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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드라시 님의 서재입니다.

을미년, 민비 대신 고종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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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드라시
작품등록일 :
2024.02.2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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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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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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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024. 조선 왕비가 개틀링을 쐈다고? 자네 제정신인가? (후원 감사합니다!)

DUMMY

입에서 피거품을 뱉어내던 미우라는 시위대 군사 수십명이 ‘호위’ 하며 즉시 제물포로 이송되었다.


일본과 맺은 불평등 조약 때문에 치외법권이 적용되는 그를 조선에서 조선법으로 처벌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원 역사에서 미우라는 일본으로 송환되어 무죄로 풀려났으니 차라리 러시아에서 재판을 받는게 나은 선택이겠지.


영국이야 한 방 먹었다 생각하겠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러시아 외교관 부인의 피살이 아닌, 조선 국왕과 왕세자의 죽음 그리고 일본군의 침략행위를 규탄하는 것.


아무리 영국이 일본의 뒷배에 있다지만 놈들이 이 정도 사고를 친 이상, 영국은 전면에 대놓고 나서진 못할테고.


어쩌면 영국이 일본을 손절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잠깐만... 영국이 일본을 손절한다?’


불가능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미 두 나라간 쌓아온 신뢰와 자본 그리고 공동의 이익까지.


그걸 단 한번에 무너지게 하기란 불가능이지.


그때, 홍계훈이 땀을 뻘뻘 흘리며 나를 급히 찾았다.


이틀밤을 꼬박 샜다고 하던데, 그의 얼굴에는 피곤함 보다는 무언가 해냈다는 환희가 깃들어 있었다.


“폐하! 지시하신 바 일본이 가설한 한성 일대 전신선을 임시로 복구하였습니다! 지난 새벽에 포로로 잡은 놈들 중에 전선 가설대 놈들이 있어 생각보다 일이 금방 끝났습니다!”


듣던중에 반가운 소식이었다.


사건이 진행되는 당시에는 전신선을 끊어 일본에게 들어갈 정보를 완전히 차단시켜 즉각 대응을 불가능하게 했고


이제는 역으로 정보를 놈들의 필요량 이상으로 공급해줘야 할 때.


각국으로 이 초대형 사건의 전말이 날아가게 된다면 온갖 정보며 소문이 전해질텐데 받아보는 각국 외무부는 혼란에 빠질테다.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각국에서는 일본 정부에 사건의 진실과 입장을 요구하겠지.


일본 역시 전보를 받아볼텐데 제물포를 제외하고는 한성에서 전보를 보낼 곳이... 놈들 공사관 하고 여기 일본군 경성수비대 주둔지 외에는 없겠구나.


그런데 어쩌냐. 공사관은 불에 탔고, 경성수비대는 모조리 전멸해버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전보를 기다리며 초조해 할 일본 정부의 모습이 떠올라 속이 시원했다.


아니지.


일본 정부를 애태우는 것 보다는 그들에게 ‘사소한 장난’ 정도는 쳐볼 수 있는거 아니겠어?



**



1895년 10월 10일 오전 10시 22분 일본 총리 관저


이토 히로부미 (伊藤 博文) 내각총리대신은 느긋하게 소파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었다.


10월 8일부터 오늘까지 이틀간 조선에서 무언가 일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긴장했던 그였지만, 방금 전 일본군 경성수비대에서 육군성으로 보내온 전보를 확인하고는 안심했다.


[조선군 훈련대와 흥선대원군에 의한 쿠데타 발발. 국왕 무사 왕비 무사.]


“오. 이런 이런. 결국.”


이토 히로부미는 커피 한 모금을 넘기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지난날 야마가타 아리토모가 조선 내각을 갈아치워야 한다는 말을 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게 조선군을 이용해서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이었나. 쯧.”


무조건 총칼이 문제 해결의 능사는 아닐진대.


만약 자신이 야마가타였더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텐데.


