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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224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11.09 10:00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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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53. 재도전! 전국 노래 잘함! - 4

DUMMY

“그게 지금 대답인 거냐?”

“사실 말씀 드려도 모르잖아요. 말만 해 봤자 내 입만 아프...”


청년의 건방짐이 다시금 고개를 내미려던 바로 그때, 현과장의 눈빛에서 관리자의 차분한 분노가 일렁였다. 후임의 자기중심적 사고를 마주했을 때 나오는 꼰대의 감정. 그의 눈동자는 눈앞의 어리석은 인간을 어떻게 요리해 먹을지 요리조리 고민하는 듯한 눈치였다.


“그래 한번 지껄여봐. 네가 얼마나 잘난 놈인지.”

“나 참... 말해도 모를 거면서.”

“그건 말하고 나서 하는 말이야. 그러니까 말해 보라고.”


현과장의 말에 피식 웃던 청년은 입을 열어 알약의 제조 방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어려운 단어를, 아니, 어른들은 모를 것만 같은 단어들만 골라서 사용하면서. 여기서 이 인간의 말을 하나하나 설명하기엔, 시간도 글자들도 아까우니 그냥 간단히 설명하겠다. 그냥 청년은 자신의 침을 이용해 알약을 만들었다고 한다. 자신의 침에 노래를 잘하게 하는 마법 같은 게 걸려있는 거 같다고. 한마디로 그의 침은 노래를 잘하게 만드는 저주가 걸려있는 모양이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현과장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평범한 마법이었으면 현과장에게 통하지 않을 리 없었으니까. 그건 그렇고 침이라니. 이거 완전히 간접 딥키스잖아.


“그러니까, 네 침에 저주가 걸려 있다는 거잖아.”

“봐봐. 어른들은 꼭 이런다니까. 저주가 아니고 마법. 마법이라고요.”


현과장은 기가 막혔다. 자신도 꼰대지만 이 인간은 본인 보다 더 심한 꼰대. 흔히들 말하는 젊은 꼰대라는 게 바로 청년을 두고 하는 말인 게 분명했다.


“넌 사람의 말을 전혀 안 듣는 구나.”

“들을 필요가 있어야지요. 내가 옳은데. 누구 말을 들어요?”


목 뒤쪽에서 혈압이 솟구치는 게 느껴졌다. 이런 인간을 계속 상대해야만 하는 걸까. 마음 깊은 곳에서 회의감이 밀려왔다.


“됐다. 말을 말자. 루프 씨 움직이자고.”


현과장은 그만 몸을 돌리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현과장의 머릿속을 스쳐가는 기막힌 아이디어. 비록 어흥선생의 작전을 무마시킬 방법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 밀려오고 있는 짜증과 화를 잠재우기엔 충분했다.


“어이, 잠깐만.”

“네? 왜요?”


현과장은 몸을 돌려 청년에게로 다가갔다. 현과장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따스한 기운. 그에게서 뻗어 나오는 그 기운은 이윽고 청년의 몸을 살포시 감쌌다.


“무슨 일인데요.”

“난 네 노래를 들어 본 거 같지 않아서. 정말 네 침이 정말 노래를 잘하게 만든다면, 넌 최고의 가수일 거 아니야.”

“당연하죠!”


청년은 현과장의 말에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러더니,


“잘 들어보세요. 이게 제 침의 능력입니다.”


이내 입을 열고 목소리를 내보내기 시작한 청년. 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목소리가 음색으로 바뀌기 전까지.


“아~ 아~ 아~ 그~ 대~”


청년의 목소리가 골목 사이로 퍼져나갔다. 노래도 음악도 아닌, 그냥 소음 그 자체인 청년의 목소리가.


“어떤 놈이 여기서 소리를 질러!!”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는데, 지금 장난 하는 거야?!!”


골목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사람들의 분노. 그 불만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 했던 청년. 그는 아랑곳없이 노래를, 아니 절규를 계속 이어갔다.


[퍽!]


바로 그때였다. 청년의 뒤통수로 냄새나는 걸레가 날아온 순간이.


“아니, 누가 이런 냄새나는... 도대체 누구야?!”


청년은 노래를 끊고 재빠르게 뒤를 돌아 걸레가 날아온 곳을 바라보았다. 자신감과 긍지가 넘치는 청년의 얼굴 위로 시커멓게 드리우는 그림자. 성난 주민들의 그림자였다.


“아니, 걸레를 던지는 건 무슨 경우입니까?”

“여기서 소리를 지르는 건 무슨 경우인데. 죽고 싶어?”

“소리라니요! 이건 제 노래...”

[퍽!]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얼굴을 향해 날아온 걸레. 조금 전 날아온 걸레보다 훨씬 더럽고 냄새가 지독했다.


“아니! 이 사람들이 지금!”

“이 사람들이? 이거 걸레로 안 되겠네.”


