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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최강 던전메이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20.09.21 23:56
최근연재일 :
2020.10.20 12:0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1,260
추천수 :
75
글자수 :
153,805

작성
20.09.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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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3. 슬라임들의 교관이 되다.

DUMMY

나는 현재 던전메이커로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슬라임들의 배치와 전투성향에 관련된 설정 그리고 함정설치에 대한 유무를 대충 정한 뒤, 다음 서류를 집어 들었다.


“어디보자, 슬라임의 마굴에서 쓰러진 플레이어들의 누적된 경험치가 대충 1,100에 골드는 600정도밖에 안 되나?”


저렙던전이라 그런지 슬라임들의 성과는 미미하기 짝이 없었다.


[ 던전 ( 슬라임의 마굴 ) 에 누적된 경험치와 골드를 회수하겠습니까? YES / NO ]


"YES."


[ 던전 ( 슬라임의 마굴 ) 에 누적된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

[ 던전 ( 슬라임의 마굴 ) 에 누적된 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


던전에 쌓인 경험치와 골드를 회수한 뒤 곧바로 킹 슬라임에게 말했다.


“킹 슬라임아 던전의 지배자라면 좀 분발하자, 응? 이 정도 성과로 날 만족시킬 수 있겠니?”

- 관리인에게 받은 마력만큼 분발하겠습니다.


킹 슬라임의 대답에 나는 다음 서류를 집어 들며 입을 열었다.


“그래, 성과만 확실히 보장한다면 나도 제대로 투자해 줄 테니까.”

- 알겠습니다.

“이 서류는 플레이어들이 미처 회수하지 못한 전리품에 대한 정보가 기재되어 있네.”


슬라임의 체액.

낡아빠진 고깔모자.

녹슨 한손검.

부러진 갑옷의 파편.

.

.

.

“죄다 쓰레기들 뿐 이군.”


[ 던전 ( 슬라임의 마굴 ) 에 귀속된 전리품을 회수하겠습니까? YES / NO ]


“NO.”


[ 전리품을 회수하지 않으셨습니다. ]

[ 회수하지 않은 전리품에 대해 완전 소멸시키겠습니까? YES / NO ]


"NO."


소멸시키겠냐는 메시지창이 떠오르자 괜히 아까운 마음에 거절했다.

돈도 되지 않는 쓰레기들이었지만, 뭔가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던전에 귀속된 아이템을 함정으로는 못쓰나?”


실험해 볼 가치는 충분했다.

나는 업무실을 나와 이곳저곳에 쓰레기들을 배치시켜보았다.


“함정으로써 설치해봤는데 어때?”

- 던전에 배치된 오브젝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습니다.

“너한테 그런 말을 들을 줄이야···”


역시 기대한 것 이상의 효과는 볼 수 없는 건가?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킹 슬라임에게 쓰레기들의 회수를 명했다.


쉬익!

그러자, 킹 슬라임의 몸체로부터 검은 기운이 여러 갈래로 뻗으며 물건들을 하나둘씩 회수해갔다.


짝!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손뼉을 쳤다!

설마 이런 방법이 있었을 줄이야!


“킹 슬라임, 회수한 아이템들은 네가 사용하도록.”

- 슬라임의 특성상 장비의 착용은 불가능 합···

“멍청한 녀석! 착용은 불가능하지만 내게 받은 마력으로 장비를 사용해서 플레이어들을 학살하란 말이다!”

- ···!!!


슬라임이라는 몹의 특성상 장비아이템의 착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내게 받은 마력을 이용하면 이 쓰레기들을 휘두를 수 있다.

물체를 쥐고 휘두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흉기로 취급되지 않는가.

킹 슬라임은 마력으로 물건들을 휘감은 상태로 내 뒤를 따라왔다.

목적지는 슬라임의 마굴 최심부, 지배자의 공간이었다.


“OK! 지금부터 이 쓰레기들을 배치시켜 줄 테니 플레이어들이 들어오거든 마음껏 괴롭혀보라고.”

- 알겠습니다.


나는 업무실로 들어가 서둘러 던전에 적용시킨 뒤 로그아웃을 하였다.


-----


집에서 쫓겨난 탓에 나는 현재 구현우와 같이 살고 있다.