“그나저나 쿠데타라. 대원군 그 작자도 어지간히 노욕을 부리는군.“


뭐, 그런다 한들 대일본 제국의 대외 방침에는 변함없겠지만.



그때, 외무대신 사이온지 긴모치가 이토 히로부미를 찾아왔다.


“각하. 큰일났습니다!”


“큰일? 조선에서 발생한 일 말인가 사이온지 군?”


“이미 알고 계셨습니까?”


“방금 육군성에서 전보를 받아 알았네만.”


“그나마.. 다행입니다 각하. 헌데 어떡하면 좋습니까?”


뜸을 들이는 사이온지 외무대신을 보며,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에서 일어난 쿠데타가 뭐 그리 큰일인가 싶어 말했다.


“뭘 어떡하면 좋아? 이번 조선인들의 쿠데타는..”


“일본인들이 조선 왕가를 학살을..”


둘이 동시에 입을 열었지만 나온 말은 전혀 달랐다.


“사이온지군 방금 뭐라고 했나?”


”쿠데타라뇨? 각하?“


서로가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조선 왕가를 학살하다니?”


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흐르고는 이토 히로부미가 먼저 말을 꺼냈다.


“대체 무슨 말을 듣고 온건가?”


“예 각하.. 오늘 아침 영국 공사 사토우가 방문하여 일러준 내용입니다.”


“사토우라....들었던 이야기 모두 말해보게.”


이토 히로부미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사이온지 외무대신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그가 사토우 공사와 나누었던 대화를 다 풀어낼 때 쯤, 이토 히로부미는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사이온지군. 조선의 왕비가 직접 개틀링을 조작하여 일본인 암살자들을 모두 쏴죽이고는, 궁녀들에게 총을 나눠주어 싸우게 했다고?”


“분명 사토우 공사 말로는...”


“뭔가 잘못 안게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게. 그 전에 총 쏘는법 조차 모르던 왕비가 개틀링이라니. 군은 개틀링이 뭔지 모르는가?”


“그거야 잘 알지만...”


사이온지 외무대신의 말에 이토는 답답한 나머지 호통을 쳤다.


그가 아는 조선의 민비는 총은 무슨 칼로 벌레 한 마리 못 잡는 성격인데!


“그러니 내가 답답해 하는게 아닌가? 으응? 조선 왕비가 개틀링을 쐈다고? 자네 제정신인가?”


“각하...”


“쿠데타 도중에 무언가 와전된 것이겠지. 육군성에서 보내온 바 조선 국왕과 왕비 모두 무사하다 보내왔네.”


“...그렇습니까?”


이토 히로부미는 육군성에서 가져온 전보를 보여주며 그를 안심시켰다.


사이온지 외무대신도 다시 생각해보니 일국의 왕비가 그만한 일을 해냈을거라 생각하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다만 정보 출처가 사토우 공사가 가져온 것인만큼 다른 열강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교차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사이온지 외무대신이 나가고서, 이토 히로부미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


‘설마 영국 공사의 정보가 맞다면?’


설마 싶긴 했지만, 가능한 모든 일에 대해 열어두고서 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인들에 의한 조선 왕가 학살이라니.


“말이 안되잖나. 왕도, 왕세자도 모두 죽었다라. 그게 가능할리가?”


이토 히로부미는 혹시나 싶어 육군성에 추가로 들어온 전보가 있는지 확인했다.


잠시 후, 육군성이 한성에서 날아온 추가 전보를 보내주었다.


[한성은 안전한 상태이니 부디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1895년 10월 10일 오전 11시 44분. 일본 외무성


다시 찾아온 어니스트 사토우 주일 영국공사는 대뜸 사이온지 외무대신에게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한참을 뭐라 하던 그는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사이온지 외무대신을 바라보았다.


“아까 아침에 찾아왔을때만 하더라도 조선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외무대신께서 말씀하셨던, 적어도 외무성과 내각에서는 조선 왕에게 위해를 가할 의도는 없다며 ‘우연한 비극’ (Coincidental Tragedy)이라 하셨지요.”


