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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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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078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5.13 06:00
조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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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73. 아직 끝나지 않은 불행 - 4

DUMMY

현과장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붕어빵을 한입에 삼켜버리는 늪 주인. 정말 많이 기다리고 고대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드시면 맛을 느끼지 못 할 텐데...”


흐뭇한 미소를 짓던 늪 주인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 지금 이 순간을 그 누구보다 뿌듯하게 여기던 키토도 충격을 받은 듯 그 자리에 멈췄다. 그랬다. 뱀은 원래 먹이를 한번에 삼키는 동물. 이 두 위험한 동물은 이 중요한 사실을 망각한 채, 붕어빵을 고대했던 것이었다.


-하, 하나 더 만들어 먹어야 한다능!-

-큰일. 나 이거 특성임.-


두 주인의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 보려고 했지만, 크게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너무나 걸었던 기대가 컸던 터라.


“뱀이라는 걸 깜빡했다냥!”

“방법이... 방법이 있을 텐데...”


이 절체절명... 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암울한 위기를 그대로 무시하고 넘길 현과장이 아니었다. 그는 어흥선생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굴려보았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붕어빵을 늪 주인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하지만 대답은 생각보다 쉽게 나오지 않았다.


“잘게 잘라볼까냥?”

“내용물의 맛은 느낄지 모르지만, 그래도 겉면의 바삭함은 느끼지 못 할걸.”


두 사람의 얼굴에도 먹구름이 내려왔다.

이대로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두 사람의 얼굴에 시름이 더 깊어졌다. 그런 그때,


“아니, 제정신이야? 달랑 저 큰 거 하나만 만들어 왔다고? 내 건? 내 것도 줘야지!”


이런 두 사람에게 큰 짐덩이를 하나 더 안기는 갓패치. 그러나 이어지는 그의 언행은 현과장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다 주었다.


“붕어빵이 없으면, 커피라도 가지고 와야 정상 아닌가? 정말 제정신이야? 제정신이냐고?!”


갓패치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바로, 커피. 그래 커피였다. 붕어빵의 아름다운 맛을 느끼지 못한다면, 차라리 커피를 대접하는 것은 어떨까. 붕어빵이란 답이 없는 문제를 끙끙 싸매고 앉아있느니, 오히려 다른 방법을 내놓는 편이 현명할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


“붕어빵은 답이 아니다!”


현과장은 목에 힘을 주어 강하게 외쳤다. 그 목소리에 우울한 표정을 풀고 그를 바라보는 늪 주인과 키토. 이상하리만큼 당당한 현과장의 태도에, 두 주인의 얼굴에는 작은 희망이 피어났다.

키토가 다가와 현과장의 어깨에 올라탔다. 그러자,


“키토님, 붕어빵은 힘들어.”


정직하게 사실을 이야기하는 현과장. 두 주인의 얼굴에 피었던 희망이 막 떨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우리에겐 다른 대접거리가 있지!”


그러나, 이어지는 현과장의 말에, 키토의 두 눈이 반짝였다. 늪 주인의 눈도 반짝였다.


“갓패치, 다시 문 좀 열어 줘.”

“제정신이야? 내가 왜?”

“이번엔 갓패치가 먹을 붕어빵 가지고 올 테니까. 빨리 열어 봐.”

“진즉 그럴 것이지.”


갓패치는 참을 수 없는 기쁨을 가득 머금은 채, 현과장 앞으로 차원문을 열어 줬다. 그러자, 빠르게 문 안쪽으로 들어가 대형 커피와 붕어빵을 가지고 나오는 현과장. 도대체 왜 이렇게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는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커피와 붕어빵을 가지고 나왔다.


“여기, 붕어빵.”

“제정신이야? 내 커피는?”


커피를 바라보더니, 울상이 된 갓패치. 손에 들고 있는 붕어빵이 정말 너무나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이 것 좀 드리고 다시 가지고 올게. 정말이지 미식가들이란!”

“제정신이야? 응, 제정신이야.”


갓패치는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며 붕어빵을 입에 물었다. 바로 그때, 순식간에 달려들어 갓패치의 남은 붕어빵을 가져가는 어흥선생과 채야. 갓퍄치는 난생 처음 겪는 일이었다. 감히 갓패치의 음식을 탐하다니. 감히 갓패치의 붕어빵을 빼앗아가다니! 기쁨 가득했던 그의 얼굴에 점점 분노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제정신이야! 감히 내 음식을! 내 붕어빵을 훔쳐가?!”

“나도 배고프다냥.”

“이런 소풍에 왔을 때는 나눠먹는 게 정이랄까나.”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렇게 서로 술래잡기를 시작한 세 사람. 쫓는 갓패치와 빠르게 도망치는 채야와 어흥선생. 그들은 흙먼지가 일 정도로 빠르고 날렵하게 주변을 달리고 또 달렸다.


