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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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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7.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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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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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제 403화 세계수의 영역을 떠나다.

DUMMY

“위험하잖아! 벨라스트라즈!”


푸른 마나의 쇄류가 한바탕 지나간 후. 네메시스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더니, 밤하늘이 보이도록 뻥 뚫린 천장을 보며 혀를 찼다.

일단 냉기가 이곳에 몰려오는 것을 결계로 막았다지만.

아침에는 다시 수리를 해야겠지...

하지만 그 고민이 우선이 아니었다. 네메시스는 고개를 돌려 벨라를 꾸중했다.


“벨라... 최소한 상대의 말을 듣고 행동해주면 안 될까?

지금처럼 성급하고도, 극단적인 행동은 누군가의 위에 있는 존재로서.

최악의 행동이야.

방금의 공격은 나니까.

무사히 넘어갈 수 있는 거지.

만약 내가 평범한 인간이라고 생각해봐.

그럼 난 즉사할 것이고.

미래의 너는 뒤의 사정을 듣고,

영원히 후회할 결정이라고 곱씹을 수가 있어.

만약 벨라가 마나의 주신이 되고나서도 이러면.

네가 방금 전에 걱정했던 것처럼.

수많은 이들이 별 이유 없이 죽을 수도 있어.

주의해. 벨라스트라즈.”


“.......”


하나같이 맞는 말이었다.

아무리 범죄로 의심되는 상황일 지어라도.

먼저 상황을 듣고. 행동을 나중에 옮겨야만 했다.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인 필멸자라면 그렇지 않아도 될지 모르지만..

벨라는 어쩌면 마나의 주신이 될지 모르는 존재이기에...

그 여파는 그녀 개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너무나 거대했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현재의 나는 매우 약해져있어.

맞았으면 죽지는 않을지 몰라도...

꽤나 심각한 상처를 입었을 거야. 벨라스트라즈.”


그리고...

현재의 네메시스는 너무나 약해져있었다.

만약 여기서 네메시스가 제대로 맞아. 다치기라도 했으면...

그 뒤의 상황은...

벨라도 그 사실을 깨닫고는 자신의 입 속에 쓴맛이 느껴지는 것을 느꼈고,

풀이 죽은 벨라를 보며, 네메시스는 다가와. 그녀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오늘은 그냥 넘어가겠지만..

부디 이 말들을 기억해줘.

‘행동하기 전에.

자신의 행동이 무슨 결과를 초래할지 인지할 것.’

그리고 ‘자신의 행동엔 스스로가 책임을 질 것.’

알겠어? 이세리아의 딸?”


“미안해. 네메시스....”


“사과하면 됐어.

이번은 확실히 오해할만한 상황이었으니까...”


네메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피식! 웃더니, 이불을 조금 더 걷었다.

그러자 그곳엔 메테우스와 말리고스가 이불의 제일 중앙에서 쥐 죽은 듯이 편안히 잠을 청하고 있었고.

벨라는 그것을 보고는 눈을 크게 뜨더니.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충분히 반성하다고 판단한 네메시스는 입을 열었다.


“원래는 메테우스랑 꼬마 람히르를 같은 방에 넣고 재우기로 했잖아?

그런데 꼬마 람히르와 새롭게 들어온 우리 꼬마 동료는 어두운 것이 무섭다고 하더라고.

아무래도 꼬마 람히르는 나에게 들러붙는 것을 좋아해서 말이지...

그래서 오늘 저녁에 메테우스랑 꼬마 람히르가 나랑 같이 자겠다고 찾아 왔어.

본래는 이 사실을 동료들에게 알려야만 했지만.

다들 자고 있을 시간대라서 말이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동료들에게 알리지 않고, 같이 자고 있었던 거야.”


네메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추위에 떨기 시작한 메테우스랑 꼬마 람히르를 보며,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런데 꼬마 람히르는 자신의 날개 때문에 더웠는지. 외각 쪽으로 갔고,

말리고스는 저온인 파충류라,

메테우스는 본래 추위를 많이 타는지. 둘은 잠결에 안쪽으로 기어가더라고.

그 덕에 이불이 조금 걷히자. 꼬마 람히르만 보였던 거였지만 말이야. 아하하핫.”


“...식은땀을 흘린 것은?”


“저기에 있는 람히르의 옷가지 때문에.

이상한 오해를 사버릴 것 같아서. 그렇지.

그래.. 지금의 너처럼 말이야. 벨라.”