예전부터 게임을 좋아하던 녀석은, 결국 게임으로 벌어먹고 사는 다크게이머로 크게 성공하여 집까지 매매하였다.

방이 무려 4개나 된다!

게임으로 이렇게 성공할 수 있다니, 그게 아니었으면 윌더니스 월드로 돈을 벌어보자는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샤워를 하고 간단히 요기를 마친 뒤 담배를 물었다.

얼마나 돈을 번건지, 집안에 흡연실을 따로 만들어놓았다.

한 쪽 벽면이 큰 창으로 이루어진 멋들어진 공간이다.

현우는 아직 게임 속에 있는 듯 보여서 홀로 담배를 태웠다.

식사도 거를 정도로 열심히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거겠지.

나는 야경을 바라보며 담배에 불을 붙이며 스마트폰으로 윌더니스 월드의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후우···”


담배연기를 뿜으며 자유게시판을 살폈다.


“게임하랴, 게시판에 글 올리랴 다들 바쁘구먼.”


후우···

폐 속 깊이 담배연기를 집어넣은 뒤 다시 내뱉었다.

윌더니스 월드안에 있는 동안에는 담배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만큼 중독성이 상당하다는 거다.

어쩌면 게임으로 금연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실없는 생각을 하던 와중, 게시판의 글이 갱신되며 눈에 띄는 제목이 들어왔다.


[ 작성자 : 붉은잎사귀. 슬라임의 마굴 버그 제보합니다. 보스가 미쳐 날뛰고 있음. ]


“흐흐, 벌써 반응이 나올 줄이야.”


반이나 남은 담배를 끄고 서둘러 확인해보았다.

본문의 내용은 제목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스크린샷 한 장이 담겨있었다.


[ 이거 버그 아닙니까? NPC한테 퀘스트 받아서 지금까지 한 3번? 정도 클리어 했던 던전인데 4번째부터 보스가 X나 강화되어있네요. 던전을 반복적으로 클리어하면 이렇게 되는 게 아닌 이상 버그인 듯 보이네요. ]


작성자는 최대한 감정을 꾹 눌러 글을 쓴 것처럼 보이지만, 누가 봐도 분노에 찬 글임을 알 수 있었다.

첨부된 스크린샷에는 내게 받은 마력으로, 배치시켜놓은 아이템을 휘두르는 킹 슬라임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본문을 새로고침 하니 몇 개의 댓글이 달려있었다.


[ 어금니금간다 : 무슨 퀘스트인가요? 퀘스트 때문일 수도. ]

[ 우리어머니 : 초보자 마을의 슬라임 마굴 퀘스트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던전을 5번 정도 돌아야 완료할 수 있는데 저런 건 보지도 못했습니다. ]

[ 암귀 : 말 그대로 버그인 거 같네요. ]

[ 천도복숭앙 : 보스가 강화되는 조건이 있는 거 아님? 근데 저거 잡으면 꽤 좋은 템 줄 것 같은데. ]


유저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나는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하하하! 네 녀석들의 경험치와 골드는 내가 받아가도록 하마!’


기분이 좋아진 김에 오늘 저녁은 배달로 결정했다.

음식이 오는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게시판의 반응을 계속 체크하였다.

냉장고에 현우 몫의 음식을 넣어두고 식탁위에 쪽지를 남겼다.

대략 2시간정도를 현실에서 보낸 뒤, 곧바로 윌더니스 월드에 접속했다.


-----


“어디보자, 킹 슬라임의 성과를 확인해볼까~”


콧바람을 흥얼거리며 나는 서류를 집어 들었다.


[ 던전 ( 슬라임의 마굴 ) 에 누적된 경험치는 142,991 누적된 골드는 4,320 입니다. ]

[ 던전 ( 슬라임의 마굴 ) 에 누적된 경험치와 골드를 회수하겠습니까? YES / NO ]


“YES!”


이게 웬 떡이냐!

2시간동안 입소문을 탄 모양인지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던전에 몰려들었다.

덕분에 엄청난 경험치가 누적되어 있었다.

이 경험치는 회수한다고 해서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 유니크 패시브 스킬 : 잠재력 축적 ]에 의해 2배로 적용된다!


