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살고싶은가 그럼 진화하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6.07.31 22:10
최근연재일 :
2017.06.08 22:15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680,037
추천수 :
15,209
글자수 :
1,259,486

작성
16.11.18 23:00
조회
3,671
추천
83
글자
21쪽

14장 인간은...

DUMMY

후웅.

회강은 슬링으로 돌멩이를 날렸다.

퍽.

정확하게 거인의 목 부분을 명중시켰지만, 작은 생채기만 났다.

‘소용이 없어.’

그 사이, 놈은 양손을 휘둘렀다.

쿵. 쿵.

두 주먹이 빠르게 입구 양쪽 벽을 강타했다.

후웅. 퍽 퍽.

그 틈을 노려서 놈의 눈을 향해 날렸지만, 아쉽게도 광대뼈 부위를 맞추었다.

‘움직임이 너무 격렬해서 맞추기가 힘들어.’

움찔한 녀석에게 다시 공격했지만, 한 손으로 얼굴을 막기 시작하면서 소용이 없어졌다.

‘역시 슬링은 단점이 많아.’

정확도가 높아지려면 돌멩이가 동그래져야 함과 동시에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문제는 돌멩이가 원형이 될수록 반탄력이 높은 강한 거인 등은 급소가 아니면 공격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그래서 차라리 끝이 뾰쪽한 돌을 손으로 던졌을 때가 더 좋은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허리춤에 찬 뾰족한 돌멩이를 손으로 던지자, 최초로 제대로 된 유효타를 한 방 먹일 수 있었다.

우워~~~

‘아무래도 새로운 무기가 필요해.’

거인이 손바닥에 박힌 돌멩이를 빼내려고 노력하는 사이,

후웅 후웅.

회강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돌멩이를 집어서 두 번 연속으로 공격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툭 툭.

‘어라? 뭐지?’

뾰족한 것들을 던졌음에도 거인에게 박히지 않은 것이다.

제대로 날아간 돌멩이가 박혀 들지 않자, 회강이 잠시 머뭇거렸고, 그 틈에 거인은 돌멩이를 빼내는 데 성공한다.

우워 쿵쿵쿵.

‘아차.’

실책을 깨달은 그가 공격하려 바닥에 있는 돌멩이를 잡았을 땐,

쾅. 후두둑.

양쪽 벽면이 삼 미터를 훌쩍 넘는 거인이 통과하기 좋게 뚫린 뒤였다.

‘온다!’

우워워.

놈이 달려들었다.

후웅

‘읏.’

왼쪽으로 굴러서 간신히 주먹을 피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뒤로 몸을 날렸다.

쿵.

회강이 있던 자리에 커다란 발이 내려찍었다.

그가 몸을 일으키려 했다가,

”헉“

자신에게 날아오는 주먹을 보곤 다시 오른쪽으로 몸을 굴렸다.

쿵. 후두둑.

놈의 주먹이 바닥을 치고, 충격 때문에 튀어나오는 돌들을 맞은 회강은 입술을 깨문 채 다시 옆으로 몸을 날렸다.

쿵쿵쿵쿵.

이리 뛰고, 저리 구르며 여러 공격을 피하자, 돌연변이 거인이 약이 바짝 올랐는지, 고개를 쳐들고 고함을 질렀다.

우워워~~

그리고 그다음에 취한 거인의 행동을 본 회강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어~~~ 미친 새끼’

그를 깔아뭉개기 위해 자신의 커다란 몸을 앞으로 쓰러뜨린 것이다. 회강이 바닥에 쓰러져 있어서, 몸을 바로 일으켜 도망치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놈이 앞으로 쓰러지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 와중에도 회강은 당황하지 않고, 피할 곳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

‘가랑이, 놈의 가랑이로 가야 해.’

목표가 정해지자, 회강은 미친 듯이 양 팔꿈치와 다리를 이용해 앞으로 기어갔다. 속도는 가히 바퀴벌레와 비견될 정도로 빨랐다.

쿵.

‘사... 살았다.’

그리고 벌려진 가랑이 틈 사이로 빠져나온 회강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는 거인이 큰 충격에 일어나지 못했을 때, 고개를 뒤로 돌린 회강이 눈을 반짝였다.

‘지금이다!’

그리고 그는 예전부터 위기 때마다 해왔던 공격을 시도한다.

‘급소공격!’