결국... 모든 것은 그녀의 오해였고, 부끄러움에 그녀의 얼굴이 빨개졌다.


“.....미안해!”


“사과는 됐고, 자.”


네메시스는 졸린 듯이 눈을 비비더니. 이불 속에 기어들어가.

고개만 내밀었고, 이에 벨라의 눈동자가 동요로 흔들렸다.


“내일 아침에 출발하려면 이제 자야지.. 같이 자자.”


“저...정말로 괜찮을 거야?”


“여기에 꼬마만 2명이 있는데.

꼬마 한 명이 추가된다고 하들.

달라지는 것은 없어. 꼬마용 아가씨.”


“꼬마... 아니라니까....”


벨라는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마지못해 네메시스와 한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그녀를 감싸고 있던 냉기가 사라지더니, 따뜻한 온기가 그 빈자리를 채웠고.

동시에 그녀의 볼에 홍조가 생겼다.


“베개는 말리고스의 아공간인 ‘창고’에만 있으니.

급한 대로 내 팔이라도 밸래?”


“.....응.”


네메시스가 팔을 내밀자. 벨라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그에게 다가와.

그곳에 고개를 기대었다.

그 결과. 서로 얼굴을 마주보는 상태가 되자.

벨라는 부끄러운 듯이 힐끔. 시선을 돌리면서도 말을 이었다.


“...있잖아.”


“?”


“...나에게 이상한 짓은 안 할 거지?”


“이상한 짓이 뭐에용?”


“....!!!!!”


그녀는 자신과 네메시스 사이에 기어와, 고개만 내놓은 꼬마 람히르를 보자마자. 얼굴을 굳혔다.


“꼬...꼬마! 람히르?!! 어째서 일어난 거야?”


“우웅? 하지만 시끄러워서 일어나버린 걸요...

혹시 제가 무엇을 방해했나요? 벨라 언니?”


“바...방해라니! 무... 무슨 소리야?”


꼬마 람히르의 순수한 물음에.... 벨라는 자기로 모르게 고개를 휙! 돌리고 말았다.

확실히 꼬마 람히르 말대로...

그녀가 무언가를 방해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같이 잠만 자는 것뿐인 걸...

지금 방에 가긴...

......귀찮으니까.

벨라는 속으로 그러한 뒷말들을 삼켰고, 꼬마 람히르는 그 틈을 틈타. 네메시스의 볼에 자신의 볼을 비비더니, 곧 다시 눈을 감고는 잠이란 이름의 늪 속으로 사라졌고,

네메시스는 그러한 꼬마 람히르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서서히 멈추어가는 네메시스의 토닥임을 본 벨라는 두근거리는 가슴 때문에 잠을 청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한심해하면서도 입을 열었다.


“네메시스. 자?”


“...응.”


다소 졸린 모양새였지만. 그럼에도 네메시스는 다시 눈을 떠.

대답해주었고, 그러자 벨라는 말을 이었다.


“왠지 이러니까... 당신과 내가 부부같네.”


“꼬마 람히르를 자식으로 둔 부부?”


“쿡쿡!”


둘 사이에 꼬마 람히르를 둔 상태로 말장난이 오고가자. 벨라는 키득 웃었고,

그 말에 맞장구를 쳐주는 네메시스였지만.

곧 지친 듯이 그는 입이 찢어져라. 긴 하품을 내뱉었다.


“하암.. 잠이 안 오는 거야?”


“....응.”

벨라는 솔직히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힐끔. 자신이 베고 있는 네메시스의 팔을 보았고, 이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무엇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려서.”


자기도 모르게 본심을 내뱉어버린 벨라는 아차했지만! 네메시스는 태연할 뿐이었다.


“감기라도 걸린 거야?”


‘.....이 바보가!’


그 말에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은 벨라였지만. 곧 쓴 웃음을 지었다.


“내가 이성으로 안 느껴지는 거야? 네메시스?”


“내가 살아온 시간이 워낙 길어서 말이지.

적어도 반의 반의....”


“그 뒷말은 하지 말아줘. 그거 듣다가 졸려서 죽을 것 같으니까.”


벨라의 대답에 네메시스는 피식 웃었고, 이에 그녀는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이 어둠 속에서 그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보았다.


“.....근데.”


“?”


“네메시스는 대체 얼마나 살아온 거야?”


“음......”


그 말에 네메시스는 밤하늘이 보이는 여관의 천장을 보았다.


