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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최강 던전메이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20.09.21 23:56
최근연재일 :
2020.10.20 12:0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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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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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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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1. 시스템오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DUMMY

- 띠링!

[ 시스템 메시지 : 캐릭터가 사망하셨습니다. 패널티로 인한 경험치의 소실이 발생하였습니다. ]

[ 인내가 1 상승됩니다. ]

[ 정신이 1 상승됩니다. ]

[ 패시브 스킬 : 불굴의 정신을 습득하였습니다. ( 숙련도 0.1 / 100 ) ]

[ 칭호 : 무모한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으로 인한 인내가 1 상승됩니다. ]

[ 칭호 : 불사자에 도전하는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으로 인한 정신이 1 상승됩니다. ]


‘하아, 개 빡치네! 이놈의 게임은 초보자에 대한 배려도 없냐?!’


무한 PK 하드코어 가상현실 MMORPG 윌더니스 월드.

게임으로 한탕 벌어보지 않겠냐는 친구 녀석의 꼬드김에 이번에 큰 관심 속에 오픈한 가상현실게임에 손을 대보았다.

게임머니로 현실의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한마디에 넘어간 것이다.

28살의 나이에 편의점 점주 3년차 인생, 본사와 5년 계약으로 가게를 차린 것까진 좋았다.

문제는 매일 똑같은 하루에 따분함을 느낀 나머지 자극을 받고자 토토에 손을 댄 것이 문제였다.

작게 따기 시작하니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잃기 시작하니 본전이라도 찾자는 마음으로 눈이 돌아가 버렸다.

가게의 돈까지 빼돌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빚도 있는 상태로 8천만 원의 거금이 증발해버렸다.

지금까지 어떻게 모은 돈인데, 뒤늦게 후회해보지만 거품처럼 사라진 돈은 다시 통장 속에 돌아오진 않는다.

집안에서도 당연히 난리가 났고 그렇게 쫓겨나다시피 거리로 내몰렸다.

그런 와중 10년지기 친구인 구현우가 윌더니스 월드의 테스터였던 자신만 믿고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매달리는 바람에 밑져야 본전으로 뛰어든 거다.


“그 새X, 지만 믿고 따라오라더니!”


한 때 가상현실게임에 푹 빠져 살았던 적이 있었다.

때문에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게임에서 한바탕벌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빨리 캐릭터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고 있기도 하다.

테스터였던 구현우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급성장루트를 다 파악해놨으니 뒤따라오기만 하면 된다고 당당히 말했다.

초보자 필드의 한 장소에 히든던전 하나가 있다고 한다.

1레벨의 2인 초보자 파티로 공략하기엔 무리지 않겠냐고 말하니, 클리어시 랭커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에 또 혹해버리고 말았다.

그 결과, 지금 3시간째 같은 장소에서 개죽음만 주구장창해대고 있었다.

오픈하고 벌써 3시간이나 지났다.

그 시간이면 다른 유저들은 이미 1차 전직을 하고 초보자 필드를 벗어났을 시간이다!


“그 자식은 초보자 마을로 리스폰 된 것 같은데, 나는 왜 계속 던전 속에서 태어 나냐고!”


부활에 의해 화면이 전환되며 두 눈을 뜨니 여전히 어두컴컴한 동굴내부였다.

보통은 캐릭터가 죽게 되면 근처의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 부활하는 게 기본상식이지 않은가?

그런데, 시스템 상 오류라도 발생한 것인지 던전 내에서 계속 태어나고 있다.

오픈을 한만큼 웬만한 버그는 수정하고 출시했을 텐데, 이 정도로 치명적인 버그가 말이 되는가?!

캐릭터를 다시 만들려고 해도 계정 당 한 개의 캐릭터만 생성이 가능했으며, 삭제 시에는 현실시간으로 3일이 경과해야만 새로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버그를 뚫고 어떻게든 이 던전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들은 던전 입구에서 바로 끔살 당했다.

오픈직전에 밸런스를 조정한 것인지, 단 한 방에 전체 HP가 날아가 버릴 정도로 던전의 몬스터들은 강해져 있었다.

그렇게 첫 죽음을 맞이하고 눈을 떴을 때, 나는 히든던전의 중간지점에 태어나 있었다!


“으아아아악!!!!!”


