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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청월
작품등록일 :
2023.02.15 21:18
최근연재일 :
2024.04.24 19:00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26,562
추천수 :
1,329
글자수 :
1,746,497

작성
23.02.28 21:35
조회
93
추천
6
글자
11쪽

1부 55화) Episode12. vs편왕(3)

DUMMY

[1부: 인간세계 편]

[Episode12. vs편왕(3)]



어리숙한 발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말한 재앙은 그대로 서희은을 바닥에 내리꽂아 기절시켰다. 서희은은 작은 신음조차 흘리지 못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뻗어버렸다.


폭풍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게워졌고, 폭풍이 있던 자리에는 밀렌시아와 서희은이 쓰러져 있었다. 밀렌시아, 파괴력은 좋지만 내구력이 쓰레기다.


'어떻게 한 대 맞고 뻗을 수가 있냐고.'


결국은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최성수 밖에 없게 되었다.


'흑풍참으로는 이제 대미지를 줄 수 없을 거야. 다시 새로운 검을 뽑아야 해.'


하지만 상상의 힘을 사용하는 건 마력 소모가 너무나도 극심하기에 연속적으로 새로운 스킬을 뽑는 건 무리였다. 그렇지만 새로운 검을 뽑지 않는다면 이길 수 없다.


'.. 사면초가라는 건가.'


재앙과 고작 10여 미터를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이다. 새로운 검을 뽑으려고 해도 바로 뽑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매우 난해한 상황이 되었다.


시간을 끌어줄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괜찮았을 텐데.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가면 좋을까 머리를 굴리던 그때, 찐득하고 가래가 끓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채.. 성.. 수.."


".. 편왕?"



괴성밖에 지르지 않던 편왕이 갑자기 사람의 말을 하니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재앙은 마치 인사라도 하는 것처럼 팔을 흔들었다.



"최.. 성수.."


"....."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대체.. 그렇게나 우리에게 호의적인 사람이었는데.. 대체 왜..'


다시 한번 편왕이 저렇게 된 이유가 밀렌시아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최성수는 재앙, 편왕을 죽여야만 한다.


'내 손으로 직접 할 수 있을까? 힘과 힘이 아닌 사람으로서, 내가 편왕을 죽일 수 있을까?'


바깥으로 오면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냥 조금 호의적으로 대해준 것뿐인데도 이렇게나 속이 뒤집어질 거 같다니..'



"최성.. 수.."



그래도 해야만 한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하나 최성수의 검은 결국 바닥을 향했다.


'.. 내 복수를 위해, 지구를 멸망시킨 복수를 하기 위해서 내가 다른 이의 목숨을 앗아가도 되는 건가? 내가 뭐라고 남의 목숨을 그렇게 자유자재로..'


모든 의욕이 사라졌다. 자신이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게 맞는 것인지도 모르게 되었다.


'그저 난..'



"남자!!"



편왕의 옆에서 쓰러져있던 밀렌시아가 최성수를 향해 절규하듯 소리쳤다.


'그나저나 아까 내가 이름을 말하지 않았었나. 이름 좀 외우..'



".. 어?"



복부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함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정신을 차리니 어느샌가 편왕이 앞다리로 배를 꿰뚫고 있었다.



"이, 이게 뭔.."


"독서 네놈!!"


"독.. 서..?"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억지로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이쪽을 보며 씨익 하고 웃고 있는 독서가 있었다.



"너도.. 흑란과 함께.."


"이.. 이 씨발.. 새끼가.."



편왕이 최성수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한 건 모두 독서가 벌인 짓이었다. 재앙이 된 편왕이 갑자기 그렇게 변하는 게 애초에 말이 되지 않았다.


환각의 힘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한번 상기했다.


'나도 참.. 아직 한참 멀었구나.'


배를 관통을 앞다리를 뺀 재앙은 사냥에 성공한 원시인처럼 크게 울부짖었다.



"키에에에에!!!"



이번 공격은 대미지가 많이 컸다. 불시에 공격을 당한 것도 문제지만, 신체를 관통당한 게 더욱 큰 문제였다.


포션이라도 마시고 싶었지만, 서서히 힘이 빠져나갔다. 검을 놓치고, 바닥에 주저앉고, 머리가 조금씩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아까 잡생각 말고 그냥 공격을 했어야.. 내 안일함 때문에 여기서 결국 죽는구나.'


후회해봤자 버스는 떠나갔고, 버스가 떠난 자리에는 더 이상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남자! 일어나라! 우리가 막아야 한다!!"