“저러한 우주가 주신들에 의해 몇 번이나 수축하고 팽창하고.

재창조되는 모습을 지켜봐왔을 만큼?”


“........”


적어도 주신들만큼이나 살아왔다는 소리겠지.

벨라는 이 사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농담이지?”


“진실이야.”


“하지만 4세계는....”


4세계의 역사는 짧다.

원체 마지막으로 나타난 세계이기에,

4세계 괴물이란 존재들이 아무리 오래 산다고 하들.

주신과 그들의 부관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부관출신인 괴물들도 있긴 하지만.

대다수는 주신들이 살아온 세월에 비하면 매우 젊다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괴물이 그렇게나 오랜 과거부터 존재했던가?

그 시선에 네메시스는 의미모를 미소를 지었다.


“난 그 이전부터 존재했어. 꼬마용 아가씨.”


“.........?”


전혀 이해가 되지 없었다.


“그래.. 아무것도 없는 공허...

그곳은 정말 끔찍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곳이지...

그곳에서 나는 세계들도, 주신들도 나타날 때까지.. 쿠울....”


네메시스는 잠결에 잠시 잠들더니. 곧 급히 고개를 흔들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내가 무슨 말을 했던가?”


“...아무것도.”


왠지 너무나 위험한 정보를 접한 것 갔지만.

벨라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그 사실들을 부정했다.

이에 네메시스는 스스로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뭐..

그냥 오래 살아왔다고 기억해주면 돼.

이제는...

별 의미 없는 과거이니 말이야...”


“....가끔씩은 당신이 정말 무슨 존재인지 모르겠어. 네메시스.”


“난 그저. ‘네메시스’란 이름의 괴물일 뿐이야.

내가 그 어떤 모습을 하더라도.

나는 나일뿐.

변하는 것은 없어.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지 마.

세상에는... 겉모습으로는 알 수 없는, 정말 위험한 존재들이 있는 법이거든.

그래... 나처럼.”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긴 하품을 내뱉더니.

아직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을 보며,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괜찮은 자장가라도 불러줄까?”


“..내가 꼬마는 아니지만.

당신이 부르는 노래가 궁금하긴 하니.

들어볼게. 네메시스.”


그런 벨라의 대답에 네메시스는 피식 웃더니. 숨을 조용히 들이켰다.

그리고...


[□□□□□□□□□□□□□□□□□□□]


고요하고도 중후한 낮은 울음소리가 퍼져나간다.

그것은 한 순간. 그곳이 바다 속임을 착각할 것과 같을 정도의 음량으로, 그걸 들은 벨라는 의외의 소리에 눈을 크게 떴다.


“....고래의 노래?”


[응. 과거 나의 동료였던.

백색의 공포. 모비딕의 노래야.

그는 전투에서 동료가 죽을 때마다...

이 노래를 불렀었거든.

현재의 그는 존재하지 않지만 말이지...]


[□□□□□□□□□□□□□□□□□□□]


아름다운 울음소리가 퍼져나가며, 벨라는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소멸했구나...”


[소멸했지...

그래서 난 그의 노래를 그대로 기억하고 있어.

...이 노래가 그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흔적이니까 말이지.

그의 노래는 마음에 들어?]


[□□□□□□□□□□□□□□□□□□□]


“...편안하네.”


[나의 동료인... 모비딕도 그 말을 들었으면. 기뻤을 거야.

잘 자. 꼬마용 아가씨...]


그 말에... 벨라는 조용히 눈을 감아 잠을 청했고,

모비딕이 남긴 마지막 노래는.

네메시스에 의해 그가 있었던 곳과는 전혀 다른 1세계에 조용히 퍼져나갔다...

그래...

한때 4세계에 존재했던...

한 괴물의 흔적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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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럭!


“...눈부시군.”


네메시스는 빛에 예민하기 때문인지. 막 떠오른 태양으로부터 나온 빛이 벨라가 뚫어둔 천장으로 내려오자.

곧바로 눈을 떠버리고 말았다.

그는 곤히 잠든 벨라가 깨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그녀의 머리를 베개로 옮기더니.

자신의 눈을 비벼, 어둠 속에서도 보이는 맹수의 눈을 인간의 것으로 바꾸었다.


‘이곳을 떠나면서 먹을 도시락을 만들어야.... 음?’


부스럭!


다시 들려온 부스럭 소리에 네메시스는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네....네메시스님! 자...잠시 이곳을 보지 말아주세요!!!!!”


