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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 님의 서재입니다.

SCP 박물관

웹소설 > 자유연재 > 공포·미스테리, 현대판타지

네더
작품등록일 :
2021.05.23 03:02
최근연재일 :
2021.06.14 04:33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12
추천수 :
107
글자수 :
151,224

작성
21.05.29 06:06
조회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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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피자상자

DUMMY

“얘들아. 이리 좀 와봐. 나 많이 다쳤어. 도와줘.”




전시실 안쪽에서 여자 사범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승원이가 ‘어? 사범님이다’ 하고 전시실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때였다.




상훈 “어? 이거 사범님 핸드폰 아니야?”




상훈이가 바닥에서 박살난 핸드폰을 주우면서 소리쳤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민서가 전시실로 들어가려는 승원이를 붙잡았다.



민서 “잠깐만. 가지마봐.”


승원 “왜요?”




승원이는 도대체 왜 붙잡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민서를 봤다.



민서 “그냥 잠깐만 가지마봐.”



승원이는 민서가 왜 붙잡는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무서운 누나가 말하는 거였기 때문에 일단 말을 듣기로 했다.


하지만 전시실에서 또다시 사범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까보다 더 큰 목소리였다.




“나 여기있어! 많이 다쳤어! 도와줘!”




여자 사범님의 목소리인 것이 너무 확실해서 아이들은 우르르 전시실 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서가 아이들을 막았다.



민서 “잠깐만. 너네 여기 있어. 나랑 선민 언니랑 가서 보고 올게.”




선민이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이럴 때 불리는 것이 싫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민서 말대로 하기로 했다.



선민 “그래. 너네 여기 있어. 여기 바로 앞에 있어 알았지?”




민서와 선민이의 말에 아이들은 순순히 뒤로 물러서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민서와 선민이는 가방을 아이들이 있는 곳 근처에 아무데다 던져놓고 어두운 전시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뒤로 물러난 아이들은 핸드폰을 꺼내거나 아까 그 괴물 덩어리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상훈이가 괴물 덩어리를 가리키며 동진이에게 물었다.



상훈 “형. 근데 이건 SCP 아니야?”



동진이는 상훈이에게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동진 “내가 모든 SCP를 아는 건 아니야.”



하지만 상훈이에게 그렇게 말하고나니 SCP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진이는 핸드폰을 꺼내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빨간 SCP’, ‘이빨 긴 SCP’, ‘눈 없는 SCP’ 등 지금 보이는 특징들은 다 넣어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민서와 선민이는 전시실에 들어갔지만 사범님은 보이지 않았다.


전시실 안은 투명한 유리 안에 각종 문화재들이 전시되어 있고 문화재가 있는 쪽에서만 희미하게 빛이 나고 있었는데 선민이는 평소에는 재미 없다고만 생각했던 공간이 갑자기 너무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전시실은 한 전시실이라도 통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여러 방 같은 것들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어서 민서와 선민이는 어디로 가야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때 정면에 있는 쪽 방에서 사범님의 소리가 들렸다.




“얘들아 여기야···”



민서와 선민이는 그쪽으로 향했다.





동진이는 검색 결과를 슥슥 내리며 지금 앞에 보이는 괴물로 의심되는 SCP들을 몇 개 보다가 SCP 939의 설명을 소리내서 읽기 시작했다.



동진 “···전에 잡아먹었던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내서 다른 먹잇감을 유인한다···”



목소리를 흉내 낸다는 부분까지 읽자 동진이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동진이가 읽는 것을 듣고 있었던 동우와 상훈이, 진영이도 동시에 깨닫게 되었다.


아까 사범님의 목소리는 바로 이 괴물이 낸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민서와 선민이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곧장 걸었다.


작은 통로를 지나 다른 방이 나왔지만 그 안에도 아무도 없었다.


아까는 분명 바로 앞에서 들리는 소리 같았는데 또 아무도 없자 선민이는 점점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선민 “뭐야···”




이번에는 오른쪽 방에서 사범님의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쪽으로 걷기 시작했는데, 선민이가 통로를 지나 다른 쪽 방 안으로 한쪽 발을 디디자말자 그쪽에서 오는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사각지대에 숨어있던 괴물이 선민이에게 달려들었다.



다행히 운동신경이 있어서 90도로 쩍 벌린 괴물의 입은 순간 반사적으로 피했지만 앞쪽으로 구르면서 선민이는 괴물의 발톱에 허벅지를 긁혀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민서가 괴물이 선민이를 놓치고 방향 감각을 잠깐 잃은 틈을 타서 괴물 쪽으로 뛰어가면서 달리는 속도를 이용해 공격의 강도를 높인 발차기를 괴물의 머리 쪽에 명중시켰다.