‘이 경험치는 일단 축적해두도록 하자.’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내 마력을 받은 킹 슬라임이 토벌되는 바람에 다시 평범해졌다는 것이다.

지배자의 공간에 배치시켜뒀던 아이템들도 내구도가 소모되어 전부 자연분해 되버렸다.


“킹 슬라임.”

- 부르셨습니까.


업무실에서 킹 슬라임을 부르니 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널 토벌한 녀석의 직업은?”

- 성기사로 보였습니다.

“성기사라···”


성기사라고 하면 현우의 직업이었지?


“[ 시스템 출력, 친구창, 화악산흑표범 ]”


나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쪽지를 보내봤다.


[ 밥은 좀 먹고 해라 배달시켜놨으니까. ]


띠링!

[ 화악산흑표범님으로부터 메시지가 수신되었습니다. ]

[ 땡큐, 그전에 슬라임 마굴에 대한 거 봤냐? 귓말 보내니 오프라인이더만. ]

[ 당연히 봤지, 근데 토벌된 거 같더라? ]


윌더니스 월드는 게임 내에서도 홈페이지 접속이 가능하다.

현우는 다크게이머다.

녀석의 특성상 정보에 매우 민감하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먼저 운을 띄우기도 전에 녀석은 미끼를 덥석 물어왔다.


[ 후후후, 그런 네임드를 이 몸이 놓칠 리 없잖아. ]

[ 네가 잡은 거였냐?! ]

[ 당연히 이 몸께서 잡았지. ]

[ 그래서 잡으니까 뭐 주던데? ]

[ 마력이 깃든 킹 슬라임의 체액. 너니까 말하는데 전리품 획득하자마자 히든퀘스트가 발동되더라고, 지금 확인하러가는 길~ ]

[ 그래? OK, 일단 나도 업하러 가야겠으니 연락은 여기까지 하자. ]

[ 그려, 즐겜~ ]


“마력이 깃든 킹 슬라임의 체액이라고? 게다가 히든퀘스트가 발동되었다니···”


윌더니스 월드는 플레이어의 행적에 따라 AI가 퀘스트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라 상당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평이 현재 돌고 있었다.

개발사측에서 만든 퀘스트는 게시판으로 공유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렇게 발생되는 퀘스트는 히든으로 불려 노출이 거의 되지 않는다.


“하긴, 플레이어가 던전을 바꿀 수 있을 정도니 히든퀘스트가 발생한다고 해서 이상하진 않지. 어떤 퀘스트려나.”


화악산흑표범에게 발생한 퀘스트의 내용을 추측하며 나는 던전에 귀속된 아이템 중 쓸 만해 보이는 것들만 회수하였다.


“하급 HP포션이 23개, MP포션이 6개정도를 제외하면 환전할만한 것들은 없네.”


슬라임의 마굴을 경영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내 마력을 던전 몬스터에게 주입시키는 것으로 강화가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 이상 레벨 업은 잠시 미루기로 결정을 내렸다,

나는 곧바로 25마리의 슬라임들에게 소집명령을 내렸다.


- 관리인의 명령에 따라 전원집합완료 하였습니다.


[ 고유 패시브 스킬의 관리인의 카리스마( 숙련도 1.1 / 100 )가 상승하였습니다.]


경영이 가능한 던전에서 몬스터들에게 명령을 내리면 관리인의 카리스마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한다.

부가효능으로는 몬스터들의 능력을 소폭 상승시킬 수 있으며, 다양한 어드밴티지를 부여하는 게 가능해진다.

나는 이 부분을 확인해두고 싶었다.

명령을 내린 것만으로도 능력치의 상승과 각종 버프효과가 주어진다.

거기에 내 마력을 주입시킨다면?

실험을 위해서는 스킬의 숙련도를 올려야한다,


“지금부터 내 앞에서 춤을 추도록.”

- 명령이십니까?

“명령이다.”


명령이라는 말에 킹 슬라임을 포함한 25마리의 슬라임들이 당황한 듯 출렁이기 시작한다.

나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춤추라니까!”

- 알겠습니다.


목소리를 크게 높이니 그제야 슬라임들이 꿀렁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꾸물꾸물.

