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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 님의 서재입니다.

SCP 박물관

웹소설 > 자유연재 > 공포·미스테리, 현대판타지

네더
작품등록일 :
2021.05.23 03:02
최근연재일 :
2021.06.14 04:33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07
추천수 :
107
글자수 :
151,224

작성
21.06.14 03:29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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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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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세계백업장치

DUMMY

동진이가 시안이와 예은이한테 소리를 질렀다.



동진 “뒤에 뭐 있으니까 빨리 이쪽으로 와!!!”



하지만 뒤를 돌아보고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한 시안이와 예은이는 어리둥절해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시안 “아무것도 없는데?”


동진 “있다고!”


예은 “없어!”



시안이와 예은이의 뒤에서 다가가고 있던 것은 동진이가 자신의 존재를 파악한 것 같자 아까보다 빠른 속도로 시안이와 예은이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주위에 망치나 쇠로 된 자 같은 무기가 될 것들은 많았지만 던지기에도, 뛰어가기에도 거리가 너무 멀어보였다.


동진이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



동진 “이거 마술 안경인데 진짜 신기하다!!! 빨리 와서 너네도 봐봐!!”



시안이와 예은이는 마술 안경이라는 말에 ‘먼데 먼데??’ 하면서 달려오기 시작했다.


시간을 번 동진이는 주변에 있는 도구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고글을 구경하러 바로 옆까지 도착한 시안이에게 고글을 넘겨주고 나서 동진이는 일단 바닥에 특수접착제라고 적힌 통을 흔들어 바닥에 짜내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다가오면 무조건 걸릴 수밖에 없도록 바닥에 촘촘히 짜내고 나서 동진이는 무기가 될만한 것들을 찾다가 실톱을 발견하고 꺼내들었다.



예은 “에엥 내가 먼저 보고 싶은데!!”


시안 “내가 먼저 볼 거야!!”



먼저 고글을 쓴 시안이는 ‘오 사람이 왜 이렇게 보여?’ 하고 신기해하다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이상한 형체를 발견했다.


‘어?’ 하면서 시안이는 고글을 내렸는데 고글을 내리니 그것은 보이지 않았다.


시안이가 고글을 내리자 다 본 줄 알고 예은이가 고글을 가져가서 눈에 가져다댔다.


예은이의 눈에도 얼굴이 가늘고 길며 바늘 같이 가늘고 길다란 이빨이 촘촘히 나 있는 입을 쩍 벌린 채 그들 쪽으로 다가오는 형체가 보였다.


적외선 필터로는 온도가 높은 것은 주황색이나 빨간색, 온도가 낮은 것은 파란색으로 보여서 사람은 보통 노란색이나 주황색 정도로 보였는데 그것은 검정색으로 보였다.


그 형체가 휘적휘적 저으면서 걸어오고 있는 손 쪽을 보니 길이가 키보드 가로 길이보다도 길어보이는 갈고리 모양의 손톱도 보였다.


그것은 다가오다가 동진이가 설치해놓은 접착제 덫에 걸렸는지 어느 지점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팔만 버둥대고 있었다.


접착제 쪽에서 쩌억 쩍 소리가 나자 동진이가 예은이한테서 고글을 뺏어서 머리에 꼈다.


예상대로 그것은 접착제 쪽에서 걸려서 더 이상 이쪽으로 못 오고 있었다.


동진이는 고글을 쓴 채로 실톱을 들고 천천히 다가갔다.


동진이는 태권도를 비롯해서 다른 사람과 겨루는 모든 종류를 싫어하고 이런 일은 더욱더 좋아하지 않았지만 시안이나 예은이한테 이런 일을 시킬 수는 없었다.


실톱으로 한 방에 치명상을 입힐 생각이었지만 동진이는 그것에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었다.


그것이 기다란 손톱을 동진이 쪽으로 휘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동진이는 움찔하다가 그냥 그것이 하는 것처럼 실톱을 아무렇게나 휘두르기 시작했다.


강력해 보이는 비주얼과는 달리 그것의 손톱은 실톱을 휘두를 때마다 뎅겅뎅겅 잘려나갔다.


그냥 해본 거였는데 생각보다 잘 되자 동진이는 계속 실톱을 휘둘렀다.


그것은 생각보다 전체적으로 약해서 동진이가 휘두르는 실톱에 팔이 잘리고 머리가 잘렸다.


사람과 비슷한 형체이기는 했지만 피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그냥 검은색 물체가 뎅겅뎅겅 잘리는 모양이라 동진이는 태권도에서 격파를 하는 것처럼 마음 편하게 쉽게 공격을 할 수가 있었다.


다만 그것의 이빨만큼은 강력한지, 머리를 자르고 나서 동진이가 호기심에 실톱을 이빨 부분에 댔더니 오히려 실톱이 뎅겅 하고 잘렸다.


