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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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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6,040
추천수 :
1,480
글자수 :
2,061,634

작성
23.04.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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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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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58. 원수는 동굴 안에서

DUMMY

출연진의 어이없는 시위, 그것도 백지 시위 때문에 한 화를 당차게 말아먹었다.

속에서 열불이 터지지만, 지금은 분을 풀 때가 아니다. 우선은 이야기의 진행이 우선이지.


지금까지 아직 완결이 나지 않은 사건들을 열거해 보자면,

김치 재판, 미드나잇 클럽, 하얀 후드, 그리고 카페 현과장. 이렇게 존재한다.

우선, 김치 재판은 재판장의 실종으로 인해 법원으로부터 무기한 연기가 발표된 상황. 덕분에 김치 관련 모든 에피소드들이 현재 제자리에서 대기 중이다.

그렇다면 미드나잇 클럽은 어떨까.

현 상황 미드나잇 클럽은 매일 밤 무음악 댄스로 엄청난 운동량을 보여주지만, 그 효과는 키토만 보는 모양이다. 뭐, 어흥선생은 원래 근육질이니 그렇다고 쳐도. 리더인 현과장의 뱃살은 왜 안 빠지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생각할수록 쓸데없는 에피소드인 것이 분명하다. 이 사건은 나중에 다시 다루는 편이 좋을 듯 하다.

그럼 이제 남은 건 현과장을 덮친 하얀 후드와 카페 현과장인데.

아무래도 이 두 사건. 복잡하게 연결이 된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과연, 이건 내 단순한 육감인 것일까.


***


“그래, 쿠리두. 보수를 원한다고 들었습니다만.”


왕좌에 앉은 채 밑을 내려다보던 여왕. 그녀의 작은 입술에서 근엄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러나 그 무거운 목소리 안에서 확연하게 느껴지는 애리애리함. 화장으로 얼굴을 가릴 수는 있었을지 몰라도, 목소리까지 바꾸는 건 역시 좀 무리인 듯 했다.


“거대한 일에는 큰 보수를 주시는 것이 전통이자 국룰입니다, 여왕님.”


머리를 조아리고 있던 쿠리두는, 자신의 속내를 스스럼없이 드러냈다. 그러자,


“금화를 달란 말씀인 것 같습니다만.”


그의 의중을 완벽히 알아 챈 여왕. 그녀의 무표정한 얼굴에 서서히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금화를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으로 삼겠습니다.”

“「시간의 생명」을 손에 넣은 것입니까?”


약간 상기가 되어있는 듯한 여왕의 목소리.

어둡긴 했지만, 여전히 무표정인 그녀의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눈동자만큼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아직 입니다. 하지만 곧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리두의 대답에, 여왕의 표정이 살짝 밝아졌다. 그녀의 눈동자도 더는 떨리지 않았다.


“모두들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죠.”


이제는 여왕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곧바로 일어나 왕좌 뒤로 돌아가는 여왕. 이윽고, 왕좌 뒤에서 나오는 그녀의 손에는 황금색 동전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받으세요.”


여왕은 망설임 없이 금화를 쿠리두를 향해 던졌다. 그러자, 자리에서 일어나 그 동전을 받는 쿠리두. 동전이 그의 머리 위로 지나갔지만, 현과장에게 일어났던 것처럼 작은 무지개가 생기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아직 얻지 못 했군요.”

“저는 거짓말은 하지 않습니다, 여왕님.”


쿠리두는 동전을 보더니 씨익 웃었다. 여러 의미가 담긴 그의 미소. 그 미소를 마주한 여왕은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아랫사람의 미소를 보며 기분이 더러워지는 건, 눈앞의 암살자가 처음이었다.


“그럼 물러가겠습니다.”


말을 마친 뒤, 슬쩍슬쩍 창문 쪽으로 다가가는 쿠리두. 여왕은 그가 이 이후 무슨 짓을 할지 보지 않아도 당연히 예상할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묻습니다만. 신뢰의 번지입니까?”

“그럼요.”


대답과 함께 여왕을 향해 살며시 윙크하는 중년 남자 쿠리두. 여왕의 등줄기에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마치 범죄자를 마주하는 듯한 그런 서늘한 기운이.

그러고 보니, 쿠리두, 이 남자 범죄자 맞긴 하네. 암살자니까.