“람히르? 꼬마 람히르에서 원래대로 돌아온...”


네메시스가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그가 시공간의 날개 위에 올려둔 꼬마 람히르의 옷가지들과...

막 속옷을 갈아입고 있던 람히르가 있었고,

그 상태에서 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눈부시군.”


같은 말. 다른 의미.

네메시스는 머릿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고.

그러자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지는 람히르를 볼 수 있었다.


“고...고개를 돌려주세요...”


“응. 몸 상태는 괜찮아?”


네메시스는 고개를 돌린 상태로 물었고, 람히르가 옷을 갈아입는 소리가 귀에 생생하게 들려왔다.


“저의 몸은 괜찮아요! 다만....

그... 어...어제는...

가...같은 침대에서 함께 자버린 것은 본의 아니게...”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난 상관없어. 람히르.”


“....네에.”


람히르는 부끄러운 듯이 그렇게 말하면서도 옷가지를 정리한 후. 자신의 몸을 살피고는 입을 열었다.


“이제 괜찮아요.”


네메시스가 고개를 돌리자, 어딘가 어색한 부분이 없는지. 초조해하는 람히르가 있었고,

그는 그런 그녀에게 미소 지었다.


“그럼 난 아침을 하도록 할 테니까. 일행들에게 출발 준비해달라고 전해줘.

오늘은 일찍 출발할 예정이니까 말이지.”


“네! 다...다만...”


“?”


“모닝키스.. 해주시면 안 될까요?”


“흐음.... 그건 곤란한 걸.”


네메시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람히르에게 다가왔다.


“잠시 눈을 감아주겠어?”


“....네.”


따뜻한 그의 말에...

람히르는 기대를 갖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쪼옥!


작은 소리. 이에 람히르의 미소는 진해졌지만...

곧 그녀의 얼굴에 실망감이 스쳐지나갔다.


“이마인가요..”


“이 정도로 봐줘.

부탁이야. 람히르.”


네메시스가 입을 맞추긴 했지만. 그 부분은 이마에 불과했다.

친애의 표시에 그녀는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는지.

람히르의 어깨가 아래로 처졌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그래도 이 정도로 만족할게요. 네메시스님.”


“이건 무슨 상황일까? 네메시스?”


“.......”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람히르와 네메시스가 동시에 굳어버렸다.

그러자 둘은 녹슨 기계처럼 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그곳엔 허리춤에 손을 올린 세레나가 있었다.


“아침에 꼬마 람히르가 방에서 사라졌길래.

당신에게 알리러 왔는데..

아침부터 람히르와 모닝키스나 하고 있다니.

이건 무.슨. 일.일.까? 네.메.시.스.?”


그리고...


“하암.. 시끄러워. 음?

람히르? 세레나? 아침부터 대체...”


벨라는 잠에서 깬 듯. 붉은 머릿결을 넘기며 상체를 일으켰고, 그러자 세레나의 눈이 좁혀졌다.


“....벨라까지 있네?

오늘 아침 설명할 것이 많아. 안 그래? 네메시스?”


우드득!


세레나가 무력행사를 위해, 손목을 풀기 시작하자...

네메시스는 겁에 질린 듯이 몸을 떨면서.

벨라가 밤중에 뚫어둔 천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원래 연애는 다 그래~.’


왠지 모르게, 천장에서 제우스의 얼굴과 함께 그의 말이 들려온 것 같은 감각에.

네메시스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


“가는 구나... 세레나...”


여관 앞에서 세계수는 떠나려는 네메시스 일행들을 보고는 씁쓸한 얼굴을 하였고,

그녀의 곁에는 헤임달을 포함한 드루이드들이 있었다.


“나에겐 할 일이 많으니까 말이지.”


세레나는 그 말과 함께 세계수에게 다가가더니.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찾아올게. 세계수.”


“응... 꼭 다시 만나자. 세레나.”


“물론이야.”


한 편. 네메시스 앞으로는 헤임달이 절뚝거리며 걸어와 인사했다.


“....이곳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안녕히 가시길.

네메시스님.”


“애초에 내가 뿌린 씨앗이야.

그러니 내 손으로 끝낸 것 뿐.

고마움을 표할 필요는 없어. 헤임달.”


“하지만 올해 겨울에 부족했던 식량을 보충해주신 것은...

네메시스님이 맞으시죠?”


“응. 하지만 나에게 불필요한 것들이니 괜찮아.”


