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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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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9.0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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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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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5쪽

제 425화 666의 괴물의 침공.

DUMMY

“....짐의 천리안으로도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무나 많군.”


천리안.

그것은 영웅왕의 권능들 중 하나로,

그가 여신에게 소환되기 전에 있었던 곳의 주신으로부터 받은 권능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그는 반신이었으며,

인간들의 왕으로 선택된 존재였다.

영웅왕에게 부여된 천리안이란 권능은 왕좌에 앉은 상태라면.

그가 영토로 규정한 모든 곳이 보일 정도의 성능이었다.

그렇기에 현재 자신의 영토로 규정하고 있는 드림랜드 전체가 훤히 보여야만 했다.

하지만...

마치 짙은 안개라도 퍼진 듯이 그의 시야에 여기저기 빈틈이 뚫려 있었고.

그 빈틈에서 느껴지는 심연 아래의 거대한 기척들은,

아무리 오만한 영웅왕이라도 성벽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그가 눈을 감은 상태로 감각을 집중하자.

드림랜드 전역에서 들리는 비명들이 그의 귀에 들어왔다.


‘죽음, 공포, 분노, 절망, 증오....

희망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군...’


본래는 왕으로서 백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성스러운 권능이...

이 순간만큼은 원망스럽다고 생각할 정도로 생생하게 들려온다...

그러자 영웅왕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간접적으로 듣는 것뿐인데도.

죽어가는 다른 필멸자들의 고통이 자신에게 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순간에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의 필멸자들이 다른 세계에서 이곳으로 나타나고.

그 숫자만큼이 괴물들의 송곳니에 무참히 찢겨나갔다.

영웅왕이 보기에는 이곳의 전장은 도살장과 같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희망을 안겨준 가축들을 데려와...

괴물들의 벌어진 입속에 던져주는 그러한 도살장...

그가 소환되기 전.

다스렸던 나라의 총인구에 해당하는 생명들이,

단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배로 죽어 나갔다.

심지어 그의 천리안에 감지조차 안 되는 이질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


영웅왕이 그렇게 고뇌에 잠겨있는 동안.

그가 있는 성벽으로 올라오는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러자 그는 눈을 좁히며, 전투를 준비하였고...


“흥! 잡종들이군.”


올라온 인영들에 그는 맥이 빠진 듯이 코웃음을 쳤다.


“짐에겐 무슨 일이지?”


올라온 인원들은 살인귀, 소환사, 검귀와 힐 하는 마왕으로,

영웅왕의 기준으로서는 한참 미달인 존재들이었다.

저런 존재들이 고귀하기 짝이 없는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소환되다니,

영웅왕은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너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서 찾아왔어.”


“너흰 잡종들은 짐에게 물어보는 최소한의 자격조차 갖추지 않고 있다.

하물며 예의조차 모르는 더더욱 자격이 없지.

정 짐에게 물어보고 싶거늘.

땅에 엎드려 짐의 은총을 기다려라.”


라고 말하며, 영웅왕은 거짓된 영웅들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저 싸가지 없는 인간이!”


그의 대답이 기가 막힌 소환사는 영웅왕을 보며 소리쳤지만.

영웅왕은 싸늘한 눈동자로 전장 너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검귀는 대화가 꽤나 어려운 상대인 것을 느끼며 다가갔다.


“네가 어느 세계에서 온 왕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각자 온 세상이 전부 다르고,

너도 같은 방식으로 소환된 동료인 이상.

우리가 너에게 엎드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게다가 네가 다스렸던 국가는 이곳에는 존재하지 않잖아?”


“난 반신으로서. 신으로서의 불멸성을 포기하는 대가로,

살아있는 동안 모든 인간들에 대한 왕권을 부여받은 왕이다.

인간인 이상.

모든 인간은 나의 백성이오. 내가 통치해야 하는 이들.

그런 나에게 동료?

그런 칭호를 부르고 싶으면 최소한의 업적이라도 세워라.

그전까지는 나에겐 모두 잡종들일 뿐.

너희는 짐에겐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벌레에 불과하다.”


그러한 냉소에 검귀는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고 멈추고 말았고,

이 상황에 월검향은 한숨을 내쉬었다.

본래는 혼자 와서 영웅왕에게서 정보를 얻고자 했지만.

홍등가에서 여기까지 따라온 다른 거짓된 영웅들도,

자신이 영웅왕에게 가는 이유를 듣자마자.

이곳까지 따라와 버렸다.

자유로운 그들에 비해, 눈앞의 영웅왕은 딱딱하기 짝이 없는 군주. 그 자체였다.

그렇기에 월검향은 그들의 사이가 물과 기름처럼 상극이라고 생각했고,

그의 예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예를 갖추기 싫다면. 당장 이곳을 떠나라.

짐은 너희들과 노닥거릴 시간이 없다.”


영웅왕은 자신만의 시간을 방해받기 싫다는 듯이,

다른 영웅들과 차가운 마음의 벽을 세워 거리를 둘 뿐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그들 사이로 적막함이 지나갔지만...


“우와! 사극이나 나오는 말투!

진짜 왕 같아!”


“........”


“뭐야.. 저 머저리는...?”


힐 하는 마왕은 그러한 분위기는 상관없다는 듯이 영웅왕에게 다가가,

그의 주위를 빙빙 돌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영웅왕은 눈썹을 씰룩였고,

그러자 그의 등 뒤로 공간이 열리더니,

내부에 잠들어 있는 병장기들이 모습을 비추었다.


