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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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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062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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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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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54.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 5

DUMMY

눈에 보이지 않았던 루프가 현과장과 함께 들어오자, 어흥선생은 그의 배신을 직감했다. 원더랜드의 명운이 담긴 중요한 작전을, 이렇게 아무런 상의도 없이 후다닥 달려가 고대로 일러바치다니. 아무리 그냥 목뒤로 넘기려고 해도, 따가운 배신감은 쉽사리 넘어가지 않았다.


“배신이 아니다, 멍. 난 언제나 현과장 편이었다, 멍.”


루프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어흥선생은 이런 루프의 태도 때문에 더욱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니, 누군 현과장 편이 아닌가. 매번 큰 사건으로부터 모두를 구한 현과장을 누가 미워하고 싫어할까.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번은 이야기가 다르잖아. 지금은 그 현과장이 큰일을 저지르려고 하는 거잖아. 그 친절한 이웃, 현과장이.


“우리도 현과장 편이랄까나. 그런데 이번은 다르다랄까나. 현과장이 노래를 부르면 안 된다랄까나.”


현과장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채야도 이번만큼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현과장의 반대편에 섰다.


“그건 그래요. 나도 현과장에게 억하심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내 고막은 소중하니까.”


그녀의 뒤를 따라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우유나. 이제 남은 건 밀크나 뿐인 듯이 보였다. 그런데,


“현과장! 우리 노래 부른다능! 현과장이랑 노래부른다능!”

“현과장! 노래! 노래! 노래!”


얼굴에 잔뜩 미소를 지으며 현과장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키토와 리코. 어흥선생은 그 모습에 기가 막혀서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니 이건 또 무슨 경우란 말인가.


“키토 님, 리코 님 두 분은 현과장과 노래대결을 벌여야 한다랄까나. 그렇게 사이가 좋으면 안 된다랄까나.”


빠르게 두 귀염둥이의 앞을 가로 막는 채야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리코와 키토는 현과장의 손과 머리 위에 안착해 있었으니까.


“훗, 리코 님과 키토 님은 역시 내 편이네. 누구와 다르게.”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흐르고 있는 현과장. 그는 많은 의미가 담긴 눈빛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냈다.

어흥선생의 작전을 망쳤다는 통괘함.

마치 승리를 거머쥔 듯한 환희와 기쁨.

그리고 자신의 앞길을 막으려 했던 그들을 향한 분노.

복합적인 감정들이 현과장의 눈동자 안에 담겨 있었다.


“으... 어떻게 할 거냥, 현과장.”


이미 리코와 키토가 현과장 쪽으로 간 이상, 그들이 펼치려 했던 작전은 물건너간 상황. 그들의 패배, 아니 원더랜드의 패배가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노래... 불러야지. 약속을 했으니.”

“안 된다랄까나! 그건 모두의 정신에 도움이 안 된다랄까나!”


현과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채야가 애원하듯 빌었지만, 현과장은 무척이나 단호했다. 그러더니,


“리코 님, 키토 님. 우리 새로운 노래를 연습할까? 루프 씨도 같이 오고.”


곧바로 두 귀염둥이, 그리고 루프와 함께 현관을 나서는 현과장. 멀어지는 그의 등 뒤로 비정함만이 흘러 나오는 듯 했다.




그렇게 현과장에게 리코와 키토를 빼앗긴 어흥선생은, 남은 인원들을 모아서 작전회의를 시작했다.


“아니, 날 부를 이유는 없습니다만. 나는 나랏일로 바쁩니다만.”


억지로 거실 구석에 앉혀 놓은 여왕. 그리고,


“제정신이야? 난 왜 부른 거야? 난 빨리 도망 갈 거라고!”


그 옆에 쇠사슬로 꽁꽁 묶인 채 쓰러져 있는 남성, 갓패치.

이렇게 어흥선생과 채야, 그리고 우유나와 밀크나. 마지막으로 못난 원더랜드의 주인을 맡고 있는 갓패치와 여왕까지. 현과장의 노래를 막을 수 있는 모든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난 여기에 없어도 될 거 같습니다만.”

“제일 큰일을 저지른 게 미우다냥. 잔말 말고 아이디어나 내라냥.”


어흥선생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여왕을 향해 빠르게 손을 뻗었다. 머리 위로 손을 살포시 올라온 어흥선생의 손. 그 손은 이내 지긋이 그녀의 머리를 찍어 눌렀다. 다시는 도망갈 생각을 못 하게.


“아픕니다만! 아픕니다만!”

“시끄럽다냥! 호떡에 원러랜드의 미래를 판 주제에냥!”

“어흥선생도 귀여운 머리띠 준다면 영혼까지 팔 인간입니다만!”

“난 그렇게 지조가 없진 않다냥!”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눈빛으로 보내는 여왕과 어흥선생. 회의가 시작도 되기 전에 끝날 위기가 찾아오는 듯이 보였다.


