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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 님의 서재입니다.

SCP 박물관

웹소설 > 자유연재 > 공포·미스테리, 현대판타지

네더
작품등록일 :
2021.05.23 03:02
최근연재일 :
2021.06.14 04:33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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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
추천수 :
107
글자수 :
151,224

작성
21.06.0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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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무한의 계단

DUMMY

상훈이는 손으로는 3층의 지붕을 붙잡은 채로 조심조심 한쪽 발을 아래로 내렸다.


발 한쪽이 2층 지붕 위에 닿아서 안심하고 다른 쪽 발도 내딛으려는 순간이었다.


상훈이의 발이 쭉 미끄러졌다.


손으로 앞에 있는 구조물들을 잡으려고 해봤지만 가속이 붙어서 상훈이의 몸은 그대로 아래로 미끄러지고 있었다.


미끄러져서 1층 지붕 위로 떨어졌는데 좀비들의 허우적거리는 손들에 걸려서 다시 또 아래까지 미끄러졌다.



“상훈아!!!”



보고 있던 예은이와 시안이, 동진이가 소리를 질렀다.


상훈이는 탑 아래로 몰려든 좀비떼 한가운데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상훈이는 신체적 능력은 좋지 않아도 상황 판단은 빨랐기 때문에 좀비들이 떨어진 자신에게 왁 하고 달려드는 타이밍을 이용해 기어서 좀비들의 다리 사이로 탈출했다.


좀비들의 수는 많았지만 상훈이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고 움직일만한 지능은 없었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허우적대다가 뒤늦게 저쪽에 가 있는 상훈이를 발견했다.


상훈이는 일단 조금 뛰어 좀비들과의 거리를 확보한 다음 동진이와 아이들이 있는 쪽을 봤다.



상훈 “혀엉! 어떡해!!”


동진이는 자기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지만 일단 도망가라고 말했다.




동진 “2층으로 가서 어디 들어가 있어!”



그리고 동진이는 빠르게 밑으로 내려가 상훈이의 핸드폰을 주운 다음 상훈이 쪽으로 던졌다.


상훈이는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바로 주워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물체가 달리기 시작하자 좀비들은 상훈이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동진이는 그 모습을 보며 잠깐 생각하다가 탑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시안 “어디 가?”



시안이가 동진이를 보며 물었다.



동진 “너네도 내려와. 엘리베이터 타야지.”



예은이와 시안이는 상훈이가 걸리는지 탑에 매달린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에은 “상훈이는?”



동진 “여기서 계속 기다릴 거야?”




예은이와 시안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이들이 있는 곳은 미끄러웠을뿐 아니라 지붕이 약간 경사지기도 해서 탑에 매달려 있는 것은 생각보다 꽤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예은이와 시안이는 동진이를 따라 탑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먼저 탑에서 내려온 동진이는 엘리베이터까지 전속력으로 뛰어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는 아까 1층에 도착해 있었기 때문에 바로 열렸다.


예은이와 시안이도 서로 도와주고 잡아주며 탑에서 무사히 내려오는 데 성공했다.


동진이와 예은이, 시안이가 탑에서 내려오자 뒤늦게 그것을 파악한 좀비 몇 마리가 그들 쪽으로 오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였다.


시안이와 예은이가 소리를 지르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뛰어왔다.


미리 들어가서 지하 1층 버튼을 누르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동진이가 시안이와 예은이까지 엘리베이터 안으로 다 들어오자 닫힘 버튼을 계속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사이에도 좀비들은 계속 그들 쪽으로 오고 있었다.


다행히 좀비들이 도착하기 전에 문은 닫히고, 엘리베이터 전체가 투명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갈 때도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곳에 매달려 있는 좀비들의 모습이 계속 보였다.


예은이가 그 모습을 보고 무서웠는지 가방 안에 넣어놨던 곰 인형을 꺼내 품에 안았다.



-



상훈이는 뛰면서 핸드폰을 확인해봤다.


떨어지면서 대리석 바닥에 부딪쳐 액정이 깨져 있기는 했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 같았다.


또 좀비들이 그렇게 많은 곳에 혼자 떨어졌는데 전혀 물리지도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상훈이는 달리기가 그렇게 빠른 편도 아니고 오래 달리는 것도 잘 못했기 때문에 계단을 뛰어서 올라오자 조금 숨이 찼다.


