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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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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037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5.03 06:00
조회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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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63. 인생은 한방 가챠 카지노! - 3

DUMMY

“모두 제정신이야? 이런 하급 도발에 넘어가? 이런 자잘한 비틱질에?”


갓패치는 달려오는 사람들을 막아서며 매서운 눈초리로 그들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 그 누구보다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던 갓패치. 그는 붕어빵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제일 먼저 달려가 그에게 분풀이를 했을 것이다. 비틱은 하급 도발이 아닌, 최상급 도발이니까.


“우웅~ 왜들 그러는 걸까~ 이런 게 없어서 그러는 걸까? 현과장 무서워용~ 뿌잉뿌잉~”


깐족거림이 1절, 2절을 넘어 뇌절의 단계까지 와버린 현과장.

갓패치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가슴 속으로 현과장을 죽이고 또 죽였지만, 결코 그 마음을 밖으로 내비치지는 않았다. 전부 붕어빵 때문에. 그래, 그놈의 붕어빵 때문에.


“이만큼 놀려 먹었으면 됐고. 그래 이거 얼마짜리야?”

“150억 당근 코인.”


현과장의 물음에. 갓패치의 입에서는 담담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잠깐, 150억이라고? 잘못 들은 걸까? 지금 150원이 아니라 150억이라고 한 거 맞아?


“지금 150억이라고 했어?”

“그게 최저가야.”


150억이 최저가라고? 도대체 이놈의 원더랜드의 경제관념은 어떻게 되어먹은 거야?! 만년피라 하나에 150억이라니!


“아니, 만년필 하나에 150억이나 한다고?”

“제정신이야? 그게 그냥 만년필 인거 같아? 금색은 웹툰, 은색은 웹소설을 거침없이 쓰게 해주는 만년필이라고. 그것만 있으면 평생직장이 생기는 거야.”


웹툰과 웹소설이라. 현과장은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현실 세계에서 대박 웹툰과 대박 웹소설은 세상의 돈을 쓸어 모은다는 소문을 들었던 현과장. 원더랜드에서도 마찬가지라면, 150억쯤은 그 가치에 비해 큰돈이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건 그렇고, 내가 필요한 게 저 만년필이었는데, 왜 저게 현과장의 손에 있는 걸까. 아무래도 배송오류인 거 같은데.


“이걸 팔면 시민권은 물론이고, 평생 먹고 살만큼 벌 수 있다는 거지?”

“제정신이야? 그걸 팔겠다고? 미친 거 아니야? 그건 돈으로 매길 수 있는 가치를 가진 물건이 아니야!”


것패치는 입에 거품을 물고 현과장을 반대했다. 하지만, 이미 굳게 마음을 결정한 현과장. 그는 그 어떤 유혹과 압박이 와도 자신의 의지를 확고하게 밀고 나갈 생각이었다.


“아니, 이걸 팔아서 현실로 돌아간다. 남은 돈은 갓패치와 어흥선생 그리고 채야에게 나눠주고.”

“제정신이야? 우리가 돈이 없는 것처럼 보여? 그건 신이 만든 만년필이라고! 현과장 몸속에 있는 그 능력이랑 같은 거라고!”


윽박을 지르며 현과장에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결연했다. 아마도 가격을 들었을 때 이미 그의 마음을 결정했던 모양이었다.


“좋아. 뭐 어차피 현과장의 물건이니까. 그건 현과장의 몫이지.”


더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갓패치는 초연(愀然)한 얼굴로 현과장을 바라보았다.


“이해해주니 고마워, 갓패치.”

“만년필이 아까워서가 아니야. 붕어빵을 못 먹는 게 아쉬워서 그러는 것뿐이지.”


진담인지 농담인지 전혀 모를 그의 말에, 현과장은 머쓱한 미소를 내비쳤다. 그러자, 그를 데리고 가챠 카지노 입구로 향하는 갓패치. 의외인 점은 그가 차원문을 열지 않고 그를 직접 카지노 입구까지 데리고 간 것. 불행히도 150억이 눈이 먼 현과장은 이 부자연스러운 상황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도대체 갓패치는 무슨 꿍꿍이를 피우는 걸까.


“아, 나가지 전에. 만년필이 잘 나오는지 글자라도 써봐야지. 안 나오면 환불 받아야 하니까.”


환불이라는 말에 잠시 걸음을 멈추는 현과장. 갓패치의 어두운 작전을 눈치 챈 것일까. 그의 표정에 살며시 의심이 스며들었다.


“환불? 새 만년필로 바꿔 주는 거야?”

“아니, 돈으로 주는 거야.”


