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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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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898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2.06 19:00
조회
18
추천
3
글자
11쪽

283. 정비

DUMMY

“그러니까, 내 새로운 능력이 반사라고?”


턱을 괴더니 한참 동안 고개를 끄덕이던 현과장. 그는 이내 뭔가 불만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거실 천장을 향해 고개를 빳빳이 들며 입을 열었다.


“이거 너무 약한데요? 그렇죠?”

“... 그거 누구에게 하는 말이냥?


누구에게 건네는 이야기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어흥선생. 현과장의 모습을 기이하게 여기는 건 비단 그 혼자 뿐만은 아니었다.


“제정신이야? 집에 왔으면 정신을 차리라고.”

“그렇다랄까나. 이제 그만 정신을 차리고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랄까나.”


갓패치와 채야도 즉각 반응했다. 그러자,


“아니, 뭘 몰라도 한 참 모르네. 내가 이 능력을 가진 게 단순히 운 때문인 줄 아시나. 이렇게 술술 풀리게 뒤를 봐주신 분이 계시다고요. 알겠어?”


현과장은 모두를 힐끔 보더니, 손가락으로 은근슬쩍 천장을 가리켰다. 하지만 채야는 여전히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모양인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그게 정말이냥?”

“제정신이야? 그런 뒷이야기가 있었다고?”


그녀와 반대로 현과장의 뜻을 완벽하게 이해한 두 사람, 어흥선생과 갓패치. 그들은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이 사실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듯 연신 두 눈만 껌뻑이는 두 사람. 그들은 이번 일의 배후에 신이 개입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그거 미친 행운 덕분이 아니냥?”

“미친 행운 덕분이지. 하지만! 미친 행운을 만들어서 상황을 반전시킬 생각을 낸 분은 내가 아니라고. 다른 분이지.”


현과장은 어흥선생을 바라보더니, 다시 한 번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그러자, 완전히 그의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올리는 어흥선생과 갓패치. 채야도 그들을 따라 천장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우리 집 천장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고 할까나. 우리 집은 아직 1층 집이랄까나.”


여전히 채야는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그러던 그때,


”아! 혹시 2층이 필요해서 그런 거라면, 내가 내일 쯤 만들어 줄 수 있다랄까나.”


이제야 눈치 챘다는 듯 해맑게 웃으며 천장을 손으로 가리키는 그녀. 그 천진난만한 모습에, 모두의 눈빛은 한 동안 채야를 향했다.


“그래, 이게 채야지.”

“할매, 꼭 변하지 말아야 한다냥.”

“제정신... 그래, 제정신이지.”


채야는 비아냥거리는 그들의 반응에도 해맑게 웃었다. 그녀를 무시한 그들이 무안하고 민망해 고개를 못 들 정도로.


“이야기로 돌아가자냥. 그러니까 신의 개입이 있었다는 거냥?”


현과장은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신께서 우리 집에 오는 걸까나? 아! 그래서 2층이 필요한 걸까나?! 내가 바로 만들 수...”


사실을 오해해도 너무 오해해버린 채야. 심지어 마법으로 2층을 올리려는 그녀의 행동에, 어흥선생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함을 느꼈다.


“현과장, 채야를 잡아라냥.”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한 바탕 소동이 있었던 모양인지 폐허가 되다시피 한 거실의 상태. 이 사건의 원흉인 채야는 밧줄에 꽁꽁 묶인 채, 소파 위로 널브러져 있었다.


“... 그런데 난 왜 묶인 거야?”


밧줄에 묶은 그녀 옆으로, 밧줄도 아닌 쇠사슬에 묶인 채 옴짝달싹도 못 하게 된 현과장. 이 상황이 억울할 만도 한 그는, 얼굴에 당혹감과 억울함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


“현과장도 그러고 있어라냥. 지금 현과장의 상태가 위험하다냥.”

“아니, 내가 왜 위험해?”


현과장은 어흥선생의의 말에 더욱 세차게 반응했다. 위험하다니. 원더랜드를 구한 자신이 위험하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지금 그 상태로 밖으로 나가게 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을 해봤냥? 행여나 날아오는 공에 맞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 공을 찬 사람은 공이 아니라 목숨이 날아가는 거다냥.”


어흥선생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진지함. 그제야 현과장도 자신이 직면한 일이 보통 일과 거리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럼... 어떡하지?”

“능력을 제어하는 법을 익혀라냥. 힘만 있다고 해서 모두 강한 게 아니다냥. 힘을 제어할 줄 알아야 진정 강해지는 거다냥.”


