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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청월
작품등록일 :
2023.02.15 21:18
최근연재일 :
2024.04.24 19:00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26,563
추천수 :
1,329
글자수 :
1,746,497

작성
23.02.28 21:30
조회
99
추천
6
글자
11쪽

1부 50화) Episode11. 불신(1)

DUMMY

[1부: 인간세계 편]

[Episode11. 불신(1)]



"나는 사형을 죽이고 싶지 않아. 그냥 어디서 찌그러져 있으면 우리가 밀렌시아하고 독서의 목을 가져다줄게."


".. 너는 몰라. 사실 네가 말한 재앙.. 나 알고 있어."


"나도 알아."



불끈 쥔 흑란의 주먹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그거.. 재앙은 사실 사람이었어. 편왕이라는 사람."


"알아."


"국서의 정체가 뭔지 알아? 독서가 그걸 왜 찾는지도?"


"아쉽게 그건 모르겠네."



불끈 쥔 주먹이 펴졌다.



"독서는 예전에 아틀라스로 가는 퀘스트를 실패했어. 실패에 대한 리스크로 독서는 100년간 이곳에 갇혀있게 되었어."


"새로운 사실이네."


"그런 독서 앞에 아틀라스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어. 알바테라스 어딘가에 봉인되어 있는 국서를 찾으면 된다는 거였지."


"우리하고 똑같네."


"하지만 국서 퀘스트는 독서가 아닌 하리아의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이 됐어. 그리고 그때부터 모든 밀렌들이 국서를 찾기 위해.. 알바테라스로 몰려들었어. 하지만 그 누구도 국서를 찾지 못했지."



그만큼 꼭꼭 숨겨져 있던 것일 수도 있었지만, 최성수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국서를 숨긴 것이라 생각했다.



"독서가 국서를 이미 찾은 뒤라 그 누구도 국서를 찾지 못한 거야."


"놀랍네."


"그런 독서 앞에 새로운 퀘스트가 떠올랐어. 다른 이에게 국서를 읽게 하여 재앙으로 만들라고. 그리고 그 재앙을 죽여 영혼을 끄집어내 '아란티스'라는 '열쇠'와 결합시키라고 했어."


"그것도 우리와 똑같네."


"그런데 왜 하필 편왕이 재앙이 됐는지 알아?"


"마지막까지 국서를 찾아다닌 게 편왕이었을 테니까."



희미하게 떨리던 흑란의 어깨가 멈추었다.



".. 역시 똑똑하네. 독서를 그를 숙주로 삼았어. 그가 찾을 수 있는 위치에 국서를 살며시 놓았지. 그리고 독서의 계획대로 그는 국서를 찾았고, 곧바로 국서를 읽기 시작했어."


"그리고 어둠의 잠식되어 그 모양 그 꼴이 된 거라는 거지?"


".. 그래."


"그럼 독서는 왜 재앙을 그때 죽이지 못했을까. 재앙이 너무 빨라서? 재앙이 너무 강해서? 전부 아니겠지."


".. 국서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너무 강해서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



덜그럭-


어느샌가 서희은도 전투태세를 하고 최성수의 옆에 꼭 붙어서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흑란의 얘기를 묵묵히 듣고 있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독서는 최대한 정신을 가다듬으면서 그를 향해 걸어갔어. 그런 독서를 편왕은 책을 빼앗으려 했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 편왕은 제정신이 아닌 독서를 공격하고 편왕은 그대로 자취를 감추었어."



결국 편왕은 산제물이었다는 것이다. 비참하게도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사형과 독서, 밀렌시아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이 사라졌네. 편왕은 다신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할 거야."


"....."


"일단 독서한테 데려다줘."



흑란은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뭐 때문에 너희를 여기로 데려왔는데!"


"우릴 독서한테 데려다주면 우린 필시 끔찍하게 죽을 거다? 그래서 사형이 우릴 대신 고통없이 죽여주겠다? 우리가 살아있을 동안은 독서가 계속해서 우릴 노릴 테니까?"


"그래!.. 너희는 독서를 이기지 못해."


"사형이 해줬던 얘기에서 밀렌시아가 사형이지? 부분부분 짜집기를 한 거 같기는 하지만."



흑란은 조금 흘러내린 가면을 제대로 고쳐 썼다.



"이제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잖아. 부탁할게. 여기서 내 손에 죽어줘."


"여기서 어느 미친 놈이 가만히 죽어줄까."


".. 부탁이야."



서희은이 언월도를 양손으로 쥐며 흑란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흑란,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 희은 씨."


"그러니까, 독서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잠시만 숨어있어요. 독서는 우리가 잡아올 테니까."


"제가 지금까지 하는 말을 뭘로 들으신 겁니까!? 당신들은 절대 독서를 죽일 수 없단 말입니다!"



무엇 때문에 흑란이 저렇게 완고하게 말하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재앙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정말로 막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제발, 여기서 죽어주세요."


"사형. 넌 우릴 지키고 싶은 거야 죽이고 싶은 거야?"