어느새 반달 돌칼을 집어 든 그가, 거인의 가랑이를 향해 오른손을 휘둘렀다.

우워~~~.

퍽.

큰 고통에 마구 몸부림치는 거인의 몸에 치인 회강은, 뒤쪽으로 날아갔다.

”윽.“

이 미터 정도 날아갔지만, 회강은 아무렇지 않은 듯 벌떡 일어났다.


‘등이 아프지만 움직여야 산다!’

아직도 버둥거리는 거인 사이로, 조금 드러나 있는 빈틈을 발견한 회강은 왼발을 크게 들어 올렸다.

‘간닷!’

야구 선수, 아니 그보다 훨씬 빠른 회전이 회강의 전신으로 펼쳐졌다.

후우웅.

그 어느 때보다 강한 회전이 걸린 반달 돌칼이 붉은빛을 그리며 놈의 급소로 날아간다.

푹.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들어간 공격에, 미친 듯이 발광을 하는 거인이었다.

우워~~~~

쿵쿵쿵쿵.

미친 듯이 발광을 하는 거인이었다.

‘미안하지만,’

회강은 아껴놨던 허리춤에 있는 초록빛이 도는 세 개의 돌멩이들을 꺼냈다. 길쭉하게 뻗은 돌들의 끝은 꽤 날카로웠다.

그는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오른팔을 들어 올린다.

‘공격할 수 있을 때, 밀어붙이는 성격이라서 말이야.’

후웅 퍽 후웅 퍽 후웅 퍽

우워~~~

연이어 엉덩이와 급소를 맞추는 데 성공한 회강은, 거인의 발광으로 위에서 떨어지는 돌들의 크기가 커지자 황급히 뒤로 이동했다.

‘근접하기도 힘들고 돌을 던져도...’

주먹만 한 돌들이 위에서 떨어지고 있어서 던지기 공격이 제대로 통할 것 같지 않았다.

‘이럴 때 저쪽 문을 열어놓자.’

회강은 삼번 구역으로 향하는 문을 향해 뛰어갔다.

끼릭 끼릭.

”읏차. 읏차.“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열어보려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으랏차.“

끼리릭. 뚝.

”어?“

황당하게도 손잡이가 부서져 버렸다.

가면 속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진 회강은 일번 구역으로 향했다.

‘반대쪽에서 열어야- 이야 지 덩치만큼 뚫어 놨네.’

그는 잠시 멈춰 서서 엄청 큰 규모의 구멍을 지켜보았다.

몸부림치는 거인의 영향 때문인지, 이곳도 자그마한 돌 부스러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정신 뺄 시간도 없단 일단 들어-’

들어가려던 회강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제 칠 지부에 거인으로 추측되는 존재가 있다.“

”놈의 괴성이 엄청 큽니다. 싸움이라도 벌어졌을까요?“

”그러면 그 틈에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자료만 확보하고 빠지면 됩니다.“

”생존자들은 어떡합니까.“

”다 죽여야지요. 누워있는 놈들은 건들지 말고 폭탄으로 매몰시키면 됩니다.“

죽인다는 말을 들은 회강이 눈이 새파랗게 빛났다.

‘제 칠 지부란 사실을 알고 있다. 놈들은 영교야. 자료가 있는 컴퓨터가 있는 곳은, 현재 우리가 머물고 있는 팔 번 구역이다. 우리를 죽인다고 했지... 그렇다면...’

통로가 있는 사번 구역으로 들어오면서 회강은 문을 닫아버렸다.

‘우리에게 오려면 거인을 거쳐야 할 것이야.’

잠금장치까지 건 회강은 침대까지 옮겨서 막아 놓고는 팔번 쪽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후우 다행히 센스 있게 이곳을 비워뒀구나.’

아마도 여의치 않으면 자신들을 버리고 도망치라는 듯이 일직선으로 난 빈 곳이 보였다. 회강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런 자들을 지켜야...’

스윽.

잠시 눈가를 훔친 그는, 그들을 지나쳐서 칠번 구역으로 이동했다.

회강이 육번 구역으로 다가가자, 아직도 버둥거리며 발광하는 거인의 모습을 반사경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저놈 대갈통에 돌멩이를 날리면 되긴 하는데.’

손쉽게 해치울 수 있겠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나타났다.’