'입 닥쳐 씹새끼야.. 누구 때문에 이 모양 이 꼴이 된 건데 저 새끼가..'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 아가리에 칼을 꽂아 넣고 싶었다. 그러나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여기서 잠들면 정말로 죽을 것이다.


그건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잠들지 않는다고 해서 상황이 과연 바뀔지는 미지수였다.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하려던 순간, 등 뒤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감각에 저절로 머리가 뒤쪽으로 향했다.



"컥.. 꺼억.."



머리에 화살이 박힌 채 죽어가는 독서의 뒤편으로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새침한 눈으로 최성수를 아래로 내려다보고 있는 긴 머리에 웨이브펌 을 한 아름다운 여성이 서 있었다. 그것도 자기 몸통만 한 활을 가지고 말이다.


서희은과 비슷한 날카로운 눈매, 이혜민과 같은 뽀얀 피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반할만한 입술과 오똑하지도 낮지도 않은 코.


남자라면 한 번쯤 머릿속에서 상상했을 법한 미인이 그를 벌레 보는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넌 볼 때마다 뒤져가고 있구나?"


".. 민주희."



민주희였다.


최성수는 '어째서?'라고 생각했지만 그 의문은 저절로 풀어졌다.본인은 이곳으로 왔으면서, 민주희라고 못 왔을 리가 있나. 그렇다면 이제 믿을 건 하나였다.



"도.. 커헉! 도, 도와줘.."



자꾸만 터져 나오는 피 때문에 말도 제대로 못 할 지경까지 와버렸다. 이젠 정말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



"흐응. 웬 벌레 새끼 한 마리랑 대가리 하얀 놈하고, 저번에 봤던 모자란 계집애 하나. 정말 형편없는 조합이네."



'.. 이 자식은 놀리러 온 거야, 도와주러 온 거야?'


민주희은 싱긋하고 웃으며 최성수의 손을 즈려밟았다.



"으윽! 뭐 하자는, 거냐.."


"조건을 하나 제시할게."



이 와중에 조건이라니, 정신이 아득해지는 상황에서 자꾸만 미친 소리를 하니 정말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미친 소리를 하는 여자와 미친 소리를 듣는 최성수를 향해 재앙이 소리를 지르며 날아들었다.



"키에에에에!!!"



['편왕'이 스킬, [강월수[鋼鉞狩](Lv15)]를 사용합니다.]



"아직 얘기가 안 끝났거든? 꺼져줄래?"



활시위에 손을 얹은 민주희는 빠르게 재앙을 조준했고, 재앙이 최성수의 머리를 향해 팔을 휘두르기도 전에 빛나는 무언가가 최성수의 머리 위를 빠르게 지나가 재앙의 오른쪽 가슴을 관통했다.


['민주희'가 스킬,

[성월미원[星月薇園](Lv9)]을 사용합니다.]



"키에에에에에!!!"



민주희는 아챠르와 싸웠을 때 하고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이 정도로 강해진 건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는 힘.


최성수도 본인 나름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정말 말 그대로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 가볍게 숨을 내뱉은 민주희는 다시 최성수의 손을 밟으며 말했다.



"조건은 간단해. 내 아래로 들어와."


".. 또 그 소- 커헉! 쿨럭!!"


"빨리 선택해야 할 걸?"


"키에에에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재앙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민주희의 능력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다. 민주희라면 혼자서도 재앙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민주희의 밑으로 들어가는 것은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선택지였다.


이 상황은 또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나, 머리를 굴리면 굴릴수록 의식이 더욱 빨리 희미해져 갔다.


결국 몸에 힘이 풀리고, 바닥에 그대로 고꾸라졌다.


눈앞이 흐렸다. 뭐라고 말하는 거 같았지만, 귀가 먹먹해서 잘 들리지 않았다.


'.. 여기서 죽는다면, 양천일이고 뭐고.. 아무것도 못해.'


민주희에 관한 건 일단 여기서 살아난 다음 생각하기로 했다.



"알.. 았다.."


"알았다고 한 거지?"


"그래.."


"계약서를 준비해놓기는 했는데, 그럴 상황이 아니니까.. 일단은 벌레부터 잡아볼까?"


"키에에에에.."



아까와는 다르게 재앙의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이런 기이한 상황을 바로 앞에서 지켜본 밀렌시아는 크게 동요했다.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듣보의 여성이 편왕과 단신으로 전장을 주도하며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현 상태의 편왕의 기세가 수그러든 것조차도 그에게는 믿지 못할 광경이었다.


