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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 님의 서재입니다.

SCP 박물관

웹소설 > 자유연재 > 공포·미스테리, 현대판타지

네더
작품등록일 :
2021.05.23 03:02
최근연재일 :
2021.06.14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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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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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

DUMMY

[동우님이 사진을 보냈습니다]



동우가 보낸 사진에는 인공지능이 깃들어 있는 전화기에 선민이의 스마트폰이 연결돼 있는 모습이 들어 있었다.


선민이의 핸드폰은 BTS 핸드폰이라 보라색이었기 때문에 동진이는 선민이껄 연결했다는 것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선민이의 핸드폰으로 동진이에게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수장고로 가면 문을 열어주지.]



말투도 말투였지만 인터넷이 안 되는 상황도 아닌데 보통 친구 사이에서 문자를 이용하는 경우는 없었으므로 동진이는 인공지능이 보냈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지금 인공지능의 말대로 하고 있긴 했지만 동진이는 누가 자기한테 뭐 하라고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기 때문에 ‘지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냐’ 하고 혼잣말로 투덜댔다.


하지만 지금은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금새 깨닫고 동진이는 인공지능의 말대로 하기로 하고 소파 밑에서 어기적어기적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시안 “어? 이제 나가도 돼?”




동진이가 소파 밑에서 나오는 거 같으니까 좁은 공간에서 답답하고 불편했던 시안이와 예은이가 기대감에 눈을 반짝였다.


동진이가 다 나와서 소파 위에 앉고, 이어서 시안이와 예은이도 엉금엉금 기어서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앉아 있는 동진이의 눈에 소파 밑에서 나오는 시안이의 목에서 덜렁거리는 목걸이가 보였다.


시안이의 몸집에 비해서는 꽤 크고 주렁주렁한 느낌의 목걸이여서 눈에 띄였다.



동진 “그 목걸이 뭐야?”




동진이가 시안이를 보면서 물었다.


동진이의 말에 예은이도 기어서 나오다가 시안이를 보며 ‘어 예쁘다’하고 말했다.


시안이는 일어나서 소파 위에 앉은 다음 목걸이를 잠깐 만지작거리다가 말했다.



시안 “아 이거 아까 그 보석들 폭발할 때 거기 있어서 주웠어. 할머니 줄라고.”



보석들이라면 보석으로 변한 민진이가 폭발할 때라는 거였다.


예은이는 잊고 있었던 민진이 생각이 나서 품에 곰인형을 꼭 안은 채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예은 “흐앙 민진아··· 어떡해 아팠겠다···”




동진이는 결정화가 돼서 모든 것이 부서졌는데 거기서 나왔다고 하니 뭔가 느낌이 쎄했다.


그래서 시안이한테 또 물어봤다.



동진 “그럼 그때부터 목걸이 계속 하고 있었어?”



시안 “응.”




뭔가 기분이 찝찝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하고 있었는데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므로 뭐 별다른 영향은 없는 건가 하고 동진이는 일단 수장고로 가기로 했다.


민진이는 기프트샵에서 목걸이를 주운 다음에는 아무한테도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동진이도 민진이가 가지고 있던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피자 상자처럼 우연히 거기 있었던 거겠지 하고 넘어갔다.


가기 전에 동진이는 예은이와 시안이가 주섬주섬 짐들을 챙기는 걸 봐주다가 잠깐 푸념을 했다.



동진 “어이구 진짜 애 키우는 건 정말 힘들겠어.”



중간중간 마실 물이나 핸드폰도 중요하긴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별로 쓸모 없어 보이는 것들도 예은이와 시안이한테는 소중했기 때문에 빠뜨린 게 없나 같이 챙겨주면서 동진이는 부모가 된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시안 “나 애 아닌데!!”


예은 “맞아 그리고 난 2학년인데!!”


시안 “우리가 애면 형도 애면서!!”



시안이와 예은이가 발끈했지만 그런 모습까지 애기 같다는 생각을 하며 동진이는 에휴 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학교에 간지 별로 되지 않은 1학년이나 2학년들은 이제 자기도 학교에 갔으니 다 컸다는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꽤 있었는데 시안이와 예은이가 바로 그런 친구들이었다.


자기도 어른은 아니었지만 이런 애기들과 이런 상황을 마주하다니 동진이로서는 정말 암담할 뿐이었다.


너무나도 귀여운 예은이와 시안이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동진이는 앞장서서 도서관 옆에 있는 수장고로 향했다.



수장고는 아까와 같이 굳게 닫혀 있는 상태였다.



동진 “뭐 어쩌라는 거야?”



동진이가 혼잣말을 하며 이것저것 만져보고 있는데, 선민이의 번호로 다시 인공지능한테 문자가 왔다.