액체로 이루어진 슬라임들의 움직임은 파도가 출렁이는 것처럼 각기 따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거기! 12번째 슬라임! 흐느적거리지 말고 출렁이란 말이다! 그리고 15번째 슬라임 너는 너무 느리다!”


꾸물꾸물!

손가락으로 한 마리씩 지목하며 역정을 내는 모습에 슬라임들은 더욱 열성적으로 출렁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래서는 플레이어들에게 경험치로 바뀔 뿐이다! 중요한 건 팀워크다! 하나가 된 듯이 움직이란 말이다!”


철썩!

꾸물꾸물!!

한 슬라임에게 다가간 나는 그대로 있는 힘껏 손바닥을 내려치며 호통을 내뱉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씩 흐름에 따라 녀석들은 내가 무얼 원하고 있는지 대강 파악한 듯 보였다.

따로 놀던 움직임은 킹 슬라임의 지휘에 의해 서서히 하나가 된 듯 일정한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흠, 이제야 좀 만족스러워 지는군.”


꾸물꾸물!!! 꾸물꾸물!!!

춤추라고 명령한지 대략 2시간정도가 지났다.

관리인의 카리스마 스킬의 숙련도는 [ 23.8 / 100 ] 까지 올랐는데, 이쯤 되니 슬슬 증가치가 둔해지기 시작했다.


‘슬슬 방식을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군.’


일심동체의 경지에 이른 슬라임들을 흡족하게 바라보던 내게, 돌연 시스템메시지가 나타났다.


띠링!

[ 던전의 지배자( 킹 슬라임 )로부터 관리인에게 할 말이 있어 보입니다. ]

[ 고유 패시브 스킬 : 물렁한 마음가짐이 발동하였습니다. ]

[ 던전의 지배자( 킹 슬라임 )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까? YES / NO ]


"NO."

- 관리인···

“닥쳐라!”


[ 던전의 지배자( 킹 슬라임 )의 부탁을 거절하였습니다. ]

[ 히든칭호 : 관리인의 단호한 마음가짐을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마기가 10 상승됩니다. ]


마음에 들지 않았다.

킹 슬라임의 부탁은 굳이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분명 명령을 철회해달라는 종류의 이야기겠지.

몸도 정신도 나약한 이 녀석들에겐 특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전원동작 그만.”


꿀렁!

내 한 마디에 출렁이던 액체덩어리들이 일제히 멈췄다.

군기가 바짝 든 모습 하나만큼은 마음에 드는군.


“킹 슬라임. 명령을 받았으면 열심히 춤만 출 것이지 내게 말을 걸어와?”

- 관리인, 그게 아니라···

“닥쳐라! 이 하등한 액체덩어리주제에! 네놈의 그 나약한 정신력으론 슬라임이란 태생은 절대 뛰어넘을 수 없다! 아무래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이는군.”

- 관리인,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닥치라고 했을 텐데! 안 되겠군, 킹 슬라임을 제외하고 나머지 다 엎드려뻗쳐.”


내 명령에 킹 슬라임을 제외한 25마리의 슬라임들이 일제히 몸을 늘리며 바닥에 엎드린 모양새를 갖추었다.


- 관리인···

“네 녀석이 또박또박 말대꾸를 했기 때문에 부하들이 얼차려를 받게 된 거다. 알겠나!”

- 알겠습니다.


[ 히든칭호 : 관리인의 위엄을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마기가 10 상승됩니다. ]


이후로도 나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억지로 가져다붙이며 슬라임들을 혹독하게 굴렸다.

그렇게 게임시간으로 대략 5시간이 지나갈 무렵.


[ 고유 패시브 스킬 : 관리인의 카리스마( 숙련도 50 / 100 )가 상승하였습니다.]

[ 고유 패시브 스킬 : 관리인의 카리스마의 일정숙련도달성에 의해 어드밴티지 효과부여기능이 활성화되었습니다. ]

[ 부여가능효과 : 투지 ]

[ 투지효과 : 명령을 내린 몬스터들의 기본능력치가 3% 상승됩니다. ]


숙련도가 50상승되자 투지라는 효과가 추가되었다.

ON / OFF 기능 또한 추가되었는데 효과부여는 꺼두었다.