주민들은 순식간에 청년을 에워쌌다. 아직도 자신의 노래가 최고인줄 아는 청년, 그는 단순이 자신을 질투해 이러는 줄로만 알았다.


“아니, 내가 노래를 좀 잘 부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밟죠!”


근처에서 들려온 어린 여자 아이의 서리. 그 목소리에 어른들도 아이들도, 남자도 여자도 주먹질을 시작했다. 한번 시작된 주먹질과 발길질은 결코 멈출 줄을 몰랐다.


“루프 씨. 내가 노래를 불러도 저렇게 사람들이 싫어할까?”

“현과장에 비하면 저 청년은 잘 부르는 거다, 멍.”

“내가... 그 정도야?”


현과장은 신나게 얻어 터지는 청년을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과연 이대로 「전국 노래 잘함」에 나가도 되는 것일까. 걱정이 슬슬 그의 마음속에 피어나기 시작했다.




한편, 지저분한 켄지와 모자란 아담은 현과장과 그 가족들의 약점을 찾으러 다시 한번 원더랜드에 침입한 상태였다.


“많이 바귄 거 같은데...”

“그렇군. 대규모 재개발이 들어간 것 같군.”


원더랜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둘은, 놀이동산처럼 변해버린 상밖마을을 바라보며, 정말 단순한 생각만 떠올렸다. 재개발이라니. 아니, 한 달도 아니고 단 며칠 사이에 재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세상 돌아가는 걸 너무 모르는 거 아니야?


“재개발이 들어가면 돈 좀 번다고 들었다. 켄지, 어쩌면 이건 좋은 찬스 일지 모른다.”


성밖마을을 지긋이 바라보던 아담, 풍경을 바라보던 도중에, 그의 머릿속에서 묘수가 살며시 떠올랐다.


“무슨 찬스?”


멍청하고 융통성 없는 아담이 생각이라는 걸 한다고? 도무지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이 상황에, 켄지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로 아담을 바라보았다.


“우리의 힘으로 불가능하다면, 원더랜드 내부 분열을 이용하면 된다.”

“내부 분열?”


이상하게도 아담이 제안한 계획치고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다. 내부 분열이야 말로 아군의 큰 피해 없이 적군을 제압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 이런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도 아닌 아담이 제안할 줄이야. 어쩌면 아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단 멍청한 인간이 아닐지 모르겠다.


“여긴 재개발로 인해 빈부의 격차가 크게 발생했을 것이다. 내가 당해봐서 안다. 나도 알박기를 해 봐서 잘 안다고.”

“재개발? 알박기?”


아담의 말에 살짝 고개가 기울어진 켄지. 재개발? 알박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우리가 여기서 살살 긁어주면 된다. 집값 경쟁과 싸움을 부추기는 거지. 그럼 자연스럽게 두 부류로 나눠진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기회를 잡은 자와 기회를 놓친 자. 으린 그 둘을 이간질 시키면 된다.”


아담의 눈동자에 투지가 타올랐다. 아무래도 이 인간, 이런 방식으로 돈을 벌었고, 반대로 돈도 날렸을 것이다. 언제 재개발 될지 모르는 곳에 들어가 허송세월도 보냈었겠지.


“자신 있어?”

“전부 경험에서 우러나온 계획이다. 이건 절대 실패하지 않아.”


아담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잔뜩 실려 있었다. 그래, 빈부의 격차를 건드려 분열을 일으킨다. 나쁘지 않은 방법일지 모른다. 그런데,


“그거 얼마나 걸리는 데?”


도대체 어느 세월에 그걸 달성하겠다는 거지? 켄지는 그 부분이 너무나 마음에 걸렸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현과장과 그의 가족들은 세력을 키우는데. 여기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작전을 무턱대고 펼친다고? 켄지는 이 부분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


“글쎄... 한, 1년? 아니 2년? 넉넉잡아 3년?”


아니 3년 동안 이간질 작전을 펼친다고? 이게 말이야 방귀야?


“아니, 그게 말이 돼? 3년을 보내자고? 여기서?”

“원래 집값은 그 정도 시간을 봐야 한다. 켄지, 너무 조급해 하면 안 된다.”


아담의 말에, 켄지는 어이가 없었다. 너무 급한 나머지 이렇게 원더랜드에 재침입을 했으면서, 여기서 3년을 그냥 보내자고? 멍청해도 정도가 있지. 이거 멍청해도 너무 멍청하잖아!


“아담, 너... 어떻게 신의 능력을 얻었어? 그렇게 멍청한데?”

“멍청하다고? 내가? 내 머리는 신이 인정한 두뇌다. 신께서 직접 말씀하셨단 말이다. 난 머리가 순수해서 좋다고.”


켄지는 어이가 없었다. 돌려 까는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다고? 이거 생각보다, 아니 생각 이상으로 완전히 멍청한데. 켄지는 살짝 후회가 들었다. 아담의 편에 선 자신이.