괴물은 잠깐 휘청하긴 했지만 곧 민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동진이와 동우, 상훈이, 진영이는 동시에 전시실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시안 “어디 가?”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고 있던 시안이가 갑자기 아이들이 뛰어가자 어디 가냐고 물었다.


상훈이가 뛰다가 뒤를 돌아보고 소리를 쳤다.



상훈 “아까 그거 사범님 아니야! SCP야!!!”








괴물은 곧장 민서에게 달려들었다.



민서는 괴물이 바로 앞에 올 때까지 끝까지 기다렸다가 마지막 순간에 괴물의 공격을 피해 괴물이 전시용 유리관에 머리를 박도록 했다.


쿵- 하는 소리가 전시실에 울릴 정도로 쎄게 부딪쳤지만 방탄유리인지 유리는 깨지지 않고 오히려 괴물이 타격을 입은 것 같았다.


민서는 물러난 자세에서 반동을 이용해 튕겨져 나가며 점프를 하면서 괴물의 머리 쪽을 두 발로 연속해서 찍어 누르고 손을 이용해 머리에서 눈이 있어야 할 곳을 찌르며 공격을 했다.


하지만 괴물은 눈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일어났고 괴물이 일어나는 충격으로 민서는 순간 바닥으로 떨어졌다.


괴물은 넘어진 민서를 노리고 다시 입을 벌리고 공격을 했지만 민서는 옆으로 빠르게 굴러서 피했다.


괴물의 이빨은 방탄유리에 부딪쳐도 멀쩡하고 방금 전에는 대리석 바닥에 부딪쳤는데도 멀쩡했다.


이빨만 아니라면 머리 부분이 제일 공격하기 만만해서 민서는 계속 괴물의 공격을 피하면서 머리를 공격할 기회를 노렸다.








동진이와 동우, 상훈이, 진영이는 전시실로 들어왔지만 아무도 없었다.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몰라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데 안쪽에서 ‘쿵’ 하고 뭔가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다들 그곳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안쪽의 방에 왔는데도 아무도 없어 이번에는 또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진영이가 옆 방에 있는 민서를 발견했다.


진영이가 뛰기 시작하자 나머지 친구들도 다들 민서를 발견하고 뛰기 시작했다.


옆에 괴물은 쓰러져 있었지만 민서는 발목 부분에서 피를 흘리며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또 그 옆 방에는 선민이가 허벅지에서 피를 흘리며 역시 바닥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쓰러진 괴물의 모습과 피를 흘리는 민서와 선민이의 모습을 보고 다들 할 말을 잃고 멀뚱히 서 있는데 민서가 애들한테 퉁명스럽게 말했다.



민서 “손수건 같은 거 없어? 나 피나는 데 좀 누르게.”



진영 “아 엄마가 챙겨가라고 줄 때 받을걸.”


동우 “그니까. 우리 엄마도 가져가라고 했었는데 이상한 꽃무늬 같은 거 그려진 거.”



다들 손수건 같은 건 없었다.



민서 “옷이라도 벗어주면 안 돼? 선민 언니도 다쳤는데.”



민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지만 남자애들은 은근히 부끄러움이 많고 어려서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건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다들 왜 옷을 벗냐는 표정이었다.



진영 “옷을 어떻게 벗어요?”



민서 “왜 못 벗어 그냥 벗으면 되지?”



다들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동진이가 주머니에서 빨간색 알약 두 개를 꺼냈다.




동진 “이거 내 생각에는 SCP 만병통치약인데, 그게 맞다면 이거 먹으면 바로 나을 거야.”




동진이는 알약 하나를 민서에게 준 다음 선민이에게도 약을 주러 저쪽 방으로 건너갔다.


상훈이가 걸어가는 동진이의 뒷모습에 대고 물었다.



상훈 “형. 형도 이거 아까 기프트샵에서 주웠어?”



동진이가 선민이에게 약을 건네고 ‘으응’ 하고 말했다.



상훈 “두 개밖에 없었어?”



눈치 빠른 상훈이가 약이 몇 개 있었나 물어봤다.


약은 사실 하나 더 있었지만 플라스틱 통 안에 담겨 동진이의 옷 주머니 속에 숨겨져 있는 상태였다.


동진이는 나머지 하나는 나중에 혹시 모르니까 남겨놓기로 하고 ‘두개밖에 없었는데 지금 딱 두 명한테 필요해서 다행이다’고 둘러댔다.



민서 “근데 이거 만병통치약 맞아? 만약에 아니면 어떡해?”



동진이는 진짜 아닐 수도 있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못했지만 민서는 지금 이 상태로는 걸을 수도 없었으므로 그냥 동진이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선민이는 너무 겁에 질려 동진이가 하라는 대로 이미 알약을 삼키고 있었다.


