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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9.0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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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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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2쪽

제 424화 물의 정령왕. 엘.

DUMMY

“워프 게이트란 것으로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월검향이 있던 동굴은 육로로 가는 방법뿐만 아니라.

6개의 성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워프 게이트가 있었고,

그는 그걸 통해, 결계 내부의 6개의 성들 중 마지막 방어선인 소돔과 고모라의 지형을 살피고는.

3번째에 속해 있는 멜키오르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있었군요. 살인귀!”


탁!


그는 자신의 앞에 멋대로 앉으며,

신경질적으로 노려보는 존재를 보고는 눈을 좁혔다.


“소환사? 무슨 일이지?”


연한 레몬색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엘프의 등장에,

식당 내부의 시선들은 모두 그녀에게 고정되었고.

그러자 그녀는 시선들을 보며 조금 화가 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여기 인간들은 이상해요.

..좀 도와줘요.”


“?. 무슨...?”


‘저거 엘프 아니야?’

‘정말? 축복받은 그 종족?’


스물스물...


그것은 그녀의 미모를 보고, 추파를 던지기 위해 다가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얼굴은 초췌했고 어두웠으며.

또한 다급해 보였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가오는 듯한 모습에,

그녀는 질린 듯한 얼굴을 하였다.


쿠오오옷!!!


그녀를 보호하려는 듯이, 소환사의 곁으로 곰이 소환되어 그들을 위협했다.

그러나 식당 안에 있는 이들은 위협에 주춤하면서도, 계속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엘프님의 머리카락 하나만 주세요...”

“제발... 나에게 축복을...”


그 기세가 얼마나 기괴했는지. 위협하던 곰조차 기괴함을 느끼고 물러났을 정도였다.

그들 모두가 필사적이었고, 그 모습에 월검향도 이상함을 깨닫고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벗어나지.”


끄덕!


그 말을 끝으로 둘은 식당에서 급히 벗어나 달려나갔고.

그러자 등 뒤에서 엘프를 찾는 외침들이 들려왔지만.

그들은 그것을 무시하고는 계속 달려나갔다.

거짓된 영웅들의 신체 능력은 일반적인 필멸자들이 절대 쫓아올 수가 없는 속도를 지녔기 때문이었다.

잠시 뒤. 어느 허름한 골목에서 둘은 그들을 찾는 외침들을 들으며 주저앉았다.


“엘프란 이름에 왜 이렇게 반응한 거지?

그 이유를 알아?”


“그걸 알면 제가 이러고 있겠어요?”


엘프란 소리가 울려 퍼지자. 여러 곳에서 그녀를 찾았고,

이 때문에 그녀는 쓰레기통에 있는 두건 달린 낡은 로브를 주워서 입어야 할 정도였다.

군중들이 지나가자.

고블린킹은 엘프인 소환사를 보며 입을 열었다.


[천 년 전 전쟁에서 엘프는 웬만하면 손 안 대려고 했거든.]


“...뭐?”


[서열 2위 괴물. 플로라가 이 행성의 엘프 출신이잖아?

당시에는 4세계에서 온 지. 10년도 안된 상황이라.

플로라의 지인들도 이곳에 멀쩡히 살아있을 거 아니야?

그녀가 4세계에 미친 영향이 워낙 커서 말이지...

솔직히 말해서. 이 행성의 엘프에게 손을 대다가.

나중에 중상에서 회복한 플로라에게 어떤 보복을 당할지 모르잖아?

그래서 다들 웬만하면 엘프는 안 건들었어.

...뭐. 그런 거 상관없이 찢어발기는 동료들도 있긴 있었지만...

매우 소수였지.

대다수의 666의 괴물들과 엑스트라 괴물들.

그리고 레지나 연합조차 웬만하면 플로라와 동족인 엘프들은 건들고 싶지 않았어.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미신이 퍼진 것 같네.]


“.....종족차별 하냐? 이 차별주의자야.”


[넌 플로라가 피투성이 상태로 100명이 넘는 666의 괴물들을,

하나하나 각개격파한 모습을 못 봐서 그래.