[ 시스템 메시지 : 캐릭터가 사망하였습니다. 패널티로 인한 경험치의 소실이 발생하였습니다. ]

[ 칭호 : 죽음을 불사르는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모든 내성이 1 증가합니다. ]

[ 칭호 : 히든던전에 도전하는 자를 최초로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유니크 패시브 스킬 : 육감을 습득하였습니다. ( 숙련도 0.1 / 100 ) ]


“소실될 경험치도 없다고!”


게임의 오류로 인해 던전에 갇힌 나는 중간보스에 의해 계속 죽음을 맞이하며 슬슬 선택을 내려야만 했다.

망할 친구 녀석의 구조를 기다리던가.

던전을 빠져나가기 위한 도전을 계속 하던가.

캐릭터를 삭제하고 3일 뒤에 다시 생성하는 선택을 말이다.


“[ 시스템 출력, 미니맵. ]”


다시 부활한 나는 혹시 하는 마음으로 미니맵을 켜보았다.

반투명한 창이 눈앞에 펼쳐지며 초록색의 플레이어 표시만 떠있을 뿐이다.

그 외의 공간은 전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만 보인다.


“[ 시스템 출력 OFF ]”


미니맵을 닫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고개만 들면 바로 앞에 중간지점의 보스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쪽을 향해 등을 보이고 가만히 서있는데, 한 발자국만 내딛어도 플레이어를 인식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 유니크 패시브 스킬 : 육감에 의한 범위내의 몬스터들로부터 위험감지가 발동하였습니다. ]

[ 유니크 패시브 스킬의 육감 ( 숙련도 0.2 / 100 ) 가 상승하였습니다.]

[ 레벨 : ??? 광란의 미노타우로스 ]


방금 습득한 패시브 스킬 육감에 의해 중간보스의 이름이 표시되었다.

히든던전 아니랄까봐, 저 레벨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중간보스의 전신으로 붉은 기운의 아지랑이가 심상치 않게 피어오르고 있는 게 보인다.


“그냥 안쪽으로 들어가서 공략해버려?”


본래 미노타우로스를 쓰러뜨려야만 이 문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의 오류로 인해서 다음 층으로 향하는 문 바로 앞으로 부활된다.

다음 층으로 향하는 문은 검은 사슬로 인해 꽉 잠긴 상태였다.


“중간보스를 무시한 채 이걸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문을 감싼 검은 사슬로 손을 가져다대었다.

그러자, 또 다시 시스템 메시지 창이 연달아 떠오르기 시작했다.


[ 칭호 : 스피드런에 도전하는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속도가 1 상승됩니다. ]

[ 칭호 : 히든던전의 중심부에 도달한 자를 최초로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유니크 액티브 스킬 : 광란의 미노타우로스로의 텔레포트를 습득하였습니다. ]


‘중간보스로의 텔레포트 말고 마을로 갈 수 있게 해달라고.’


꾸어어어어!!!

그때였다.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던 와중, 뒤에서 미노타우로스의 괴성이 공간을 울려대기 시작했다.


‘하아, 또 죽겠네.’


계속되는 죽음으로 이제는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차피 또 이곳으로 부활하게 될 테니까.

그렇게 메시지 창을 닫고 뒤를 돌자, 뭔가 이전까지와는 다른 상황이 발생했음을 곧바로 깨달았다.


쿠웅!

돌연 미노타우로스가 쓰러져버린 것이 아닌가?

중간보스의 돌연사에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인식하기도 전에, 시스템 메시지가 무섭게 울려대기 시작한다.


[ 칭호 : 히든던전의 중심부를 돌파한 자를 최초로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유니크 패시브 스킬 : 잠재력축적 ( 숙련도 0.1 / 100 )을 습득하였습니다. ]

[ 칭호 : 광란의 미노타우로스를 쓰러뜨린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힘이 10 상승됩니다. ]

[ 칭호 : 레벨은 숫자에 불과하다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5000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

[ 칭호 : 컨트롤로 극복하면 그만을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5000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


[ 히든던전 : 검은 손 미궁, 중간보스 광란의 미노타우로스를 쓰러뜨림에 따라 경험치 5000을 획득하였습니다. ]

[ 플레이어의 명성치가 ( 100 / 10000 ) 상승하였습니다. ]

[ 명성치 누적에 따른 추가골드 획득량이 0.1% 상승됩니다. ]


[ 레벨이 1 상승하였습니다. ]

[ 레벨이 1 상승하였습니다. ]

[ 레벨이 1 상승하였습니다. ]

[ 레벨이 1 상승하였습니다. ]

[ 레벨이 1 상승하였습니다. ]

.