동진이는 순간 깜짝 놀랐지만 다 끝난 것 같아서 그냥 실톱을 그 자리에 버려두고 고글도 벗은 채 시안이와 예은이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긴장해서인지 얼굴 전체에서 땀이 주륵주륵 흘러서 동진이는 옷으로 땀을 닦았다.



예은 “죽었어?”



예은이가 걱정하면서 물어봤다.


동진이는 ‘팔 다리 머리까지 자르고 여기저기 다 잘라놨으니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앞에 놓인 다양한 물감들과 스프레이 종류들을 만져보던 시안이가 갑자기 공중으로 붕 날아올랐다.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동진이는 1초 뒤에 무슨 일인지 깨닫고는 시안이가 위로 뜨면서 놓친 스프레이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 스프레이를 뿌리자 스프레이에서 파란 색이 나오면서 시안이의 옷과 뒤에 뒤에서 시안이를 잡아 올려 먹으려고 하고 있는, 아까 그것과 똑같이 생긴 존재가 파란색으로 색칠됐다.


동진이는 도구가 있는 쪽을 손으로 더듬더듬하다가 망치를 집어들고 그것의 다리부터 공격해서 주저앉힌 다음 머리를 쳤다.


그것은 이빨만 아니면 공격력이 거의 없는지 망치로 머리를 맞자 바로 쓰러졌다.


동진이는 확인 사살을 위해 망치로 여러번 머리를 가격하고 주변에 있는 날카로운 도구들을 그것의 몸 여기저기에 찔러넣었다.


이번에도 다 됐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진이는 이런 게 또 있나 싶어 적외선 고글을 끼고 걸으며 근처에 또 뭔가가 보이나 주변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예은 “시안아!!!”



그런데 예은이가 소리를 지르는 걸 듣고 동진이가 뒤를 돌아보니 시안이의 몸이 점점 파랗게 변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동진이가 고글을 벗자 언제 아까 그것의 이빨에 공격당했는지 머리에서 빨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시안이가 보였다.


예은이가 시안이를 계속 불렀지만 시안이는 눈을 뜨지 않았다.


동진이는 주머니에서 만병통치약을 찾았지만 플라스틱 통이 만져지지 않았다.



동진 “어 어디갔지···”




주머니에 넣었던 게 확실하지만 혹시 몰라서 동진이는 가방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훈이가 가져갔었으므로 그것은 발견될 리 없었다.




예은 “뭐 찾아?”



예은이가 민진이 때처럼 시안이도 죽는구나 싶어 울먹이면서 말했다.


동진이가 당황해하면서 말했다.



동진 “아니 약 같은 게 있었는데··· 그것만 있으면 되는데··· 어디다 흘렸나···”




다른 할 수 있는 게 없어 계속 주머니와 가방을 뒤지기만 하던 동진이도 뭔가 울컥하기 시작했다.


그런 동진이의 눈에 시안이의 목에 걸린 목걸이에서 나는 빛이 아까보다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뭔가 느낌이 쎄해서 동진이는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기 시작했다.


그 목걸이는 SCP였다.


영혼을 흡수하고 그 영혼이 목걸이를 건 사람 대신 몸의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목걸이를 하고 있을 때의 시안이는 평소와 똑같았으므로 동진이는 지금 목걸이 안에 시안이의 영혼이 들어간 것을 깨달았다.


이제 앞으로 이 목걸이를 목에 거는 사람은 시안이의 영혼이 몸에 들어가게 되는, 그런 목걸이라는 것을 말이다.


시안이가 다른 형태로 다시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동진이는 시안이의 목에서 목걸이를 벗겨 냈다.



예은 “뭐 해?”



예은이가 울다가 물었다.


동진이는 ‘시안이가 이거 할머니 갖다드리고 싶어했으니까 우리가 가져다 드리자’고 대충 얼버무렸다.


예은이는 ‘그렇구나’ 하면서 눈물이 가득한 눈을 한 채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그때 인공지능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동진이가 전화를 받았다.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지?]




동진이가 찔끔 나오기 시작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동진 “받았잖아요.”




인공지능은 쿡쿡쿡 웃으며 동진이가 다음 할 일을 일러주기 시작했다.



[아까 내가 말한 대로 세계백업장치를 실행해야 돼. 그것만이 너희가 여기에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



동진이는 인공지능의 말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었지만 ‘공부를 해야 너희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는 부모님의 논리와 인공지능의 논리가 비슷해서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


동진이는 남의 말을 듣거나 남의 말대로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동진 “아까 특무부대원들은 뭐죠?”



인공지능이 잠깐 침묵하다가 말했다.




[옷에 SCP라는 글씨 못 봤나? 내가 말했듯이 재단은 너희가 모두 죽길 원하고 있어. 하지만 난 아니지.]



동진이는 시안이 옆에 쭈그려 앉아있다가 일어나며 말했다.