“저쪽은 내버려 두고. 늪 주인님 이거 한번 잡솨 봐! 특별히 늪 주인님을 위해 만들었으니까.”


늪 주인은 고개를 기울였다. 현과장이 내민 것은 다름 아닌, 옅은 황토색 물. 그런 물이라면 늪의 사방에 널렸는데, 이런 걸 자신에게 내밀다니. 지금 놀리는 걸까. 복잡한 생각과 감정이 피어올랐다.


-이거라능! 이거면 괜찮다능!-

-흙탕물. 여기 많음.-


늪 주인은 키토를 바라보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거 흙탕물 아니라능! 커피라능! 저 미식가 갓패치가 매일같이 먹는 커피라능!-

-커피? 갓패치가?-


키토가 앞발을 뻗어 갓패치를 가리켰다. 단지 붕어빵 2개를 빼앗긴 것 때문에 친구들의 뒤를 죽기 살기로 쫓아가는 갓패치. 먹을 거에 앞뒤를 안 가린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정말 이 구정물을 매일 먹는 걸까. 늪 주인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늪 주인은 현과장을 물끄러미 보더니, 고개를 돌려 갓패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현과장이 내민 커피를 갓패치 쪽으로 슬쩍 밀어보는 늪 주인. 단지 갓패치의 반응을 보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나 주는 거야? 제정신이네! 제정신이야!”


살짝 밀었을 뿐인데, 단번에 달려와 거대한 커피잔을 들어올리는 갓패치.

정말 한 순간이었다.

달려 온 것도 한 순간.

들어 올리는 것도 한 순간.

그리고 입 안으로 전부 마셔버리는 것도 한 순간.

마셔버린다는 말보다 부어버린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커피. 다 마심.-

-왜 주냐능! 그걸 왜 주냐능!-


키토와 늪 주인은 서로를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둘의 표정 변화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현과장. 그는 다시금 어흥선생의 뒤를 쫓으려는 그 인간을 붙잡고, 늪 주인 앞으로 끌고 갔다.


“제정신이야? 무슨 짓이야?!”

“아니, 손님께 대접하는 커피를 갓패치가 마시면 어쩌자는 거야?”

“나한테 준 거라니까!”


억울한 듯 소리치는 갓패치를 억지로 늪 주인 앞에 세운 현과장. 그는 갓패치에게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알려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점점 일그러지는 갓패치의 표정. 급기야 그의 창백한 얼굴이 더욱 창백해지고야 말았다.


“제정신이야? 그걸 지금 나보고 하라고? 그냥 사과하면 되잖아?!”

“마음이 담긴 사과를 해야지. 그냥 말로만 하려고? 그럼 세상에 왜 전쟁이 있고 싸움이 있겠어. 다 진정성이 부족해서 그런 거다, 이 말이야.”


갓패치는 전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아니, 마음은 내켰지만 몸이 내키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을 시켰기에 갓패치의 표정이 저렇게 똥 싼 얼굴인 것일까.


“뭘까냥?”

“무슨 일일까나?”


어느새, 팝콘을 먹어가며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어흥선생과 채야. 아니, 두 사람 도대체 팝콘은 언제 준비한 거야?


“그럼 간다, 갓패치!”

“제정신이야? 빨리 시작해.”


갓패치의 말을 들은 현과장은 그 자리에서 힘차게 날아올랐다. 그러더니 우아하고 아름답게 공중제비를 도는 현과장. 그 모습은 가히 한 마리의 나비 같았다. 그러더니,


“사죄의 호흡, 제 1형! 그랜절!”


외침과 함께 그대로 지면으로 수직 낙하한 현과장. 그 모습은 예전 우리가 봐왔던 그 그랜절이었다.


“죄송합니다!”


가슴 속, 아니 온몸으로 사죄를 표현하는 현과장. 바로 그때였다.

갓패치도 땅을 박차고 하늘로 높이 솟았다. 현과장 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름 우아하게 몸을 돌리는 갓패치. 그 역시 현과장처럼 늪 주인을 향해 그랜절을 보여줬다.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이름하여, 더블 그랜절. 도대체 왜 이런 모습까지 보이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두 거대한 그랜절이 지금 늪 주인을 향하고 있었다.


-멋있다!-

-이게 내 집사라능! 이게 내 가족이라능!-


현란하고 우아한 그 몸놀림에 무척이나 감명을 받은 늪 주인. 그 거대하고 동그란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이 났다.


“먹혔다냥!”

“현과장 대단하다랄까나!”


예전과 키토 때와 마찬가지로, 늪 주인에게도 엄청난 감명을 준 그랜절. 그러나 그랜절은 어디까지나 그랜절일뿐, 아직 사죄의 단계는 한참이나 남아있었다.