”여기 거인이 있습니다.“

”젠장. 돌연변이다! 뒤로 물러나!“

그가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거인의 뒤편에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모두 익숙한 복장에 군용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그들의 가슴에 있는 휘장을 본 회강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진다.

‘저건 타격대 표식인데... 최근에 만들어진 타격대에 영교가 대다수 들어가 있는 건가.’

몇 달 전부터 변이체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민간인들이 공격당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났다.

특히 인구가 밀집된 곳에서 변이된 개체들이 등장 빈도가 높았는데, 조사결과 홀로 사는 혼족들의 애완견들이 변하는 바람에 일어나는 사건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는 전국적으로 인구가 백만 이상의 도시들에서 경찰 소속 기동타격대를 만들었다.

‘음... 저렇게 많은 이들이 영교로 들어가 있으면 경찰한테 수첩에 대한 보고도 못하겠는데... 타격대의 삼분의 일을 꽂아 넣으려면 간부 중에 영교와 관련된 인물이 있다는 뜻이니...’

오히려 공개했다가 자신들이 영교의 무리로 낙인찍혀 사라질 가능성이 있었다.

‘내 이미지도 여전히 좋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데다. 경찰들이 죽었다. 서로 싸운 것은 다행히 증거 영상이 있으니 넘어가겠지만...’

그가 생각하는 사이, 놈들이 나타났다.

‘부실 수는 없겠지... 주변이 죄다 균열이 가 있었으니까.’

”거인이 죽었나 봅니다.“

”잠시만! 확인해본다.“

탕탕.

영교 놈들이 총을 쏘았다.

거인은 죽었는지 두 발을 맞았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반응이 없습니다.“

”그럼 전진해.“

은빛 견장을 찬 사내가 손짓을 하자, 적들이 거인을 지나치기 시작했다.

놈들이 거인을 수월하게 지나쳐 오면 회강은 자신의 일행을 지키기가 힘들었지만, 그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거인을 바라보는 회강의 입매는 길게 늘어져 있었다.

‘영악한 새끼... 고통을 참고 누워있구나.’

미세하게나마 놈의 얼굴이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저들은 거인의 발만 보았지, 반대편에 있는 놈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에게 큰 불행으로 다가왔다.

우워워

거인이 갑자기 상체를 일으키더니, 지나가던 두 인간을 잡아챈 것이다.

후웅 후웅.

퍽퍽.

”으아악“

타다다다다다

아그적아그적.

총을 쏘아보지만, 놈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에 든 인간들을 먹는다.

‘우리를 죽이려고 한 놈들이지만... 보기 불편하군.’

계속해서 전투를 지켜보던 그가 눈을 치켜뜬다.

‘뭐야? 내가 박아버린 돌들이 튀어나오잖아.’

거인의 급소에 박혀있던 돌멩이들이 조금씩 바깥으로 나오자, 회강이 처음 보는 광경에 넋이 나간 사이, 맞상대하던 영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중 한 명이 소리쳤다.

”저놈 방탄에 회복 특성까지 지닌 놈이다. 화염방사기로 어서 놈을 공격해!“

”하지만, 녀석이 고통에 발광하기 시작하면 이곳이 무너져 내립니다.“

”시발! 그러든 말든 놈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어차피 작전 실패란 말이야. 전부 징계 먹고 싶냐? 내 명령대로 일단 쏴!“

”예!“

뒤에 커다란 통을 멘 사람들이 나오더니 장비를 거인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온 거센 불길이 거인을 덮친다.

후화아아~~

우워~~

총을 쏘는 대도 미동 없이 인간들을 먹어치우던 녀석이 이번 화염 공격엔 큰 비명을 질렀다. 참지 못한 거인이 화염을 내뿜는 인간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놈이 옵니다!“

”어서 뒤로 이동해라. 밖으로 유인해 잡는다.“

”뛰어!“

우워~~

인간들이 사라지고 거인이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몸체를 이끌고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그동안 숨어서 반사경으로 지켜보던 회강은 몸을 일으켰다.

‘일단 내 돌들을 회수하자.’

빠르게 앞으로 걸어가 돌들을 수거했다.

마지막 돌멩이를 허리춤에 매달던 회강은,

”꼼짝 마. 움직이면 쏜다.“

총을 든 사람과 눈이 마주치게 된다.

그자는 기동타격대 복장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의 체격은 회강과 비슷했으며 근육질의 몸을 소유했다.

그의 눈동자가 회강의 전신을 훑었다.

