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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 님의 서재입니다.

SCP 박물관

웹소설 > 자유연재 > 공포·미스테리, 현대판타지

네더
작품등록일 :
2021.05.23 03:02
최근연재일 :
2021.06.14 04:33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0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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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1,224

작성
21.05.28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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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층으로 이동

DUMMY

사범님은 뒤를 흘긋 봤다.


아까 괴물은 머리와 몸체가 분리되어 자신의 이빨들이 통째로 몸통에 박혀있는 그대로였다.


괴물은 아직 사범님의 존재를 모르는 듯 천천히 걸어서 기다란 머리만 보이는 상태였다.


사범님은 먼저 공격하지 않기 위해 기다렸다.


아까 싸우면서 패턴을 본 결과 가까이에서 공격하면 괴물의 반응속도가 빠르지만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고 움직이지는 못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괴물의 공격패턴은 게임에서 봇전을 할 때와 같이 어느 정도는 예측가능했기 때문에 몸은 힘들었지만 사범님은 아까보다 훨씬 괴물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아까 괴물은 네 발로 걷고 공격했던 것에 반해 이 괴물은 똑같이 생겼지만 사범님을 발견하자 갑자기 두 발로 일어섰다.


괴물이 일어서자 키가 170cm인 사범님보다 훨씬 컸다.


2미터는 돼보였는데 문제는 키가 아니라 아까는 발이었지만 이제는 괴물의 손이 된 곳에 달려있는 기다란 발톱들이었다.


사족보행을 할 때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렇게 보니 발톱이 괴물의 이빨만큼 길고 또 구부러져 있어 한번 저기에 찔리면 구부러진 부분이 몸을 파고들어 다른 부분까지 상해를 입혀 엄청난 데미지를 입을 각이었다.


괴물의 키가 사범님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사람과 겨룰 때처럼 공격한다면 괴물의 발톱, 아니 손톱에 관통당할 수 있었으므로 사범님은 쉽사리 공격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괴물이 손톱을 휘두를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아까와 같은 공격은 아주 위험했다.


사범님은 저 괴물을 다시 사족보행 상태로 만들기 위해 복도 끝 쪽으로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두 발로 달리는 것보다 네 발로 달리는 것이 더 빠른 괴물은 사족보행으로 모드를 바꿔서 사범님을 쫒기 시작했다.


사범님은 괴물이 가까이 왔다는 느낌이 들자 달리다가 말고 바닥에 철퍼덕 하고 엎드린 다음 몸을 뒤집어 괴물의 몸통을 잡아 벽에 던졌다.


생각한 대로 작전이 성공했지만 달리는 기차의 밑에 매달린 것처럼 달려오는 괴물의 몸통 아래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긴 발톱 하나에 팔 윗부분이 관통당해 피가 철철 흐르기 시작했다.


괴물은 다시 일어나 사범님 쪽으로 달려들었다.


괴물을 벽에 던진 다음 바로 일어나 괴물의 공격을 기다리고 있었던 사범님은 괴물을 슥 피해 돌려차기를 했다.


괴물은 발차기를 정통으로 맞았지만 약간 몸통 부분에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타격을 별로 받지 않고 바로 사범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범님은 대리석으로 미끈한 바닥에서 쭉 슬라이딩해서 괴물을 피한 다음 다치지 않은 쪽의 손으로 괴물의 머리와 목 사이를 잡은 다음 다리를 이용해 바닥에 내리찍었다.


그리고 바로 튕겨 오르듯이 괴물의 몸에서 떨어져 사범님은 아까 처리한 괴물이 있는 쪽으로 달렸다.


괴물은 비틀대며 다시 일어나 사범님이 있는 쪽으로 달려왔고, 사범님은 아까 끝까지 찔러넣어 괴물의 몸통을 관통한 다음 몸통 바깥으로 튀어나온 괴물의 날카로운 이빨이 달려오는 괴물 쪽으로 향할 수 있게 괴물의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괴물의 머리 아래쪽에 이빨을 찔러넣은 다음 바로 체중을 실어 살아있는 괴물이 맨 아래에 가도록 다시 찍어눌렀다.


이빨은 괴물의 몸을 한번 관통한 다음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길게 나와있지는 않아서 사범님은 맨 아래에 있는 괴물이 더 큰 데미지를 받을 수 있도록 다시 무릎에 온 체중을 실어 찍어누르기를 반복했고 괴물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자 머리 부분에도 계속 공격을 가했다.


아까보다 힘이 빠져 발로는 한계가 있어서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찾아 핸드폰으로 계속 괴물의 머리를 찍어 눌렀다.


핸드폰도 박살나고 괴물의 움직임도 완전히 멈췄다.