당시의 플로라의 위광은 네메시스님과 야누스에 못지않았다고!

대체 어떤 괴물이 도전을 통해,

3년 안에 666의 괴물. 서열 2위까지 오르겠어?

심지어 모든 날개를 펼친 네메시스님와도 일주일 동안 백병전을 할 정도인데?

그 모습을 봐버린 이상. 아무리 666의 괴물이라도,

대다수는 그녀의 심기를 안 건드리려고 했어.

게다가 네메시스님과 야누스가 그녀를 지지해준 방향으로 움직였으니..

그 덕에 천 년 전 전쟁에서 엘프들의 생존율은 높은 편이었지.

심지어는 눈앞에서 놓아주기도 했고...]


아무래도 이러한 사실들 때문에 엘프라는 종족은 무언가 축복을 받아서.

엘프의 신체 일부를 지니고 있으면, 엘프의 축복을 자신도 받을 수 있다는,

헛소문 같은 것이 퍼져있는 것 같았다.

이 사실에 월검향은 고개를 가로저었고, 소환사는 이상하다는 듯이 그를 보았다.


“혼자서 중얼거리다가, 고개를 가로젓다니.

당신 스스로도 이상하다는 것은 알죠? 살인귀?”


“아아. 이거? 네가 쫓기는 이유를 깨달아서 말이야.”


월검향은 자신의 추측을 그녀에게 전해주었고,

그러자 그녀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자신의 귀를 뒤로 젖혔다.


“이해가 안 되는군요. 어째서 엘프만을 노리지 않는 것인지.

게다가 이 때문에 저의 신체 일부분을 가지려는 다른 종족들도...”


“급한 상황에 놓인 존재들은 무엇이든 잡으려는 법이야.

그것이 지푸라기라도 말이지.

그리고 괴물들이 엘프를 안 노리는 이유는...

나도 모르겠어.

아마도 4세계 괴물들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


“이유를 알고 있는데. 숨기는 것은 아니고요?”


그녀는 눈을 좁혀, 살인귀를 노려보았고,

이에 월검향은 얼굴에 철판을 깔아. 태연하게 역으로 물었다.


“호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당신의 추측은 비약이 심해요.

엘프를 되도록 노리지 않는다는 정보에 근거가 없는 데도.

확신에 차 있달까요?

마치 당신만이 아는 정보들이 있고,

그걸 억지로 숨기는 모습이군요.

괜히 그러한 정보들을 말했다간.

당신은 4세계의 괴물로 몰릴 테니까 말이죠.”


정답. 월검향은 속으로 그렇게 대답한 후.

눈치 빠른 엘프라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그 점은 마음대로 생각해.”


“부정은 안 하는군요?”


“난 말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어서 말이야.

그래도 한 가지만은 확실히 말해줄 수 있어.

난 너희 거짓된 영웅들과 함께, 666의 괴물들과 맞서 싸울 거야.

난 그저... 이곳에서 놈들을 죽일 수 있으면 족해.”


정확히는 그것이 이 ‘게임’에서 벗어나는 방법이기에,

월검향은 그렇게 말한 것뿐이었지만.

소환사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듯이 귀를 까닥였다.


“....그래서 당신의 이름은 ‘살인귀’인가요?”


“여신이 멋대로 부과한 이름에 불과하지만 말이지.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소환사’?”


“맞아요, 저도 다른 이름이 있었지만.

소환되면서 본래의 이름이 잊혀졌죠.

아무래도...

다른 거짓된 영웅들도 이런 상황인 것 같지만 말이죠...”


“이상하게도 다들 신경을 안 썼지.”


둘은 그렇게 중얼거린 이후. 그들을 이 세계로 소환한 여신을 생각했다.


“...그 년은 절대 못 믿겠어요.”


“나도 그 점은 동의해.

하지만... 이곳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선 필요한 존재지.”


그 둘은 거기까지 말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들은 본래 세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겠죠?”


그 말에 월검향은 입꼬리를 올렸다.