***


한편, 집 거실에서 느긋하게 커피와 케이크를 먹던 현과장과 어흥선생. 그들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행복이네.”

“그렇다냥. 이게 행복이다냥.”


입가에 저절로 꽃피우는 미소. 두 사람은 미소를 머금은 그 입가로 커피잔을 가지고 갔다. 그런데 그때,


“우악! 비켜!”


현과장 위로 갑자기 떨어지는 갓패치. 너무나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현과장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그의 밑에 깔리고 말았다.


“제정신이야? 내가 피하라고 했잖아!”


그를 깔아뭉갠 채 오히려 역정을 내는 갓패치. 민망해서 화를 내는 것처럼 느낄지 모르겠지만, 갓패치는 진심이었다. 진심으로 현과장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그러다 죽으면, 케이크 못 먹게 된다고! 제발 몸을 아껴, 현과장!”


이건 방귀 뀐 놈이 성내는 정도를 월등히 뛰어넘어, 살인자가 피해자를 나무라는 격이다. 이것 봐, 그러는 시간에 빨리 비키라고, 그러다 현과장 죽겠다, 죽는다고.


“빨리 비켜라냥, 갓패치! 그러다 현과장 죽는다냥! 케이크가 날아간다냥!!”


어흥선생의 말에 그자에 상황파악을 하게 된 것일까. 갓패치는 재빠르게 현과장의 주변에서 떨어졌다.


“살짝 정신이 혼미해졌었어. 정말, 정말 살짝.”

“제정신이야? 혹시 모르니까, 가서 케이크 구워와 봐.”


갓패치의 의심 섞인 눈초리에, 현과장은 몸을 일으켜 부엌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따끈한 케이크를 만들어서 나오는 현과장. 맛 볼 필요도 없었다. 단 몇 분 만에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건, 능력이 아직 있어서이니까.


“아무래도 안 되겠다냥. 현과장을 단련 시켜야겠다냥!”


케이크를 내려놓은 현과장을 향해, 어흥선생이 각오 다부진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건 그렇고, 주변의 상황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갓패치. 그는 오직 현과장이 구워온 케이크에만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다.


“갓패치 문을 열어줘라냥. 우리 단련을 떠나야 한다냥.”

“단련? 무슨 단련?”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기울인 현과장이었지만, 어흥선생은 달랐다. 강렬한 눈빛. 야무지게 다문 입술. 그는 정말 진심이었다. 현과장의 현재의 능력을 지키겠다는 진심.


“제정신이야? 나 이거 먹어야 하는 거 안 보여?”

“지금 훈련을 하지 않으면 또 하얀 후드에게 죽을지 모른다냥. 쿠리두가 언제 올지 모른다냥.”


쿠리두라는 말에, 갓패치가 시선을 돌려 어흥선생을 바라보았다.


“쿠리두라고? 쿠리두라면 어흥선생 쪽 사람이잖아.”

“그 변태는 파문했다냥. 이젠 여왕 쪽이다냥.”


변태? 파문?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현과장이었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쿠리두가 어흥선생의 제자였다는 사실은.


“상대가 쿠리두라면, 적당한 훈련이 필요하겠군. 그래 어디가 좋겠어?”

“추천할만한 곳 있냥?”


어흥선생의 물음에 곰곰이 생각에 빠지는 듯한 갓패치였지만, 실상을 전혀 달랐다. 여전히 케이크에게서 눈을 떼지도 못하는 갓패치. 이성과 본능이 또 다시 따로 놀기 시작했다.


“제정신! 제정신! 제정신 차려! 갓패치!! 고작 음식따위에 지지말라고!!”


갓패치는 절규했다. 그러나 그의 우렁찬 절규에 비해 너무나 욕심 그득한 그의 눈망울.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에게 남은 건 대답뿐.


“아! 몰라! 「시간의 생명」이 있던 곳으로 보내 줄게. 이젠 텅 비었을 테니까.”


말을 마치자 마자, 차원문을 크게 연 갓패치. 그러자, 어흥선생은 현과장을 들쳐 업고 차원문 안으로 쑥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그들이 떠나자, 이제 남은 것은 케이크와 갓패치. 드디어 갓패치는 이성을 벗어 던지고 오롯이 본능만을 뒤집어썼다. 이제 남은 건 케이크를 탐닉하고 즐기는 일뿐. 갓패치의 입가에 미소가 빠르게 번져나갔다.