”왼팔이 덜렁거리는 걸 보니 강회강이군.“

”...“

”은빛 가면 때문에 한눈에 알아차렸지만, 혹시나 해서 지켜보고 있었지.“

”누그지. 명츨의 이름이 음는데.“

”아. 그건 알 필요 없어. 그저 우리 대원들 얼굴 좀 보고 싶은데 어디 있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

회강은 사 번 구역에서 식량창고로 옮겨놓은 시신들을 떠올렸다.

‘영교 놈에게 말할 순 없지.’

”거은에게 모드-“

”아. 오케이. 뒷이야기는 말하지도 않아도 된다. 그런 당연히 여기 우리에 갇혀있던 유인원들은 다 죽었겠지?“

회강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너는 필요 없다는 거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회강은 바로 몸을 왼쪽으로 움직였다.

탕!

오른쪽 어깨에 피가 튀자마자, 회강은 어깨를 부여잡았다.

”큭“

”이야. 총을 피하다니 역시 요소들의 단계가 높은가 보구나. 하지만 이걸 어쩌나. 오른팔을 당해버렸으니. 후후. 공격수단이 없어졌네.“

저벅저벅저벅.

사내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총구를 회강의 머리에다 가져다 대고선, 마스크를 벗으며 혀를 낼름 거렸다.

”생각해보니 잡아놓고 피만 빨아먹어도 되겠어. 후후. 아 넌 모르겠구나...“

그가 말하는 사이, 회강은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체크했다.

‘생각보다 고통이 적은데, 움직일 수 있겠어.’

”우리 영교에선, 변이자의 피를 먹어서 강해질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거든.“

”훗“

그가 이죽거리면서 떠들자, 회강의 입매가 길어졌다.

‘이거 만화에서나 보던 장면인데...’

”웃어? 놀라지 않고? 설마 너-“

녀석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손가락을 움직이려 했지만,

퍽.

”윽.“

회강의 왼 팔꿈치가 총을 치면서 총구 방향이 완전히 꺾여 버렸다.

동시에 회강의 발끝이 놈의 급소를 공격하더니, 고갤 숙인 녀석의 머리를 오른쪽 팔꿈치로 가격한다.

퍽. 털썩.

바로 쓰러져 기절해버린 녀석을 내려다보던 그는,

”이르서 항상 마왕은 용스에게 죽는그다.“

라는 말과 함께 녀석의 급소를 향해 오른발을 내리찍었다.

”으어어어억- 컥컥“

깨어나 몸부림치는 녀석의 입을 발로 밟은 회강은 그의 눈앞에서 양팔을 움직인다.

”왼팔은 팔꿈지까지 움즉이지? 오른팔도 피만 났을 뿐, 멀쩡해. 그르고...“

그는 발에 힘을 주었다.

”읍 읍읍“

커다래진 눈으로 두 손을 올려서 회강의 종아리를 잡았다.

그 순간.

”난 느처럼 방슴하지 안는다.“

우두둑.

발의 힘으로 놈의 목을 꺾어버렸다.

”후.“

회강은 얼굴이 뭉개져 버린 녀석을 내려다보았다.

‘어차피 너희도 우리를 죽이려 했으니...’

설사 그게 아니더라도 살려둘 생각은 없었다.

참혹한 이곳을 볼 때마다 회강은 이가 갈리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아마 나는 평생 이곳을 잊지 못하겠지.’


[이게 너와 너희 인간의 미래야.]

[너도 우리와 같아.]


‘그래 알아.’

이곳에서 회강은 인간의 가장 어두운 일면을 보았다.

그리고 그 자신의 내면속의 존재하던 어둠까지도...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나는 이기적이다. 그래... 그래서 TS때 사람들을 밀쳤겠지. 앞으로 나보다 더 나은 인간들이 살 세상을 어지럽히는 놈들은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 절대로.’

회강은 놈의 품을 뒤지다가 몸 전체를 보았다.

그와 비슷한 덩치와 마스크, 그리고 피가 묻지 않은 복장을 본 그의 얼굴이 환해진다.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 시간이 없어. 빨리 움직이자.’

회강이 황급히 자신의 오른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 번 구역.

거인은 바닥에 쓰러져 버둥거리고 있었다.

우워~~~

세 대의 화염 방사기를 이용한 공격에 거인의 피부가 이미 녹아내리고 불까지 붙어있었다.