“죽어도 부활하는 잡종이니, 죽어도 상관없을 터.

억지로 돌아가고 싶으냐? 잡종?”


그러한 협박에 힐 하는 마왕은 손을 내저으며 당황해하더니 외쳤다.


“자..자..잠깐!”


“그래. 그러니..”


“내 이름은 잡종이 아니라. 힐 하는 마왕이라고 영웅왕!

제대로 나의 이름을 부르라고!”


““.............””


이 순간만큼은. 힐 하는 마왕에 대한 생각이 모두 동일하겠지.

쾌활하기 짝이 없는 힐 하는 마왕의 모습에,

영웅왕은 조금 화가 난듯이 자신의 이마에 손을 얹더니 표정을 찡그렸다.


“광대 짓은 그만! 그냥 그대로 죽어라!”


6개의 병장기가 공간을 뚫고,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

힐 하는 마왕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의 몸을 꿰뚫었다!


“아하하핫! 간지러워! 영웅왕! 아하하핫!!!!”


“........”


하지만 온몸에 병장기가 박힌 상태로 히히덕거리고 있는 힐 하는 마왕은,

자신의 눈에 뽑혀있는 병장기를 잡더니, 가볍게 뽑아내며 웃었다.


“안 아프지용~.”


“죽어라...”


이번에는 진심으로 화난 듯이 수십 개의 병장기가 그의 육체를 꿰뚫었지만...

힐 하는 마왕은 태연했고,

그 상황만은 영웅왕도 당황한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아까 부활하고 여신님에게 들은 건데.

우리 거짓된 영웅들끼리의 공격은 아군판정이라.

서로에게 아무런 피해를 못 준다고 하더라고~.

그러니 안 무섭단 말씀! 아하하하핫!

더 때려보시지!! 메롱!”


“.......그럼 이렇게 하지.”


촤르르륵!


이번에 튀어나온 것들은 황금의 쇠사슬들로,

그것들은 그대로 힐 하는 마왕의 몸을 감쌌다.

그 직후. 영웅왕은 자신의 손가락을 성벽 밖을 향해 가볍게 튕겼다.


“자....잠깐!? 날아간다! 날아간다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앗!!!!!!”


힐 하는 마왕이 황금의 쇠사슬에 의하여 성벽 아래를 향해 던져지고.

그의 비명이 날이 저물어가는 성벽 아래로 청량하게 울려 퍼진다.

그 모습을 보며 영웅왕은 인상을 찌푸렸다.


“마음 같아선 벌레들의 틈바구니에까지 던지고 싶다만.

어리석은 네놈도 현재는 필요한 존재니,

너의 무례는 그것으로 봐주마. 잡종.”


“거짓된 영웅들 중 가장 강한 너라도.

혼자의 힘으로는 현재 오고 있는 존재를 상대하지 못하니까 말이지?

서열 404위... 강물의 에린 말이야.”


흠칫!


월검향은 아래를 내려다보는 영웅왕의 곁에 다가오며 입을 열었고,

그의 말에 작게나마 영웅왕의 몸이 떨린다.


“...네 놈. 그 정보를 어떻게?”


“운 좋게 물의 정령왕을 만난 덕에 알게 되었어.

현재 그 괴물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물의 정령왕으로부터 권한을 강탈.

빼앗은 물의 정령왕의 힘과 4세계 괴물로서의 힘을 다루고 있지.

내가 아는 정보는 이것으로 끝.

이번에는 내가 질문을 해도 될까? 영웅왕?”


“예를...”


“필요하다면 지면에 엎드려서라도 예를 갖추겠어.

단! 666의 괴물들과 싸우는 데에 네가 전력으로 협조해준다는 조건에서 말이지.

앞으로 우리들의 말을 들어주고, 거기에 따라줄 수 있다는 약속을 해줄 수 있겠어?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해주지.”


“......”


월검향의 말에 영웅왕은 그를 흥미롭게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너는 다른 잡종들과는 꽤 다르군.

자존심도 없는 건가? 잡종?”


“그게 아니면. 우리 모두 죽을 목숨이니까.”


월검향은 지평선 너머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강물의 에린이란 이름의 666의 괴물은 이곳으로 향하고 있었고.

천 년 전 거짓된 영웅들은 그녀를 물리치고,

후에 오는 666의 괴물들도 막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그렇기에 모든 거짓된 영웅들의 협조는 필수적이었고,

그중 가장 까다로운 것은 그의 곁에 있는 영웅왕이었다.

잠깐 자존심을 구기는 것으로, 그의 절대적인 협조를 얻을 수 있다면.

남는 장사이므로 월검향은 그러한 제안을 던졌던 것이었다.


“...너는 마치 내가 보는 것을 알고 있는 듯이 말하는군.”


“4세계 괴물들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정보를 가지고 있거든.”


정확히는 관전자인 고블린킹에게 들은 정보들이지만 말이다.

그런 그의 모습에 영웅왕은 잠시 고민하는 듯이 입을 다물더니,

오만한 모습과는 다른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질문에 따라...

내가 아는 한도에선 대답해주지.”


“우리들과 너는 같은 방식으로 여신에게 소환되었어.

하지만 너만은 비정상적으로 강하지.

그래... 내가 알고 있는 4세계 괴물들처럼 말이야.