현과장은 그의 말에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제어하지 못 하는 힘은 그저 폭력에 불과할 뿐. 강하다는 말이 어울리지는 않는다.


“연습해라냥. 할매는 머리 좀 식히고.”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뫠 묶인 거랄까나?”


채야가 어흥선생에게 대들며 윽박을 질렀지만, 그는 묵묵부답. 오히려 그는 밖으로 나갈 채비를 챙겼다. 현과장이 가지고 온 전설급 무구들을 전부 들고서.


“어디 가는 거랄까나? 날 풀어주고 가랄까나!”

“하늘에서 기계들이 떨어진다는 소문이 있다냥. 그것 때문에 우유나와 밀크나가 성 안 연구실에 잡혀 있다냥.”


대답을 마친 그는, 이내 갓패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말없이 차원문을 여는 갓패치. 이어서 어흥선생이 수많은 무기들을 들고서 차원문 안쪽으로 몸을 던졌다.


“지금 한바탕 하러 가는 걸까나?”

“제정신이야? 그런 게 아니라고.”


차원문 안으로 들어가려던 갓패치. 그는 걸음을 멈추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려 채야를 바라보았다. 채야를 향한 담담한 갓패치의 눈길. 이윽고 그의 입에서 어둡고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다음에 있을 전쟁을 준비하러 가는 거야.”




한편, 로봇의 몸에 영웅의 영혼을 이식시킨 다리안은, 그 기세를 몰아 더욱 큰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었다.

10평 남짓한 작업실에서 벗어나, 운동장보다 더 넓은 창고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다리안. 그 모습은 거대화 시킨 로봇, 아니 안드로이드 그 자체였다.


“신의 망치시여. 왜 거대화 된 로봇을 만드는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그런 그의 모습에 의문을 품은 것일까. 다리안의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로봇, 영웅의 영혼이 이식된 그 로봇이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보여주기지, 영웅왕. 우리의 적 원더랜드의 생물들에게 우리의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한 로봇.”

“힘으로 짓눌러버리면 그만 아닙니까? 힘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보다 확실한 경고가 될 거라 사료되옵니다만...”


영웅왕은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여전히 이해를 못 한 듯한 그의 표정. 그러자, 다리안은 피식 웃어버렸다. 마치 그의 의문이 가소롭다는 듯이.


“그게 그대와 나의 차이지, 영웅왕. 난 미래를 보고 있고. 그대는 현실만 보고 있는.”

“신의 망치시여,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생각이 아니라 확신이라네. 이 거대한 로봇은 신의 위엄을, 우리의 위엄을 보여줄 아주 적적한 상징물이 되겠지.”


말을 마친 그는, 다시금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 거대한 로봇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그러던 그때,


“아! 영웅왕! 마침 생각이 난 게 있는데.”


뭔가 떠오른 것일까. 다리안은 갑작스레 뒤를 돌아 영웅왕을 바라보았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비해 담담하기 그지없는 다리안의 표정. 그 표정으로 미루어 볼 때, 큰 사건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였다.


“이번 원더랜드 선봉대로 그대가 지휘하는 로봇 군대가 떠날 것이 결정되었네.”

“드디어 제 차례가 온 것입니까, 신의 망치시여.”


마치 이 상황을 기다렸다는 듯, 기쁘게 받아들이는 영웅왕.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다리안과는 다르게, 그의 앞에 무릎까지 꿇으며 경건하게 받아들였다.


“그럼 준비하게. 모두가 그대의 활약에 기대를 하고 있으니.”

“존명(尊命).”


짧은 두 글자만을 남긴 채, 영웅왕은 순식간에 자리에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가 떠나자, 창고 구석으로부터 구두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또각또각. 남자의 발걸음 소리가 아닌 여성의 발걸음 소리가.


“살아있지도 않은 것에 너무 신경을 쓰는 건 아닌가요, 다리안?”

“영웅들이란 명예에 살고 죽는 놈들이지. 저 정도 대우를 해줘야 딴 생각을 안 한다네, 안드레아.”


다리안의 말을 차분하게 듣던 안드레아는, 영웅왕이 사라진 그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매번 존중해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요? 내가 가지고 온 영혼만 수백 개인데.”


그녀의 말에 공감하는 것일까. 바쁘게 움직이고 있던 다리안의 손이 일순간에 멈추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점점 진지해지는 그의 표정.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리안의 얼굴을 뒤덮었던 그늘은 이내 빠르게 걷히고야 말았다.


“어차피 쓰고 버릴 것들 아닌가? 크게 신경 쓰지 말자고.”