핸드폰이 완전 분해가 될 때까지 계속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나서야 조금 안심이 된 사범님은 비틀거리며 계단 쪽으로 향했다.


아까는 어떻게 할지 고민할 여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어지러운 상태라 다른 사람의 도움이 절실했다.


거리상으로는 엘리베이터가 더 가까웠지만 2층에 있는 남자 사범님에게 도움을 요청해야겠다는 생각 하나 말고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아서 사범님은 계단이 있는 복도 끝까지 계속 걸었다.


대회도 많이 나가보고 사람과도 많이 겨뤄 봤지만 살상을 목적으로 온 힘을 다해 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사범님은 정신적으로도 너무 충격을 받고 다리와 발도 정상이 아니었으며 관절도 나간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팔에서 피는 계속 흐르는데 지압할 여분의 옷도 없어서 사범님은 다른 쪽 손으로 상처 부위를 움켜쥔 채로 걸었다.


아깐 괴물 때문에 긴장해서 느끼지 못했는데 슬슬 온몸에 고통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해서 사범님은 걷다 말고 잠깐 복도 벽에 기댔다.


상처 부위에서 피는 멈추지 않고 계속 쿨럭쿨럭 나오고 있었다.


정신이 점점 혼미해져서 피를 더 흘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사범님은 다시 힘겨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단에 거의 다 와갈 때쯤, 2층에서 계단으로 누군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사범님은 반가운 마음에 소리를 질렀다.



사범님(여) “사범님! 저 여기있어요! 저 좀 도와주세요 많이 다쳤어요.”



곧이어 이족보행에서 사족보행으로 모드를 바꿔 계단 위를 뛰어올라오는, 아까 그것들과 똑같이 생긴 빨간 괴물이 보였다.


–-





아이들은 동우 옆에 꼭 붙어서 슬라임을 만지작거리며 놀고 있었다.


승원 “말랑이 너무 좋다. 초콜렛 냄새 나.”


상훈 “슬라임 아니야? 그리고 나는 복숭아 냄새 나는데?”



상우는 혼자 ‘뽀송이’, ‘만두’ 같은 뭔가 관련성이 있어 보이지만 대화의 흐름과는 관계 없는 단어들을 반복해서 말했지만 상우는 원래 그랬기 때문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민진이는 몰래 동우의 목에서 슬라임을 떼보려고 했지만 슬라임은 동우에게 꼭 붙어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민진 “얜 근데 왜 너한테서 안 떨어져?”



민진이가 동우한테 물어보니까 친구들에게 친절한 동우는 민진이도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것 같아 목에서 슬라임을 뗐다.


동우가 목에서 슬라임을 떼니까 슬라임은 순순히 떨어져 나왔는데, 민진이의 손으로 넘겨지려는 순간에는 민진이의 손길을 거부하고 다시 손을 뻗는 것처럼 자신의 몸을 쭉 늘려 다시 동우의 몸에 붙었다.




민진 “야. 나도 너 싫어.”



민진이는 괜히 심술이 나서 슬라임한테 뭐라고 한 다음 주머니에 손을 넣어 아까 몰래 넣어논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목에 걸어보고 싶었지만 저 슬라임처럼 애들이 관심을 보이고 자기도 해보겠다고 할까봐 민진이는 그냥 계속 주머니에 넣어두기로 했다.



민서 “사범님들한테 연락해볼까?”




슬라임에 정신이 팔려서 사범님들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아이들은 그러든지 말든지 하는 표정으로 민서를 봤다.


민서는 두 사범님들 모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심지어 여자 사범님의 전화는 꺼져 있다는 안내가 나왔다.




민서 “배터리 없으신가봐. 꺼져 있다는데?”



아이들은 사범님 핸드폰의 배터리가 없다는 말에 다들 자기 가방을 뒤져 보조 배터리들을 꺼냈다.


다들 하나씩 가져온 모양이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을 보는 데 사용하는 것 말고는 있어봤자 이런 상황에서 딱히 도움은 되지 않는 핸드폰들이었다.



민서 “언니. 우리 사범님들 찾으러 갈까?”




민서가 선민이를 보고 물었지만 겁이 많은 선민이는 가기 싫었다.



선민 “기다리면 오시겠지 뭐. 그리고 우리 가면 다른 애들은 어떡해.”




다른 애들 얘기는 핑계였지만 선민이의 말을 듣고 상훈이가 말했다.



상훈 “그럼 다같이 가요.”



선민이가 바란 것은 이런 전개는 아니었지만 민서와 둘이서 가는 것보다는 다같이 가는 거라면 그래도 괜찮은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갑자기 동조하기 시작했다.



승원 “다른 층엔 먹을 거 있나?”