‘살인귀’를 제외한 다른 거짓된 영웅들은 본래 세상으로 되돌아갔다.

그 정보를 알고 있는 그였기에 그는 확신했다.


“반드시 돌아갈 수 있어. 이건 내가 보증하지. 소환사.”


“...정말. 당신은 알 수 없는 남자라니까요. 음?”


귀를 한번 까닥인 소환사는 두건을 쓴 후.

주위를 살피더니 코를 킁킁거렸고 곧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떴다.


“강한 정령의 냄새? 살인귀! 이쪽이에요!”


소환사는 그 말과 함께 월검향의 손목을 멋대로 잡더니,

그를 끌고 가기 시작했고.

그러자 월검향은 어리둥절하면서도 그녀를 따라.

미로처럼 얽힌 골목 깊숙한 곳을 향해 달려나갔다.

얼마나 달렸을까? 있는 거라곤 퇴폐한 쓰레기들만이 널려있는 골목.

그곳에서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폐가가 있었고,

그들은 그곳에 발을 내딛었다.


“...앗? 누구신지? 아직 영업시간이 아닌데.”


그곳은 식당인지. 의자와 테이블들이 놓여있었지만.

아직 영업시간이 아닌 탓인지 손님은 없었다.

그저... 한 명의 주인만이 있었을 뿐...

물색의 웨이브진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미녀라고 월검향이 생각할 때쯤.

소환사는 동요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보더니,

그의 머리를 잡고는 강제로 허리를 숙이게 했다.


“물의 정령왕님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미래에 3세계 혼돈의 주신 시온과 맺어지는 물의 정령왕...

‘엘’이 이곳에 있었다...


-----------------------------------------


잠시 뒤. 따뜻한 차를 가져온 물의 정령왕 엘 앞으로 소환사와 월검향은 앉았고,

그녀가 같이 자리에 앉자.

소환사는 평소에 동경하는 존재를 본 듯이,

그녀답지 않게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설마 이곳에 전설로만 들었던 물의 정령왕이 있다니.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물의 정령왕님.”


“정령의 향기가 나는 엘프군요.

제 이름은 엘.

저도 여러분을 만나서 반가워요.

하지만...”


뒷말을 흐린 물의 정령왕 엘은 쓴웃음을 지었다.


“저는 현재 물의 정령왕이 아니에요. 이름 모를 엘프씨.”


“네? 그게 무슨...”


소환사가 의문을 가지자. 엘은 회상하는 듯이 더러운 골목이 보이는 창가를 보았다.


“저는 각 세계의 혼성 연합군에서 4세계 괴물들과 싸웠습니다.

그래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죠...

하지만...”


엘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주먹 쥐었다.


“만나고 말았어요...

한때 2세계의 물의 여신이었던 존재인...

서열 404위 ‘강물의 에린’이란 괴물을 말이죠...

그녀는 연합군과 저를 철저하게 짓밟고는,

괴물로서의 능력을 사용해, 저에게서 정령왕의 권한을 가져갔어요.

그래요...

저를 따르던 드림랜드의 물들과 정령들이...

이제 강물의 에린의 차지가 되어버린 거죠.

그녀는 현재 물의 정령들을 노예로서 부리고 있고.

드림랜드의 바다를 이용해, 다른 세계에서 오는 해군들을 모조리 집어삼키고 있어요.

그 결과. 드림랜드의 생물체 내의 물을 제외한,

모든 물들이 현재 그녀의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다른 정령왕들은 지금도 4세계 괴물들과 맞서고 있는데...

반면에 저는 정령왕으로서의 이름은 명함뿐.

힘을 모조리 잃어버리고, 이곳까지 흘러들어오고 말았습니다...

정말... 한심한 모습으로 말이죠...”


엘은 그 말과 함께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저 멀리 어딘가를 보았다.


“느껴져요.

강물의 에린이 숨을 내쉴 때마다.

괴로워하는 물의 정령들이...

그럼에도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

너무나 한심스러워요.”


드림랜드의 모든 물에 깃든 힘들이...