“둘 다 그만 하랄까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랄까나.”

“맞아요. 지금은 우리의 고막을 지킬 작전을 짜야 할 때라고요.”


그런 두 사람을 황급히 말리는 채야와 우유나.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건 오직 밀크나 뿐이었다.


“어이, 넌 왜 가만히 있어? 너도 이 작전에 동참하는 거잖아.”

“갓패치 님은 몰라도 한참 모르시네. 제 귀에는 보이스 캔슬링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고요. 저는 그냥 여기에 앉아 있는 겁니다. 여기에 인원이 많으니까.”

“아,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도 제정신이 아닌 건 확실하네.”


도도하게 앉아 있는 밀크나를 향해 독설을 날린 갓패치는, 이번엔 시선을 돌려 어흥선생을 타겟으로 잡았다.


“어흥선생, 제정신이야? 난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갓패치는 원더랜드의 주인이다냥. 머리 좀 굴려봐라냥.”

“아니, 원더랜드 최고의 지략가인 어흥선생이 모르는 데 나보고 머리를 굴리라고? 제정신이야?”


다짜고짜 어흥선생을 향해 시비부터 던지는 갓패치. 도무지 이 상태로는 이 중대한 회의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만 같이 느껴졌다.


“모두 정신 좀 차려라냥! 이러다 다 죽는다냥!”


모두의 집중을 이끌어 내기 위해 소리를 내지른 어흥선생이었지만, 그 효과는 미비하기만 했다. 이미 그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 그가 계획한 리코와 키토의 대뷔 작전이 현과장의 등장으로 박살 난 게 큰 원인으로 작용 했다.


거실의 모두는 제각각 자기가 할 말만 늘어놓았다. 서로의 의견은 완전히 무시한 채. 그렇다고 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서로를 향한 비난과 원망뿐었다. 여느 정치인들과 다를 것이 없이.


“이렇게 시간만 낭비 할 수는 없다냥...”

“그냥 어흥선생의 팬클럽을 불러서 쑥대밭을 만드는 건 어때? 전국 노래 잘함을 시작도 못하게.”

“갓패치,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냥? 그런 몰상식한 방법을 쓰는 건...”


갓패치를 향해 한마디 따끔하게 하려던 어흥선생은, 잠깐 말을 멈췄다. 그래 어쩌면 그가 말한 방법이 큰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갓패치가 한 말이 맞다냥. 내 팬클럽을 이용하면 된다냥!”

“정말 깽판 부리게? 제정신이야?” 어흥선생 제정신이냐고.“


갓패치의 꾸짖음에 살며시 미소를 짓는 어흥선생. 그의 머릿속에 다른 꿍꿍이가 숨어 있는 듯이 보였다.


“내가 그렇게 멍청한 사람으로만 보이냥? 난 어흥선생이다냥.”


목소리에 느껴지는 자신감. 그런데, 그 자신감을 마주한 모두의 얼굴이 무척이나 창백해졌다. 그들을 닥친 뜻모를 불안감. 도대체 어흥선생의 머릿속에 그려진 대책은 도대체 무엇일까.




“전국~!”


아나운서 나마래의 목소리가 드넓은 회장에 울려 퍼졌다. 그러자,


“노래 잘함~!!”


그 목소리에 화답이라도 하듯 여기저기서 외치는 청중들. 야외 세트장 안에만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 대회가 시작되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청중의 목소리와 함께 경쾌한 음악이 울려 퍼졌다.

싱글벙글 웃으며 작은 율동을 보이는 어르신.

음악에 맞춰 해맑게 웃는 아이들.

기대감 가득한 눈빛으로 무대 위를 바라보는 청년들 까지.

원더랜드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전국 노래 잘함」은 지난 참사의 괴로움과 슬픔을 단번에 날려줄 단비같은 존재였다.


“이번 전국 노래 잘함은 여왕님께서 특별히 주문하신 프로그램들로 가득합니다. 여러분들에게 기운과 행복을 안겨다줄 전국 노래 잘함! 모두 준비 되셨나요?”


나마래의 인사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터지는 환호성. 대회장의 모두의 얼굴에 기쁨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단, 6명만 빼고.


“제정신이야? 정말 하겠다고?”

“이건 미친 짓이랄까나! 정말 미친 짓이랄까나!”

“난 도망 갈 겁니다만! 난 진짜 도망 갈 겁니다만!”


갓패치와 채야, 그리고 여왕은 창백해진 얼굴로 우왕좌왕 어찌 할 줄을 몰라 했다. 그러자,


“침착해라냥. 그러다 전부 망치는 수가 있다냥.”


그들을 향해 침착한 목소리로 격려하는 어흥선생. 하지만 목소리만 침착할 뿐, 그의 얼굴도 세 사람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어흥선생 님도 긴장하시긴 마찬가지인 모양이네요.”