일반 전시실 문은 닫히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최대한 멀리 있는 곳까지 가서 문을 닫자고 생각한 상훈이는 힘들었지만 복도를 계속 뛰었다.



그러다가 일반 전시실 문과는 다르게 생긴 문을 발견했다.


일반 전시실은 바깥에서도 문을 열 수 있는 버튼이 있는 것과 달리 이 문은 손잡이가 달린 일반 문이어서 더 안전해보였다.


위를 보니 문 위에 ‘STAFF ONLY’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영어를 잘 알았던 상훈이는 ‘직원 전용?’하고 중얼거리며 문 손잡이를 잡았다.








동우와 선민이, 민서는 계속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원래 그 순서대로 서 있기도 했지만 선민이가 너무 무서워했기 때문에 선민이를 가운데에 두고 동우가 앞에서, 민서가 맨 뒤에서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선민이의 귀에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계단 아래에서 들렸는데 소리가 작아서 무슨 소리인지는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아주 어린아이의 목소리 같았다.


아래에 누가 있다는 생각에 선민이는 겁을 먹고 걸음을 멈췄다.



선민 “무슨 소리 같은 거 안 들려?”


민서 “언니 나까지 무섭게 왜 그래···”


선민 “아니 들어봐.”





선민이가 자꾸 그러니까 동우와 민서도 잠깐 멈춰서서 아래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들어봤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동우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선민 “아 아까 진짜 들렸는데··· 저기 아래에서···”


동우 “진짜 있는 거면 아래로 가면 나오겠지 뭐 그럼.”


민서 “우리가 지켜줄테니까 걱정하지마.”



동우와 민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린대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지만 선민이는 어디선가 들리는 작은 소리와 함께 바로 앞에 있는 동우도 잘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공간의 계단이 너무 무서워서 울고 싶은 생각이었다.



동우 “누나. 누나 여기서 제일 나이 많아.”



동우가 생각해보니 조금 웃겼는지 선민이한테 뭐라고 했다.




선민 “나이 많으면 어쩌라고. 무서운데 어쩌라고!!!”



동우와 민서와 장난치듯이 계속 얘기하고 짜증을 내니까 조금 기분이 나아진 선민이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도 무시하기로 하고 동우의 가방을 잡고 계단 아래로 조심조심 내려가기 시작했다.


앞이 어두워서 잘 안 보이니까 셋은 계속 얘기하면서 계단을 내려갔는데, 계단이 너무 길었다.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한지 꽤 됐는데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계단은 계속되고 있었다.


얼마나 남았나 보기라도 하고 싶었지만 아무리 손전등을 비춰도 빛이 멀리까지 나아가지 않아 볼 수 없어 답답했다.




선민 “우리 여기 온지 얼마나 됐어?”


민서 “글쎄···”



선민 “왜 이렇게 계단이 길어?”


민서 “그러게 조금 긴 거 같긴 하다···”



선민 “우리 지하 1층 지나친 거 아니야?”


민서 “응?”


선민 “아니 혹시 지하 2층도 있고 3층도 있는데 거기로 가고 있는 거 아니야?”



동우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혹시 벽에 몇층인지 표시되어 있는지 보려고 손전등을 벽 이리저리에 비춰봤다.



동우 “몇 층인지 안 써 있는데?”



보통 계단에 현재 위치가 표시되어 있는 쪽은 계단이 꺾여 있는 중간 부분의 위쪽이었으므로 선민이는 이번에는 자기가 봐보겠다며 동우 앞으로 가서 계단이 꺾여 있는 부분까지 갔다.


선민 “보통 이 부분쯤에 있지 않아? 1층하고 2층 사이라든지 그런 표시 같은 거.”


민서 “맞아 맞아.”



그리고 꺾인 부분에 도착한 선민이가 그 위에 있는 벽에 손전등을 비추는데, 어떤 사람의 눈코입이 나타났다.


눈동자가 없는 눈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악!!!!”



선민이의 비명 소리가 어두운 계단에 울려퍼졌다.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에 도착했다.


다른 층과는 달리 지하 1층은 복도가 거의 없다시피 하듯 아주 좁았고 2개의 문밖에 없었다.


하나는 도서관이라고 써 있었고, 하나는 수장고라고 써 있었다.


도서관의 문은 열려 있고 안에서 빛이 나오고 있었지만 수장고의 문은 닫혀있을 뿐 아니라 지문 인식을 비롯해서 온갖 신원확인 장치들이 달려있어서 들어갈 수 없었다.



