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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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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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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02.1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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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1

DUMMY

유이토는 그렇게 위안소에 가서 조선인 위안부 정순과 시간을 보냈다. 유이토는 정순에게 찹쌀떡을 나누어주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하면 잠시라도 쉴 수 있겠지?'


정순이는 찹쌀떡을 먹으며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어김없이 5분 뒤 유이토는 위안소 밖으로 나와야 했다. 포주가 외쳤다.


"다음!!!"


잠시 위안소에 갔다오는 시간을 빼고는 유이토와 신병들은 진지 건설을 하느라 죽어나야 했다. 하필이면 유이토가 있는 분대는 통나무를 옮기는 가장 빡센 일을 하게 되었다. 유이토는 히카루와 함께 통나무를 옮겼다.


"으윽!!"


그 때, 히카루가 외쳤다.


"바...바나나다!!"


유이토와 히카루는 조심스럽게 통나무를 내려놓은 다음, 엄청나게 큰 바나나 뭉치가 떨어져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유이토가 외쳤다.


"이...이거면 우리 분대 전체가 며칠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악!!"


히카루가 유이토의 머리를 치고 외쳤다.


"이건 숨겨뒀다가 둘만 먹어야지!! 저기 구덩이에 숨겨두자!!"


그렇게 히카루는 유이토와 함께 바나나를 실컷 먹었다. 히카루가 외쳤다.


"네 놈이 그 무엇을 상상했던 실제 전장은 그 차원이 다르다고! 임팔 작전때는 말이야!!"


일이 끝나고 유이토는 몰래 분대 밖으로 나와 위안소 쪽으로 향했다. 저녁 6시에는 위안소가 문을 닫기 때문에 아마 지금 가면 정순을 만날 수 있을 것 이었다.


그렇게 유이토는 위안소 밖을 서성거리다가 정순을 발견하고는 둘은 몰래 빠져나왔다. 그리고 유이토는 정순을 데리고 히카루가 숨겨두었던 바나나를 나누어주었다. 정순이 바나나를 먹으며 말했다.


"마...맛있어요."


다음 날 야마모토 분대원들은 모여서 점심을 먹였다. 와타루 녀석이 말했다.


"전쟁이 끝나면 일본은 어떻게 되는거지?"


솔직히 이 전쟁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에서 패배한 국가가 어떻게 되는지는 상상도 해본적 없었다.


"2중대 3소대장님 20년간 직장생활하다가 왔다고 하더라."


육군에서 단기 현역 경험이 있을뿐 20년간 사회 생활하다가 끌려 온 소집 장교들이 꽤 많았다. 현재 전역에서는 소대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전투 경험도 없고 20년 넘게 사회생활을 하다가 40대 초중반에 끌려오는 소집 장교들은 체력도 딸리고 적응이 매우 힘들었다.


"20년 전 보병 교리랑 지금은 하늘과 땅 차이인데..."


"한 달 단위로 보병 교리가 변하는데 20년간 직장 다니던 소집 장교가 지휘를 어떻게 하냐?"


"미군은 대다수가 20대 초반이던데."


"우린 이젠 학생도 끌려오잖아!"


"저런 사람들도 다 죽으면 전후에 사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거야?"


"살아남은 사람들만 꿀 빨겠지."


한편, 그 다음 날도, 그 다다음 날도 둘은 만났고 정순이 배를 타고 섬을 떠나기 전 마지막 날에도 유이토는 위안소를 찾아왔다. 유이토는 자신이 배급 받은 담배를 모조리 음식과 교환해서 정순에게 주었다. 정순은 허겁지겁 음식을 먹다가 유이토에게 물었다.


"전쟁은 언제 끝나? 넌 계속 이 섬에 있는거야?"


유이토가 말했다.


"나도 잘은 모르겠는데 앞으로 1년은 계속될 것 같아."


정순이 말했다.


"나도 알아. 대동아 공영권을 위해서 싸우는거지? 미국은 정말 사악한 사람들이라고 들었어. 조선을 위해 싸워줘서 고마워. 나는 할 수 있는게 없지만 이렇게나마 조금이라도 황군에 힘이 되었으니까."


정순의 말에 유이토는 말문이 막혔다.


'이...이럴 수가...'


정순은 세뇌를 당한 것 인지, 일본인보다도 더 진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 이다. 정순은 진심으로 황군이 세계에서 제일 강한 군대이고, 대동아 공영권을 위한 성전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유이토는 차마 입을 열 수 없었다.


'이봐...너에게 황군이 하고 있는 것 만큼 사악한 것은 없어.'


"너 이야기를 하자. 넌 고향에 돌아가면 뭘 하고 싶어?"


정순이 웃으며 말했다.


"고향에 돌아가면 작은 식당을 하고 싶어. 그리고...사실 글을 배우고 싶었어. 학교를 다니고 싶은데 너무 늦었겠지?"


"돌아가면 맛있는거 많이 먹고 좋은 곳도 많이 가고 학교도 다니고 글도 배워."