다리안은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존중도 그리고 조금의 신뢰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애당초 로봇을 향한 그의 마음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영혼이 들어갔지만 도구는 도구일 뿐. 그래, 그에게 있어서 로봇들은, 안드로이드들은 도구일 뿐이었다. 원더랜드의 누군가들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럼 밀크나가 한 번 골라봐라냥.”

“제가요? 전 안드로이드인데요.”


원더랜드 성 안의 연구실.

어흥선생의 말에 밀크나는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마치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듯한 그녀의 표정. 하지만 그녀를 지켜보는 주변인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아니, 밀크나. 무기가 있어야 원더랜드를 지키죠. 안 그래요?”

“아니, 우유나. 무기가 없어도 저는 잘 지킬 수 있어요.”


우유나와 밀크나 사이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기싸움.

전설급 무기를 쥐여 주려는 자와 그것을 결단코 거부하려는 자. 이 두 여성은 한 치의 양보도 하려하지 않았다.


“제정신이야? 빨리 안 집어? 지금 할 일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그러자, 보다 못해 둘 앞에 나서는 갓패치. 그는 연구실에 수북히 쌓인 무기들을 둘러보더니, 뭔가를 하나 잡아서 밀크나에게 넘겼다. 그것은,


“팔찌요?”


다름 아닌 팔찌. 특별한 능력이 안 느껴지는 그런 팔찌였다.


“마력의 증폭, 아니, 마력 자체가 느껴지지 않는 팔찌를 왜 주시는 건가요, 갓패치?”


이런 그의 행동에 의문을 갖는 건 다름 아닌 우유나. 그녀는 밀크나에게 추천한 무기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우유나, 저건 가속 팔찌다냥.”

“가속 팔찌?”


어흥선생의 설명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우유나. 그녀와 반대로 밀크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흡사 그 팔찌의 쓰임새를 알겠다는 듯이.


“이럴 장착하면 모든 게 빨라지는 군요, 그렇죠?”

“그렇다냥. 모든 능력에 가속이 붙는다냥.”

“저한테 딱인 무기네요. 감사합니다, 갓패치님.”


어흥선생의 설명을 들은 밀크나는, 곧바로 갓패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런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아직도 뾰로통한 존재들이 있었으니. 그 정체는 바로,


“아니 왜 나만 몰라요? 누가 나한테 좀 설명을 해줘요!”


당연히 우유나. 그리고,


“나도 갖고 싶다능!”

“나도! 나도!”


우리의 귀염둥이, 키토와 리코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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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3. 정비 23.12.06 19 3 11쪽
282 282.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3 23.12.06 19 3 11쪽
281 281.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2 23.12.05 15 3 11쪽
280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23.12.05 14 3 12쪽
279 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2 23.12.04 14 4 11쪽
278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23.12.04 20 3 11쪽
277 277. 아이템 업그레이드 - 4 23.12.03 10 3 11쪽
276 276. 아이템 업그레이드 - 3 23.12.02 20 3 11쪽
275 275. 아이템 업그레이드 - 2 23.12.01 14 3 11쪽
274 274. 아이템 업그레이드 23.11.30 16 3 12쪽
273 273. 현과장의 개점휴업 마지막(현과장의 각오) 23.11.29 18 3 12쪽
272 272. 현과장의 개점휴업 - 8 23.11.28 15 3 11쪽
271 271. 현과장의 개점휴업 - 7 23.11.27 14 3 11쪽
270 270. 현과장의 개점휴업 - 6 23.11.26 13 3 11쪽
269 269. 현과장의 개점휴업 - 5 23.11.25 13 3 11쪽
268 268. 현과장의 개점휴업 - 4 23.11.24 11 3 11쪽
267 267. 현과장의 개점휴업 - 3 23.11.23 13 3 11쪽
266 266. 현과장의 개점휴업 - 2 23.11.22 14 3 11쪽
265 265. 현과장의 개점휴업 23.11.21 18 3 11쪽
264 264. 신과 함께 - 2 23.11.20 16 4 11쪽
263 263. 신과 함께 23.11.19 18 3 11쪽
262 262. 개판 오분 전 - 2 23.11.18 14 3 11쪽
261 261. 개판 오분 전 23.11.17 14 3 11쪽
260 260. 무서운 존재 - 3 23.11.16 18 3 12쪽
259 259. 무서운 존재 - 2 23.11.15 15 3 11쪽
258 258. 무서운 존재 23.11.14 17 3 12쪽
257 257. 착오 23.11.13 13 3 11쪽
256 256. 테러 23.11.12 12 4 12쪽
255 255. 결성! 솔티드! 23.11.11 1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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