.

.

[ 13 레벨을 달성하여 각 전직 퀘스트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


[ 칭호 : 더 이상 초보자가 아니야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50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

[ 칭호 : 이제 한 걸음을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전 스탯이 1 상승됩니다. ]

[ 칭호 : 명성도 한 걸음부터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추가골드 획득량이 0.1%가 영구적으로 적용됩니다. ]


[ 10 레벨 이상이 됨에 따라 미뤄진 튜토리얼 퀘스트를 스킵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이건 또 무슨 상황이람?

시스템 오류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중간보스가 쓰러지게 되었다.

그로인해 미노타우로스의 전리품이 빛을 내며 바닥에 흩뿌려졌고, 나는 희열감과 함께 아이템을 획득하기 시작했다.


[ 전리품 : 광란의 미노타우로스의 송곳니를 획득하였습니다. ]

[ 전리품 : 광란의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획득하였습니다. ]

[ 추가골드 획득량에 의해 1829골드를 획득하였습니다.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더니···’


[ 다음 계층으로 향하는 문이 개방되었습니다. 앞으로 향하시겠습니까? YES / NO ]


다음 층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니, 중간보스가 쓰러졌다.

시스템 오류로 인해 순서가 반대로 되어버렸다.

뭐,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어쨌든 앞으로 향하겠냐는 메시지에 나는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미노타우로스 때문에 던전을 못나가고 있었잖아, 그렇다면 여기선 그냥 던전을 나가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버그로 인해서 뜻하지 않게 미노타우로스를 힘들이지 않고 쓰러뜨릴 수 있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운이지 않은가.

이렇게 된 거 한 번 앞으로 나아가보자.


‘혹시 모르잖아? 방금처럼 어영부영 클리어 할지도 모르는데.’


어차피 되돌아가려해도 가는 길목마다 몬스터들이 배치되어있다.

위험 리스크가 동일한 이상, 더 큰 보상이 앞에 놓여있다면 이참에 노려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YES.”


-----


[ 칭호 : 검은 손 미궁의 최심부에 도달한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용기가 1 상승됩니다. ]

[ 히든칭호 : 전직 따위는 불필요해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보너스 스탯을 1 획득하였습니다. ]


‘히든칭호도 있었구나.’


화면이 전환되며 다음 층으로 들어서자마자 처음 보는 시스템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 시스템 출력, 칭호창. ]”


반투명한 창이 눈앞에 펼쳐지자, 나는 손가락으로 창을 넘기며 히든칭호의 획득조건을 확인하였다,


“전직하지 않은 상태로 던전의 중간지점을 돌파하라, 이런 말도 안 되는 걸 업적이랍시고 넣은 개발자들도 제정신은 아니구먼.”


물음표로 도배되어있는 미획득 칭호의 목록을 보고 있자니 정신이 아찔해질 지경이었다.

지금까지 획득한 칭호엔 전부 보상이 따랐다.

그 말은 웬만해서는 다 따놓는 게 좋다는 말인데, 페이지 수를 보고 있노라면 그럴 마음이 싹 사라지게 만들었다.


띠링!

[ 유니크 패시브 스킬 : 육감에 의한 범위내의 몬스터들로부터 위험감지가 발동하였습니다. ]

[ 레벨 : ??? 언데드 좀비, ???마리가 플레이어를 향해 접근해오고 있습니다. ]

[ 유니크 패시브 스킬 : 육감의 ( 숙련도 0.3 / 100 ) 가 상승하였습니다. ]


횃불을 지니고 있지 않아 어두컴컴한 던전이었지만, 유니크 스킬로 인해 이쪽으로 다가오는 몬스터들의 존재를 미리 알아챌 수 있었다.

던전은 인위적으로 누가 만든 것처럼 느껴지는 큰 동굴형식의 미궁이었다.

천장에는 종유석이 빼곡히 달려있었고 바닥에는 몸을 숨길 수 있을 만큼의 큰 바위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육감의 숙련도가 부족한 탓에 몬스터의 레벨과 숫자는 파악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미리 위험을 알 수 있다는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된다.


그어어어!