너와 우리의 강함의 차이에 대해서 말해줄 수가 있어?”


그 말에 영웅왕은 코웃음을 내더니,

황혼의 빛에 옅은 홍색이 된 금안으로 그를 보며 입을 열었다.


“짐은 황소 여신과 거인족의 후예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으로,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신의 불멸성을 포기하는 대가로,

모든 인간에 대한 지배권을 허락받은 존재이다.

그 결과. 짐은 너희들과 같이 수명이 있는 존재지만.

시작점이 다르다.

너희가 오늘 아침에 본 것도 마찬가지다.

짐은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것들을 사용할 수 있다.”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것들을 사용할 수 있다?”


“이해가 느린 잡종이군.

그러면 조금 눈을 낮추도록 하지.

짐은 태어날 때부터 <왕의 권한>이란 것을 가지고 있었다.

너희에게도 현재 ‘스킬’이란 것이 주어졌지 않는가?

하지만 짐은 태어난 직후부터 그것을 사용할 수 있었고,

여신에게 소환된 지금도 딱히 다른 것은 아니다.

고로, 짐은 <왕의 권한>만큼은 소환되기 이전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스킬 레벨이 처음부터 만렙이란 것이네.”


검귀는 영웅왕의 말을 이해한 듯이 보충설명 하였고,

그제야 월검향도 무슨 말인지 깨달았다.

영웅왕의 스킬들 중에 <왕의 권한>이란 것이 있고.

소환되기 이전에도 그것을 사용해온 만큼.

그는 아무런 제한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다른 스킬들은?”


“왕의 권한을 제외한 다른 스킬들은 너희들과 같다.

하지만 왕의 권한은 짐이 상상하는 이상.

인류가 만든 모든 것들을 꺼내올 수 있는 권능이니.

이것으로도 짐과 너희들의 차이는 넘을 수 없는 벽과도 같다.

짐은 그저 ‘검’이라고만 생각해도.

인류가 이제껏 만들어온 모든 검들이 적들을 향해 투척 되어.

그들의 피를 티그리스 강의 일부로 만들 정도이다.

이거라면 이해가 되겠는가? 잡종?”


‘기가 막힐 정도의 사기스킬이군.’


영웅왕의 설명에 모든 거짓된 영웅들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인류의 모든 것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멋대로 꺼내올 수 있는 기술이라니..

그 응용성은 상상조차 안 될 정도였다.

특히 검귀의 표정이 새파래졌다.


“....그럼 핵무기 같은 것도?”


“...그게 뭐지?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인류가 만든 것이라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허나... 짐이 있었던 시대에 없는 것이라면.

아무리 짐이라도 상상해내기는 힘들다.”


비약한 인간의 상상력이 한계라는 거겠지.

없는 것을 상상해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으니 말이다.

만약에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색을 상상하라고 하면.

그것이 시각적으로 쉽게 표현화가 될 리가 없었다.


“결국... 우리들을 강화하는 데에 그다지 도움이 되는 정보가 아니네.”


“네 놈은 물고기에게 달리는 법을 가르치고,

사자에게 잠수하는 방법을 가르치느냐?

짐에겐 짐의 길이 있고,

너희들에겐 너희들의 길이 있다.

너희가 짐처럼 강해지는 방법은,

너희 스스로에게 있다.

스스로 깨닫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지만...

조언 정도는 해주지.”


영웅왕의 시선이 소환사는 향한다.


“정령족. 네놈은 단 한 번도 R스킬이란 것과,

네가 숨겨둔 활을 사용하지 않았더구나.

정령족의 활 솜씨는 모든 세상에 알려진 기술.

대체 무엇이 직접 싸우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거지?”


“...어떻게 알았어?”


“짐은 특수스킬인 천리안으로,

너희들에 대한 정보는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대강 알 수 있다.

과거와 미래에 이르기까지 말이지...”


“마치 신과 같네...”


“짐은 그렇게 태어났으니 말이다.”


영웅왕은 왠지 모르게 서글픈 말과 함께 감탄사를 내뱉은 검귀를 보았다.


“넌 꽤나 독특한 곳에서 왔군.

네가 있었던 곳은 현재 너에게 적용된 여신의 술식과 비슷하니.

적응하는 데에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너에게 짐의 조언 따위는 필요 없을 것이다.”


“난 게이머니까 말이지. 아하하...”


영웅왕의 시선이 월검향에게 옮겨져 그대로 멈춘다.


“?”


“....넌 보이지 않는다.”


그 말에 월검향은 자신이 이곳에서 살인귀의 역할을 하는 것뿐임을 깨달았다.

프레이야의 검에는 살인귀의 정보는 들어가지 않았다.

고로 영웅왕이 아무리 보려고 하들.

그곳은 텅 비어있었다.

그리고 이 시대에 존재하지 않았던 월검향의 정보는 영웅왕에게 보일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천리안 스킬을 가진 영웅왕이라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겠지.

그런 그의 모습에 월검향은 어깨를 으쓱였다.


“난 네가 이해하기 힘든 형태의 존재라서 그런가 보지.”


“........”


그 말에 영웅왕은 수상하다는 듯이 그를 노려보았지만.

곧 이질감을 느낀 듯이 서서히 빛이 사라져가는 지평선을 향해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저건....”


빛이 걷히고, 어둠이 몰려오자.