“..그 입장은 여전히 동일합니다. 여기 보십시오 각하. 육군성으로 도착한 전보인데 조선 내부에서 쿠데타가 있었다는 소식입니다. 국왕과 왕비 둘 다 무사하다 하였습니다.”


사이온지 외무대신이 전보를 내밀며 태연하게 답하자 사토우 공사는 어이가 없었다.


“지금 쿠데타라 하셨습니까? 대체 누가 그런 말을?”


“...쿠데타 진행간 무언가 말이 와전된 것일수 있을테지요. 워낙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갈테니까.”


“그럼 이걸 보시지요.”


사토우 공사는 사이온지 외무대신에게 자료를 건넸다.


“이건...?”


[긴급보고 : 10월 10일 오전 2시경 한성에서 러시아 공사관 수비대와 일본 육군간에 교전 발생]


그가 건넨 문서를 읽던 사이온지 대신은 순간 온 몸에 털이 주뼛 솟아오르는걸 느꼈다.


[해당 교전으로 러시아 공사관 수비대 11명중 5명이 사망. 3명이 중상을 입었으나 일본 육군의 피해는 미상]


어느새 손이 덜덜 떨려오는걸 느끼며 문서 아래쪽으로 눈이 향하던 사이온지 대신은 어느 한 지점에서 그만 사고회로가 멈춰버렸다.


[교전간 주 조선 러시아 공사 카를 이바노비치 베베르 공사의 부인 외제니 베베르 여사가 일본군이 쏜 총과 칼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함.]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더 읽어보시지요.”


[다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일본군은 외제니 여사를 살해할 목적으로 수 차례 집중 사격을 실시하였고, 칼을 수차례 휘둘러 확인사살을 시도하였다고 함. 그녀 뒤에 있던 조선 대공 의화군 또한 심각한 부상을 입어...]


사이온지 대신은 앞이 캄캄해지며 문서를 내려놓으려 했지만, 사토우 공사가 그를 제지하며 고함쳤다.


“우연한 비극? 우연한 비이이이이이극???”


사이온지 외무대신은 사토우 공사의 고함에 아무런 말을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정말 이번 사건과 일본국 정부는 무관합니까? 정말로요?”


“...그들의 죽음 역시 안타까운 일이나, 이번 사건 역시 적어도 외무성과 내각에서는 전혀 인지한 바가 없는...”


그럼 그렇지 하며 사토우 공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국 정부는 현재 조선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상황파악은 하고 있습니까? 그 육군 전신선으로 들어오는 정보 말고.”


“무...물론입니다 공사 각하. 비록 한성 주재 공사관과 여전히 전신이 되지는 않고 있지만... 제물포에 있는 영사관을 통해 상황을 파악중에 있습니다.”


“후....그렇다면 조선국에 대한 침략 행위에 대해 귀국 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예? 침략 행위라 하셨습니까?”


사토우 공사는 대답 대신 그에게 다른 문서를 내밀었다.


“...공사각하. 이 문서는 무엇입니까...?”


“있는 그대롭니다. 보시지요.”


“...”


[오전 4시 경에는 일본군 1개 대대가 조선 궁성을 공격하였으나, 조선 왕비가 지휘하는 조선군 수비대에 의해 전멸함. 공격간 일본군은 조선 궁전에 의도적이고 파괴적인 방화 행위를 병행하였으며 현재 조선 궁전의 절반 이상이 완전히 불타버린 상태임.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할 때 일본 정부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을 감수하고서라도 조선을 무력 점령하려는 작전에 돌입한 것이 아닌지 시급히 확인이 필요함.]


문서를 완전히 읽은 사이온지 대신은 받아들이기 아득할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이게 사실입니까...?”


“외무대신 각하. 그건 제가 대신께 묻고 싶단 말입니다!!!!!”


사이온지 대신은 그제서야 사토우 공사가 자신을 왜 그렇게까지 몰아세웠는지 깨달았다.