정순은 눈을 크게 뜨고 유이토를 바라보았다. 유이토는 계속 말을 이었다.


"정순, 내 말 잘 들어. 전쟁에서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 가장 치욕적인 것은 자신이 핍박 받는다는 것을 모르고 정신적으로 굴복하는거야. 그리고 약속해. 대동아 공영권같은 허울 좋은 헛소리를 늘어놓는 인간들에게 착취당하지 않기로."


"유이토..."


순간 유이토는 부드러운 정순의 손길을 느꼈다.


"아니, 나는 굳이 너한테..."


"괜찮아."


정순은 부드럽게 유이토에게 입을 맞춰 주었다. 그렇게 유이토는 동정을 땠다. 다음 날, 유이토는 어김없이 선임들에게 쳐맞았고 변소를 수리하는 일을 해야 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신나게 변소 수리하는 일을 하는데, 바다 쪽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우르릉!!! 쿠릉!!!


"으익!!!"


대양을 두들기는 이 엄청난 소리는 간간히 있던 공습과는 차원이 달렸다.


쿵!! 쿠르릉!! 쿵!!!


종수와 선임들이 외쳤다.


"시발!! 좆됐네!!"


잠시 뒤 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고 본토로 가던 선박이 미군의 공격을 받아 침몰되었다는 소식이 병사들 사이에서 전달되었다. 영환이 녀석이 중얼거렸다.


"이제 제해권도 미국이 앞서는건가..."


그 날, 진지 공사를 대충했다는 이유로 야마모토 분대장은 모든 분대원들에게 일본 육군의 멋진 전통, 줄싸대기를 때렸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야마모토 분대장은 마지막으로 유이토를 때렸다.


철썩!!


"이 새끼 눈빛봐라 이거..."


야마모토 분대장은 본격적으로 유이토를 밟기 시작했다.


퍽!! 퍼억!! 퍽!!


종수가 유이토를 보고 생각했다.


'저런 멍청한 놈...군대에선 눈치가 빨라야 하는데...'


종수 삼총사는 근무가 끝나고 섬에서 마을 원주민들하고 담배와 음식을 교환하며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바나나를 먹으며 종수가 속으로 생각했다.


'평생 여기서 살고 싶다!'


영환이 녀석이 말했다.


"공습만 없으면 지나 방면보다 여기가 더 나은 것 같아!!"


남방 전선이 더 빡세기 때문에 종수 삼총사는 지나 방면 주둔군에 있으면 짜장면도 먹고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종수는 이 섬이 제법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행복한 원주민들을 보며 종수는 생각했다.


'저들은 석탄도 산업혁명도 없이 행복하게 사는데 우리는 뭐 대단한 땅을 갖겠다고 이 전쟁을 하냐...'


다음 날 야마모토 분대는 물고기를 잡는 일을 하게 되었다. 이 곳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은 정말 쉬웠다. 수류탄 하나 까서 던지고 기절해서 둥둥 떠오르는 물고기들 잡아서 구워 먹으면 그만이다. 종수와 동료들은 드럼통에 물을 받아놓고 목욕도 종종 할 수 있었다. 배고프면 막대기에 구운 물고기 하나씩 꽂아서 먹고 파파야도 먹었고 선임들 비위만 맞추면 꽤 살만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종수 삼총사는 또 다시 선박을 타고 어딘가로 이동하게 되었다. 비좁고 숨도 못 쉬는 지옥의 수송선을 타면서 종수가 외쳤다.


"우리 어디 가는걸까?"


"모르지!!"


"어딜 가도 임팔보단 나을거다!!"


다들 편한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지옥의 수송선의 갑판 아래로 내려갔다. 뱃멀미에 토하는 녀석들에 배 아픈데 화장실 못가서 똥 지리는 녀석들에 온갖 악취 속에서 버텨야 했다.


'우웩!!!'


종수는 동료들과 함께 갑판 위로 올라왔다.


"저...저기로 가는건가?"


종수와 동료들은 괴이하게 생긴 섬을 바라보았다. 특이하게 생긴 섬의 남쪽 끝부분에는 마치 손잡이처럼 움푹 솟아있는 산이 있었다. 종수는 여태까지 저렇게 생긴 섬은 본 적이 없었다.


"저게 뭐지?"


영환이가 말했다.


"생긴걸 보아하니 화산섬이야."


"화...화산섬이라고?"


일본군은 깎아지르는 듯한 화산을 바라보았다. 수송선은 흰 물줄기를 남기며 점점 섬의 해안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일반적인 해안가와는 달리 이 섬의 해안가는 모래가 검은색이었다.


"화산섬이라 모래가 검은색인건가?"


그렇게 일본군은 수송선에서 내려서 이 잿빛 섬에 발을 디뎠다.


푹!


군화가 잿빛 모래 속에 움푹 들어갔다. 영환이 외쳤다.


"이거 모래가 왜 이래?"