그동안 가려져 있었던 하늘 위로 보랏빛 마법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지평선 너머마저도 보랏빛으로 물들여져 있는 그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였고,

별빛이 반짝여야 하는 하늘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 편. 구름이 없는 빈자리는 거대한 가죽형상의 이물만이 채우고 있었다.

그 모습에... 모든 이들은 입을 다물었다.


“괴물인가...?”


[비스트 300위. ‘소화의 불가사리’.

놈은 행성 규모의 비스트야.

이 행성 전체를 감싸고 있고,

본래라면 행성 내부로 소화액을 흘려보내.

지표면에 있는 모든 유기물을 잡아먹고,

우주를 떠돌며 동면하는 녀석이지.

뭐. 네메시스님이 확실히 교육을 시켜서.

우리 괴물들이 제공하는 먹이 외에는 먹지 않고,

개 정도의 지능 정도는 있어서. 666의 괴물들에게 애교도 부려.

이 시대에선...

주신들이 이 행성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4세계에서 불러온 녀석이야.

저 녀석은 비스트들 중 제일 약할 걸?]


고블린킹의 설명에 월검향은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이지...

엿 같을 정도의 조건을 가진 전장이군.

우리는 초거대 괴물의 위 속에서 전투를 벌여야 하는 건가.”


주위에 있는 모두가 그 말을 들었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부정하지 못하였다.

그들의 하루는 이제야 끝나가고 있었고...

앞으로 오는 존재들은 더욱 위험한 존재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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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이 당했다고? 어떤 머저리 자식이야?”


강물의 에린은 목표장소로 향하던 도중.

자신에게 온 연락을 보고는 표정을 일그러뜨렸고,

그러자 그녀에게 다가온 전갈 형태의 괴물은 몸을 부르륵! 떨었다.


“혼돈의 주신 시온이....

마나의 주신 이세리아의 요청으로 참전하였다고 합니다.

전사하신 그분께선 이 정보를 모르고,

홀로 시온과 맞서다가... 그만...”


“머저리 자식!!!!”


666의 괴물의 전사.

그 사실에 에린을 자신을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야누스 세력과의 전투에서도 전사하지 않는 놈이.

이딴 장난 같은 전쟁에서 죽어버려? 완전 머저리 아니야!?

수 천 년간...

잘만 4세계에서 살아왔으면서....

벌써 5명이나 죽다니...”


“무한한 근원에서 힘을 받는 주신은 아무리 666의 괴물이라도 쉽게 상대할 존재가 아닙니다.

서열 2자리 안의 666의 괴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윽!”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면에서 솟아오른 물들이 전갈 괴물의 몸을 휘감았고,

이에 에린은 서서히 고개를 들어 그 괴물을 보았다.


“그래서? 이 강물의 에린님이!

서열 2자리가 아니니까!

다른 녀석들처럼 죽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666의 괴물. 서열 끝자락인 그 멍청한 고블린킹도!!!

전장에서 멀쩡히 살아서 싸우고 있는데? 응!?”


콰직!


키틴질 표면에 금이 퍼져나가고, 그러자 전갈 괴물은 외쳤다.


“저...절대 아닙니다! 저는 그저!

에린님의 슬픔을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닥쳐! 네 놈도 똑같아! 엑스트라!

플로라에게 물든 쓰레기가!”


콰지지직직!


4세계 괴물의 육체를 수압만으로도 으깨버리고,

그 내부에 있는 부산물을 자신의 육체에 융합시켜 나간다.

이것은 그녀의 식사이자. 단순한 분풀이였다.

몸속 깊숙한 곳으로부터 포만감이 스쳐 지나가자.

에린은 화가 누그러진 모습으로 이를 갈았다.


“666의 괴물이라면...

죽지 좀 말라고...

머저리들아...”


666의 괴물이란 조직이 4세계에서 처음 생긴 후,

그들과 자주 싸우기도 한 그녀였지만.

그들의 실력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고,

아무리 그녀라도 그들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666의 괴물들 중 5명이 죽어 나가다니...

그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네메시스와 야누스의 격전에서도 살아남은 정예 중의 정예인데...

자신들은 엑스트라 괴물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들인데...

왜 죽어나가는가...


에린의 주위로 그녀의 감정에 요동치는 물기둥들이 치솟아 올라왔고,

그것은 마치 산맥이 솟아오르는 듯한 모양새였다.


“죽어버린 녀석들은 모두 마음에 안 드는 녀석들이었지만...”


666의 괴물 모두가 세상에 버림받아, 나락으로 떨어져 4세계까지 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세상에 다시 돌아왔다는 동질감 정도는 있는 그녀였다.

그녀는 세상에 버려져...

네메시스의 구원이 닿은 괴물이었으니 말이다...


“너희들의 죽음을 추모하며,

우리에게 이빨을 드러낸 모든 세상들을 모조리 죽여줄게.

우리에게 먼저 해를 가한 것은 세상이고.

그렇기에 우리가 세상에 해하는 폭력 또한 정당한 것.

그렇다면 모조리 죽이고 죽여서.

4세계의 거름으로 만들어주자.

천상의 날개를 잘라.

나락으로 떨어트리자.

우리는 그 날개를 훔쳐,

놈들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자....

너희들도 그걸 바라겠지? 응?”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에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그녀가 일어난 자리에는 미라처럼 말라버린 시체들이 차곡차곡 쌓여져,

그녀를 위한 의자가 되어있었다.