그리고는 일이 여기까지 흘러올 동안 외무성은 수습은 커녕 사태 파악도 제대로 못했다는 생각에 수치심이 일었다.


“외무대신 각하. 솔직히 말씀해 주십시오. 10월 8일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이 모든 일들이 정말로 ‘우연한 비극’이 맞습니까? 정말로요?”


“...그..그것이.”


사이온지 대신이 버벅거리며 제대로 답을 주지 않자 사토우 공사는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귀국 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이 안되니 뭐. 어쩔수 없군요. 현명한 결정을 내리셨기를 바랄수 밖에 없겠습니다.”


그 말에 사이온지 대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토우 공사에게 소리쳤다.


“혀...현명한 결정이라 함은 무엇입니까! 설마 영국은 우리 일본을 버리기라도 하겠다는 것입니까?”


“우리 일본? 지금 우리 일본이라 하셨습니까?”


사토우 공사는 걸음을 멈춰서고는 사이온지 외무대신에게 다가가 그를 스윽 바라보았다.


사이온지 대신은 기괴할정도로 냉혹하고 차분한 사토우 공사의 표정에 공포심마저 들었다.


그는 품에서 회중시계 두개를 꺼내 보더니 흐음 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런던은 지금 오전 3시쯤 되었겠고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오전 5시쯤 되었겠군요”


“예..?”


회중시계에서 사이온지 대신에게로 눈을 돌린 사토우 공사는 얼음같이 시리고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충고 하나 해드리지요 외무대신 각하.”


“마..말씀하십시오.”


“귀국 정부는 런던과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깨어나기 전에 이번 교전에 대해 납득할만한 답을 주셔야 할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


“영국 정부에서는 귀국이 조선을 무력으로 병합하려는 작전에 돌입했음과 동시에, 러시아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생략한, 사실상 전쟁 상태 (State of war)라고 판단할 수 밖엔 없을테니까요.”


“저..전쟁 상태라니요! 각하!”



“시간은 가고 있습니다 외무대신 각하. 런던과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일어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사토우 공사가 조소하며 떠나자, 사이온지 대신은 눈 앞이 캄캄해졌다.



영국 공사관으로 돌아온 사토우는 사토우 대로 머리가 아파왔다.


대체 어째서 일본 정부는 이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지른건지!


“하...”


일이 일어난건 일어난거고, 일본 정부가 저렇게까지 오리발을 내밀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쿠데타라니? 그 무슨 말도 안되는...


여튼 이 상황에서 영국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사토우 공사는 위스키 한 잔을 옆에 두고서 지금껏 일어난 사건들을 머릿속으로 차분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즈음.


훗날 ‘도쿄 보고서’ 라고 불리게 될 문서가 영국으로 보내졌다.



[10월 8일과 10월 10일에 있었던, 일본군에 의한 조선 왕실 인사 학살 및 러시아와의 무력 충돌 그리고 조선 궁궐 침략 사건은 일본 정부가 러시아와의 무력 충돌을 염두해두고 조선을 무력으로 병탄하려는 의도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판단됨. 판단 근거로는 아래와 같음.


첫번째. 청일전쟁 이후 삼국 간섭으로 요동반도를 반환하게 되어 반러 감정이 팽배하다는 점.

두번째. 청일전쟁에서 승리 후 일본군 내부에 자신감이 축적되어 있다는 점.

세번째. 현재 러시아 정부가 극동으로의 군사력 투사는 어렵지만, 일본 정부는 그렇지 않다는 점.

네번째. 러시아에 우호적인 조선 왕을 살해하면 조선 정부의 친 러시아화에 제동이 걸릴 거라는 점.


현재 메이지 덴노를 비롯한 일본 정부의 관료들의 전략적 안목 (strategic outlook)은 추후 아국의 극동정책에 발맞출 수 있는 국가로서의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그 역량이 심각히 우려됨. 전략적 안목을 판단하는 기준은 아래에 있음.