던전의 특성인지, 몬스터들은 플레이어가 발을 들이면 일정 패턴을 두고 계속 순회하며 등장하는 모양이었다.

바위에 몸을 숨기고 있으니 좀비들은 어느 정도 가까이 접근한 상태로 주변을 맴돌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움직임이 둔한 좀비라, 달린다면 어그로가 금방 초기화되긴 할 텐데.’


문제는 이 앞에도 몬스터들이 득실거린다는 점이었다.

여기서 죽으면 어떻게 될까?

다시 던전의 중심부에서 부활하게 되는 것일까?


‘분명 스킬 중에 광란의 미노타우로스로의 텔레포트가 있었던 것 같은데.’


더 이상의 죽음은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죽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 이상, 힘들게 얻은 경험치의 소실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스킬 사용에 필요한 MP가 모자라잖아.’


레벨 업을 하며 획득한 보너스 스탯을 마나에 투자하기엔 싫었다.

왠지 마법사 쪽 계통이 아니면 지금 당장은 불필요할 것 같단 생각 때문이었다.


‘일단은 속도 쪽에 투자할까? [ 시스템 출력, 스테이터스. ]’


ID : 정인동

플레이어명 : 한방컷


레벨 : 13

직업 : 무


명성치 : 100 / 10000

명성치에 따른 추가골드 획득 : 0.1%


HP : 300

MP : 150


HP 자연 치유력 : 분당 5

MP 자연 회복량 : 분당 10


장착한 아이템에 따른 물리공격력 : 40 ( X )

장착한 아이템에 따른 마법공격력 : 20 ( X )


장착한 아이템에 따른 물리방어력 : 40 ( X )

장착한 아이템에 따른 마법방어력 : 40 ( X )


공격속도 : 0.2% 상승률.

이동속도 : 0.2% 상승률.


힘 : 21

민첩 : 11

정신 : 12

속도 : 11

인내 : 12

용기 : 11

운 : 10


분배 가능한 보너스 스탯 : 121


불속성에 대한 내성 : 6

물속성에 대한 내성 : 6

전격에 대한 내성 : 6

대지에 대한 내성 : 6

암속성에 대한 내성 : 6

빛속성에 대한 내성 : 6


보유 골드의 현황 : 11,879 G


‘분배 가능한 스탯이 121이니까, 체력과 인내에 투자하면 한 대 정도는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사전에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인내 5 스탯 당 물리, 마법 방어력의 상승폭은 20.

HP의 경우는 1 스탯 당 20의 상승폭을 보이니, 두 개에 적당히 투자를 하면 충분히 가능할 지도 모른다.


‘우선 HP에 100정도를 투자하고, 인내에 20정도 때려 박자.’


그렇게 스탯을 분배를 하고 나니 HP는 한 순간에 2300이 되었고 방어력은 총 120이 되었다.

거기에 [ 스킬 : 불굴의 정신 ]이 터지면 최대 두 대 정도는 더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저 레벨 구간임을 감안해도 용기 스탯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몬스터를 조우할 시 패널티를 받게 되어 여전히 조심해야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분배도 끝났으니 슬슬 움직여볼까.’


바닥에 널브러진 적당한 크기의 돌덩이 하나를 주웠다.


[ 전리품 : 짱돌을 획득하였습니다. ]


손에 딱 들어차는 돌멩이를 반대쪽 동굴 외벽으로 던지니 주변을 맴돌던 좀비들이 어그로를 받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을 숨긴 거대한 바위 옆으로 좀비들이 천천히 지나간 것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빠져나왔다.


‘좋았어···!’


[ 패시브 스킬 : 투척을 습득하였습니다. ( 숙련도 0.1 / 100 ) ]


이후는 매우 순탄했다.

유니크 패시브 스킬인 육감으로 인해 미리 위험을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위기를 수차례 벗어날 수 있었고, 그렇게 조심스레 움직이는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또 다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 칭호 : 은밀한 움직임을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으로 인한 속도가 1 상승됩니다. ]


[ 정신이 1 상승됩니다. ]

[ 인내가 1 상승됩니다. ]


‘이런 식의 노가다도 괜찮은데?’


플레이어의 현 레벨보다 던전의 권장레벨이 훨씬 높기 때문인지 조심히 움직일수록 정신과 인내의 스탯이 계속 추가적으로 오르고 있다.

