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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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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854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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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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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DUMMY

“아니! 뭐, 뭐 하는 겁니까?!”

“업그레이드 하실 무기를 확인 하는 겁니다. 조금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경비원들은 도박장, 아니 강화장을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을 제쳐둔 채, 오직 현과장만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하긴 그의 복장이 문제이긴 했다. 이곳을 이용하는 모든이들이 단정한 옷차림인데 비해, 현과장은 편한 옷차림. 그것도 붉은 색 트레이닝 바지를 입었으니까. 억울한 건 어쩔 수 없지만, 현과장은 그냥 침착하게 검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경비원들은 일제히 달려들어 현과장의 몸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현과장에 대한 자비나 배려가 없는 경비원들의 행동들. 그들의 무지막지한 손길이 급기야 현과장의 수치스러운 부분까지 닿고야 마는데.


“잠깐! 어딜 만져! 그거 성범죄야! 성범죄! 알아?!”


순간, 그의 가슴팍에서 튀어나와 경비원들의 손을 그어버리는 단검, 은화. 현과장이 의도하지 않은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은화 덕분에 현과장의 몸에서 손을 뗀 경비원들. 그들은 잔뜩 겁을 집어먹은 상태로 하늘에 둥둥 떠 있는 은화를 바라보았다.


“오호, 강원랜드의 국보급 아이템 은화가 아닙니까.”


그때였다. 은화의 정체를 알고 경비원들 앞에 나선 한 남자. 그의 등장에, 경비원들의 얼굴을 뒤덮고 있었단 긴장감이 한 순간에 풀리고 말았다.


“지배인님!”


일제히 그 남자를 향해 경례를 올리는 경비원들. 깔끔한 주황빛 정장 차림에 어흥선생 만큼 크고 건장한 몸매. 이 외모와 어울리지 않게 평범한 얼굴과 평범한 머리 스타일. 풍겨오는 느낌은 미친 자였지만, 외모는 그냥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여기 지배인이자, 오너, 소! 기~임! 스!입니다.


남자는 느껴지는 기운에 걸맞은 특이한 억양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소기임스 씨?”

“노노! 쏘! 기~임! 쓰!”


점점 강한 악센트가 첨가된 그의 억양. 도대체 이름이 뭐라는 거야. 소기임스? 쏘기임쓰?


“저 지배인 이름은 소김스다냥. 줄 곳 여기에서 업그레이드 장사를 하고 있다냥.”

“아, 소김스 씨.”


어흥선생의 설명에 현과장은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애당초 소김스라고 평범하게 말하면 되잖아. 도대체 왜 오해 받을 만한 행동을 하는 거야?


“예스! 예스! 쏘! 키~임~! 쓰!”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 말할수록 더욱 망가지는 그의 억양. 현과장은 이 이상 지배인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게 득이 아니란 판단이 들었다.


“그래, 지배인 님. 나 들어가도 되는 거죠?”

“오! 당연하죠! 이런 전설급 아이템을 가지고 계신 호구, 아니 손님을 놓칠 수 있겠습니까.”

“호구요?”

“잘못들으신 겁니다. 제가 악! 센! 트! 가 좀 특별해서.”


잠깐 본심이 흘러 나왔지만, 미소로 얼버무리는 지배인 소김스.

그는 이내 머리까지 조아리며 정중하게 현과장과 그의 일행을 정문 앞까지 안내했다.


“여기 이분들 VVIP 룸으로 모시고 가도록.”

“네, 지배인님.”


소김스의 명령에, 경비원 중 한 명이 현과장의 앞에 나섰다.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시지요.”

“아, 네...”


너무나 친절한 지배인의 태도에 뭔가 꺼림칙함을 느낀 현과장이었지만, 크게 꼬투리 잡을 부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의심만을 가슴에 품은 채, 강화장, 강화 플러스 안으로 들어가게 된 현과장과 일행들. 아직까지는 현과장에게 큰 위협은 없었다.

그래, 아직까지는.


“당신들 방금 다쳤지? 손 봐봐.”


소김스는 현과장 일행이 강화장 안으로 사라지자, 서둘러 경비원들의 손을 확인했다. 현과장을 어루만진 그 경비원들의 손이었다.


“크게 다친 곳이 없습니다.”


경비원의 말대로 큰 상처가 없는 그들의 손. 상처는커녕 칼이 지나간 자국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역시... 소문대로군. 원더랜드의 붉은 색.”


그들의 손을 보더니, 평범하기만 했던 소김스의 얼굴에 비열함이 꽃피었다. 욕심과 악의로 똘똘 뭉친 표정. 그의 지금 모습은 악마가 따로 없었다.


“저 인간, 신의 방패를 가지고 있다.”




“이야 휘황찬란하네!”


조금 전까지 걱정과 의심에 정신을 바짝 차리겠다고 마음먹었던 현과장. 작심삼일이라고 했던가. 그의 마음은 강화장의 현란한 강화쇼를 보는 순간 완전히 잊혀지고 말았다. 이건 작심삼일이 아니라 거의 작심삼초 수준인데.


