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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리무진 님의 서재입니다.

신님 먼치킨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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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리무진
작품등록일 :
2024.06.14 15:58
최근연재일 :
2024.06.17 17:19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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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5
추천수 :
223
글자수 :
245,058

작성
24.06.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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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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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7화 멸망한 세상 6

DUMMY

나는 콜로라도 로키 산맥 지하 벙커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생존자들을 남극 지하도시로 데려오고 싶었다.


허나 지하도시의 대기에는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끔찍한 바이러스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로키 산맥의 지하 벙커에서 연명하는 생존자들을 데려올 경우, 그들 역시 바이러스의 희생자가 될 것이 불보듯 명약관화했다.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의미였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하 도시의 식량과 남극 생수를 로키 산맥으로 이송하는 게 최선이었다.


나는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렸다.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살고 싶었다.

그런 탓으로 지하 도시의 식량과 남극 생수를 로키 산맥 지하에 위치한 벙커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지하 도시의 격납고에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대형 수송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거대한 규모의 식량 창고가 있었다.


마음을 정하자마자 수송기가 있는 격납고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격납고에 들어서자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대형 수송기가 보였다.

수송기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완비된 상태였다.

조종을 못해도 내부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운행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격납고 옆에는 지하도시의 식량창고가 있었다.


식량창고의 육중한 철문을 열자.

산더미처럼 쌓인 대체육과 각종 채소, 과일, 양념, 포도주, 샴페인, 커피, 설탕, 남극 생수가 한가득 쌓여있었다.


나는 그중에서 1톤 가량의 소고기 대체육과 채소, 양념, 주방 기구, 각종 기호 식품, 남극의 생수를 수송기에 가득 실었다.


수송기의 짐칸에 식량과 생수를 한가득 실은 뒤.

조정석으로 이동할 찰나.

갑자기 인간의 기감이 포착됐다.


곧바로 인간의 기감이 느껴지는 장소로 몸을 날렸다.


10킬로 전방에 위치한 지점에 도착할 무렵.

지하 밀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봉두난발의 괴인영이 포착됐다.


나이는 70대로 보였고.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수염이 많았다.


나를 발견한 괴인영이 소스라치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는 곧바로 그에게 유창한 영어로 물었다.


"당신의 정체를 밝히시오."


괴인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맨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당신의 정체를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그제야 녀석이 입을 열었다.


"알 수 없는 일이로다. 어찌 생존자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는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린 뒤.

갑자기 나에게 심상치 않은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남은 건가? 이유를 알고 싶군."


뭔가 있는 작자였다.

행색과 질문 내용이 범상치 않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사연이 있는 사람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남자의 입에서 의미심장한 언사가 흘러나왔다.


"백신을 복용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바이러스를 살포했는데..."


그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코로나와 에볼라, 에이즈 바이러스를 이용해서 치사율 99.99%에 육박하는 슈퍼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었지. 그걸 식수로 사용하는 상수원과 지하 도시의 상공에 대량으로 살포했고. 후후..."


"그런데 당신은 아직도 멀쩡히 살아있군. 도저히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야."


녀석은 말은 마친 뒤.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지하도시의 식수를 음용하지 않은 건가? 그리고 공기가 정화된 밀실에서 몸을 피한거고."


나는 그에게 궁금한 점이 많았다.


"당신이 지하 도시에 변종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살포한 건가? 그래서 사람들이 석달 만에 모두 죽은거고."


내 질문은 계속됐다.


"변종 바이러스 테러를 자행한 이유가 뭐지?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인 이유가 대체 뭐냐고?"


그가 고개를 완강히 저으며 반박했다.


"지하도시에 거주하는 년놈들은 80억 인류를 죽음으로 내몬 잔악한 살인마와 그들의 후손이야!"


그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락팰러 가문과 그들에게 협력한 과학자, 의학자, 엔지니어는 백번 죽어도 마땅해!"


문득 녀석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당신의 정체는 뭐지?"


그가 즉답했다.


"나는 락팰러 가문의 가주인 스콜스 락팰러의 막내동생인 헤롤드 락팰러다."