그래... 이곳은...


“기지 채로 소환된 이곳 공군기지는 학살 완료.

슬슬... 가보자...

그곳에서 재미있는 장난감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


인간 공군기지로, 2세계에서 1세계로 소환되자마자.

에린에게 감지되어 모조리 몰살당한 상태였다.

공군기지 곳곳에 물기둥들이 솟아오르고,

지면에 퍼져있던 핏방울들은 기분 나쁠 정도로 청량한 물로 변해,

그녀의 주위에서 용이 되어 춤춘다.

그래... 희생자들의 영혼과 결합한 상태로 말이다..


“프레이야라고 했지...

관리하던 세계는 다르더라도.

같은 여신이라...?

너는 좋겠네. 주신들에게 버림 안 받아서.”


거기까지 말한 에린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가학적인 미소를 지었다.


“...나는 버려졌는데.”


다소 씁쓸한 기억들...

하지만 에린은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과거의 기억들을 털어냈다.


“네메시스님의 이름으로...

즐거운 비명을 들을 수 있기를~. 후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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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오늘도 미친 듯이 몰려오는군! <섬소 참살>!”


“<슈터>!”


5일째.

이른 아침부터 월검향은 포함한 거짓된 영웅들은 여신에 의해 요새 앞으로 소환되어,

레지나 연합들의 군세를 막아가고 있었다.


“이럴 거면 성벽이 왜 있는 건데! 응!?

적들 막으라고 있는 것 아니었어!?”


성 앞에서 나가. 맨몸으로 공세를 막는 정신 나간 작전에 월검향은 절로 어이가 없었다.

아니. 성벽이 있으면 수성하는 데에 써먹어야지.

그걸 버리고 대군의 앞에 7명이 나가서 싸운다?

상식적으로는 미친 짓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거야...

우리는 죽어도 부활하지만.

성은 부수어지면 수리해야 하잖아.”


“다른 이들은 죽으면 끝이니까요...”


“다른 이들이 죽인 골드랑 경험치는 우리에게 안 들어와.”


“...우리를 강화하려면,

또한 내부 전력을 보존하려면 이 방법이 최선.

실제로 우리는 많이 강해짐.”


힐 하는 마왕, 마법소녀, 검귀, 대도서관의 설명에 월검향은 이를 갈았다.

그랬다.

그들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경험치와 골드가 필요했고,

그걸 위해선 적들을 죽여야만 했다.

그런데 성안의 다른 이들이 죽인 것은 그들에게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들이 경험치랑 골드를 최대한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거기에 대한 프레이야 여신의 대답이 이것이었다.


[성 바깥에 나가서 여러분만 싸우세요.

아! 여러분에게 술식을 박아넣어서.

한 분이라도 살아있는 이상.

성안에 못 들어오도록 손을 써둘게요.

파이팅!]


“뭐가 파이팅이냐! 망할 여신아!!!!”


당시 거짓된 영웅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지만.

여신은 강제로 그들을 보내버리는 기술이 있었고...

그 결과. 매일 아침에 강제로 성 바깥으로 소환되어 살육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었다.

문제는...


“아니. 무슨 벌 떼들이 하늘에 날아다니는 상태로 조준사격을 하는데!?”


레지나 연합들의 무장이 날이 갈수록 발전해 간다.

처음에는 지휘 개체들 정도나 지니고 다녔지만...

갑자기 제대로 무장을 갖춘 레지나 연합들이 튀어나오는가 싶더니,

마법과 주술 등을 키틴질에 발라.

신체를 강화하는 녀석부터, 멀리서 성벽을 공격해보는 대포에 이르기까지.

온갖 까다로운 무장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한 것들 중 가장 까다로운 것은 하늘을 날면서 조준사격 하는 벌 떼들로,

한 두 마리면 모르겠는데. 지휘 개체로 보이는 거대 개체가 10마리 정도를 끌고 다니면서.

거짓된 영웅들이 틈을 보일 때마다. 하늘에서 집중사격을 하고 있었다.

아래에 있는 이들로는 미치기 짝이 없는 상황에 월검향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프로텍트>!”


다행인 점이라면 마법소녀의 프로텍트가 화기를 막는 데에 특화된 스킬이란 점과,

갑옷 무구가 피해를 상당히 감소시켜준다는 점이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나 부활 하고 왔어~.”


죽더라도 금방 부활해서 오니....

아예 상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 상황에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예 죽는 것을 즐기는군!”


“죽는 동안엔 쉴 수 있잖아? 어차피 이건 게임에 불과 하는 걸~.”


“이 미친 놈이...”


시간이 갈수록 힐 하는 마왕은 생각하는 방향이 이상하게 되어갔고,


“....아내에게 돌아가고 싶어.”


“정신 차려! 검귀!”


검귀는 자신의 몸에 피가 마를 날이 없자.

멍한 눈동자로 중얼거리며 살육해나가는 방향으로 맛이 갔다.


‘젠장! 아무래도 살육에 익숙하지 않아서.

저렇게 된 것 같은데...

망할 여신은 저놈들에게 휴식도 안 주나?’


월검향은 여기에 대한 해결법을 알고 있었다.

그가 몸을 담고 있던 마교에서도 저런 이들이 가끔 나타났으니 말이다.

정신머리가 저렇게 되어버린 이상.