".. 지키기 위해 내 손으로 죽이려는 거야."


"하.. 이놈이나 저놈이나 정상이 없네."



말장난을 받아주는 것도 이젠 한계다. 최성수는 흑란을 향해 검을 겨눴다.



"마지막 경고야. 다시 변방으로 가서 찌그러져 있어."


"너희가 독서에게 가게 두지 않을 거야."



흑란은 불꽃을 넓게 퍼트렸다. 그리고는 이내 모습이 시야에서 온전히 사라졌다. 최성수는 초감각을 사용 중이어서 위치가 가늠이 되지만, 서희은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서희은이 싸우기에는 많이 불리하다. 평소였다면 뒤로 빠져있으라고 했겠지만, 이젠 아니었다.



"서희은."


"어, 왜?"


"흑란이 어딨는지,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지?"



조금 분한듯 미간을 찡그리며 투덜거렸다.



".. 안 보여. 느껴지지도 않고."


"이제부터 네가 결정해."


"뭘?"


"싸울 건지, 피해있을 건지. 네가 직접 결정해."



서희은의 시선이 바닥을 향했다. 서희은에게도 고민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자신이 상대해야할 적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내야 그 고민은 끝이날 거다.


하지만 상대는 그 시간을 기다려줄 이유가 없다. 최성수의 감각이 말했다. 지금 자신의 앞으로 무언가 달려오고 있다고.


['최성수'가 스킬, [격[格](Lv10)]을 발산합니다.]


격을 발산하자 최성수를 향해 달려오던 흑란의 신형이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나는 것이 보였다. 공간이 일렁이는 포인트, 그곳에 흑란이 있다.


계속해서 지켜봤던 흑란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무투가다. 무투가라면 그만큼 몸을 단련했으니 원거리에서하는 공격은 대미지가 100%로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불꽃의 세기를 높인 건지, 흑란의 기운이 점점 흐려져 갔다.


'초감각으로도 감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환각이라..'


적으로 돌리니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었다. 적이 어딨는지 정확히 파악이 안 되는 상황에 섣불리 움직이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


'그렇다면 이 일대를 싹 다 날려버리는 수밖에.'


['최성수'가 스킬,

[청룡브레스[靑龍光閃](Lv3)]를 사용합니다.]


녹색의 브레스가 폐허로 변한 도시를 강타했다. 허름해진 건물은 브레스에 닿자마자 부서지는 게 아닌, 모두 으스러져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그 정도로 이곳은 오래동안 방치 돼 왔던 것이다.


브레스로 일대를 날려버린 탓인지 흑란의 기운이 모조리 분산되어 더 난처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때, 멀리서 공간이 일렁이는 것이 보였다.


['흑란'이 스킬, [환각[幻覺](Lv7)]을 사용합니다.]

※幻‐헛보일 환, 覺‐깨달을 각


일그러진 공간 사이에서 흑란이 튀어나와 최성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시간이 촉박한 건 두 사람 쪽인 상황에서 저렇게 달려들어주니 오히려 고마웠다.


가볍지만 묵직하게. 모순된 힘으로 검을 휘둘렀다.


['최성수'가 스킬, [흑풍참[黑風斬](Lv4)]을 사용합니다.]


촤아악!


['흑란'이 스킬, [매항[煤亢](Lv6)]을 사용합니다.]

※煤‐그을음 매, 亢‐높을 항



'뭔..'


분명히 베어냈다고 생각했던 흑란의 주먹이 오른쪽에서 나타나 정확하게 최성수의 목덜미를 강타했다.



"커억-!"



갑작스레 급소를 가격 당해 대미지가 더 크게 들어왔다. 맞은 통증보다는 어떻게 흑풍참을 뚫고 어떻게 공격했냐는 게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것보다 더 충격적인 건 대체 왜 오른쪽에서 주먹이 날아왔냐는 것이었다.


'분명히 베었을 텐데, 어째서..'


혼란에 빠진 최성수의 뒷통수를 서희은이 손바닥으로 강하게 후려쳤다.



"야이.. 뭐하는 거야!"


"너야말로 뭐하는 거야?! 혼자 공격하고 왜 혼자 피를 토해?!"



'.. 혼자?'


혼자라는 말을 듣자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 젠장. 처음부터 당하고 있었네."


"뭘 당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역시나 흑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녹색 연기가 도시를 애워쌌다는 것만이 지금 당장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 생각보다 더 까다로운데."


"아 뭐가 어떻게 된 건데!"


"환각을 실체화 시킨 거야."



본인이 말하고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실제하지 않는 환각이 어떻게 실제한다는 것인가.


말로 아무리 설명해봤자 서희은을 이해시킬수도 없을 것이고, 무엇보다 방금 자신이 겪은 일을 말로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사방에서 일렁이던 녹색 연기가 점차 탁해져갔다. 환각에 대해 파악할 시간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환각을 실체화시켜?"



본인 입으로 말하고도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환각은 인간의 감각을 속이는 것. 그런데 그런 환각으로 직접적인 공격이 가능하다?