어안이 벙벙해지는 순간이었다.


"정말 당신이 스콜스의 친동생이라는 말인가?"


녀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발악하듯 외쳤다.


"나는 락팰러 가문이 저지른 전대미문의 학살극을 용서할 수 없었다구! 내가 목숨처럼 사랑하는 안젤라와 사랑스러운 내 아기들이 그들 때문에 한줌의 잿더미가 됐다고!"


미친놈이 조금 불쌍해졌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면죄부를 주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는 자신의 복수를 위해서 무려 2만명에 달하는 사람을 무자비하게 살육했다.

악마나 마찬가지였다.


단전에서 끌어올린 열양진기를 체외로 배출하자.

장내에 집채만한 크기의 불덩이가 생성됐다.


"당신의 죄를 죽음으로 사죄하십시오."


그말과 동시에 거대한 불덩이가 미친놈의 육신을 삽시간에 집어삼켰다.


잠시 뒤.

한줌의 재로 산화한 미친놈을 뒤로한 채 수송기의 조종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송기의 조정석에 들어선 뒤.

수송기의 전원을 인가했다.


조종칸의 제어 시스템이 가동되자마자.

인공지능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목적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녀석에게 넌지시 물었다.


"비행 가능 거리가 얼마나 되지?"

"최장 1만 2천 킬로까지 비행이 가능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녀석에게 지시를 내렸다."


"콜로라도 로키산맥 인근의 지하 벙커로 운행해."

"목적지로 비행할 경우, 남극으로 돌아올 에너지가 부족해 집니다. 그래도 괜찮으십니까?"

"상관없으니까 내가 명령한 목적지로 비행하도록."

"알겠습니다. 보스."


잠시 뒤.

격납고의 천장이 열리며 남극 대륙의 설국이 시야에 들어왔다.

동시에 나를 태운 대형 수송기가 격납고에서 수직이륙을 시도했고.

그러기를 얼마 후.

북미 대륙을 향해 힘찬 날개짓을 펼쳤다.


*


24시간에 달하는 비행 끝에 콜로라도 로키 산맥에 도착했다.


나는 수송기를 벙커 출입구 인근에 착륙시켰다.


비행기에서 내려선 뒤.

벙커의 출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출입구 안쪽으로 내기(內氣)를 흘려보내자.

거침 없이 지하 깊숙한 곳으로 흘러내려갔다.


뭔가 이상했다.

인간들의 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곳 벙커 사람들도 모두 죽은 걸까?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


곧바로 거대한 철문을 향해 강기탄을 발사했다.


콰쾅!


강기탄에 직격당한 철문이 산산조각으로 터져나갔다.


철문 안쪽에서 시체가 썩는 듯한 냄새가 확 풍겨왔다.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지하로 연결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허나 엘리베이터는 작동이 되지 않았다.

전기가 차단된 모양이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길은 엘리베이터가 유일했다.

엘리베이터 바닥을 뜯고 지하로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다리에 힘을 모으며 바닥을 구르자.

엘리베이터 바닥면이 폭삭 주저앉았다.


엘리베이터 지하 통로로 몸을 던졌다.

170미터 가량 내려가자 벙커 실내가 보였다.


바닥에 착지한 뒤, 전방으로 시선을 돌렸다.

순간 백골로 전락한 시체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거의 500명이 넘는 숫자였다.

그들은 서로를 물어 뜯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식량이 부족해진 나머지 인육을 탐한 모양새였다.

그리고 종국에는 모두 죽어나간 모양이었다.

모든 정황이 그랬다.


벙커는 4천평 정도의 넓이였고.

예상대로 식량과 식수는 전무했다.


이곳 역시 멸망했다.

비참한 현실이었다.


발길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는 생존자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애통한 마음을 뒤로한 채.

로키 산맥 인근을 이잡듯이 뒤졌다.

혹시 있을지 모를 생존자를 탐지하기 위함이었다.


허나 로키 산맥 인근에는 사람의 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왕 이리된 것, 한국에 있는 생존자들을 찾아나서기로 결심했다.

밑져봤자 본전이었다.