툭.

거인의 움직임이 멈추고, 오 분 뒤.

”그만 그만! 피를 수거할 수 있는지 확인해라.“

검은 마스크를 쓴 사내의 말에 회색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거인에게 다가갔다.

푹푹.

커다란 주사기를 꺼내서 거인의 피부를 찔렀다.

”안 됩니다.“

”피가 모두 증발해 버렸습니다.“

”그래? 어쩔 수 없지. 대장께서 자료를 보러 가셨지만, 아직 돌아오시지 않았다. 그러니- 대장님.“

말하던 자가 견장이 은빛으로 빛나는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자,

”영생!“

모두가 양손으로 안경잡이 모양을 만들었다.

이후 말없이 서 있는 그에게 검은색 마스크를 쓴 자가 다가갔다.

”입가에 피가 있으시군요. 다치셨습니까?“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대장의 모습에, 사내가 손을 들었다.

”이런. 어서 치료를-“

”보그부터 해라. 피흐는“

”아. 네. 들어온 인원 총 9명. 사망자 5명. 부상자 전무. 현재 총인원 4명입니다.“

”음...“

고개를 끄덕인 그가 손을 안쪽으로 가리킨다.

”저흥자가 있읐다. 수는 한명, 따르오쯔 않읏다.“

”처리할까요?“

”처르해라. 시근이 읍다.“

”예. 애들아 가자.“

”예.“

대원들이 대장을 지나쳐 안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잠끈. 넌 와라.“

”네? 예.“

맨 뒤에서 이동하던 대원이 대장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갑자기 대장이라 불린 사내가 칼을 대원의 목에다 꽂아 넣었다.

푹.

”컥. 꾸르륵“

목에 바로 칼을 찔린 대원이 쓰러졌다.

죽은 대원의 부릅뜬 눈을 감겨준 대장은 대원들이 사라진 곳을 바라본다.

”하나.“

숫자를 센 그가 일어서서, 대원들의 뒤를 따라갔다.



회강은 다시 몸을 안으로 숨겼다.

탕탕탕.

그가 땅바닥에 생긴 흔적을 보고 읊조린다.

”셋“

‘남은 인원은 한 명이다.’

회강은 육번과 칠번 구역을 잇는 문 옆으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적들이 주위를 경계하며 이동한 덕분에 아직 유인원들과 대원들의 위치는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회강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다.

‘계속 시선을 끌어야 한다. 안에 있는 자들의 존재를 아는 순간, 내가 불리해져.’

그래서 회강은 여유 없이 위험을 무릎 쓰고 이들의 뒤를 공격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회강에게 이들이 총을 날리고 있었다.

탕탕탕.

계속 총알을 날리는 상대 때문에 그는 고개를 내밀지 못했다.

‘수류탄은 없는 건가? 하긴. 화염방사기면 모를까. 미쳤다고 붕괴위험이 있는 곳에 들고 올 리는 없겠지. 운이 좋았다.’

회강이 슬쩍 돌을 던져보았다.

탕탕.

날아온 총알이 돌멩이를 부숴버렸다.

‘총알이 넘쳐나는군. 반응도 좋아서 까다롭겠는데...’

회강은 아껴놨던 반사경을 꺼내 들었다.

‘돌멩이 두 개를 시차를 둬서 나눠 던진 뒤, 안을 확인하는 거다.’

휙휙. 반짝.

탕.

이번엔 녀석도 돌멩이를 의식했는지 두 번째 타이밍 때 총을 쏘았다.

그사이 놈의 위치를 확인하자마자 회강은 손을 뺐다.

탕.탕.

근처 바닥에 총알이 박혔다.

하지만, 반사경을 맞추지는 못했고, 회강은 놈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쓰러져있는 대원들을 엄폐물로 삼고 중앙에서 버티고 있구나. 팔번 구역 사람들의 존재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아.’

회강은 조금 전 죽인 사내에게서 빼앗은 휴대폰을 조작했다. 잠겨있어서, 시간만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섯 시까지 세 시간 남았다. 너무 시간이 많이 빈다. 혹시 밖에 있을지도 모르는 지원군까지 생각한다면 최대한 빨리 저놈을 처리해야 돼. 이럴 때 사 번 구역 문이 열려만 있었어도...’

회강은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참 욕심도 많아. 거길 잠가놓은 덕분에 저놈만 남겨놓고 다 죽일 수 있었으면서. 한 번 더 확인해보고... 들어가자.’