네메시스가 공급한 식량은 재해라도 일어나지 않는 이상.

세계수의 영역에서 살아가는 생물체들이 배불리 겨울을 날 정도로 넉넉했고,

이 사실에 헤임달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감사할 필요는 없다니까...

오히려 지즈의 토벌에 도움을 받아버린 내가 고마워해야지.”


네메시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의 다리를 힐끔 보았다.


“...다리는?”


“괜찮습니다. 가끔씩 아프긴 하지만...

이건 늙은이의 지병이었으니...”


“...그럼 이걸 받아. 헤임달.”


네메시스는 자신의 아공간을 열어, 그곳을 뒤적거리더니 곧 새하얀 약통을 꺼내.

헤임달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내가 운영하는 N.B.의 히트상품이라고 해둘게.

아침저녁 식사 후. 1알씩만.

그 하루 동안만 먹으면. 다리가 회복될 거야.

약효는... 4세계 서열 1위 괴물. ‘탐식의 네메시스’. 내 이름을 걸고 약속할게.”


원래는 독재자들이나 국가원수들에게나 판매하여,

4세계의 영향력 확대하기 위한 제품이었지만...

자신을 도와준 눈앞의 인간이라면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증상이 치료된 후. 남은 약들은 네가 원하는 이들을 치료할 때에 사용하면 될 거야.

이건... 세상의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거든.”


돈을 줘도 구할 수 없는... 오직 네메시스의 검은 피로 만들어낸 특제약품이었다.

그의 속삭임을 들은 헤임달은 쓴웃음을 지었다.


“...억만금을 줘도. 구할 수 없는 보물이군요.”


“...웬만하면 다른 인간들에게 이 효능을 알리는 않는 것이 좋을 거야.

이걸 얻으려는 필멸자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거든.”


4세계에 우호적으로 대하는 필멸자들 대다수가 원하는 물건이자.

자신의 불치병을 치료하겠다고.

이 약을 가진 필멸자를 살해하는 경우를 왕왕 본 네메시스였기에,

그는 현실적으로 조언해주었고. 이에 헤임달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세계수와 껴안고 있던 세레나도 떨어진 후.

그녀가 네메시스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이자.

네메시스는 자신의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치지지지직!!!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곧 8개의 날개를 펼친 산과 같은 거대한 괴물이 눈앞에 있자.

드루이드들은 깜짝 놀랐지만.

그들도 사정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도망치지 않았고.

세계수는 안 좋은 기억이 회상된 듯이 입술을 비틀렸을 뿐이었다.


“내가 너의 ‘가능성’을 보고. 널 살려줬긴 했지만...

이 드림랜드에 있는 이상. 내가 널 지켜보겠어! 네메시스!

만약 허튼짓이라도 해봐!

당장 널 죽여주겠어! 네메시스!”


[아아. 그 말을 마음에 새겨두지.

세계수.]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자신의 몸을 눕히더니, 자신의 날개들을 지면에 닿게 하였고.

그러자 세레나가 먼저 그의 날개를 밞고. 네메시스의 등 뒤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모든 일행들이 자신의 등에 오르자. 네메시스는 거대한 날개들을 전부 펼치더니.

곧 아래를 향해 강하게 내저었다.


파아아앗!!!


고속의 바람이 스쳐지나가고, 세계수의 머리카락이 그녀의 눈을 치기 시작할 때 쯤.

네메시스의 거대한 육체가 치솟아 오르더니. 곧 주위를 선회하고는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럼 안녕히.]


“세계수. 잘 있어~. 꼭 다시 만나러 올게!!!”


세레나의 외침을 마지막으로 네메시스는 세계수의 영역의 바깥을 향해 비행을 시작하였고,

그들이 작은 점이 될 때 쯤.

헤임달은 세계수에게 다가갔다.


“영웅들이 떠나는 군요.”


“그래...

정말... 한 번 더 도움을 받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세레나님 말인가요? 아니면 네메시스님 말인가요?

아니면.. 말리고스님 말인가요?”


“...셋 다.”


세계수는 그 말과 함께 쓴웃음을 지었다.


“저들의 미래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저들은 분명 오늘과 같은 일들을 수없이 해결해나가겠지.

왜냐하면...”


“모두 함께 있으니까요?”


“그래.

저들에겐.

우리와 같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필멸자도.

현재를 살아가는 괴물도.

과거에서부터 이어져온 불멸자도.

모두 함께 있으니까. 반드시 그럴 거야.”