A. 일본 정부의 국익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알아야 함.

B. 일본 정부가 수행중인 사안에 대해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에 대한 과거사적 지식과 해결책이 있어야 함.

C. 문제가 생겼을 때 관련된 사람들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어야 할 수 있어야 함.


이에 일본 외무대신 사이온지에게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였으나, 그는 ‘우연한 비극’ (Coincidental Tragedy)이라는 말 외에 아무런 답을 주지 못했으며, 조선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했음.


따라서 이번 학살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 및 조선 내각과 접촉이 필요한 동시에 일본 정부의 예상치 못한 급진적인 팽창 행보에 즉각 제동을 걸지 못한다면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이 현실로 다가올 것임.


조선 정부, 혹은 생존한 왕비에 의하면 이번 사건은 일본 정부가 조선 왕실을 제거하고 괴뢰 내각을 세워 일본의 영향권 아래 둘 것이라는데 있다며 크게 우려하였음. 이는 지난 1891년 일본에서 있었던 러시아 차르의 암살 미수사건과 어제 있었던 조선에서의 학살 사건으로 인해 상당히 설득력을 얻게 되었음.


이는 청나라 황제, 러시아의 차르, 독일의 카이저를 비롯한 아국 여왕폐하에게, 극동에서의 전략 수립 판단과 결심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만한 사안임.


이에 아국 정부는 각국 왕실 및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면밀히 검토가 필요한 동시에 일본 정부가 갖고있는 전략적 안목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됨.


따라서 지난 1894년 7월 서명된 ‘영일통상항해조약 (Anglo-Japanese Treaty of Commerce and Navigation)’ 에 대한 효력 시작을 1899년 7월이 아닌, 1904년 7월로 5년 연기할 것을 건의하는 바임.


주일 특명전권공사 어니스트 메이슨 사토우.]








Anglo_Japanese_Treaty_of_Commerce_and_Navigation_16_July_1894.jpg


작가의말

<일영통상항해조약日英通商航海條約> 혹은 Anglo-Japanese Treaty of Commerce and Navigation.













1894년 7월 16일 런던에서는 주영 일본 공사 아오키 슈조와 영국 외무대신 킴벌리가 <영일통상항해조약英日通商航海條約>을 체결하였습니다. 













조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 영국은 일본에 있는 모든 조계지를 반환한다. 

2. 영국은 일본에서의 치외법권을 철폐한다. 

3. 영국은 일본에게 30%의 관세자주권을 개방한다. 

4. 일본은 외국인에게 내지를 완전히 개방한다. 

5. 최혜국 대우 조항을 상호 적용한다 등이며, 













이 조약은 비준 5년 후부터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조약 중 2번 항목인 치외법권과 관세 자주권 침해는 근대국가의 주권을 제한하는 불평등조약 그 자체였습니다.













이것이 철폐되었다는 것은 일본이 유럽 열강과 대등한 주권국가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조약의 진짜 효과는 청일전쟁에서 영국의 암묵적인 동의를 얻었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외무대신 무츠 무네미츠는 청나라와 전쟁을 개전했을 때 러시아의 간섭이나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영국의 지지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였고 이 조약을 맺는 것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습니다.













당시 영국은 청나라와 일본 간 무력충돌을 막기 위한 중재에 나서고 있으면서 이면에서는 일본과 조약을 체결해 일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영국이 일본과의 조약 개정에 동의했다는 것은 동아시아에서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 청보다 일본을 더 신뢰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기도 하였지요.













일본의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으로, 또 청이 군사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일본에게 계속 밀리는 것을 보면서 영국은 점점 일본을 러시아의 극동정책을 견제하는 전략적 동반자로 여기게 된 것입니다.













이후 조약 체결이 알려지자 일본 언론은 이토 히로부미 내각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도쿄 아사히 신문>은 8월 29일자 사설에서 [일영 신 조약의 비준은 모든 방면에서 좋은 기회이다. 이토 내각은 실로 행운을 만난 것이다. 청일 전쟁이 끝날 때까지 다른 나라와도 통상조약의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확실히 행운이 될 것] 이라고 선전하였습니다.