한계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레벨을 올리지 않아도 스탯이 상승한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후, 우여곡절 끝에 보스방처럼 보이는 곳까지 도착은 했는데···”


미니맵을 다시 확인해 봤지만 뿌연 안개로 인해 자세한 내부사항은 확인이 불가능했다.

아마 시스템적인 오류로 인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던전을 활보했기 때문이겠지.

보스로 향하는 문은 원뿔모양의 거대한 수정이 양 옆에 솟아난 형태로 은은하게 빛을 뿜어대고 있었다.

중간보스때와 마찬가지로 입구는 검은 사슬로 봉인되어 있었고, 손잡이로 보이는 곳엔 두 개의 구멍이 존재했다.


“[ 시스템 출력, 인벤토리. ]”


크기나 모양으로 봐서 미노타우로스의 전리품이 문을 열기 위한 열쇠로 작용하는 것 같았다.


“이걸 이렇게 끼워 맞추면 되겠지.”


척!

[ 전리품 : 광란의 미노타우로스의 송곳니를 사용하였습니다. 사용된 아이템이 소멸하였습니다. ]

[ 전리품 : 광란의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사용하였습니다. 사용된 아이템이 소멸하였습니다. ]


차르르륵!!!!

두 개의 전리품을 사용하자 문을 봉인하고 있던 검은 사슬이 풀려나며 곧바로 시스템 메시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 히든던전 검은 손 미궁의 제단이 개방되었습니다. 앞으로 향하시겠습니까? YES / NO ]


‘구경이라도 해두는 게 좋지.’


던전 속 몬스터면 몰라도 보스몹이라면 일격에 죽게 될 테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경험치는 날리게 되겠지만 스탯 노가다는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절친이 구조해주기까지 그렇게 시간을 보낼 작정이었다.


“YES.”


드드드득···

양 옆으로 솟아나 있던 수정들로부터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빛이 강해질수록 굳게 잠겨있던 문은 동굴바닥을 긁으며 열렸고, 그 벌어진 틈으로 내부를 살펴보았다.

푸르스름한 빛으로 가득 메워진 거대한 공간이었다.

천장은 매우 높았고 둥근 홀의 중심에는 작은 제단하나가 존재했다.

제단의 4방향으로 붉은 천이 감싸진 기둥이 뭔지 모를 존재감을 과시하며 세워져있어, 은근히 긴장으로 물들게 만들었다.


“보스는 없는 건가?”


미노타우로스처럼 보스가 떡하니 버티고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내부로 발을 들였음에도 유니크 패시브 스킬인 육감은 발동되지 않았고, 돌연 보스가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잠시 경계하는 시간을 가져봤지만 이 역시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아 단순 기우에 불과해보였다.


“설마 시스템 오류 때문에 보스 이벤트가 먹힌 건 아니겠지?”


내심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전신에 들어찼던 긴장감이 거짓말처럼 사르르 녹아 사라졌다.


“보스를 처치하면 이 제단을 통해 보상을 획득하는 방식인건가? 응? 이건 뭐지?”


이리저리 살피던 와중, 제단을 덮은 검은색의 천을 걷어내자 손바닥모양으로 깊게 눌러 파진 홈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굉장히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무엇이 두려우리.

손바닥 모양의 홈에 맞춰 손을 올리자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스템 메시지 창이 요란한 소음을 내며 나타났다.


위잉!!

[ 히든클래스 : 던전메이커의 전직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


[ 유니크 칭호 : 선택의 기로에 선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하게 됩니다. ]

[ 경고 : 마왕으로부터 종속계약이 진행됩니다. 던전메이커로의 전직을 수락 시 마계인으로 분류됨에 따라 인간종족 관련 칭호를 획득할 수 없게 됩니다. ]

[ 경고 : 마왕으로부터 종속계약이 진행됩니다. 던전메이커로의 전직을 거절 시 마계의 적대세력으로 분류됨에 따라 항시 목숨을 위협받게 됩니다. ]

[ 경고 : 한 번 결정된 선택지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


‘히든클래스의 발동 이벤트!’


게이머라면 누구나 바라는 이벤트 중의 하나가 발생했다!

게임 속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기에 희소성은 물론 히든클래스만의 유니크 스킬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가지고 있다.