하나의 존재를 향해 나아간다...

엘은 그 힘의 쇄류를 눈으로 보면서.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괴물은 이미 자신의 힘을 강탈했고,

강탈하기 이전에도 정령왕이란 존재 정도는 가볍게 밟아버리는 최악의 괴물이었다.

현재 물의 정령들은 극히 일부만을 제외하고는 에린에게 강제로 귀속되어 있었고,

그렇기에 엘은 현재 무력한 필멸자에 불과했다.

그래... 평범한 인간과도 같은...

연약하기 짝이 없는 필멸자말이다..


“힘을 되찾는 방법은 없으신가요?

물의 정령왕님? 저와 살인귀가 얼마든지 도와주겠어요!”


“어이!? 멋대로 이야기 진행하지마! 소환사!”


“곰돌아!”


파악!


월검향의 딴죽에 소환사는 자신의 곁에 곰을 소환했고,

그러자 곰은 망설임 없이 월검향의 머리를 향해 발톱을 휘둘렸다.

하지만 그 발톱은 텅 빈 공간만을 가를 뿐이었고,

월검향은 자신을 공격한 곰을 보며 외쳤다.


“야! 이 망할 엘프가?”


“닥쳐요! 살인귀! 물의 정령왕님을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잖아요!

생명이 살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물!

그것을 관장하여, 필멸자들을 가장 많이 돕는 존재가 바로 물의 정령왕인데!

숲의 주민인 제가 안 도와줄 수가 없잖아요!”


“...그렇게 말하셔도.”


엘은 소환사를 말리며 뒷말을 이었다.


“...서열 404위 괴물. 강물의 에린이 죽지 않는 이상.

저의 힘은 되찾지 못할 거에요.”


“그럼 당장 그 빌어먹을 존재를 죽이러 가죠! 살인귀!”


“..........” “..........”


그녀의 단호함에 엘과 월검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666의 괴물의 강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일인 군대나 다름없는 그들을 죽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다.


“놈이 666의 괴물의 인원인 것은 알지?”


“그래서요?”


“....순식간에 네 목이 날아갈 걸.”


“하! 이 겁쟁이가! 어차피 우리는 죽어도 부활하거든?”


프레이야의 검이 있는 이상. 그들은 죽지 않는다.

그렇기에 소환사는 자신만만해서 외쳤고, 그 외침에 엘은 눈을 크게 떴다.


“부활? 설마 여러분은...

프레이야가 소환했다는 ‘거짓된 영웅들’인가요?”


“앗? 들으셨나요?”


“첫 전투 때부터 꽤나 화려한 공적을 올린 것으로 입소문이 나 있으니까요.

게다가 알타반 요새 앞에 산처럼 쌓인 시체들에 의해,

여러분의 활약은 이곳까지 들릴 정도입니다.”


“치...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물의 정령왕님.”


“그냥 엘씨라고 부르세요.

저는 현재 정령왕도 뭐도 아닌 존재니까요.”


엘은 그 말과 함께 눈을 감으며 차를 마시더니,

곧 푸른 눈동자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프레이야 여신께선 여러분에게 꽤나 기대를 걸고 있더군요.

반은 불멸자나 다름없는 여러분이...

이곳을 지켜줄 영웅이라고 말이죠.”


“우리에게 너무 과분한 기대를 하는데?”


“맞아요.

하지만... 이곳에는 현재 희망이 필요한 법이라서요.

이 전쟁이 시작된 후. 몇 달이 안 지났지만.

전선 곳곳이 4세계 괴물들의 손톱과 송곳니에 무참히 짓밟히고 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결국 이곳까지 흘러들어왔지요.

이곳에는 현재 절망만이 가득해요.

당장 내일 괴물들에게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불안감만이 가득하지요.

다른 전선에선 악재만이 들려오고.

괴물들의 왕의 울음 소리가 전 드림랜드에 울려 퍼질 때마다.

모든 존재들은 섬뜩함을 느끼지요.