돈이라는 말에, 완전히 의심이 날아가 버린 현과장. 이봐,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어떤 문서에 싸인을 하게 할지 어떻게 아냐고!

이런 나의 안타까운 외침이 들리지 않는지. 현과장은 갓패치의 뒤를 따라 카지노의 프런트로 향했다.

이내, 작은 종이 한 장을 받아 현과장에게 내미는 갓패치. 현과장은 거침없이 그 은빛의 만년필을 빼 들었다.

제발! 현과장, 제발! 종이를 확인하라고! 갓패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단 말이야!


“잠깐만.”


내 목소리가 들린 것일까. 아니면 이상한 낌새를 느낀 것일까.

종이에 글자를 쓰려던 그때, 현과장의 손이 종이 위에서 멈춰섰다.


“이거 이상한 종이 아니지? 뭐 만녀필을 양도한다거나 뭐 그런 종류의 계약서 같은 거.”

“제정신이야? 그 종이에 그런 내용이 적혀 있어? 그럼 사인을 하지 말고 그냥 선이나 한줄 그으면 되잖아.”


갓패치의 말이 일리가 있다. 사인이 아니라 그냥 선을 그으면 그만. 그의 말을 들은 현과장은 거침없이 작은 종이에 선을 쭉 그어 내렸다.

현과장의 바람과는 다르게 부드럽게 미끌어 지는 만년필. 만년필이 지나간 자리에는 유려한 글귀와 곡선 등이 생겨있었다.


“뭐, 불량품은 아니군.


종이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는 갓패치. 그런데, 현과장의 표정이 이상하다. 종이에 적힌 글귀를 보며 자꾸먼 두 눈을 의심하는 현과장. 그의 얼굴은 어느새 그의 바지보다 더욱 붉게 변하고 있었다.


“제정신이야? 왜 그래?”

“갓패치, 이게 맞아?”


갓패치는 현과장의 말에, 다시금 글자를 확인했다.


「그녀의 가슴 속에 끓고 있던 그 정렬의 아름다움이 이제는 내 손을 들어줬다. 나는 지금까지 그녀를 보며 참아왔던 마음의 표현을, 과감하게...(중략)...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그녀의 결혼 생활은 이 순간부터 평탄하지 못 할 것이다. 물론 내 인생도 마찬가지겠지만.」


갓패치의 얼굴도 무척이나 붉어졌다.

종이에 적힌 건 다름 아닌 야설. 그것도 NTR물의 전형적인 소재인 유부녀물. 꽤 선정적이고 음란한 글귀가 마치 빙판 위를 달리는 스케이트처럼 거침없고 매끄럽게 적혀있었다.


“제정신이야? 현과장 이런 걸 썼다고?”

“내가 아니야! 내가 아니라고!”


갓패치는 현과장 손에서 종이를 빼앗아 단번에 구겨버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종이를 펼쳐보는 갓패치. 잠시 차분해졌었던 그의 얼굴이 다시금 벌겋게 달아올랐다.


“갓패치, 제정신이야? 그걸 왜 봐?!”

“젠장! 나도 보기 싫은데! 이거 현과장의 커피만큼이나 중독성이 강하다고! 나 제정신이야?! 제정신이냐고?!”


갓패치는 종이를 번쩍 들며 절규했다. 이성과 본능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지속적인 갈등은, 한동안 그를 카지노 로비에서 옴짝달싹도 못 하게 만들었다.

그건 그렇고, 내가 작은 착각을 한 모양이다. 아무래도 배송 오류는 아니었다. 그래, 그 만년필의 주인은 현과장이 딱이야. 제격이라고.


***


한편, 볼일 때문에 갓패치와 현과장의 곁에서 떨어져 나온 어흥선생은, 곧장 법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법원에 어흥선생이 나타나자, 일제히 그를 향해 인사를 올리는 사람들. 판사며, 검사며, 변호사며 할 것 없이. 심지어 일반 방청객들도 그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사람들의 인사를 받으며 법원 깊숙이 들어온 어흥선생. 그의 발걸음은 이윽고 어느 판사실 앞에서 멈춰섰다.


[똑똑!]


살며시 노크를 하더니, 어흥선생은 무작정 문을 열고 판사실 안으로 들어갔다.


“누가 감히 판사실에... 어, 어르신?!”


문을 열고 들어오는 어흥선생의 모습에 적지 않게 당황하는 판사. 그는 보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버선발로 뛰어 나와 어흥선생 앞에 머리를 숙였다.


“보증 이야기는 들었냥?”

“네, 들었습니다.”


보증이라는 이름을 듣자, 판사는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기 시작했다.


“누가 배후인지 아냥?”