수송기의 조정석에 들어선 뒤, 인공지능에게 넌지시 물었다.


"한국으로 가고 싶은데, 가능할까?"


인공지능이 냉정한 어조로 답변했다.


"불가능합니다. 운행 가능 거리가 1천 킬로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전기 배터리 충전이 필요합니다. 보스."

"전기 배터리를 어디에서 충전할 수 있지?"

"자가 충전 시스템을 작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가능해?"

"예. 수송선 안에 탑재된 전기 자가 발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됩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지?"


인공지능이 기다렸다는 듯 즉답했다.


"북미대륙과 한국과의 거리는 9천킬로 안팎입니다. 장거리 운행이 가능할 정도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200시간 정도가 필요합니다."

"충전 시간을 앞당길 수는 없을까?"

"그건 불가능합니다. 보스."


냉정한 답변이었다.


결국 이곳에서 200 시간을 때울 수밖에 없었다.


"좋아. 에너지 자가 충전을 실행하도록."

"예. 보스."


인공지능은 그리 대꾸한 뒤.

수송기의 불필요한 전력을 모조리 차단했다.

그런 탓일까.

수송기 내부가 일순간에 암흑으로 빠져들었다.


나는 곧바로 아공간을 실행했다.


아공간에 들어선 뒤.

내부에 들여놓은 가죽 소파에 온몸을 깊숙이 파묻었다.


아공간의 천장 부근에 매달린 야명주에 시선을 고정한 채.

향후 계획을 면밀히 검토했다.


나는 한국에서 생존자들을 찾아나설 계획이었다.

운이 좋으면 만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일단 지하철의 대피소를 중심으로 생존자를 찾으면 될 것 같았다.

한국의 지하철은 100미터 이상의 깊이를 자랑하는 탓에, 대피소 기능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 생존자들이 있을 확률이 그나마 높아 보였다.


나는 오랜 시간을 외롭게 살아서 그런지, 주변에 사람이 있는 게 좋았다.

혼자 지내는 삶이 너무 쓸쓸했다.

일종의 반작용이라고 할까.


뼛속깊은 외로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만 갔다.

인류가 멸망한 세상에서 나 혼자 잘먹고 잘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아무짝에도 쓸모 없었다.


이 세상은 더불어 살아야 한다.

그래야 의미가 있다.


나는 이 세상을 떨어울릴 만한 역천의 힘을 일신에 구비했다.

허나 인류가 멸망한 세계에서 내 힘은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허무한 인생이었다.


다음날.


나를 태운 수송기가 서울에 도착했다.


수송선에서 내리자마자 인근의 지하철 역사 안으로 들어갔다.

강남 역이었다.


역사 안에는 백골들만 존재할 뿐 생존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후로도 서울과 경기도, 인천의 지하철 역사를 이잡듯이 뒤지며 생존자를 찾는데 전심전력했다.


허나 생존자는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슬픈 현실이었다.

그런 탓일까.

나는 참담한 심경에 휩싸였다.


내가 그렇게 깊은 시름에 잠길 찰나.

스콜스 락팰러의 말이 갑자기 뇌리를 스쳤다.


"버뮤다 삼각지에는 타임 터널이 있습니다. 그 터널을 이용하면 과거 혹은 미래로 얼마든지 갈수 있죠."


왜, 지금 이 순간 스콜스의 말이 생각난 걸까.

알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원래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허나 지금 이 순간.

내가 믿을 건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결국 수송기에 몸을 싣자마자.

인공지능에게 명령을 내렸다.


"버뮤다 삼각지로 떠나자고."

"예. 보스."


*


나는 버뮤다 삼각지대의 상공에서 거친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에 시선을 고정했다.


스콜스 락팰러는 바로 이곳에.

과거 혹은 미래로 이동할 수 있는 타임 터널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허나 타임터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천안통을 발휘해도 마찬가지였다.


스콜스가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인가?

문득 그런 의심이 내면에서 솟구쳐 올랐다.

바로 그때, 전방 2킬로 지점의 바다에서 격렬한 소용돌이가 치솟았다.

그와 동시에 백색과 청색의 터널이 꿈결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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