여러분도 이곳까지 오면서 필멸자들의 어두운 표정들을 보아왔겠지요?

그렇기에 이곳에는 절망을 견딜 수 있는 희망이 필요해요.

아무래도 여신은 여러분들을 그러한 희망으로 내세운 것 같군요.”


“우리들이 이곳의 희망을 저버릴 수도 있어.”


“맞아요.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요.

하지만...”


엘은 빈 찻잔을 내려놓고는 구름이 낀 하늘을 보았다.


“우리는 포기해서는 안 돼요.

우리가 포기하길 원하는 것은 4세계 괴물들이 원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니 그들이 좋아할 일을 해주어서는 안 되잖아요?

죽을 땐 죽더라도.

마지막 발악이라도 보여줘야죠.

이것이 비록 헛된 발악이라도...”


엘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이 괴물과 불멸자가 아닌 존재들인.

우리 필멸자다운 행동이니까요.”


엘은 이 전쟁에서 연합군이 반드시 패배할 것이 생각했다.

고속으로 치고 들어오는 4세계 괴물들은,

다른 세계에서 지원 온 연합군을 양식으로 힘을 늘려나가고 있었고,

그들의 세력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일부 666의 괴물들은 주신들의 손에 쓰러졌지만.

그 빈 자리를 채울 4세계에서 넘어온 엑스트라 괴물들과,

새로운 레지나 연합들이 추가되고 있었고.

전선은 밀려 나가기만 할 뿐. 방어에 성공한 곳은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하는 엘의 말을 끝으로,

그들 사이에 침묵이 스쳐 지나갔다.

월검향은 차를 모두 마시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령왕이란 존재를 만난 것은 좋았으나.

무력으로 도움이 안 되는 존재에게 시간을 빼앗기엔,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에 월검향은 입을 열었다.


“차는 잘 마셨어. 엘.

시간이 남으면. 다시 찾아오도록 하지.”


“네. 다시 와주시면 저도 기쁠 것 같네요.

다만 이 사실은 듣고 가주면 좋겠어요.”


“?”


“강물의 에린이...

이곳으로 오는 것 같아요.

그녀를 따라가는 물의 정령들의 움직임을 보면 확실해요.”


“....좋은 정보야. 참고하지.”


그 말을 끝으로, 그들은 엘의 식당에서 벗어난 후.

다음 도시인 발타사르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어이.”


“왜?”


“왜 나를 따라오는 거야?”


월검향은 현재 6개 성과 주변 지리를 읽히기 위해 방문 중이라지만...

소환사는 어찌된 영문인지. 발타사르를 지나,

제2의 요새인 카스피르까지 그의 뒤를 따라왔다.

이 사실에 어이가 없어서, 그녀에게 물어보는 월검향이었다.


“어...어쩔 수가 없잖아요!

이곳에 소환된 것은 첫날이고!

아는 존재도 없고!

내가 지금 아는 존재는 당신 하나뿐인데!

당신 말고는 대화 상대가 없단 말이에요!”


“다른 거짓된 영웅들 있잖아! 그 녀석들에게 가!”


“두 놈은 머릿속이 이상하고!

한 년은 머릿속이 꽃밭이고!

한 놈은 오만하다 못해 짜증 나고!

한 년은 도서관에 처박혀 있는걸요!”


“........”


확실히... 그가 보기에도 다른 거짓된 영웅들은 그랬다,

힐 하는 마왕과 검귀는 다른 이들과 생각 방식이 매우 달라 대화가 잘 안 통했고,

마법소녀는 부상자를 돕는다고 알타반의 성벽에 봉사할 만큼 착해빠졌고.

대도서관은 카스피르에 있는 도서관에 들어가 조용히 책을 읽을 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거짓된 영웅인 영웅왕은...

알타반의 성벽에서 지평선 너머를 계속 관찰하는 중이지만.

첫 만남부터 깔보는 말투로 다른 거짓된 영웅들을 대해왔기에,

소환사가 대화를 나눌 만한 존재는,..