[수장고 앞으로 갔나?]



동진이는 귀찮아하며 ‘네’하고 답장을 보냈다.



[지문인식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내가 중간에서 바꿔치기 해주지.]




남이 시키는 대로 하는 건 너무 귀찮아 하는 동진이가 한숨을 쉬며 아까 해봤는데 안 됐던 지문인식기에 다시 손가락 하나를 가져다 댔다.


바로 ‘다시 대라’든지 ‘안 된다’는 메시지가 나왔던 전과는 달리 지문 인식 기계는 잠깐 렉이 걸린 것처럼 멈칫하더니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떴다.



[확인되었습니다. 허가된 인원입니다.]




그리고는 출입을 관리하는 다른 기계들도 인공지능이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몰라도 불빛이 나며 아무것도 대지 않았는데 마치 누군가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카드를 댄 것처럼 ‘승인되셨습니다’ 하는 소리나 ‘딩동댕’ 하는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모든 출입 확인 시스템이 통과되었다고 알람이 뜨거나 기계에서 됐다는 알림으로 불빛이 나와 깜빡깜빡하기 시작했다.


출입확인이 다 된듯, 수장고의 두꺼운 철문이 두두두두 하면서 열리기 시작했다.



-




인공지능은 스마트폰을 연결해주니까 한동안 말이 없이 핸드폰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우와 선민이, 민서는 계속 앞에서 기다리고만 있는 중이었다.



선민 “저기요. 핸드폰 언제 다시 주실 거예요?”




선민이는 손에 핸드폰이 없으면 불안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언제 핸드폰을 다시 줄 건지가 가장 궁금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핸드폰을 돌려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아직 한참 남았는데.]




선민이는 좀 짜증이 났지만 그렇다고 뭘 하는지도 잘 모르는데 다시 뺏을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민서가 인공지능한테 물었다.



민서 “이제 우리 나갈 수 있는 건가요?”



인공지능은 성의 없는 말투로 대답했다.



[응 그렇게 되겠지.]



하지만 금방이라도 나갈 수 있을 거라는 말투와는 달리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었기 때문에 민서와 동우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표정을 찌푸렸다.



민서 “정확히 언제 나갈 수 있는데요?”



민서가 다시 한번 물어봤지만 인공지능은 대답이 없었다.



원래는 소심하지만 계속되는 상황들로 짜증 수치가 최대한으로 상승한 선민이가 빡쳐서 발로 인공지능이 들어있는 유리관을 깠다.


선민이의 발차기에 쿵- 하고 자신이 들어있는 곳이 울리자 인공지능은 목소리를 최대한 깔고 말했다.



[지금 뭐하는 짓이지?]



순간 빡쳤을 때는 무서울 게 없는 선민이었지만 발로 까고 나니 빡침이 좀 가라앉아 원래의 소심함이 돌아왔기 때문에 선민이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선민 “아니 컴퓨터 같은 기계는 잘 안될 때는 이렇게 치면 좋아질 수도 있어서요···”




인공지능은 또 한동안 말이 없었고 동진이한테도 연락이 없어 지루해진 아이들은 인공지능 앞에 바닥에 앉아 동우의 핸드폰으로 셋이서 다같이 동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은 갑자기 또 음산한 말투로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아 참. 깜빡하고 얘기 안 한 게 있는데.]



동우와 선민이, 민서가 앉은 상태로 인공지능이 있는 위쪽을 올려다봤다.


카메라 렌즈도 달려있지 않은데 어떻게 볼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자신을 본다는 생각을 한 것인지 인공지능은 시선이 집중되자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가려면 다 같이 있어야 되거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셋은 서로의 얼굴을 보다가 동우가 다시 인공지능에게 물었다.



동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인공지능의 말투에는 웬지 웃음기가 서려있는 것 같았다.



[지하 1층에 있는 애들이랑 같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야.]




-



수장고 안은 온도와 습도를 문화재를 보관하는데 최적화한 거대한 금고였다.


다른 층에 기다란 복도가 있고 양쪽에 전시실들이 있는 면적을 모두 터서 자료들과 문화재들을 보관하는 거대한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문화재들은 전시실과는 달리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특수 상자들에 담겨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마치 컨테이너 박스들이 주르르 있는 것처럼 나무 색깔의 거대한 박스들이 층층이 쌓여 규칙적인 줄을 이루고 있었다.


또 전시실과는 달리 안쪽의 조명은 아주 밝았기 때문에 어두운 입구 쪽에 있다가 갑자기 밝은 빛이 쏟아져나오자 동진이와 예은이, 시안이는 한동안 눈을 뜨지 못했다.