발은 계속해서 모래 속에 발목까지 푹푹 빠졌다. 바람이 상당히 거셌고, 걸어가는 곳 마다 지독한 모래 먼지가 날렸다. 측면이 허옇게 벗겨진 산을 바라보며 일본 병사들은 모두 수송선에서 하차했다. 해안가에는 선박들과 함께 필요한 물자들이 옮겨지고 있었다.


종수 또한 동료들과 함께 해안의 내리막길 오르막길을 왔다갔다하며 계속해서 물건을 날랐다. 내리막길을 내려갈때 발목이 스으으윽 스으으윽 빠졌기 때문에 탄약 상자를 옮길 때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종수는 탄약을 나르며 섬을 둘러보았다.


'이...이런 섬이 있다니...'


임팔 전역은 비록 좆같기는 했지만 사방이 생명력 넘치는 식물과 벌레, 곤충들로 가득했다. 이 괴기한 섬은 임팔 전역과는 달리 죽어있는 땅 같았다. 물론 이 섬에도 앙상한 나무들은 있었다. 하지만 동남아 지역의 섬에서 흔히 보이는 화려한 색상의 식물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영환이 말했다.


"아까 들었는데 북쪽이 비행장이래."


종수네 부대가 오기 전에 이 곳에 있던 일본군은 모래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와서 보급품을 신나게 받고 있었다.


"보급이다!!"


"빨리!! 빨리!!"


행색을 보아하니 녀석들은 전혀 씻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다른 남방 지역에서는 목욕도 할 수 있는데 이 섬에서는 물이 부족한 것 같았다.


'여긴 하천도 없나?'


야마모토 분대장은 자신의 야전삽을 이용해서 모래 사장에 구덩이를 파보려고 했다. 하지만 구덩이를 파봤자 모래가 금방 다시 메꿔져서 구덩이를 파기 힘들었다. 야마모토 분대장이 말했다.


"이 해안은 상륙하는 쪽에서 지옥이겠군."


잠시 뒤, 새로 온 미우라 중대장님께서 중대원들에게 훈시하였다.


"이오지마 섬은 성스러운 일본 제국의 영토이다!"


종수는 그제서야 이 섬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이 섬이 이오지마 섬이구나...'


미우라 중대장님의 훈시가 계속되었다.


"이오지마 섬은 본토를 방어하기 위하여 매우 중요한 요충지이다! 이 섬을 지키는 것은 본토를 지키는 것 이다!"


지금 미군의 본토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었다. 현재 이오지마 섬에서 일본군은 미군 폭격기를 레이더로 감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오지마에서 본토에 경보를 발령하면 본토에서는 전투기를 발진시키고, 전투기들이 미군 폭격기들을 요격할 수 있었던 것 이다.


그리고 종수와 동료들은 이오지마 섬에서 진지 건설 임무에 투입되었다. 곡괭이로 땅을 파고 수레로 모래를 실어나르고 보통 엿 같은 일이 아니었다. 종수는 좆 같은 진지 건설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16~17살 정도 되어보이는 신참 병사들에 40대 초중반 정도로 보이는 병사들 또한 많았다.


'중요한 요충지면 정예 부대를 보내야 하는거 아닌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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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4 외전) 독소전 이후 앙뚜완의 이야기 2(完) +333 23.03.19 328 4 16쪽
913 외전) 독소전 이후 앙뚜완의 이야기 +11 23.03.18 105 2 15쪽
912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10 (完) +12 23.03.16 93 1 12쪽
911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9 +3 23.03.15 76 2 15쪽
910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8 +5 23.03.14 89 2 13쪽
909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7 +6 23.03.13 90 2 15쪽
908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6 +7 23.03.12 89 3 20쪽
907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5 23.03.11 88 3 14쪽
906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4 +2 23.03.11 100 3 15쪽
905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3 +21 23.03.07 115 4 15쪽
904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2 +20 23.03.06 115 4 13쪽
903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1 +22 23.03.05 124 3 13쪽
902 외전) 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9 (完) +15 23.03.04 99 4 17쪽
901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8 +29 23.03.03 133 5 13쪽
900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7 +41 23.03.02 117 3 17쪽
899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6 +32 23.03.01 81 3 14쪽
898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5 +15 23.02.28 93 3 14쪽
897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4 +2 23.02.27 84 2 12쪽
896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3 +2 23.02.26 73 4 13쪽
895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2 23.02.25 79 3 13쪽
894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1 +7 23.02.24 82 4 13쪽
893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0 23.02.23 74 3 14쪽
892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9 +2 23.02.22 99 4 14쪽
891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8 +4 23.02.21 79 4 14쪽
890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7 +6 23.02.20 70 4 13쪽
889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6 +3 23.02.19 69 3 14쪽
888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5 +2 23.02.18 69 3 12쪽
887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4 23.02.17 68 2 16쪽
886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3 23.02.16 69 3 14쪽
885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22 +2 23.02.15 7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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