현재 지형을 외우고 있는 월검향 뿐이었고 이 사실에 그는 혀를 찼다.


“그럼 마음대로 해.

나는 이제 영웅왕을 만나러 가볼 생각이니까.”


그 말에 잘못 들었다는 듯이 소환사는 귀 후비는 시늉을 하였다.


“그 재수 없는 남자를 말이에요?”


“하지만. 우리들 중에선 비정상적으로 강하지. 그 이유를 물어볼 생각이야.”


“확실히 강하긴 하지만...”


혼자서 전장을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영웅왕 뿐이었다.

하지만 소환사는 그를 만나기 싫은 듯이 표정을 구겼다.

그녀가 보기에는 영웅왕이란 거짓된 영웅은,

예절이라고는 쥐꼬리만큼도 없는,

오만으로 똘똘 뭉친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어라?”


표정을 구기고 있던 소환사가 의외라는 듯이 어딘가를 보았고,

이에 월검향도 시선을 옮기니...


“이번 기회에 이런 경험도 나쁘지 않다니까? 검귀.

마침. 여신님에게 돈도 받았잖아?”


“자..잠깐! 난 절대 싫어! 힐 하는 마왕!”


실랑이하고 있는 익숙한 인영들이 보인다.


“어라? 살인귀? 너도 여기로 왔어!? 응?”


힐 하는 마왕은 다가오는 월검향을 보고는 반갑게 인사하다가.

곧 그의 곁에 있는 소환사를 보고는 그대로 굳었다.


“마...망할! 이 리얼충 자식! 벌써 연애를 하는 거야!?

어째서 난 이 세계에 왔는데도! 연애를 못 하는 거지!?!”


“...무슨 망상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개소리라고 말해줄게.

근데...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저것 때문인 것 같은데요.”


소환사의 눈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힐 하는 마왕과 검귀가 현재 실랑이하고 있는 곳은 바로....


“홍등가네.”


붉은 등이 켜진 창들이 보이는 골목으로,

그곳이 상징하는 바를 모를 리가 없었던 월검향과 소환사는 눈을 좁혔다.


“저질!”


소환사는 그 말 한마디와 함께 차가운 눈동자로 그들을 노려보았고,

그러자 검귀는 손을 내저었다.


“오해하지 마! 난 이 녀석을 말리는 도중이었어!

애초에 난 고향에 아내가 있었다고!!!”


“...내 곁에 또 리얼충이!?

나보다 어린 애가 결혼이라니! 결혼이라니!!!! 아이고!!!”


힐 하는 마왕은 자신이 데리고 들어가려는 검귀의 사정을 알자마자 그대로 멈추더니.

곧 지면에 주먹을 내려찍으며 통곡을 시작하였다.

하도 서러운 모습에 다른 거짓된 영웅들은 그대로 굳었지만...

소환사는 냉소를 지었다.


“힐 하는 마왕.

제가 지금 보니까....”


“?”


“당신은 현재 솔로인 것으로 보이는데...”


“커억!”


“지금까지 이성과 연애는 한 번은 해봤고요?”


“쿠에에엑!”


“...이성의 손도 못 잡아봤죠?”


“크웨웨웩!!!”


힐 하는 마왕이 더 이상 독설을 버티지 못하여, 지면에 쓰러진 상태로 경련한다.

그 모습에 검귀는 소환사를 말렸다.


“자...잠깐! 힐 하는 마왕의 HP는 이미 0이야!

그 이상은 녀석을 비참하게 만들지 마!

연애도 못 해볼 수 있고!

이성 친구도 없을 수가 있지!

이성의 손도 못 잡아 볼 수도 있어!

이 녀석이 이상한 것이 아니야!

내가 아는 친구들도 이런 경우가....”


“너는 해당 사항 아니잖아...

이 나쁜 놈아...”


“.....”


휙!


검귀가 변호할 때마다. 힐 하는 마왕의 상태가 더욱 안 좋아져 간다.

힐 하는 마왕은 자신을 변호하는 검귀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물어보았고.

그러자 검귀는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확실히 자신은 해당 사항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짝이 없다라...