휴식을 줘서, 정신에 제대로 휴식을 줘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저들은 정말로 미쳐버릴지도 몰랐다.

하지만...


[안 돼요. 여러분은 더 강해져야 해요.

슬프지만... 지금 상황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아시잖아요. 살인귀.]


강해진다는 명목 앞에 계속 싸울 것을 조언한다.

그것이 유일한 방법인 것은 알지만...

이것은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


“...괴물을 잡다가 괴물이 되어버리겠군.”


“살인귀도 조심하세요.

당신도 가끔 살인충동에 휘말리잖아요.”


“....알고 있어.”


그놈의 스킬이 뭔지.

월검향도 가끔식은 멋대로 몸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고,

특히 피라도 뒤집어쓴다면 더더욱 그러한 경향이 늘어났다.

이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가장 어려 보이는 마법소녀가 괜찮아 보인다는 점이겠지...


“넌 괜찮아?”


“전 8살 때부터 이러한 일을 해왔는걸요.”


“...뭐?”


“전 태어날 때부터 마법적성이 매우 높아서.

시공관리국에 8살 때부터 일했어요.

저도 처음에도 저랬지만...

죽이다 보니까. 결국 익숙 해지더라고요.

제가 안 죽이면. 저의 소중한 이가 다치고 마니까요... 헤헤..”


“....미친.”


정신 나간 조직이라고 월검향은 절로 입에서 욕설이 나올 뻔했다.

8살? 마교도 그 나이에는 육체 단련을 죽기 직전까지는 시켜도.

살인은 안 시킨다.

적어도 정신적으로 성숙할 때까지는 말이다.

미친 듯이 인적자원을 버리는 행위에 월검향은 혀를 차면서,

전장에서 시체를 뒤적이는 이를 보았다.


“대도서관! 또 놀지 마!”


“...새로운 종의 학습은 필수임.

전투보단 지식이 우선.”


“망할!!!!”


전투에 또 비협조적이다.

정확히는... 그녀의 흥미를 끄는 새로운 종족들이 워낙 많아서 저러는 것 같지만...

손이 부족해진다는 것은 그에게 할당되는 일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 했음으로,

월검향은 지치는 것을 느꼈다.


“<힐>!”


“나에게도 해주지?”


“미안하지만. 당신보단 제 친구들이 우선이에요.”


전날에 그녀의 R스킬인 용 친구 스킬을 써보라고 부탁을 해보았는데.

그 이후. 그녀는 저렇게 저기압이었다.

대체 그 스킬이 무엇이기에, 사용하지 않으려 하는지.

월검향으로선 이해가 안 되었다.

게다가 무기를 꺼내 보라고 하니..


“절대 싫어요!”


라면서 뺨을 맞았었다.

정말이지. 이해가 안 되는 엘프라고 월검향은 생각하며.

마지막 거짓된 영웅인 영웅왕이 있는 곳을 보았다.

그는 최후방 결계 인접지에서 왕좌에 앉은 상태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짐에게 무슨 볼일이 있는가? 잡종?”


“넌 왜 앉아만 있는데?”


“아하하하하핫!! 짐이 직접 싸울 리가 없지 않느냐!

너희나 가서, 저것들과 진흙탕에서 굴러라! 아하하하핫!!!!”


영웅왕에겐 황금의 왕이란 스킬이 있어.

다른 거짓된 영웅들이 버는 골드와 경험치의 절반을 받는다.

그걸 설명한 영웅왕은 그날부터 저 상태였다.

항상 구경하다가 자기에게만 오는 것만 처리.

즉.... 거짓된 영웅들 중 가장 얄미운 위치에 있었다.


“망할.....”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저것이 거짓된 영웅들에게 돌아가는 골드와 경험치를 늘리는 방법이긴 한데...

자기가 심심할 때마다 뒤에서 성질을 긁으니.

눈앞의 레지나 연합보다도. 영웅왕을 베어버리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거짓된 영웅들끼리는 서로에게 피해가 안 간다.

즉. 영웅왕은 자신이 그걸 당한 이후.

그 방법을 이용해서. 다른 이들의 성질을 긁고 있었다.


“이 일은 언제 끝나는 거지!

얼마나 저 괴물들을 쳐 죽여야!

이 망할 살육이 끝나는 건데!?”


날이 저물고, 성안으로 터벅터벅 들어오자.

검귀는 벽에 기댄 채로 지친 듯이 울상을 지었고,

그것은 영웅왕을 제외한 다른 거짓된 영웅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5일이 지났어요. 검귀.”


“알아! 나도 안다고!

하지만 미칠 것 같단 말이야!”


그들의 몸에는 상처는 없었지만.

피 냄새만은 가득 풍기고 있었다.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발 모양의 투명한 피가 지면에 찍힌다.


“노가다 게임이라고 생각하자고! 친구!

언젠가는 끝이 있겠지!”


“적어도 우리의 희생으로, 다른 이들이 무사히 살 수가 있잖아요?”


성문을 통과하자. 그곳에는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보였다.

어떤 이들은 영웅을 바라보는 시선들이었지만.

대다수는...


‘저 괴물들은 절대 죽지도 않고 오네.’

‘상처하나 없잖아.’

‘좋겠다. 죽어도 죽지 않아서.’

‘솔직히 저들도 4세계 괴물 아닐까?’

‘죽일수록 강해진다지. 아무리 봐도 이상하잖아.’