“나류오도와 짭요이는 성 안 사람의 사주를 받은 게 분명했지만, 보증은 아무래도 여왕쪽 사람인지라...”


덜덜 떨리는 음성으로 겨우 대답하는 판사. 그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일까. 인상을 찌푸린 어흥선생은, 이어서 고양이귀머리띠를 벗어서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천천히 흰색 정장으로 바뀌어가는 그의 의상. 소리 없이 주변의 분위기가 바뀌어 가는 것이 느껴지는 것일까. 판사의 몸이 더욱 떨리기 시작했다.


“판사. 그대는 내가 그 대답에 만족하리라 생각하나.”

“아, 아닙니다!”


판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있는 힘껏 대답했다. 그러자,


“내가 한 명 더 본보기를 보여야, 그들이 멈출 것이라 생각하나.”


판사의 머리 위로 손을 올리는 어흥선생. 어두운 기운이 판사의 몸을 타고 돌았다.


“아, 아닙니다! 충분히 제가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지금까지 막지 않고 있었는가.”


판사의 몸을 감돌던 검은 기운이, 빠르게 뻗어가기 시작했다. 발과 손, 팔과 다리 그리고 이제는 목을 향해 기어오르는 검은 기운. 판사의 동공이 파르르 떨렸다. 마치 죽음이 스멀스멀 자신을 파먹는 듯한 느낌. 판사는 자신의 몸이 이름모를 벌레들에게 사각사각 먹혀져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걱정하지 마라, 판사. 죽일 것이었으면 진즉 죽였을 거니까.”


어흥선생은 판사의 머리에서 손을 거두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사라지는 어둠. 검은 기운에 잡아먹혔던 판사의 전신도 모두 멀쩡하게 남아있었다.


“보증의 말로는 여왕이 배후에 있다고 했다.”

“아무리 여왕이라도 성밖마을의 일에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 그게 협정이었습니다.”


판사의 떨리는 목소리에, 어흥선생은 피식 웃었다.


“여왕이 성밖마을TV에도 나오는 마당에 그런 협정을 믿을 수 있는가? 이제 상호 존중 따위는 없다. 그녀도... 변했다.”


어흥선생은 머리띠를 집어 들어 다시금 착용했다. 그의 흰색의 정장은, 이제 다시 곱고 고운 하얀 한복으로 바뀌어 갔다.


“그녀가 변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냥. 난 내 삶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냥.”

“명심하겠습니다, 어르신.”


어흥선생은 그대로 판사실 문의 문고리를 잡았다.


“앞으로 한 달 주겠다냥. 배후가 여왕이라면 못 잡는다냥. 그러니까 두 번 다시는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잘 정리하라냥.”

“조치만 하라는 말씀이십니까?”


판사의 물음에, 어흥선생은 몸을 돌리며, 싸늘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또 한 번 이런 일이 일어나면, 그때는 법원의 판사 전부 어둠 속으로 보내버릴 거다냥. 명심해라냥.”

“네, 네! 어르신!”


어흥선생의 눈빛을 마주하자, 다시금 느껴진 공포의 기운. 자신을 감쌌던 그 검은 기운이 또 한 번 자신의 몸을 타고 도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거다냥. 나 말고 할매가 왔음 이미 다 죽었다냥. 인내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폭발할 때 더 무섭다냥.”


살며시 미소를 짓더니 문고리를 돌리는 어흥선생. 그는 그 나름 공포 분위기를 풀어볼 심산이었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너무나도 무서웠던 것일까. 급기야 선채로 오줌일 지려버리는 판사. 그는 어흥선생이 방을 떠나간 뒤에도 그렇게 한 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마음이 진정될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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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8. 도움의 손길, 그 정체는? 23.05.08 27 3 12쪽
67 67. 만년필? 정말? - 4 23.05.07 28 3 12쪽
66 66. 만년필? 정말? - 3 23.05.06 30 3 11쪽
65 65. 만년필? 정말? - 2 23.05.05 31 3 11쪽
64 64. 만년필? 정말? - 1 23.05.04 32 3 12쪽
» 63. 인생은 한방 가챠 카지노! - 3 23.05.03 34 3 12쪽
62 62. 인생은 한방 가챠 카지노! - 2 23.05.02 29 3 11쪽
61 61. 인생은 한방 가챠 카지노! - 1 23.05.01 3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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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 능력 가챠 - 2 23.04.27 34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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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 암살 23.04.24 29 3 12쪽
53 53. 포상 - 3 23.04.23 2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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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 키토의 다이어트 - 2 ... 아니잖아?! 23.04.16 34 3 12쪽
45 45. 키토의 다이어트 - 1 23.04.15 3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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