누구나 가질 수 없는 직업이기에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클래스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면 다른 유저들에 비해 더딘 성장속도 또한 불가피하게 따라오게 된다.

제일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히든클래스로 전직 시 인간에 관련된 칭호를 획득할 수 없게 된다는 문구였다.

칭호창을 열어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그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칭호를 획득하면 스탯과 명성, 골드, 게다가 스킬이 보수로 주어진다.

그로인한 성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으며, 그런 면에서 보자면 히든클래스로의 전직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직업이 갖는 메리트도 결코 무시할 순 없지.’


[ 마왕으로부터 히든클래스 : 던전메이커의 전직을 받아들이겠습니까? YES / NO ]


마왕이란 설정 아니랄까봐, 둘 중 하나를 선택해도 전부 패널티뿐인 종속계약이었지만 상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긍정의 표시를 보냈다.


[ 인간종족 관련된 칭호가 목록에서 제외됩니다. ]

[ 히든칭호 : 던전메이커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고유스킬 : 긴급탈출을 습득하였습니다. ]

[ 칭호 : 인간임을 스스로 저버린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고유스탯이 추가되었습니다. ( 마기 ) ]

[ 칭호 : 마왕과 계약한 최초의 인류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마기가 100 상승됩니다. ]


[ 칭호 : 스스로의 손을 검게 물들인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어드밴티지가 부여됩니다. ]

[ 암 속성에 대한 내성이 100 상승됩니다. ]


[ 칭호 : 빛을 등진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패널티가 부여됩니다. ]

[ 빛 속성에 대한 내성이 100 하락합니다. ]


[ 스테이터스에 마력이 추가되었습니다. ]


[ 시스템 메시지 : 마왕으로부터 장비가 지급되었습니다. ]

[ 고유장비 : 던전메이커의 투구를 획득하였습니다. ]

[ 고유장비 : 던전메이커의 칠흑갑주를 획득하였습니다. ]

[ 고유장비 : 던전메이커의 건틀릿을 획득하였습니다. ]

[ 고유장비 : 던전메이커의 다리보호구를 획득하였습니다. ]

[ 고유장비 : 던전메이커의 발목보호구를 획득하였습니다. ]


[ 칭호 : 마왕으로부터 주목받는 신입사원을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한 추가골드 획득량이 0.1%가 영구적으로 적용 됩니다. ]

[ 던전메이커의 권한칭호 : 마왕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칭호획득에 의해 검은 손 미궁을 관리를 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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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광대 20.10.20 38 1 17쪽
20 20. 호기심 많은 플레이어 20.10.17 33 2 19쪽
19 19. [ 에피소드 마녀 ] 제안 20.10.16 28 2 17쪽
18 18. [ 에피소드 마녀 ] 등장 20.10.15 30 1 12쪽
17 17. [ 에피소드 마녀 ] 노란색을 상징하는 마녀 20.10.14 39 2 14쪽
16 16. [ 에피소드 마녀 ] 공략이 불가능한 던전은 존재하는가. 20.10.13 36 2 12쪽
15 15. [ 에피소드 마녀 ] 집착과 주의 20.10.10 52 1 12쪽
14 14. [ 에피소드 마녀 ] 보라색을 상징하는 마녀 데리마시올리 20.10.09 41 3 12쪽
13 13. [ 에피소드 마녀 ] 보라색으로부터의 초대 20.10.08 44 4 14쪽
12 12. 우리의 주적은 플레이어 20.10.07 46 5 24쪽
11 11. A루트 공략을 위한 단련이다! 20.10.06 49 5 15쪽
10 10. 소환해제! 각인소환 소환해제! 각인소환 20.10.03 50 5 16쪽
9 9. 중간보스가 왜 각성을? 20.10.02 56 4 14쪽
8 8. 악마란 녀석이 광부가 웬 말이냐 20.10.01 59 3 18쪽
7 7. ( ??? )의 아토비악 20.09.30 59 4 22쪽
6 6. 정말 완벽한 악마이지 않은가. 20.09.29 70 4 16쪽
5 5. 슬슬 히든던전을 경영할 때인가. 20.09.27 79 4 14쪽
4 4. 24번 슬라임 20.09.26 77 6 13쪽
3 3. 슬라임들의 교관이 되다. 20.09.25 83 6 17쪽
2 2.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20.09.24 111 4 17쪽
» 1. 시스템오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3 20.09.23 179 7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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