‘솔직히 무서워. 저들이 우리를 죽일 것 같아서.’

‘저것 봐. 우리를 노려보잖아. 이상해.’


“..........”


처음에는 여신이 소환해준 영웅들이라고 치켜세워줬다.

하지만 그다음 날부터는.

죽음에서 태연히 부활해 전장으로 달려나가는 그들의 모습에,

오히려 공포에 질려갔다.

시간이 지나. 거짓된 영웅들에 대한 공포는 점점 퍼져나가더니.

오늘은 이 상태.

그 모습에 거짓된 영웅들은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들도 좋아서 죽이는 것은 아닌데....


“우리가 없었으면! 다 죽었을 놈들이!”


“참아! 검귀!”


더 이상 참지 못한 검귀가 폭발하자.

월검향은 그의 허리를 잡아. 최대한 말렸다.

아군과의 내분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검귀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외쳤다.


“우리가 살육광이라 나가서 싸우는 줄 알아?

너희들을 구하려고!

너희들이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나가서 싸우는 건데!

왜 그런 시선으로 우리를 봐?

응!?”


“그만!!!!”


소환사도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외쳤지만.

검귀는 붉은 눈동자로 이를 갈 뿐이었다.


‘저것 봐! 저게 본성이라니까.’

‘여신님은 대체...’


“그 이상. 주둥이를 놀리는 자는...

짐에게 이 자리에서 죽는다.”


하늘에 병장기들을 소환하는 영웅왕의 외침에 침묵이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그 모습을 확인한 영웅왕은 몸을 돌렸다.


“네놈들은 쉬어라.

내일은 또 다른 전투가 있을 것이니.”


“...고마워.”


“착각하지 마라.

군대의 보호를 받아 안전한 이들이,

군대를 없애자는 어리석은 제안을 하는 모습이 보기 싫은 것뿐이다.”


그 말을 끝으로 영웅왕은 언제나처럼 성벽으로 올라갔고,

그걸 확인한 대도서관은 또다시 도서관을 향해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자 남은 5명의 거짓된 영웅들은 그곳에서 벗어나.

평소에 그들이 가는 식당을 향했다.


“어라? 오늘도 오셨네요?”


언제나 반갑게 대해주는 물의 정령왕. 엘의 모습에 그들은 입꼬리를 올렸다.


“...이곳 말고는 우리들에게 살갑게 대해주는 존재들은 없거든.”


“고생하는 여러분들에 대한 여러 가지 근거 없는 소문들이 떠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모두 헛소문이란 것은 여러분을 직접 만나고 있는 저는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대다수의 필멸자들도 여러분들에게 감사하고 있지요.

하지만... 여러분들이 아무리 죽어도, 죽지 않는다는 사실이...”


“괴물 같아서?”


“....무섭고, 부러운 거겠죠.

프레이야의 결계를 벗어나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지옥이니까요.”


악소문의 원인은 분명 그것이겠지...

현재 바깥에서 들리는 소식은 처참했다.

수천 명이 한순간에 몰살당했다는 소식이 흔할 정도였고,

심지어는 도시 하나가 완전히 소멸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 사실에 거짓된 영웅들은 한숨을 내쉬며,

엘이 그들 앞에 내놓은 따듯한 스프를 먹었고,

일부는 괜찮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응?”


“평소에 묵고 있는 사람들과 식사하기로 해서요.”


“전 돌보고 있는 엘프 고아가 있어요.”


“그렇군...”


5일 동안에 각자의 인연이 있는 거겠지...

월검향은 자리를 나서는 마법소녀와 소환사를 보며,

따뜻한 웃음을 지었다.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는 이들은 전장에서도 정신이 안정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돌아가야 해... 돌아가야 해..”


“검귀...”


“역시 여기 밥이 맛있다니까. 게임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라니까!”


”...힐 하는 마왕.“


검귀는 구석진 곳에서 억지로 음식을 넘기고 있었고,

힐 하는 마왕은 기괴할 정도로 밝은 모습으로 식사를 한다.


‘이 녀석들이 문제군...’


나머지 둘의 정신은 피폐해져 가고 있었다...


‘어쩌면... 폐인이 될지도 모르겠어.’


----------------------------------------------------------


다음 날. 평소와 같은 아침.

그들은 성 앞으로 강제소환되었고,

그들은 어제처럼 전투를 준비했다.


“........음?”


하지만 눈앞의 레지나 연합들은 멀리 떨어진 상태로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평소와 같았으면 바로 전투가 시작되어야 하는 시간.

오늘은... 무언가 달랐다...


“어째서 안 오는 거지?”


“우리가 전투를 통해 강해진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걸까요?”


“자..잠깐! 저거 봐!”


무리가 좌우로 갈라지고, 두 명의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 중 하나는...


“여왕 아니야?”


이전에 그들이 눈앞에서 놓쳤던 현 무리의 여왕이었다.

하지만... 조금 모습이 이상했다.

그녀는 키틴질의 두 날개가 찢어진 상태로, 온몸 곳곳에 잔상이 생겨나 있었고.

머리채를 잡힌 상태로 지면에 질질 끌리고 있었다.

자신들의 여왕이 그런 대우를 받는 대도...

레지나 연합들이 가만히 지켜보는 모습은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잠시 뒤. 무리의 앞에 도달하자.

카리와 여왕의 머리채를 잡고 있던 존재는 지면에 그녀를 대충 던졌다.