그런 조약에 대한 효력 시작을 사토우 공사가 5년을 연기할 것을 건의한 바는 상징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부산아재김님 소중한 후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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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6

  • 작성자
    Lv.99 al****
    작성일
    24.04.07 09:56
    No. 1

    영일동맹이 완전 나가리까진 아니더라도 최소 대등한 동맹이니 전쟁준비 밀어주기는 나가리 ㅋ

    일제를 따가리로 부리더라도 통제가 안되는 광견아닌가 하는 의심을 깊게 세기게 된 영길리

    찬성: 26 | 반대: 1

  • 작성자
    Lv.45 TTunge
    작성일
    24.04.07 09:58
    No. 2

    잘 보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Dasima
    작성일
    24.04.07 10:00
    No. 3

    말단의 폭주에의한 우연한 비극이 맞다고 쳐도 그걸 저지른 말단의 책임자를 조지려는 기색이 전혀 안보이고 덮고넘어갈려고 발악하고있는거부터가 저색기 믿을수있음? 소리가 나오는건 어쩔수없으니

    찬성: 33 | 반대: 1

  • 작성자
    Lv.45 포트니아
    작성일
    24.04.07 10:00
    No. 4
  • 작성자
    Lv.99 Dasima
    작성일
    24.04.07 10:02
    No. 5

    관리자 책임자가 높은자리에서 많은돈을 받는건 책임을 니들이 지라고 높은자리에 올라서 많은돈을 받는건데 말이에요. 그걸 절대다수의 책임자가 망각하고있지만.

    찬성: 39 | 반대: 1

  • 작성자
    Lv.99 Dasima
    작성일
    24.04.07 10:16
    No. 6

    조선급 상대로 주요열강도 피로 엮인 초초대형사고쳐놓고 모가지 튼튼하다고 뻣대도되는건 영국이지 일본 니가 아냐 등시나

    찬성: 16 | 반대: 0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4.04.07 11:06
    No. 7

    그렇죠.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패하더라도 영국은 긴급수혈을 해줄테니깐요. 그렇지만 극동의 헌병으로서의 가치에 의심을 불어넣었거니와 최소한의 통제를 가할것은 분명한 사실이죠.

    일이 이렇게 되었기에 육군과 조슈는 더더욱 궁지에 몰렸네요. 그렇다면 야마가타 아리토모등 육군이 폭주할 수 있다는 뜻이고... 하여간 거대한 태풍이!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40 알카시르
    작성일
    24.04.07 11:32
    No. 8

    coincident tragic이 아니라 coincidental tragedy가 맞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이그드라시
    작성일
    24.04.08 10:10
    No. 9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하예인
    작성일
    24.04.07 12:52
    No. 10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gc******
    작성일
    24.04.07 12:56
    No. 11

    @주인공이 일본에 독도 풀었군요. 사건 주도한게 육군(조슈) 출신들이 사건 일으켰고 육군성에서는 거짓보고, 조선에는 육군에게서 도망친 해군 장교가 있고, 이거 누가봐도 일본 육군이 통제 무시하면서 전신 차단하고 일이 이상해지니 폭주하다가 거짓보고까지 올린걸로 밖에 안보이는데

    찬성: 6 | 반대: 0

  • 작성자
    Lv.55 사막물고기
    작성일
    24.04.07 14:34
    No. 12

    시간차 정보 전달을 통한 일본 정부 육군 해군을 이간질 해 보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4.04.19 15:00
    No. 13

    잘 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스노우맨
    작성일
    24.04.20 00:20
    No. 14

    한성은 안전하니 안심... 어째 승만군의 향기가...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80 다비드7
    작성일
    24.04.23 12:33
    No. 15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양마루
    작성일
    24.04.23 15:21
    No.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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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민비 대신 고종이 죽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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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029. 뛰는 이토 히로부미 위에 나는 종이학 (후원 감사합니다!) +19 24.04.12 5,413 22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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