어쩌면 재앙보다 상대하기 훨씬 까다로울지도 모를 정도로 사기적인 힘이었다.


모든 걸 환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이 싸움은 절대로 이기지 못할 수준이 아니라, 싸우면 안 될 싸움이었다.



"일단 흑란의 영역에서 벗어나야 해. 이 안에 있는 한 속수무책으로 당할 거야."



서희은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옆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서희은, 일단 여기서 나가.."



갑자기 느껴지는 소름 끼치는 기운에 서희은 쪽으로 고개를 홱하고 돌렸다.


['서희은'이 스킬, [청령각(Lv4)] [風]을 사용합니다.]



"뭐 하는 거야?!"



서희은의 언월도가 아슬아슬하게 최성수의 왼쪽 뺨을 스쳐 지나갔다. 그 뒤로도 서희은은 아무 말없이 언월도를 휘두르며 최성수를 위협했다.


뒷걸음질을 치며 도망치다 바닥에 살짝 솟아나 있는 돌부리에 발이 걸려 밸런스가 무너졌다. 서희은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최성수의 목을 향해 언월도를 휘둘렀다.


다행히 몸이 순간적으로 반응하여 간신히 언월도를 막아냈다.


만일 막지 못했다면 아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컸을 것이다.


'갑자기 왜 공격하는 거지? 미치지 않고서야 서희은이..'


멍청하게도, 최성수는 이제야 서희은이 이러는 이유를 알아챘다.


'이 빌어먹을 자식이.'


이건 환각이다. 틀림없는 환각. 환각인 건 꿰뚫었지만 어떻게 파훼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환각을 베어야 하나?'


환각이라고는 하나 서희은을 상대하는 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게다가 환각으로 만들어진 서희은은 속도가 본체보다 몇 수 위였다. 그 때문에 간신히 검으로 몸을 방어만 할 수 있었다.


'빨리 생각해. 환각을 어떻게 파훼할 수 있는 거지?'


자신을 공격하는 서희은이 환각이란 걸 확신하자 서희은의 신형이 점점 흐릿해졌다. 최성수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직선으로 달려가 서희은의 몸통을 토막 냈다. 서희은은 이내 녹색의 연기가 되어 흩어졌다.


'환각을 파훼시키는 방법은 환각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마무리를 지어야 해.'


파훼법을 알았다고는 하나, 까다로운 상대임에는 변함이 없었다.환각 속에서 빠져나왔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진짜 서희은이 보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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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2부 17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6) [完] 23.03.16 76 6 12쪽
73 2부 16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5) 23.03.15 77 6 12쪽
72 2부 15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4) 23.03.14 80 6 12쪽
71 2부 14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3) 23.03.13 78 6 12쪽
70 2부 13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2) 23.03.12 79 6 11쪽
69 2부 12화) Episode15. 새로운 동료(1) 23.03.12 79 6 11쪽
68 2부 11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7) [完] 23.03.11 80 6 14쪽
67 2부 10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6) 23.03.10 78 6 11쪽
66 2부 9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5) 23.03.09 80 6 11쪽
65 2부 8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4) 23.03.08 84 6 12쪽
64 2부 7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3) 23.03.07 88 6 13쪽
63 2부 6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2) 23.03.06 79 6 12쪽
62 2부 5화) Episode14. 매콤한 휴식(1) 23.03.05 83 6 11쪽
61 2부 4화) Episode13. 새로운 세계(4) [完] 23.03.04 87 6 11쪽
60 2부 3화) Episode13. 새로운 세계(3) 23.03.03 88 6 11쪽
59 2부 2화) Episode13. 새로운 세계(2) 23.03.02 93 6 11쪽
58 2부 1화) Episode13. 새로운 세계(1) 23.03.01 99 6 12쪽
57 1부 57화) Episode12. vs편왕(5) [完] 23.02.28 99 6 10쪽
56 1부 56화) Episode12. vs편왕(4) 23.02.28 102 6 10쪽
55 1부 55화) Episode12. vs편왕(3) 23.02.28 94 6 11쪽
54 1부 54화) Episode12. vs편왕(2) 23.02.28 93 6 11쪽
53 1부 53화) Episode12. vs편왕(1) 23.02.28 101 6 12쪽
52 1부 52화) Episode11. 불신(3) [完] 23.02.28 100 6 13쪽
51 1부 51화) Episode11. 불신(2) 23.02.28 99 6 12쪽
» 1부 50화) Episode11. 불신(1) 23.02.28 100 6 11쪽
49 1부 49화) Episode10. 독서(4) [完] 23.02.28 116 6 10쪽
48 1부 48화) Episode10. 독서(3) 23.02.28 106 6 12쪽
47 1부 47화) Episode10. 독서(2) 23.02.28 109 6 10쪽
46 1부 46화) Episode10. 독서(1) 23.02.28 121 6 12쪽
45 1부 45화) Episode9. 바깥(5) [完] 23.02.28 115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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