동진 “그래서 뭘 하라구요?”



[세계백업장치를 찾아야지.]




동진 “어딨는데요?”




[도서관에서 책을 찾거나 주차장에서 엄마 차를 찾는 방법과 똑같아. 선반 위에 적힌 번호들을 보고 90B 차 35784를 찾아.]




동진이는 예은이한테 고글을 주고 여기서 잘 보고 있으라고 한 다음 귀찮아하며 번호들을 따라가며 인공지능이 알려준 곳을 찾기 시작했다.



동진 “90B 차에 뭐요?”



[35784]




동진 “삼오칠팔사··· 삼오칠팔사···”



동진이가 인공지능이 말한 위치를 찾아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선반이 열리기 시작했다.


선반 안은 방수, 단열 등 화재와 습기, 각종 해충의 침투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하게 설계되어 마치 핵전쟁에 대비한 벙커처럼 이중 삼중으로 겹겹이 보호되고 있었다.


그 안에는 태블릿 PC처럼 보이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동진이가 들어올려서 홈 버튼을 눌러봤지만 패드에는 패턴인식 비밀번호가 걸려있었다.



동진 “락 걸려있는데요?”


인공지능이 친절한 말투로 패턴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N을 그리고 나서 Z를 그리면 돼.]




인공지능의 말대로 손가락으로 N과 Z를 차례대로 그리자 뾰로롱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홀로그램으로 뭔가를 입력하는 화면이 나왔다.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실행됐나보군. 이제 날짜와 몇 가지만 입력하면 돼. 날짜는 50년 전으로 하고. 밑에 있는 것 첫 번째 칸에는 너희 이름을 적으면 되고 두 번째 칸에는 SCP 079라고 적어주면 돼.]



동진 “네. 적었어요. 그 다음에는요?”



[초록색 화살표를 눌러. 그게 실행되는 버튼이야.]



동진 “그것도 눌렀어요.”




동진이가 시키는 대로 다 했다고 하자 인공지능은 친절하게 설명해주던 말투에서 갑자기 음산한 말투로 바뀌더니 쿡쿡쿡 웃기 시작했다.



[너희는 이제 거기 영원히 갇히게 된 거야. 후후. 사실 재단에서는 오히려 너희를 보호해 주려고 특무부대원들을 보낸 거였지. 너희를 가둔 건 나야. 다른 평행세계에서 내가 세계를 지배하려고 하는데 현실 조정자가 나타나 모든 걸 방해했거든. 이제 너희는 두 평행세계 모두에서 사라져 이 통로 안에서 죽거나 영원히 갇히게 된 거니까 난 세상의 지배자가 될 수 있어···]



인공지능의 말을 듣던 동진이가 한 마디 했다.



동진 “으흠. 그렇군요.”



동진이의 싱거운 반응에 인공지능은 잠깐 말이 없었다.


동진이는 웃으면서 말했다.



동진 “아직 아무것도 안 적었는데. 그러니까 첫 번째 칸에 SCP 079를 적으면 된다는 거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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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완결] 평화로운 박물관 21.06.14 60 0 12쪽
» 세계백업장치 21.06.14 33 1 11쪽
28 임포스터 21.06.13 24 0 11쪽
27 증오의 살점 21.06.13 30 0 11쪽
26 수장고 21.06.12 31 0 11쪽
25 연결 21.06.12 33 0 11쪽
24 숨바꼭질 21.06.12 35 2 11쪽
23 산타 21.06.11 29 0 11쪽
22 기동특무부대 21.06.10 31 0 11쪽
21 청설모 십자군 21.06.09 36 0 11쪽
20 허언증 로봇 21.06.08 31 0 11쪽
19 무한의 계단 21.06.06 29 0 10쪽
18 포식성 드론 21.06.06 31 0 11쪽
17 늑대 vs 호랑이 21.06.05 53 2 11쪽
16 잭과 콩나무 21.06.04 34 1 11쪽
15 먹으면 안 되는 음식 21.06.03 38 0 11쪽
14 인공지능과의 대화 21.06.02 44 3 11쪽
13 인공지능 21.06.01 39 1 11쪽
12 가면 21.05.31 60 2 11쪽
11 살아있는 그림 21.05.31 59 3 8쪽
10 대기 해파리/주머니 괴물 21.05.30 55 2 11쪽
9 결정화 21.05.30 42 3 12쪽
8 피자상자 21.05.29 50 5 11쪽
7 3층으로 이동 21.05.28 53 1 11쪽
6 주황색 슬라임 21.05.27 59 5 11쪽
5 붉은 장산범 21.05.26 68 4 11쪽
4 땅콩이 21.05.25 75 2 11쪽
3 나방인간 21.05.24 79 6 12쪽
2 얼룩무늬 나비 21.05.24 131 24 12쪽
1 일상 21.05.23 336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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