물도 없이 알약을 삼키는 것은 힘든 일이었지만 선민이와 민서는 알약을 못 먹는 애기들은 아니었기 때문에 어떻게 꾸역꾸역 목구멍 속으로 약을 집어넣었다.



동우 “우와···”




효과가 바로 나타나서 동우가 스르륵 낫는 민서의 발을 보고 감탄을 했다.


그리고 겉으로만 그런 게 아니라 진짜 말 그대로 다 나은 것인지 민서는 갑자기 하나도 아프지 않아서 툭툭 털고 바닥에서 일어났다.


저 멀리 보이는 선민이도 일어나서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다들 만병통치약의 놀라운 효과에 입을 떡 벌렸다.



상훈 “형. 진짜 두 개밖에 없었어요?”


상훈이가 계속 동진이한테 물어봤다.


동진이는 괜히 찔려서 더 큰소리를 쳤다.



동진 “아니 있으면 내가 있다고 하지 없다고 하겠어? 생각을 좀 해 봐.”


상훈 “난 있어도 없다고 할 거 같은데.”



상훈이가 깐족거렸지만 동진이는 넘어가지 않고 선민이에게 붙어 ‘누나 진짜 괜찮아요?’ 하고 화제를 돌렸다.



선민 “응 진짜 신기하다. 하나도 안 아파.”




민서와 선민이가 서로 상처났던 곳을 봐주는 동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걷고 있던 동우와 진영이의 눈에 이상한 상자가 보였다.


그 상자는 백제 금동대향로가 있는 유리관 위에 올려져 있었다.


동우가 까치발을 들고 상자를 조심스럽게 내리고 진영이가 옆에서 받쳐줬다.


상자는 처음 동우의 손에 닿을 때는 빈 상자처럼 가벼운 것 같았는데 두 손으로 잡고 내리려고 하니까 뭔가가 묵직하게 들어 있어서 동우는 팔에 힘을 줘서 상자의 수평을 유지하며 천천히 내렸다.


그리고 마치 피자 상자처럼 생긴 납작한 상자를 열자, 피자가 들어있었다!


방금 오븐에서 나온 것처럼 김이 모락모락 나는 피자였다.


다들 아까부터 배가 고팠는데 맛있어 보이는 피자를 보자 눈이 돌아갔다.


동진이가 동우에게 다가가 피자를 한 조각 집으며 말했다.



동진 “이거 SCP인데 먹어도 되는 거야. 상자 잡은 사람이 좋아하는 피자가 나오는 거야.”



동진이가 먼저 한 입을 크게 베어물고 와구와구 피자를 먹기 시작하자 다른 친구들도 안심이 돼서 그 자리에서 바닥에 둘러앉아 피자를 먹기 시작했다.


상훈이가 피자를 먹다가 불평을 했다.



상훈 “아 형. 피자는 치즈 크러스트가 국룰 아니예요? 피자에 치즈 크러스트가 없잖아요. 아 이 형 먹을 줄 모르네.”



아이들은 상훈이의 말에 웃으며 맛있게 먹다가 한 조각씩 다 먹자 그제서야 밖에 있는 친구들 생각이 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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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수장고 21.06.12 31 0 11쪽
25 연결 21.06.12 33 0 11쪽
24 숨바꼭질 21.06.12 35 2 11쪽
23 산타 21.06.11 29 0 11쪽
22 기동특무부대 21.06.10 31 0 11쪽
21 청설모 십자군 21.06.09 36 0 11쪽
20 허언증 로봇 21.06.08 31 0 11쪽
19 무한의 계단 21.06.06 30 0 10쪽
18 포식성 드론 21.06.06 31 0 11쪽
17 늑대 vs 호랑이 21.06.05 54 2 11쪽
16 잭과 콩나무 21.06.04 34 1 11쪽
15 먹으면 안 되는 음식 21.06.03 39 0 11쪽
14 인공지능과의 대화 21.06.02 44 3 11쪽
13 인공지능 21.06.01 39 1 11쪽
12 가면 21.05.31 60 2 11쪽
11 살아있는 그림 21.05.31 59 3 8쪽
10 대기 해파리/주머니 괴물 21.05.30 55 2 11쪽
9 결정화 21.05.30 42 3 12쪽
» 피자상자 21.05.29 51 5 11쪽
7 3층으로 이동 21.05.28 53 1 11쪽
6 주황색 슬라임 21.05.27 59 5 11쪽
5 붉은 장산범 21.05.26 68 4 11쪽
4 땅콩이 21.05.25 75 2 11쪽
3 나방인간 21.05.24 79 6 12쪽
2 얼룩무늬 나비 21.05.24 132 24 12쪽
1 일상 21.05.23 336 4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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