‘이 세 개의 축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을 지탱하는 기둥들이니까 말이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린 세계수는 네메시스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 쯤 몸을 돌렸다.


‘네메시스. 네가 보여준 그 미래...

믿어보겠어...

안녕.....

나의 첫사랑.... 그리고 나의 원수.’


-------------------------------------------

백색의 공포 모비딕 : 네메시스의 세력이 만들어진 후.

하은과 고블린킹, 달기와 벤누와 더불어 가장 먼저 합류한 괴물로서.

공간 속성을 이용하는 강력하기 짝이 없는 괴물이다.

하지만 4세계의 왕이 되기 위한 분쟁에서,

야누스와 네메시스로 우두머리들이 줄어들면서.

야누스가 직접 네메시스를 상대하는 시기가 오게 되는데.

그곳에서 네메시스가 야누스에 의해 하반신이 완전히 박살나버리는 중상을 입자.

네메시스를 직접 구출해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야누스의 공격을 피하지 못한 모비딕은 얼마 못가 사망.

그의 시체는 광기의 삼서에 의해 재활용 되어.

후에 서열 9위. ‘증오’란 이름의 괴물이 되었고,

그의 뱃속에 있었던 DNA를 바탕으로,

모비딕에게 이제껏 잡아먹혔던 이들의 능력들이 모두 증오에게 부가되었다.


작가의말

세계수 편이 끝났습니다.

이제 거짓된 영웅들의 편이 시작되겠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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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21 제 421화 여왕을 공격한다! +1 23.03.05 12 2 26쪽
420 제 420화 모습을 드러낸 영웅왕. +1 23.03.05 11 2 23쪽
419 제 419화 곤충들의 공세와 요새 방어전. +1 23.03.05 10 2 25쪽
418 제 418화 침공해오는 레지나 연합. +1 23.03.05 9 2 14쪽
417 제 417화 거짓된 영웅들의 만남. +1 23.03.05 11 2 23쪽
416 제 416화 흡혈귀와 강의 여신. +1 23.03.05 8 1 27쪽
415 제 415화 7명의 거짓된 영웅들의 이야기. +1 23.03.05 8 2 22쪽
414 제 414화 '종말을 삼키는 자'의 테스트. +1 23.03.05 10 2 27쪽
413 제 413화 광기에서 춤추는 기만의 조커. +1 23.03.05 13 2 32쪽
412 제 412화 슈퍼히어로와 고블린. 그리고... +1 23.01.20 28 2 40쪽
411 제 411화 달을 베는 고블린 +1 23.01.20 26 2 24쪽
410 제 410화 달이 추락하는 날. +1 23.01.20 34 2 27쪽
409 제 409화 영웅과 악당. +1 23.01.20 30 2 27쪽
408 제 408화 슈퍼히어로의 힘을 가진 소녀. +1 23.01.20 37 2 24쪽
407 제 407화 여신의 전설과 검의 행방. +1 23.01.20 42 2 16쪽
406 제 406화 괴물과 인간 그리고 플레이어. +1 23.01.20 70 2 32쪽
405 제 405화 이세계에서 찾아온 침략자. +1 23.01.20 25 2 16쪽
404 제 404화 땅콩으로 비행기를 돌려보자! +1 23.01.19 29 2 21쪽
» 제 403화 세계수의 영역을 떠나다. +2 22.12.12 67 3 21쪽
402 제 402화 침실로 찾아온 드래곤. +1 22.12.12 39 3 18쪽
401 제 401화 엘프와 버블티를! +1 22.12.12 38 3 26쪽
400 제 400화 꼬마 람히르와 눈싸움을! +1 22.12.12 42 3 17쪽
399 제 399화 고블린킹의 기억. +1 22.12.12 36 3 33쪽
398 제 398화 비누 좀 주워주게. +1 22.11.05 43 3 17쪽
397 제 397화 괴물의 연애문제. +1 22.11.05 29 3 20쪽
396 제 396화 귀여운 고양이 소녀ㄴ... +1 22.11.05 37 3 28쪽
395 제 395화 괴물들의 왕의 말로. +1 22.11.05 43 3 14쪽
394 제 393화 문신과 세레나 +3 22.10.15 38 3 20쪽
393 제 392화 천사. 괴물을 덮치다. +1 22.10.15 30 3 19쪽
392 제 391화 괴물들의 왕. 공포에 질리다. +2 22.10.15 47 3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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