이윽고, 케이크로 다가가는 갓패치의 창백한 손. 그의 독사 같은 혓바닥이 바짝마른 입술을 한번 훑고 지나갔다. 그 순간, 갑자기 커진 갓패치의 동공. 그러더니, 그는 본능적으로 케이크 주변을 살폈다. 살피고, 살피고 또 살폈다. 그러나, 그가 찾는 것이 없는 것일까. 점점 어두워지는 그의 표정. 이윽고 그의 입에서 절규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오고야 말았다.


“제정신이야?! 커피도 주고 가야할 거 아니야!! 커피! 내 커피!!”


***


차원문을 지나 넒은 공터에 떨어지게 된 현과장과 어흥선생.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현과장이었지만, 어흥선생은 사뿐히 바닥에 착지했다.


“현과장, 운동신경이 너무 없는 거 아니냥?”


넘어진 현과장을 일으켜 세우며, 핀잔 아닌 핀잔을 주는 어흥선생. 그런 그의 말에, 현과장은 억울한 듯한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나도 젊었을 때는 재빨랐어! 어흥선생은 안 늙을 줄 알아? 너도 곧 늙어, 늙는다고! 그때 가서 어흥선생도 한번 당해 봐야 내 기분을 알지!”


현과장은 무척이나 기분이 상한 듯 찌푸린 인상을 결코 바로 펴지 않았다.


“늙어도 관리하는 사람은 건강하다냥.”

“한마디를 안 져요. 한 마디를. 잔소리 그만하고 훈련이나 하자고, 훈련이나. 빨리 가서 키토님용 당근 배추 케이크 만들어야 하니까.”


기분이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신을 위해 이렇게 시간을 내어준 어흥선생이 고마운 현과장. 그는 자신의 기분은 제쳐두고 지금은 진지한 자세로 훈련에 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무래도 갓패치의 엉덩이에 깔렸을 때 어흥선생의 본심을 못 들었던 게 분명했다.


“그럼 우선 준비운동부터 하자냥!”

“준비운동? 그런 건 허접한 인간들이나 하는 거잖아. 난 월등한 능력을 지닌 현과장이니까 그딴 건 필요없지.”


어흥선생의 제안에, 현과장은 허세를 부리며 준비운동을 거부했다. 그런 그때,


[슝!]


발밑을 향해 날아온 금속의 물체. 바로 거대한 바늘이었다.


“현과장 피해라냥!”


어흥선생이 현과장을 향해 날아오는 바늘들을 모조리 낚아채기 시작했다. 그것도 한 두게도 아닌 수십 개의 바늘들을.


“아니,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 온 거지?”

“그건 나도 모른다냥. 그리고 말할 시간이 있으면 피해라냥. 나도 전부 다 막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냥.”


자신이 없는 듯한 말투였지만, 어흥선생의 움직임은 확실히 빨랐다. 날아오는 바늘보다. 그리고 어둠에 숨어서 바늘만을 날리는 쿠리두보다.


“나와라냥! 쿠리두 인거 다 안다냥!”


어흥선생의 외침에, 서서히 그림자 속에서 나오는 쿠리두. 그 중년의 남성은 무척이나 진지한 표정으로 어흥선생을 바라보았다.


“오래간만입니다. 스승님.”

“스승이라고 부르지 마라냥! 난 변태를 제자로 둔 기억이 없다냥!”


능글맞은 쿠리두에 비해, 어흥선생의 태도는 무척이나 단호했다. 뭔가 사연이 많은 듯한 두 사람의 관계. 그러나, 현과장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이 상황에서 탈출만을 하고 싶을 뿐.


“제가 변태면, 스승님도 변태입니다.”

“그래도 난 어린 여자는 좋아하지 않는다냥! 너와는 다르다냥, 너와는!”


어린여자 그리고 변태. 이 두 단어를 들은 현과장의 머릿속에는 끔찍한 용어가 떠올랐다. 바로 로리타 컴플렉스. 어린 여아들에게 비이상적인 집착을 보이는 증상. 소아 성애자. 통칭 로리콘. 현실 세계에서도 이런 끔찍한 인간들의 기사를 봤는데, 이렇게 원더랜드에서 직접 만날 줄이야. 현과장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쿠리두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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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 인생은 한방 가챠 카지노! - 1 23.05.01 3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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