“나참. 네가 말한 놈들이 이 녀석들이야?

이 7명에게 이 대군이 5일이나 발을 묶여?

변명 좀 해보지? 쓰레기야?”


“그...그게...”


여왕 카리와는 안색이 창백해진 상태로 눈앞의 존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새로운 인물은 그런 그녀의 머리를 걷어찼다.


“윽!”


카리와의 몸이 지면을 구르고, 그 모습에 레지나 연합들은 움찔거렸지만.

여왕을 걷어찬 존재의 눈빛을 보자.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움직이려는 무리의 일부를 보자. 카리와는 외쳤다.


“절대 움직이지 마세요!”


“닥쳐. 임마.”


그 존재는 카리와의 머리채를 잡고,

다시 일으켜 세우더니. 눈을 마주했다.


“플로라만 아니었으면,

바로 목을 쳤을 놈들이...

내가 올 때까지 이곳에서 발을 묶이다니. 나참...”


“죄...죄송합니다. 서열...”


“쓰레기는 말하지 마.

곱게 말해서 당장 이곳에서 꺼져.

내가 무능한 너와 달리,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거나 똑똑히 봐둬.”


그리고는 그녀를 무리에 대충 던져놓았고,

그러자 레지나 연합들이 조심히 그녀를 받았다.

그런 그녀가 레지나 연합들 사이로 모습을 감추자.

푸른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그 존재는 사피이어와 같은 푸른 유리구두로,

거짓된 영웅들 앞으로 우아하게 걸어왔다.


“본래라면 쓰레기 같은 너희들에게,

내 소개를 할 필요는 없겠지만...

5일이나 버틴 것을 칭찬하는 의미에서 알려주지.”


그녀는 그 말과 함께 자신의 앞에 있는 모든 거짓된 영웅들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나는 고귀하신 네메시스님을 따르는 666의 괴물의 인원 중 하나.

서열 404위 괴물. 강물의 에린.

그분의 명에 의거!

너희들을 모조리 삼켜버리러 왔어!”


천 년 전 전쟁에선 죽음을 뜻하는 666의 괴물이...

마침내 이곳에 도착하였다...


작가의말

드디어 기다리고 있었던 첫 교전입니다.

본래는 중간 사건들도 넣고자 했지만..

...그랬다간 거짓된 영웅들편만으로도 100화를 넘길 수 있었기에,

나중에 외전으로 따로 거짓된 영웅들 편을 내든지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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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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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제 429화 부메랑처럼 되돌아온 원한. +1 23.03.05 16 2 20쪽
428 제 428화 절망 속에서 꽃피는 희망. +1 23.03.05 10 2 22쪽
427 제 427화 제1의 성. 알타반 요새 함락. +1 23.03.05 15 2 30쪽
426 제 426화 퍼져나가는 절망. +1 23.03.05 18 2 24쪽
» 제 425화 666의 괴물의 침공. +1 23.03.05 18 3 35쪽
424 제 424화 물의 정령왕. 엘. +1 23.03.05 16 2 22쪽
423 제 423화 잠시동안의 휴식. +1 23.03.05 21 2 21쪽
422 제 422화 쓰러진 영웅. +1 23.03.05 29 2 39쪽
421 제 421화 여왕을 공격한다! +1 23.03.05 20 2 26쪽
420 제 420화 모습을 드러낸 영웅왕. +1 23.03.05 20 2 23쪽
419 제 419화 곤충들의 공세와 요새 방어전. +1 23.03.05 12 2 25쪽
418 제 418화 침공해오는 레지나 연합. +1 23.03.05 13 2 14쪽
417 제 417화 거짓된 영웅들의 만남. +1 23.03.05 18 2 23쪽
416 제 416화 흡혈귀와 강의 여신. +1 23.03.05 12 1 27쪽
415 제 415화 7명의 거짓된 영웅들의 이야기. +1 23.03.05 12 2 22쪽
414 제 414화 '종말을 삼키는 자'의 테스트. +1 23.03.05 13 2 27쪽
413 제 413화 광기에서 춤추는 기만의 조커. +1 23.03.05 19 2 32쪽
412 제 412화 슈퍼히어로와 고블린. 그리고... +1 23.01.20 32 2 40쪽
411 제 411화 달을 베는 고블린 +1 23.01.20 28 2 24쪽
410 제 410화 달이 추락하는 날. +1 23.01.20 41 2 27쪽
409 제 409화 영웅과 악당. +1 23.01.20 32 2 27쪽
408 제 408화 슈퍼히어로의 힘을 가진 소녀. +1 23.01.20 42 2 24쪽
407 제 407화 여신의 전설과 검의 행방. +1 23.01.20 49 2 16쪽
406 제 406화 괴물과 인간 그리고 플레이어. +1 23.01.20 75 2 32쪽
405 제 405화 이세계에서 찾아온 침략자. +1 23.01.20 35 2 16쪽
404 제 404화 땅콩으로 비행기를 돌려보자! +1 23.01.19 38 2 21쪽
403 제 403화 세계수의 영역을 떠나다. +2 22.12.12 75 3 21쪽
402 제 402화 침실로 찾아온 드래곤. +1 22.12.12 41 3 18쪽
401 제 401화 엘프와 버블티를! +1 22.12.12 43 3 26쪽
400 제 400화 꼬마 람히르와 눈싸움을! +1 22.12.12 50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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