“우와! 엄청 멋있잖아!”


마치 한 여름의 불꽃놀이처럼 반짝반짝거리다가 이내 터져버린 강화 이펙트. 사람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저걸 보려고 강화를 하는 거다냥.”

“저게 성공 이펙트야?”

“그렇다냥.”


성공을 하면 화려한 이펙트를 볼 수 있다는 말인 건가. 그럼, 실패할 때의 이펙트는 어떨까?


“실패하면?”

“아무 것도 없다랄까나. 그냥 실패라는 말만 나온다랄까나.”


채야의 말에 완전히 사라졌었던 의심이 다시금 고개를 내밀었다. 왜 실패 때 이펙트는 초라하다 못해 없는 걸까. 실패의 심정을 대변하려고 그런 것일까.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걸까?


“흐음... 그렇단 말이지.”

“그러니까 도박은 하는 게 아니라니까. 제정신이야?”


순간, 모두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너무나 태연하게 도박을 비판하는 그 인물을.


“그걸 지금 갓패치가 말 할 건 아니랄까나! 여길 고양이 놈에게 알려준 건 갓패치랄까나!”

“할매 말이 맞다냥! 사건의 원흉은 갓패치다냥!”

“그러게 누가 실패하래? 난 실패 안 하고 이렇게 성공했잖아.”


갓패치는 깝죽거리며 모래시계를 모두의 앞에 내밀었다. 그래, 현과장이 죄의 탑에서 되찾아온 그 모래시계 말이다.


“이번에 갓패치도 업그레이드해라냥!”

“그럼 해야지~ 웁스~ 이걸 어쩌나~ 내 무기는 이미 신급 무기네~ 업그레이드가 불가능 하네~ 깔깔깔깔~”


깊고 깊은 내장 저 안쪽으로 부터 올라오는 비웃음. 아무래도 갓패치가 여기까지 따라온 건 여기 이 사람들을 놀리기 위함인 거 같은데...


“현과장! 따야한다냥! 꼭 따서 저 콧대를 납작하게 눌러줘야 한다냥!”

“어, 어...”

“‘어, 어...‘가 아니다랄까나! 꼭 따야 한다랄까나!”


어흥선생과 채야가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거품을 물고 쓰러질 것만 같은 두 사람. 이상하게도 그들이 무기를 날린 원인을 알 것만 같았다. 전부 갓패치의 도발 때문일 게 분명했다.


그렇게 정겨운 대화를 이어가던 사이, 어느새 VVIP 룸 안에 도착한 현과장과 일행들. 그 방 안에는 투박하게 생긴 단 하나의 슬롯머신과 작은 테이블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이딴 게... VVIP 룸?”


너무나 갖춰진 것이 없는 방의 상태에 그만 마음의 소리가 쏟아져 나온 현과장.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 세 사람의 생각은 전혀 그와 다른 모양이었다.


“역시 뭐니뭐니 해도 근본은 이거다냥.”

“올드스쿨은 죽지 않는다랄까나.”

“제정신이야? 시간이 지날수록 빈티지는 값이 오르는 법이지.”


오히려 현과장과 다르게 극찬을 아끼지 않는 세 사람. 낡은 기구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에 경외심마져 맴돌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여기 기계가 태토의 강화 머신이다냥. 전설급 아이템이 신급 아이템으로 강화 되려면 여기 이 기계를 이용해야한다냥.”


전설급 아이템이 신급 아이템으로 강화되기 위해서는 오직 눈앞의 낡은 기계를 이용해야 한다는 말에, 현과장의 눈빛이 달라졌다. 실망감만 가득했던 그의 눈동자에 점차 차오르기 시작한 기대감. 그 기대감과 함께 헛된 희망도 함께 차오르는 듯이 보였다.


“그럼 한 번 강화를 해 볼까?!”




한편 그 시각.

안드레아로부터 영웅의 영혼을 손에 넣게 된 다리안은, 모두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홀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었다.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한 다리안의 공방. 그 중 눈에 띠는 것은 다름 아닌, 안드로이드 로봇. 특히나 중화기로 중무장 시켜 놓은 안드로이드가 신비로운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래, 기본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는 거 같고. 이제 남은 건 영혼을 넣는 일 뿐인가?”


그는 작업대 위에 놓인 작은 병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작은 병.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기대라도 하는 듯, 그 빛은 찬란하고 또 아름다웠다.


“아무래도, 이 영혼도 그걸 바라는 것 같군.”


다리안의 얼굴에 망설임이 찾아왔었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결연한 표정으로 영혼이 담긴 작은 병을 손에 쥐었다. 다리안의 손길이 닿자 더욱 힘차게 빛나는 영혼이 담긴 병. 그 빛깔에 그는 더 강하게 확신했다. 이 병 안의 영혼도 새로운 삶을 원하고 있다고.