수명도 짧은 종족이 슬프기도 해라.

아마도 이 남자는 평생 동안 여자친구도 없을 걸요?

...아니다. 오른손만은 영원히 함께 하겠군요.

그러면 손양과 비참하게 늙어 죽으라지.”


쐐기를 박는 마지막 말에 힐 하는 마왕의 움직임이 완전히 멈춘다.

그리고....


파아아아앗!!!


“힐 하는 마왕이 정말로 죽었어!?”


“말로 우리들을 죽일 수도 있구나...”


힐 하는 마왕의 육체가 파편화가 되어 사라지는 것을 보면.

저것은 더 이상 소환사의 독설을 견디지 못해서,

정말로 HP가 0이 되어 죽은 거겠지.

그 모습에 그들은 육체적 공격뿐만 아니라.

정신공격으로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작가의말

다음편에 에린이 등장할 예정이며,

본래 거기까지 가고 휴재를 가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예상했던 것보다 늦어졌습니다...

시험기간인 관계로 10.19까지 휴재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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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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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제 429화 부메랑처럼 되돌아온 원한. +1 23.03.05 16 2 20쪽
428 제 428화 절망 속에서 꽃피는 희망. +1 23.03.05 10 2 22쪽
427 제 427화 제1의 성. 알타반 요새 함락. +1 23.03.05 15 2 30쪽
426 제 426화 퍼져나가는 절망. +1 23.03.05 19 2 24쪽
425 제 425화 666의 괴물의 침공. +1 23.03.05 18 3 35쪽
» 제 424화 물의 정령왕. 엘. +1 23.03.05 17 2 22쪽
423 제 423화 잠시동안의 휴식. +1 23.03.05 21 2 21쪽
422 제 422화 쓰러진 영웅. +1 23.03.05 29 2 39쪽
421 제 421화 여왕을 공격한다! +1 23.03.05 20 2 26쪽
420 제 420화 모습을 드러낸 영웅왕. +1 23.03.05 20 2 23쪽
419 제 419화 곤충들의 공세와 요새 방어전. +1 23.03.05 12 2 25쪽
418 제 418화 침공해오는 레지나 연합. +1 23.03.05 13 2 14쪽
417 제 417화 거짓된 영웅들의 만남. +1 23.03.05 18 2 23쪽
416 제 416화 흡혈귀와 강의 여신. +1 23.03.05 12 1 27쪽
415 제 415화 7명의 거짓된 영웅들의 이야기. +1 23.03.05 12 2 22쪽
414 제 414화 '종말을 삼키는 자'의 테스트. +1 23.03.05 13 2 27쪽
413 제 413화 광기에서 춤추는 기만의 조커. +1 23.03.05 19 2 32쪽
412 제 412화 슈퍼히어로와 고블린. 그리고... +1 23.01.20 32 2 40쪽
411 제 411화 달을 베는 고블린 +1 23.01.20 28 2 24쪽
410 제 410화 달이 추락하는 날. +1 23.01.20 41 2 27쪽
409 제 409화 영웅과 악당. +1 23.01.20 32 2 27쪽
408 제 408화 슈퍼히어로의 힘을 가진 소녀. +1 23.01.20 42 2 24쪽
407 제 407화 여신의 전설과 검의 행방. +1 23.01.20 49 2 16쪽
406 제 406화 괴물과 인간 그리고 플레이어. +1 23.01.20 75 2 32쪽
405 제 405화 이세계에서 찾아온 침략자. +1 23.01.20 35 2 16쪽
404 제 404화 땅콩으로 비행기를 돌려보자! +1 23.01.19 38 2 21쪽
403 제 403화 세계수의 영역을 떠나다. +2 22.12.12 75 3 21쪽
402 제 402화 침실로 찾아온 드래곤. +1 22.12.12 41 3 18쪽
401 제 401화 엘프와 버블티를! +1 22.12.12 43 3 26쪽
400 제 400화 꼬마 람히르와 눈싸움을! +1 22.12.12 50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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