시안 “수장고가 뭐야?”



수장고라는 단어를 처음 본 시안이가 말했다.


하지만 동진이도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기 때문에 가까이 가서 들여다봤다.


수장고의 아래에는 storage room이라는 영어가 쓰여 있었다.



동진 “스토리지 룸? 뭐 저장해논 곳이라는데?”



시안 “저장? 막 폴더에 저장하는 것처럼?”



예은 “난 핸드폰 바탕화면에 앱 정리해놓는데!”



시안 “바바. 나는 게임 폴더 2개랑···”



시안이와 예은이가 각자 폴더에 뭘 주로 저장해놓는지 서로 보여주면서 얘기하고 있는 동안 동진이는 뭘 저장해놓은 곳일까 혼자 생각했다.


박물관이니까 문화재 같은 게 있을 것 같긴 했지만 아까 인공지능의 말처럼 세계 백업장치가 있다면 저기에 있을 것이었다.


동진이는 수장고의 입구 쪽에 다가가서 지문 인식기 위에 손가락을 올려봤다.



[인식 실패. 다시 대주세요.]



화면에 글자가 떴다.


손가락을 위치에 맞춰서 제대로 대봤지만 열릴 리가 없었다.



[허가받은 인원이 아닙니다.]




앞에 있는 것들을 살펴보니 카드 같은 걸 대는 것도 있었고 다른 걸 인식하는 기계도 있었는데 아무튼 동진이가 열 수 있어 보이는 것은 없었다.


지하 1층과 통하는 계단이 있나 찾아봤지만 계단은 없었다.


지하 1층이 다른 층과 통하는 유일한 통로는 엘리베이터뿐이었는데 1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좀비들이, 3층 엘리베이터 앞에는 거대 해파리가 있었고 2층은 엘리베이터 버튼이 눌리지 않았다.


인공지능이 문을 열어주는 수밖에 없는데 2층에 있는 인공지능한테 어떻게 가야 하나 하고 동진이는 혼자 걱정에 빠졌다.


동진이가 혼자 그러고 있는 동안 시안이와 예은이가 열려 있는 도서관 안쪽을 기웃대다가 동진이를 불렀다.



시안 “혀엉~ 일단 여기서 놀면 안 돼? 안에 푹신푹신 한 것도 있어~~”



동진이는 일단 그러기로 하고 도서관 쪽으로 가면서 핸드폰으로 동우한테 연락을 했다.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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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완결] 평화로운 박물관 21.06.14 60 0 12쪽
29 세계백업장치 21.06.14 33 1 11쪽
28 임포스터 21.06.13 24 0 11쪽
27 증오의 살점 21.06.13 30 0 11쪽
26 수장고 21.06.12 31 0 11쪽
25 연결 21.06.12 33 0 11쪽
24 숨바꼭질 21.06.12 35 2 11쪽
23 산타 21.06.11 29 0 11쪽
22 기동특무부대 21.06.10 31 0 11쪽
21 청설모 십자군 21.06.09 36 0 11쪽
20 허언증 로봇 21.06.08 31 0 11쪽
» 무한의 계단 21.06.06 30 0 10쪽
18 포식성 드론 21.06.06 31 0 11쪽
17 늑대 vs 호랑이 21.06.05 54 2 11쪽
16 잭과 콩나무 21.06.04 34 1 11쪽
15 먹으면 안 되는 음식 21.06.03 39 0 11쪽
14 인공지능과의 대화 21.06.02 44 3 11쪽
13 인공지능 21.06.01 39 1 11쪽
12 가면 21.05.31 60 2 11쪽
11 살아있는 그림 21.05.31 59 3 8쪽
10 대기 해파리/주머니 괴물 21.05.30 55 2 11쪽
9 결정화 21.05.30 42 3 12쪽
8 피자상자 21.05.29 50 5 11쪽
7 3층으로 이동 21.05.28 53 1 11쪽
6 주황색 슬라임 21.05.27 59 5 11쪽
5 붉은 장산범 21.05.26 68 4 11쪽
4 땅콩이 21.05.25 75 2 11쪽
3 나방인간 21.05.24 79 6 12쪽
2 얼룩무늬 나비 21.05.24 132 24 12쪽
1 일상 21.05.23 336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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