“갓패치! 문!”

“제정신이야?! 지금 열잖아!”


순간, 차원문이 생기면서, 그 문안으로 빨려들어간 두 사람.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붕어빵과 커피가 가득 담긴 거대한 종이컵을 가지고 늪 주인 앞에 나타났다.


“성의입니다!”

“제정신이야! 이렇게 많이 제정신이야!”


현과장과 다르게, 그 자리에 앉아 절규하는 갓패치, 아쉬움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 이야기가 동심에 날개를 달아주는 그런 아름답고 깜찍한 이야기였다면,

붕어빵과 커피를 모두 나눠먹으며 이야기가 막을 내렸겠지만,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어른들의 이야기. 그런 귀엽고 상큼달콤한 내용이 될 리 없었다. 인생의 참 맛을 알려 주는 그런 무시무시한 웹소설이니까.

늪 주인은 갓패치가 눈독을 들이기 전에, 빠르게 붕어빵을 입 안으로 털어 넣었다. 맛을 느끼고 못 느끼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털어 넣었다. 자기 몫을 뺏기는 건 싫었으니까.


“젠장! 제정신이야?! 정말 혼자 다 먹은 거야?!”


더욱 서럽게 우는 갓패치. 정말이지 이 인간은 먹을 거에 너무 진심이다. 이렇게 슬퍼할 줄이야. 이봐, 집에 가면 현과장이 만들어 준다고.


“젠장! 젠장!! 제정신이야! 젠장!!”


그러나, 이런 사실을 망각한 채, 갓패치는 울부짖었다. 하긴, 붕어빵 2개 빼앗겼을 때도 입에 거품을 물었는데. 수십, 수백 개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봤으니. 우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집에 가면 만들어 준다니까.”

“흑흑! 내 붕어빵! 내 붕어빵!”


현과장의 말에도, 갓패치의 울음은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단지 붕어빵이 없어진 것에 세상 떠나가듯 서럽게 우는 남자, 갓패치. 어흥선생과 채야는 이런 갓패치의 모습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역시 갓패치다냥! 음식에 한없이 진심인다냥!”

“사람 바뀌면 죽는다랄까나. 역시 갓패치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랄까나.”


마치 딴 세상 구경하듯 말하는 두 사람, 어흥선생과 채야. 다른 세상에 있는 건 비단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커피! 커피다냥!-

-맛 보겠음.-


갓패치에게서 완전히 관심을 끊고 그저 커피만 바라보는 두 주인들. 특히 늪 주인은 다시는 빼앗기지 않게 거대한 종이컵을 온몸을 칭칭 감았다.

이윽고, 종이컵에 꼽힌 빨대에 입을 가지고 가는 늪 주인. 그 거대한 입이 빨대를 물자, 부드러운 커피가 빨대를 타고 입 속으로 순식간에 흘러들어갔다.


-맛!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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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2. 아직 끝나지 않은 불행 - 3 23.05.12 26 3 11쪽
71 71. 아직 끝나지 않은 불행 - 2 23.05.11 20 3 11쪽
70 70. 아직 끝나지 않은 불행 - 1 23.05.10 27 3 12쪽
69 69. 도움의 대가는... 붕어빵 중독? 23.05.09 27 3 12쪽
68 68. 도움의 손길, 그 정체는? 23.05.08 27 3 12쪽
67 67. 만년필? 정말? - 4 23.05.07 28 3 12쪽
66 66. 만년필? 정말? - 3 23.05.06 31 3 11쪽
65 65. 만년필? 정말? - 2 23.05.05 31 3 11쪽
64 64. 만년필? 정말? - 1 23.05.04 32 3 12쪽
63 63. 인생은 한방 가챠 카지노! - 3 23.05.03 34 3 12쪽
62 62. 인생은 한방 가챠 카지노! - 2 23.05.02 29 3 11쪽
61 61. 인생은 한방 가챠 카지노! - 1 23.05.01 35 3 12쪽
60 60. 돌아온 일상 23.04.30 2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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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 능력 가챠 - 1 23.04.26 32 3 12쪽
55 55. 결성! 미드나잇 클럽! 23.04.25 33 3 12쪽
54 54. 암살 23.04.24 29 3 12쪽
53 53. 포상 - 3 23.04.23 27 3 12쪽
52 52. 포상 - 2 23.04.22 27 3 12쪽
51 51. 포상 - 1 23.04.21 2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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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 코스프레 대회 - 2 23.04.18 28 3 12쪽
47 47. 코스프레 대회 - 1 23.04.17 33 3 12쪽
46 46. 키토의 다이어트 - 2 ... 아니잖아?! 23.04.16 35 3 12쪽
45 45. 키토의 다이어트 - 1 23.04.15 3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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