입구가 열렸다 싶으니까 선민이의 핸드폰으로 인공지능이 계속 영상통화를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진이는 받지 않았다.


일단 여기는 뭐고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동진이가 영상통화를 안 받으니까 계속 전화가 걸려왔지만 동진이는 그냥 씹었다.


동진이와 시안이, 예은이가 모두 수장고 안으로 들어오자 수장고의 철문이 다시 드드드드 하고 닫히기 시작했다.


쿵- 하고 문이 완전히 닫히자 예은이가 뒤를 돌아보고 문이 닫힌 것을 확인했다.



예은 “어? 이거 왜 다시 닫혀?”



동진이는 드드드드 할때부터 알고 있기는 했지만 혹시 여기서 인공지능이 찾으라는 걸 찾고 있는데 특무부대원들이라도 다시 오면 큰일이었으므로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동진 “괜찮아 다시 열릴 거야 이따가. 일단 여기서 뭐 좀 찾아야 돼.”



처음 보는 공간에 호기심이 생긴 시안이가 주변부터 둘러보다가 인터폰 같은 걸 발견했다.



시안 “어? 이거 경비실에 연락할 때 쓰는 거랑 똑같이 생겼다!”




시안이가 인터폰 주변을 만지작거리자 옆에 있는 모니터가 켜지며 1, 2, 3층에 달려있는 CCTV 화면이 떴다.


동진이와 예은이도 시안이가 있는 쪽으로 가서 CCTV 화면을 보기 시작했다.


옆으로 넘겨가며 보니 1층 전시실 한쪽에는 아까 그 특무부대원 두 명이 전시실 안을 살펴보고 있었고 2층 전시실 안에 동우와 선민이, 민서가 같이 있는 모습이 보였다.


셋이서 모여앉아 동우의 핸드폰으로 뭔가를 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2층의 다른 전시실에는 4명의 특무부대원들이 같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또 여기저기 돌려보니 거대 해파리라든지 땅콩이라든지 하는 이미 만난 SCP들과 아직 만나지 않은 SCP들이 복도나 전시실 여기저기 숨어 있거나 특무부대원들에 의해 쓰러져 널브러져 있는 모습들이 보였다.


시안 “어? 상훈이다!”



2층 직원실에 달린 CCTV에서 상훈이가 쓰러져 있는 모습과 땅콩이를 발견한 시안이와 동진이, 예은이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CCTV를 확대해보니 남자 사범님도 보이는 것 같았다.


기괴하게 뒤틀린 남자사범님의 시체를 보고 동진이는 예은이와 시안이가 너무 충격을 받을 것 같아 손을 뻗어 CCTV 화면을 옆으로 슥슥 넘겼다.


그러다가 셋은 1층 어느 전시실 한 구석에 혼자 서 있는 새로운 SCP를 발견했다.


시안 “우와! 저건 뭐지??”



지금까지 봤던 것 중 가장 징그럽고 커다랗게 생긴 SCP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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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완결] 평화로운 박물관 21.06.14 6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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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임포스터 21.06.13 24 0 11쪽
27 증오의 살점 21.06.13 30 0 11쪽
» 수장고 21.06.12 31 0 11쪽
25 연결 21.06.12 33 0 11쪽
24 숨바꼭질 21.06.12 34 2 11쪽
23 산타 21.06.11 28 0 11쪽
22 기동특무부대 21.06.10 31 0 11쪽
21 청설모 십자군 21.06.09 36 0 11쪽
20 허언증 로봇 21.06.08 31 0 11쪽
19 무한의 계단 21.06.06 29 0 10쪽
18 포식성 드론 21.06.06 31 0 11쪽
17 늑대 vs 호랑이 21.06.05 53 2 11쪽
16 잭과 콩나무 21.06.04 34 1 11쪽
15 먹으면 안 되는 음식 21.06.03 38 0 11쪽
14 인공지능과의 대화 21.06.02 44 3 11쪽
13 인공지능 21.06.01 39 1 11쪽
12 가면 21.05.31 60 2 11쪽
11 살아있는 그림 21.05.31 59 3 8쪽
10 대기 해파리/주머니 괴물 21.05.30 55 2 11쪽
9 결정화 21.05.30 42 3 12쪽
8 피자상자 21.05.29 50 5 11쪽
7 3층으로 이동 21.05.28 52 1 11쪽
6 주황색 슬라임 21.05.27 59 5 11쪽
5 붉은 장산범 21.05.26 68 4 11쪽
4 땅콩이 21.05.25 75 2 11쪽
3 나방인간 21.05.24 79 6 12쪽
2 얼룩무늬 나비 21.05.24 131 24 12쪽
1 일상 21.05.23 335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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