숙련도가 50이 됨에 따라 이제는 상승폭이 개미다리만큼이나 미미했다.


‘슬라임들을 상대로는 스킬숙련도50까지가 한계인 듯 보이네.’


그렇다면 다음 필도로 나서기 전까지 최대한 작업을 해두기로 마음먹었다.

사냥을 통한 숙련도 올리기보다는 명령에 복종하는 샌드백을 대상으로 올리는 게 한결 수월했기 때문이다.


“[ 시스템출력, 스킬창. ]”


곧바로 숙련도를 올릴 스킬을 고르기 시작했다.

던전메이커는 직업상 전투스킬이 거의 전무한 듯 보였다.

때문에 이번에 올릴 스킬은 전투에 관련된 것을 올리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런 내게 하나의 스킬이 눈에 들어왔다.


“투척이라, 공용스킬이긴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공격용 스킬은 이것뿐이군.”

- ······.

- ······.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슬라임들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선 그대로 굳어버렸다.


“킹 슬라임, 기준.”

- ······.

“기준!”

- 기, 기준!

“일렬횡대로 헤쳐모여.”

- 헤쳐모여!


킹 슬라임을 중심으로 슬라임들이 서둘러 따닥따닥 붙기 시작했다.

의미심장하게 웃는 관리인의 모습에 녀석들은 오돌오돌 떠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나는 상관하지 않은 채 허리춤에 양 손을 올리며 말했다.


“지금부터 육체강화훈련을 실시하겠다. 한 마리의 낙오자도 생겨선 안 된다. 이건 명령이다! 알겠나!”

- 알겠습니다···

“목소리가 작다!”


짱돌하나를 있는 힘껏 6번 훈련병에게 던졌다.


휘익!

퍽!!

[ 몬스터( 슬라임 )에게 크리티컬 피해를 입혔습니다! ]

[ 패시브 스킬 : 크리티컬 히트를 습득하였습니다. ( 숙련도 0.1 / 100 ) ]

[ 패시브 스킬의 투척( 숙련도 0.4 / 100 )이 상승하였습니다.]


크리티컬 히트 스킬을 습득한 나는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왜냐, 투척 숙련도를 올리기 위해 던진 짱돌에 슬라임이 크리티컬 대미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내 명령에 의해 허수아비처럼 줄지어 서있는 녀석들은 전투상태가 아닌 비전투상태로 시스템이 인식하고 있다는 거다.

무방비한 상태의 대상에게 일격을 가하면 그건 그대로 크리티컬로 이어진다는 사실!


“흐흐흐, 그 말은 투척과 크리티컬 히트의 숙련도작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말이잖아.”


일반몬스터들을 사냥하면서 올리려면 꽤나 고생해야할 스킬을 나는 슬라임에게 던지기만 해도 쉽게 쌓을 수 있다.

이런 미친 직업이 존재하다니.

의미심장했던 미소는 어느 새 육성으로 새어나오고 있었고, 그 모습은 슬라임들을 기겁하게 만들었다.


“전원 차렷! 차렷 자세는 부동의 자세다! 지금부터 한 치의 미동도 보여선 안 된다! 알겠나!”

- 예! 알겠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육체강화훈련을 시작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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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 에피소드 마녀 ] 등장 20.10.15 30 1 12쪽
17 17. [ 에피소드 마녀 ] 노란색을 상징하는 마녀 20.10.14 39 2 14쪽
16 16. [ 에피소드 마녀 ] 공략이 불가능한 던전은 존재하는가. 20.10.13 36 2 12쪽
15 15. [ 에피소드 마녀 ] 집착과 주의 20.10.10 52 1 12쪽
14 14. [ 에피소드 마녀 ] 보라색을 상징하는 마녀 데리마시올리 20.10.09 41 3 12쪽
13 13. [ 에피소드 마녀 ] 보라색으로부터의 초대 20.10.08 44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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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중간보스가 왜 각성을? 20.10.02 56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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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슬슬 히든던전을 경영할 때인가. 20.09.27 79 4 14쪽
4 4. 24번 슬라임 20.09.26 77 6 13쪽
» 3. 슬라임들의 교관이 되다. 20.09.25 84 6 17쪽
2 2.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20.09.24 111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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