이 세계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약하다는 건 멍청한 생각이다.


그럼에도 저렇게 여리여리한 여성이 재앙을 압도하며.. 아니, 오히려 가지고 노는 건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밀렌시아는 이곳에서 몇십 년 간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동안 수많은 밀렌들을 봐왔지만, 자신을 상회할 정도의 힘을 갖은 인간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성수도 지금까지의 인간들에 비해서는 강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밀렌시아와 견주기에는 밀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나 민주희는 밀렌시아를 뛰어넘은, 한 단계 더 높은 경지에 있었다.



"이거 밖에 안 되는 거야? 힘 좀 써봐 벌레야."


"키에에에에에!!!"



재앙은 아가리를 쩍 하고 벌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어머. 아가리가 참 자유분방한 벌레구나?"


"키에에엑!!!"



어떻게 한 건지는 몰라도 이빨을 바깥 쪽으로 뺀 재앙은 자신이 낼 수 있는 최속으로 민주희를 향해 달려들었다.


['편왕'이 스킬, [흉고아[凶呱牙](Lv17)]를 사용합니다.]

※凶‐흉할 흉, 呱‐울 고, 牙‐어금니 아



"키에에에에!!!!"



재앙은 그대로 일직선으로 날아가 날카롭게 벼려진 이빨로 민주희의 오른쪽 어깨를 정확하게 물어뜯었다. 어깨와 팔이 통째로 날아가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고통으로 몸부림을 칠 것이다.


라고 재앙은 생각했다.



"이 정도로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덤빈 거야?"


"키이-!!"



야생의 감일까, 본능일까.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위험을 감지한 재앙은 재빨리 민주희의 곁에서 떨어졌다.


미치광이 벌레로 보일지 몰라도 재앙도 생각이란 걸 한다.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방금 공격은 팔이 아니라 몸통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힘이었다고. 그런데도 저 여자는 몸통이 날아가기는커녕 고통스러워하지도 않고 있다고.


생물이라면 있어야 할 고통이라는 감각이 저 여자에게는 없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재앙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재앙을 향해 민주희는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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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2부 17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6) [完] 23.03.16 76 6 12쪽
73 2부 16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5) 23.03.15 77 6 12쪽
72 2부 15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4) 23.03.14 80 6 12쪽
71 2부 14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3) 23.03.13 78 6 12쪽
70 2부 13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2) 23.03.12 79 6 11쪽
69 2부 12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1) 23.03.12 79 6 11쪽
68 2부 11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7) [完] 23.03.11 80 6 14쪽
67 2부 10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6) 23.03.10 78 6 11쪽
66 2부 9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5) 23.03.09 80 6 11쪽
65 2부 8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4) 23.03.08 84 6 12쪽
64 2부 7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3) 23.03.07 88 6 13쪽
63 2부 6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2) 23.03.06 79 6 12쪽
62 2부 5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1) 23.03.05 83 6 11쪽
61 2부 4화) Episode13. 새로운 세계(4) [完] 23.03.04 87 6 11쪽
60 2부 3화) Episode13. 새로운 세계(3) 23.03.03 88 6 11쪽
59 2부 2화) Episode13. 새로운 세계(2) 23.03.02 93 6 11쪽
58 2부 1화) Episode13. 새로운 세계(1) 23.03.01 99 6 12쪽
57 1부 57화) Episode12. vs편왕(5) [完] 23.02.28 99 6 10쪽
56 1부 56화) Episode12. vs편왕(4) 23.02.28 102 6 10쪽
» 1부 55화) Episode12. vs편왕(3) 23.02.28 94 6 11쪽
54 1부 54화) Episode12. vs편왕(2) 23.02.28 93 6 11쪽
53 1부 53화) Episode12. vs편왕(1) 23.02.28 101 6 12쪽
52 1부 52화) Episode11. 불신(3) [完] 23.02.28 100 6 13쪽
51 1부 51화) Episode11. 불신(2) 23.02.28 99 6 12쪽
50 1부 50화) Episode11. 불신(1) 23.02.28 99 6 11쪽
49 1부 49화) Episode10. 독서(4) [完] 23.02.28 116 6 10쪽
48 1부 48화) Episode10. 독서(3) 23.02.28 106 6 12쪽
47 1부 47화) Episode10. 독서(2) 23.02.28 109 6 10쪽
46 1부 46화) Episode10. 독서(1) 23.02.28 121 6 12쪽
45 1부 45화) Episode9. 바깥(5) [完] 23.02.28 115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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