“긴장 안 하는 게 이상한 거다냥. 손이 떨리고 다리가 후들 거린다냥.”


애써 침착하려는 듯 목소리에 힘을 주고 우유나에게 대답한 어흥선생. 그러자, 밀크나가 다가와 알약만큼이나 작은 캡슐을 내밀었다.


“무대 의상이 담긴 캡슐입니다. 춤은 무대 의상 안에 내장되어 있으니 안심하세요.”


무대의상? 춤? 밀크나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떨린다랄까나. 정말 떨린다랄까나.”

“내가 왜 여기 있는 겁니까만? 난 노래와 춤을 출 이유가 없습니다만!”


어흥선생에 이어 캡슐을 받게 된 채야와 여왕., 그들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러고 보니, 노래와 춤을 한다고? 설마... 이 사람들이 무대 위에 서는 거야? 두 귀염둥이를 대신해?


“제정신이야?! 데뷔라니! 내가 광대 데뷔라니!”


캡슐을 받아든 갓패치는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절규했다. 아무래도 이 사람들이 무대 위에 서는 모양인데. 그런데 어떻게 현과장을 막는다는 거지? 원더랜드의 주인들이 무대 위에서 몸을 흔든다고 좋아할 관중들이 아니잖아.


“준비는 끝났나요, 어흥선생 님?”

“이미 전달했다냥. 우린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냥.”


어흥선생은 각오 서린 눈빛으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낯빛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눈빛. 그는 현실이 가지고 오는 괴리감을 오로지 의지만으로 이겨내려 하고 있었다. 원더랜드를 구하겠다는 의지만으로.




한편, 다른 대기실에서 음색을 맞춰보고 있던 현과장과 두 귀염둥이들. 노래가 끝나자, 현과장은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거면 충분할 거 같은데.”

“우리 잘했다능! 정말 잘 했다능!”

“우리! 잘함!”


리코와 키토는 자리에서 방방 뜨며 자신들의 노래에 만족했다.


“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멍.”


게다가 듣고 있던 루프마저 현과장과 두 귀염둥이를 칭찬하는 상황,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현과장 노래 못 하잖아?


“이 노래는 모두가 좋아할 거 같다, 멍.”


게다가 모두가 이 노래를 좋아한다고? 현과장 무슨 방법을 쓴 거야?

궁금증이 점점 커져가려던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그들의 대기실로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현과장을 내쳤던 노래교습소의 그 노신사. 그의 뒤로 낯익은 또 다른 모습이 보였다. 그의 손자인 그 청년이었다.


“어떻습니까, 컨디션은?”


들어오자마자 인사는 재껴두고 셋의 컨디션부터 챙기는 노신사. 그의 눈빛에서 진지함과 동시에 프로의 매서운 시선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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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283. 정비 23.12.06 19 3 11쪽
282 282.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3 23.12.06 19 3 11쪽
281 281.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2 23.12.05 15 3 11쪽
280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23.12.05 15 3 12쪽
279 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2 23.12.04 15 4 11쪽
278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23.12.04 20 3 11쪽
277 277. 아이템 업그레이드 - 4 23.12.03 10 3 11쪽
276 276. 아이템 업그레이드 - 3 23.12.02 20 3 11쪽
275 275. 아이템 업그레이드 - 2 23.12.01 14 3 11쪽
274 274. 아이템 업그레이드 23.11.30 16 3 12쪽
273 273. 현과장의 개점휴업 마지막(현과장의 각오) 23.11.29 19 3 12쪽
272 272. 현과장의 개점휴업 - 8 23.11.28 16 3 11쪽
271 271. 현과장의 개점휴업 - 7 23.11.27 14 3 11쪽
270 270. 현과장의 개점휴업 - 6 23.11.26 14 3 11쪽
269 269. 현과장의 개점휴업 - 5 23.11.25 13 3 11쪽
268 268. 현과장의 개점휴업 - 4 23.11.24 11 3 11쪽
267 267. 현과장의 개점휴업 - 3 23.11.23 13 3 11쪽
266 266. 현과장의 개점휴업 - 2 23.11.22 14 3 11쪽
265 265. 현과장의 개점휴업 23.11.21 18 3 11쪽
264 264. 신과 함께 - 2 23.11.20 16 4 11쪽
263 263. 신과 함께 23.11.19 18 3 11쪽
262 262. 개판 오분 전 - 2 23.11.18 14 3 11쪽
261 261. 개판 오분 전 23.11.17 15 3 11쪽
260 260. 무서운 존재 - 3 23.11.16 18 3 12쪽
259 259. 무서운 존재 - 2 23.11.15 16 3 11쪽
258 258. 무서운 존재 23.11.14 17 3 12쪽
257 257. 착오 23.11.13 13 3 11쪽
256 256. 테러 23.11.12 12 4 12쪽
255 255. 결성! 솔티드! 23.11.11 1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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