며칠 동안 계속 전투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체력 소진이 빨리 되었다. 현재 회강은 피를 흘린 데다 제대로 먹지도 못 해서, 조금씩 눈이 감기고 있었다.

‘게다가 몸도 굳어가는 것 같아. 이대로라면 삼십 분 뒤엔...’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떨고 있는 오른손을 쥐다펴다를 반복한 뒤, 완전히 진정되자 회강은 반사경을 내밀었다.

슥.

탕탕.

쨍그랑.

‘이런’

이번엔 바로 총을 갈겨버리는 바람에 소중한 반사경이 부서졌다. 대신 놈이 여전히 누워서 이쪽을 주시하고 있는 정보는 얻을 수 있었다.

‘어차피 이번에 나가려고 했다. 이 자식아.’

그는 마스크와 벗어놓은 자신의 옷을 곁에다 놓았다.

”웃.“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 시야에 회강은 고개를 크게 흔들었다.

효과가 있었는지 그의 눈에 초점이 돌아온다.

‘마지막이다. 힘을 내자. 하나, 둘, 셋!’

총 끝으로 마스크와 옷 걸쳐서 내놓자마자,

투다다다다다다.

진짜라고 생각했는지 엄청난 수의 총알을 쏘았다.

철컥.

예전에 대원들이 총을 쏠 때 들었던 익숙한 소리가 그에게 들려왔다.

‘탄이 떨어졌다. 지금이다!’

바로 몸을 일으킨 그는 황급히 탄창을 갈고 있는 녀석을 향해 돌을 날렸다.

후웅.

철컥. 탁.

”됐-“

퍽.

”윽“

하지만 녀석의 머리가 아닌 어깨에 돌멩이가 박힌다.

‘이런 오른손에 힘이 풀리는 바람에’

그는 황급히 허리춤에 손을 가져다 댔다.

후웅.

회강의 오른손을 휘두름과 동시에,

철컥. 탕

탄창을 교체하는 데 성공한 적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퍽. 퍽.

”윽“ ”컥“

두 개의 신음이 들린 뒤, 두 개의 인영이 쓰러졌다.


작가의말

내일이 연참대전의 최대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댓글 달아놓은신 것들은 죄다 보았습니다.


