군이 되는 법. 나는 지금 아토비악의 선택을 받은 플레이어의 힘을 빌리고자 마석 10만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오직 나 뿐 이었다.

이피르나세이밀과 데리마시올리는 방금 전까지 풍겨대던 흉흉한 분위기를 벗어던진 지 오래였다.

마녀란 NPC는 정말 제멋대로군.


‘이 반지가 그만큼 대단한 아이템이라는 반증이겠지.’


내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슬쩍 바라본 뒤, 이피르나세이밀을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마녀란 NPC를 이해하기엔 아직 이른 모양이다.

정보가 부족하다는 소리다.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마석 10만개를 걸고 거래를 제안해왔다는 사실에만 집중하도록 하자.


“20만개는 안 되나?”

“거래라고 포장했지만 내가 이 정도로 자존심을 굽히고 들어왔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한 것인가.”


이피르나세이밀의 대답은 완고했다.

그렇군.

마석 10만개가 마지노선인건가.


“좋아, 받아들이지.”

“내용도 듣지 않고서 받아들이는 건가? 호탕해서 좋군.”

“그만큼 마석을 필요로 한다는 소리다.”

“정말 괜찮은 걸까? 이피르나세이밀의 일에 끼어들기엔 아직 무리라고 생각되는데.”


웃기게도 데리마시올리가 나를 대신해 걱정스레 중얼거린다.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지?”

“기간은 상관없다. 삼강의 숲에 터를 잡은 지배자를, 네 녀석의 힘으로 내쫓아주면 된다.”


띠링!

[ 마녀의 퀘스트 발동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

[ 마녀퀘스트 : 삼강의 숲 ]

[ 발동조건 : 마녀 쪽에서 플레이어에게 먼저 제안을 해올 것. ]

[ 권장레벨 : ??? ]

[ 난이도 : ??? ]

[ 퀘스트 완료에 따른 보상 : 마석 10만개. ]


[ 노란색을 상징하는 마녀 이피르나세이밀은 아토비악을 착용한 플레이어의 모습을 확인하고선 대뜸 거래를 제안해왔습니다. 기간은 상관없다는 의미심장한 내용을 덧붙이기까지 한걸 보아 상당한 주의를 요해보입니다. 마녀퀘스트 : 삼강의 숲을 받아들이겠습니까? YES / NO ]


[ 주의 : 수락할 시, 플레이어는 마녀의 거래를 도중에 파기할 수 없습니다. ]

[ 주의 : 윌더니스 월드의 진척상황에 따라 어떠한 불이익이 발생될지도 모릅니다. ]


한 번 받아들이면 파기는 불가능한 퀘스트.

게다가 불이익이 발생될 지도 모른다는 경고메시지가 또 한 번 나의 심금을 울려대었다.

퀘스트 달성에 있어 기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건 플레이어의 입장에선 상당한 혜택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뜻하지만 나는 이피르나세이밀이 건넨 악수를 받아들였다.


“오래 걸려도 불평하긴 없다?”

“역시 네 녀석은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군, 마녀 쪽에서 제안한 것을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받아들인 걸 보면.”


빚을 갚기 위해 윌더니스 월드에 뼈를 묻기로 작정했지만, 이제는 영혼까지 바치기로 다짐을 해놓은 상태이다.

이 세상은 공략 못할 던전과 퀘스트, 보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 내가 경영하는 던전을 제외하면 말이다.

나는 의미심장하게 거래를 제안해온 이피르나세이밀과 마찬가지로 묘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맞받아쳐주었다.


“정상적인 플레이어였다면, 두 명의 마녀를 마주하진 않았겠지.”

“흠, 그것도 그렇겠군.”

“확실히 그렇지? 응, 플레이어들이 이쪽 세계로 넘어오고 한참 뒤에야 우리들이 등장하리라 생각했으니까.”


그런 거다.

애초에 나는 시스템 오류로 인해 히든클래스로 전직한 케이스.

정상적인 흐름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 행적은 일반 유저들과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윌더니스 월드에는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우에게 벌어진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은가.


“활약을 기다리마.”

“걱정 말고 마석이나 잘 준비해두고 있으라고. 5만개는 더 얹어주고 싶을 만큼 확실하게 처리해 줄 테니까.”


내 호기로운 대답에 이피르나세이밀은 호탕하게 웃으며 데리마시올리의 공간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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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광대 20.10.20 38 1 17쪽
20 20. 호기심 많은 플레이어 20.10.17 33 2 19쪽
» 19. [ 에피소드 마녀 ] 제안 20.10.16 29 2 17쪽
18 18. [ 에피소드 마녀 ] 등장 20.10.15 31 1 12쪽
17 17. [ 에피소드 마녀 ] 노란색을 상징하는 마녀 20.10.14 39 2 14쪽
16 16. [ 에피소드 마녀 ] 공략이 불가능한 던전은 존재하는가. 20.10.13 36 2 12쪽
15 15. [ 에피소드 마녀 ] 집착과 주의 20.10.10 52 1 12쪽
14 14. [ 에피소드 마녀 ] 보라색을 상징하는 마녀 데리마시올리 20.10.09 41 3 12쪽
13 13. [ 에피소드 마녀 ] 보라색으로부터의 초대 20.10.08 44 4 14쪽
12 12. 우리의 주적은 플레이어 20.10.07 46 5 24쪽
11 11. A루트 공략을 위한 단련이다! 20.10.06 49 5 15쪽
10 10. 소환해제! 각인소환 소환해제! 각인소환 20.10.03 50 5 16쪽
9 9. 중간보스가 왜 각성을? 20.10.02 56 4 14쪽
8 8. 악마란 녀석이 광부가 웬 말이냐 20.10.01 59 3 18쪽
7 7. ( ??? )의 아토비악 20.09.30 60 4 22쪽
6 6. 정말 완벽한 악마이지 않은가. 20.09.29 71 4 16쪽
5 5. 슬슬 히든던전을 경영할 때인가. 20.09.27 79 4 14쪽
4 4. 24번 슬라임 20.09.26 77 6 13쪽
3 3. 슬라임들의 교관이 되다. 20.09.25 84 6 17쪽
2 2.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20.09.24 111 4 17쪽
1 1. 시스템오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3 20.09.23 179 7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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