마음을 결심한 그는, 이내 안드로이드의 앞으로 걸어갔다. 온갖 중화기로 중무장 된 바로 그 안드로이드였다.


“이제 새로운 삶을 받아들일 차례다, 영웅이여.”


다리안은 이내 안드로이드의 가슴을 열고 병을 집어넣었다. 로봇의 안에서 점차 금이 가기 시작한 작은 병. 깨진 금 사이로 찬란한 오색빛깔이 새어나왔다. 새로운 삶을 향한 찬란한 발버둥. 그 빛은 그대로 안드로이드의 안으로 빠르게 스며들어 갔다.




그러니까, 신급으로 강화를 하려면 다섯 번이나 성공을 해야 한다고?“


현과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주변의 모두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다섯 번이라니. 이건 또 무슨 말인 걸까.


“정확히 말하면, 짱, 꽝, 꼬, 융, 똥. 이렇게 다섯 단계다냥.”


짱꽝꼬융똥. 어디선가 들어본 것만 같은 단계지만, 그냥 너그럽게 넘어가자.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극악의 확률을 한 번도 아닌, 다섯 번을 넘기라고? 이거 그냥 아이템을 가져가겠다는 말이잖아!”


현과장은 두 눈을 부릅뜨며 분노를 토해냈다.


“그래도 확률은 인색하지 않다냥. 짱 단계는 100% 꽝은 99%, 꼬는 98, 융은 97%다냥.”

“그래? 그럼 똥은? 똥은 몇 %인데?”


생각보다 높은 확률에 화색이 도는 현과장의 얼굴. 그런데, 어흥선생의 얼굴은 그와 완전히 달랐다.


“똥은... 그러니까...”


이상하리만큼 말을 아끼는 어흥선생. 이윽고 들려온 그의 목소리는, 그가 왜 이렇게 뜸을 들인 건지 알 수 있었다.


“0.001%다냥.”

“뭐? 영점영영일? 짱꽝꼬융똥이 아니고 0.001?”


아니 갑자기 왜 이렇게 확률이 떨어지는 거야. 도둑놈 심보도 이것보다 낫겠다. 이건 완전히 대놓고 아이템을 가져가겠다는 거잖아.


“신급 아이템을 얻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거다냥.”

“아니, 그래도 그렇지. 이게 맞아?”


어흥선생의 말이 맞긴 했지만,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이 억울한 기분은 뭘까. 이미 그의 단검 은화가 강화장에 빼앗긴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 말까? 이건 말이 안 되잖아.”

“그냥 돌아가도 괜찮다냥. 그런데 현과장, 여기서 물러서면 절대 싸우는 법을 배울 수 없다냥.”


어흥선생의 뼈 있는 한 마디에 현과장은 그 자리에 멈춰섰다. 자신의 단검을 노리는 그 탐욕스러운 기계 앞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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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283. 정비 23.12.06 18 3 11쪽
282 282.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3 23.12.06 19 3 11쪽
281 281.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2 23.12.05 15 3 11쪽
280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23.12.05 14 3 12쪽
279 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2 23.12.04 14 4 11쪽
»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23.12.04 20 3 11쪽
277 277. 아이템 업그레이드 - 4 23.12.03 10 3 11쪽
276 276. 아이템 업그레이드 - 3 23.12.02 19 3 11쪽
275 275. 아이템 업그레이드 - 2 23.12.01 14 3 11쪽
274 274. 아이템 업그레이드 23.11.30 15 3 12쪽
273 273. 현과장의 개점휴업 마지막(현과장의 각오) 23.11.29 18 3 12쪽
272 272. 현과장의 개점휴업 - 8 23.11.28 15 3 11쪽
271 271. 현과장의 개점휴업 - 7 23.11.27 14 3 11쪽
270 270. 현과장의 개점휴업 - 6 23.11.26 13 3 11쪽
269 269. 현과장의 개점휴업 - 5 23.11.25 13 3 11쪽
268 268. 현과장의 개점휴업 - 4 23.11.24 11 3 11쪽
267 267. 현과장의 개점휴업 - 3 23.11.23 13 3 11쪽
266 266. 현과장의 개점휴업 - 2 23.11.22 14 3 11쪽
265 265. 현과장의 개점휴업 23.11.21 18 3 11쪽
264 264. 신과 함께 - 2 23.11.20 16 4 11쪽
263 263. 신과 함께 23.11.19 18 3 11쪽
262 262. 개판 오분 전 - 2 23.11.18 14 3 11쪽
261 261. 개판 오분 전 23.11.17 14 3 11쪽
260 260. 무서운 존재 - 3 23.11.16 17 3 12쪽
259 259. 무서운 존재 - 2 23.11.15 15 3 11쪽
258 258. 무서운 존재 23.11.14 17 3 12쪽
257 257. 착오 23.11.13 13 3 11쪽
256 256. 테러 23.11.12 12 4 12쪽
255 255. 결성! 솔티드! 23.11.11 1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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