예은 “배고푸다 힝”


동진 “먹을 건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뭐가 있나 가보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아까는 정오에 가까워서 햇빛이 많이 들어와서 반짝반짝 빛나던 탑 모형 주변이 햇빛의 방향이 비스듬하게 바뀌어 아까보다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민서가 핸드폰 시계를 보니 오후 4시 30분이었다.


아이들은 다같이 우르르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통이 투명해서 무섭다는 친구도 있었고 빨리 타고 올라가면서 아래를 보고 싶다는 친구도 있었다.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가 3층에서 다시 내려오기 시작했다.


위에 붙은 스티커를 보니 엘리베이터의 정원은 13인승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아이들이 팔을 쭉쭉 뻗으면서 들어가고 들어가면서도 슬라임을 서로 만지겠다고 난리를 피워서 엘리베이터 안은 아주 좁게 느껴졌다.


선민이와 민서는 엘리베이터 벽 쪽에 꼭 붙어서 서로 난감한 눈빛을 교환했다.


시안이가 엘리베이터에 있는 버튼을 다 눌러서 지하 1층과 3층이 동시에 선택되었지만 선민이가 지하 1층을 다시 눌러 취소시켰다.


그리고 2층 버튼을 눌렀지만 눌리지 않아서 엘리베이터는 문이 닫힌 다음 천천히 3층을 향해 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민 “2층 버튼이 안 눌리는데?”


민서 “그럼 아까 사범님도 3층 가서 계단으로 내려가셨나?”



2층 버튼이 안 눌린다는 말에 또 다들 신나서 2층 버튼을 눌러보려고 서로 눌렀지만 2층은 눌리지 않았다.



민서 “그만해~”



아이들이 2층 버튼을 누르는 걸 멈춤과 동시에 엘리베이터는 3층에 도착했다.



스르륵 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아이들은 꾹꾹 눌러담았던 상자에서 쿠션이 튀어나오듯이 다들 엘리베이터에서 뛰어나왔다.




상훈 “저게 뭐지?”




상훈이가 조금 떨어진 복도에서 보이는 빨갛고 파란 덩어리들을 보고 말했다.


은은한 색의 대리석 벽과 바닥과 그 덩어리는 아주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뭔지 궁금해서 그쪽으로 달려갔다.


평소 공룡 화석이나 공룡 인형을 많이 본 상훈이는 괴물의 길다랗고 튼튼한 이빨과 발톱을 들어가며 원래는 어느 위치에 있었던 것인지를 유추하기 시작했다.



상훈 “이건 발톱이고 이건 이빨인 거 같은데?”


승원 “공룡 화석이야?”


상훈 “악”



모형인 줄 알고 이것저것 만져보던 상훈이의 손에 괴물의 끈적한 파란 피가 묻어서 손을 떼도 찐득하게 딸려나왔다.



선민이가 물티슈를 꺼내 상훈이의 손을 닦아주면서 다른 아이들에게 말했다.



선민 “야 너네 이거 만지지 마. 뭐 이상한 거 묻잖아.”



상훈이의 손에 이상한 게 묻은 걸 보고 가까이서 보던 다른 아이들도 두 괴물의 덩어리에서 한 발자국 물러났다.


그때였다.


아이들이 있는 곳 근처의 전시실 안쪽에서 여자 사범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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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연결 21.06.12 33 0 11쪽
24 숨바꼭질 21.06.12 34 2 11쪽
23 산타 21.06.11 28 0 11쪽
22 기동특무부대 21.06.10 31 0 11쪽
21 청설모 십자군 21.06.09 36 0 11쪽
20 허언증 로봇 21.06.08 31 0 11쪽
19 무한의 계단 21.06.06 29 0 10쪽
18 포식성 드론 21.06.06 31 0 11쪽
17 늑대 vs 호랑이 21.06.05 53 2 11쪽
16 잭과 콩나무 21.06.04 34 1 11쪽
15 먹으면 안 되는 음식 21.06.03 38 0 11쪽
14 인공지능과의 대화 21.06.02 44 3 11쪽
13 인공지능 21.06.01 39 1 11쪽
12 가면 21.05.31 60 2 11쪽
11 살아있는 그림 21.05.31 59 3 8쪽
10 대기 해파리/주머니 괴물 21.05.30 55 2 11쪽
9 결정화 21.05.30 42 3 12쪽
8 피자상자 21.05.29 50 5 11쪽
» 3층으로 이동 21.05.28 52 1 11쪽
6 주황색 슬라임 21.05.27 59 5 11쪽
5 붉은 장산범 21.05.26 68 4 11쪽
4 땅콩이 21.05.25 75 2 11쪽
3 나방인간 21.05.24 79 6 12쪽
2 얼룩무늬 나비 21.05.24 131 24 12쪽
1 일상 21.05.23 335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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