“너 더 이상 헛소리 말고 따라와. 이번 작전은 내가 진행할 테니까.”

“너나 헛소리 하지 말아라, 켄지. 지난 번 사건을 잊었나? 네가 진행해서 우린 우주로 날려 보내졌다. 그것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틀린 말을 아니었다. 아담의 말대로, 켄지의 작전 때문에 우주로 보내진 두 사람. 그렇다고 해서 멍청한 아담에게 작전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3년이라는 시간을 날릴 수 없을뿐더러, 왠지 이 멍청한 아담이, 원더랜드의 멸망보다 투기에 열중일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네 작전을 받아 들일 수는... 잠깐만.”


말을 이어가려던 그때, 켄지의 눈에 띈 한 전단지. 그는 아담을 내버려 둔 채, 후다닥 뛰어가 전단지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이 방법이라면...!”


그가 들고 있는 건 여왕 주최 「전국 노래 잘함」의 전단지. 켄지는 전단지 속 내용을 보자, 새로운 계획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뭐냐, 켄지.”

“응, 이거? 우리의 작전을 성공시켜줄 대박 이벤트.”


켄지는 아담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얼굴 가득 차오르는 승리의 기쁨.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켄지는 승리에 흠뻑 취해 있었다.


“그 대회장 부분 집값이 많이 올랐을 수도 있겠군. 여기가 핫 플레이스일 지도 몰라.”


하지만, 여전히 땅 투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아담. 켄지의 얼굴에 차오르던 승리의 기쁨이 사르르 녹아 내렸다.

과연 이 둘은 번뜩 떠오른 그 계획을 무탈하게 성공시킬 수 있을까?




“이제 내일이면 대회다냥. 모두 준비는 어떠냥?”


어흥선생은 거실을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꼼꼼하게 확인하기 시작했다.

우유나와 밀크나의 마사지 & 메이크 업.

채야가 만든 화려한 무대 의상.

그리고 그들의 희망, 원더랜드 최고의 아이돌(예정) 리코와 키토까지.


“우유나 그리고 밀크나. 준비는 끝났냥?”

“두 분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들 준비는 끝났어요.”

“아름다움은 내 전문입니다. 걱정할 부분이 아니에요.”


우우나와 밀크나의 어흥선생을 바라보며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데 그 때,


“아니, 내가 아닌 두 귀염둥이에게 신경을 쏟고 있다니! 나 너무 서운할 지도!”


갑자기 현관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오는 한 남자, 아니, 사건의 원흉 현과장. 현과장의 뒤로 루프가 따라 들어왔다.


“앗, 루프 씨! 우리를 배신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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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282.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3 23.12.06 19 3 11쪽
281 281.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 2 23.12.05 16 3 11쪽
280 280. 아이템 업그레이드, 아니, 능력 업그레이드 23.12.05 16 3 12쪽
279 279. 아이템 업그레이드 - 6 +2 23.12.04 19 4 11쪽
278 278. 아이템 업그레이드 - 5 23.12.04 21 3 11쪽
277 277. 아이템 업그레이드 - 4 23.12.03 10 3 11쪽
276 276. 아이템 업그레이드 - 3 23.12.02 20 3 11쪽
275 275. 아이템 업그레이드 - 2 23.12.01 14 3 11쪽
274 274. 아이템 업그레이드 23.11.30 17 3 12쪽
273 273. 현과장의 개점휴업 마지막(현과장의 각오) 23.11.29 20 3 12쪽
272 272. 현과장의 개점휴업 - 8 23.11.28 17 3 11쪽
271 271. 현과장의 개점휴업 - 7 23.11.27 14 3 11쪽
270 270. 현과장의 개점휴업 - 6 23.11.26 16 3 11쪽
269 269. 현과장의 개점휴업 - 5 23.11.25 13 3 11쪽
268 268. 현과장의 개점휴업 - 4 23.11.24 11 3 11쪽
267 267. 현과장의 개점휴업 - 3 23.11.23 13 3 11쪽
266 266. 현과장의 개점휴업 - 2 23.11.22 14 3 11쪽
265 265. 현과장의 개점휴업 23.11.21 18 3 11쪽
264 264. 신과 함께 - 2 23.11.20 17 4 11쪽
263 263. 신과 함께 23.11.19 18 3 11쪽
262 262. 개판 오분 전 - 2 23.11.18 14 3 11쪽
261 261. 개판 오분 전 23.11.17 16 3 11쪽
260 260. 무서운 존재 - 3 23.11.16 18 3 12쪽
259 259. 무서운 존재 - 2 23.11.15 17 3 11쪽
258 258. 무서운 존재 23.11.14 18 3 12쪽
257 257. 착오 23.11.13 14 3 11쪽
256 256. 테러 23.11.12 12 4 12쪽
255 255. 결성! 솔티드! 23.11.11 1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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