몽중정원님 정말 고맙습니다. 틀린 글자들 일요일날 바꾸겠습니다. ^^


독자 여러분

사랑해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살고싶은가 그럼 진화하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3 15장 +6 16.11.26 3,510 87 20쪽
72 15장 - 2부 시작 - +14 16.11.25 3,466 85 18쪽
71 2부 프롤로그 - 지옥은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 - +26 16.11.24 3,371 105 8쪽
70 14장 인간은... -1부 완- +7 16.11.23 3,628 91 19쪽
69 14장 인간은... +6 16.11.22 3,491 91 17쪽
68 14장 인간은... +5 16.11.21 3,539 100 16쪽
67 14장 인간은... +5 16.11.19 3,791 102 26쪽
» 14장 인간은... +10 16.11.18 3,672 83 21쪽
65 14장 인간은... +5 16.11.17 3,817 98 21쪽
64 14장 인간은... +5 16.11.16 3,850 104 16쪽
63 13장 진실은... +6 16.11.15 3,983 111 22쪽
62 13장 진실은... +11 16.11.14 3,970 114 24쪽
61 13장 진실은... +9 16.11.12 4,064 114 20쪽
60 13장 진실은... +10 16.11.11 3,888 109 18쪽
59 13장 진실은... +2 16.11.10 4,122 110 18쪽
58 13장 진실은... +6 16.11.09 4,179 109 19쪽
57 13장 진실은... +15 16.11.08 4,379 115 18쪽
56 12장 혼자선 힘들다. +10 16.11.07 4,142 116 18쪽
55 12장 혼자선 힘들다. +13 16.11.05 4,099 114 19쪽
54 12장 혼자선 힘들다. +6 16.11.04 4,410 114 20쪽
53 12장 혼자선 힘들다. +3 16.11.03 4,382 110 20쪽
52 12장 혼자선 힘들다. +11 16.11.02 4,422 108 21쪽
51 11장 선을 넘다. +1 16.11.01 4,330 124 16쪽
50 11장 선을 넘다. +6 16.10.28 4,517 117 17쪽
49 11장 선을 넘다. +2 16.10.27 4,302 120 17쪽
48 11장 선을 넘다. +10 16.10.26 4,458 117 15쪽
47 11장 선을 넘다. +5 16.10.25 4,475 116 20쪽
46 11장 선을 넘다. +7 16.10.24 5,005 128 18쪽
45 10장 가느다란 끈일지라도 잡아야 된다. +6 16.10.23 4,519 124 14쪽
44 10장 가느다란 끈일지라도 잡아야 된다. +3 16.10.23 4,602 123 22쪽
43 10장 가느다란 끈일지라도 잡아야 된다. +4 16.10.20 4,737 122 24쪽
42 10장 가느다란 끈일지라도 잡아야 된다. +2 16.10.19 4,977 116 20쪽
41 10장 가느다란 끈일지라도 잡아야 된다. +10 16.10.18 4,947 116 23쪽
40 10장 가느다란 끈일지라도 잡아야 된다. +5 16.10.14 5,031 127 19쪽
39 10장 가느다란 끈일지라도 잡아야 된다. +6 16.10.13 5,392 127 22쪽
38 10장 가느다란 끈일지라도 잡아야 된다. +1 16.10.13 5,321 118 15쪽
37 9장 늦었다고 생각했다. +6 16.10.11 5,115 130 15쪽
36 9장 늦었다고 생각했다. +13 16.10.08 5,274 131 22쪽
35 9장 늦었다고 생각했다. +6 16.10.07 5,331 124 16쪽
34 9장 늦었다고 생각했다. +7 16.10.06 5,512 128 21쪽
33 9장 늦었다고 생각했다. +4 16.10.05 5,462 133 19쪽
32 8장 원투를 내지르다. +4 16.10.04 5,552 133 17쪽
31 8장 원투를 내지르다. +2 16.09.30 5,546 138 21쪽
30 8장 원투를 내지르다. +5 16.09.29 5,851 136 26쪽
29 8장 원투를 내지르다. +6 16.09.28 5,754 145 18쪽
28 8장 원투를 내지르다. +2 16.09.27 6,256 127 19쪽
27 7장 곱씹다. +7 16.09.26 6,374 151 16쪽
26 7장 곱씹다. +10 16.09.24 6,387 146 17쪽
25 7장 곱씹다. +4 16.09.23 6,785 147 23쪽
24 7장 곱씹다. +12 16.09.22 6,944 151 27쪽
23 7장 곱씹다. +8 16.09.21 7,491 145 17쪽
22 6장 그것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5 16.09.20 7,332 170 21쪽
21 6장 그것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2 16.09.19 7,406 159 21쪽
20 6장 그것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4 16.09.17 7,650 160 21쪽
19 5장 현실을 덮쳐온다. +6 16.09.16 7,784 150 18쪽
18 5장 현실을 덮쳐온다. +8 16.09.15 7,729 164 17쪽
17 5장 현실을 덮쳐온다. +9 16.09.14 8,145 176 21쪽
16 5장 현실을 덮쳐온다. +13 16.09.13 8,546 180 19쪽
15 5장 현실을 덮쳐온다. +4 16.09.12 8,951 190 18쪽
14 5장 현실을 덮쳐온다. +11 16.09.10 8,927 183 16쪽
13 4장 조짐이 보였다. +7 16.09.02 9,462 193 25쪽
12 4장 조짐이 보였다. +9 16.09.02 9,672 193 17쪽
11 3장 하나씩 하나씩. +15 16.08.26 9,743 210 14쪽
10 3장 하나씩 하나씩. +10 16.08.26 10,124 212 15쪽
9 3장 하나씩 하나씩. +13 16.08.26 10,991 221 17쪽
8 3장 하나씩 하나씩. +5 16.08.26 11,331 237 13쪽
7 2장 시작하다. +17 16.08.20 11,609 240 19쪽
6 2장 시작하다. +8 16.08.20 12,849 246 24쪽
5 2장 시작하다. +14 16.08.20 14,634 250 18쪽
4 1장 진화하라 +7 16.08.16 15,083 254 10쪽
3 1장 진화하라 +8 16.08.16 16,360 256 13쪽
2 1장 진화하라 +11 16.08.16 19,522 289 21쪽
1 1장 진화하라 - 의문의 꿈을 꾸다. +18 16.08.16 31,977 293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