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레이언트 님의 서재입니다.

대리 전쟁(Proxy War)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레이언트
작품등록일 :
2015.06.10 16:16
최근연재일 :
2015.07.18 02:51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5,387
추천수 :
722
글자수 :
152,557

작성
15.07.15 14:19
조회
874
추천
29
글자
9쪽

제 6장 - 태양신 라(Ra)

무려 1년만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만족스러울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달려나가 보겠습니다. 즐겁게 읽어 주시길 ^^




DUMMY

(2)


이윽고 신전 입구에 도착한 그는 신전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를 끝내고서 발을 내디뎠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태양신 라(Ra)의 시련을 통과하고 나면.

그 동안 쉴 새 없이 생각했었던 자신의 소망 중 하나를 이룰 수 있었다.


김현후라는 남자가 사랑하는.

지금까지 눈치 채지 못해서 미안함도 가진.

모델로써 그 누구보다 아름답게 빛났지만.

지금은 병실의 침대에 누워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여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그녀.


이아인을 회복시키겠다는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횃불의 불빛이 김현후의 발 빛에 길게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이제는 너무 많이 찾아와 눈 감고도 도착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진 통로의 끝에는 김현후가 처음 만났던 괴물이 있었다.

인간의 머리를 가지고 있지만 사자의 몸을 가지고 있는 괴물, 스핑크스.

그리고 스핑크스의 앞에 익숙한 존재들이 있었다.

그가 시련을 통과한 신들이 스핑크스의 앞에 있었다.

마치 김현후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자신을 보며 반갑게 미소를 짓는 그들을 보며 김현후 역시 마주 웃었다.

그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단 한 명의 신만이 없었다.

아누비스, 저승 세계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곳에 오지 못한 것이리라.

오시리스는 조금 예외였다.

그는 현재 『죽음의 신』이 아닌 『창공의 신』으로서 나와 있는 것이다.


스핑크스. 토트. 이시스. 오시리스. 게브. 하토르. 바스테트. 호루스. 마지막으로 세트.


그들의 얼굴을 한번씩 바라보고서 챙겨 왔던 물건들을 가방 안에서 주섬주섬 꺼냈다.

제일 먼저 만났던 스핑크스에게는 언제나처럼 음료수가 가득 들어 있는 1.5L짜리 패트병을 여섯 개.

토트에게는 질 좋은 만년필과 두꺼운 노트를 한 권.

이시스에게는 욕조 물 위에 띄워 놓으면 어울릴 것 같은 노란 빛이 감도는 오리 인형 하나.

오시리스에게는 성인 용품 가게에서 구입했던 정력제를 한 병.

게브에게는 꽃집에서 산 식물 영양제 한 박스를.

하토르에게는 마트에서 산 고 칼로리 초콜렛과 과자들을.

바스테트에게는 애완용품 가게에서 산 장난감 쥐 인형.

호루스에게는 어제 저녁 주문시켰던 양념치킨을.

그리고 개새끼라 부름을 주저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미친 시련을 내줬던 세트에게는 여름날 몸 보신하기에 좋은 음식으로 소문 난 보신탕을 꼼꼼히 밀봉 한 냄비에 넣어서.



지킴이인 스핑크스는 벌써부터 패트병의 뚜껑을 따서 음료를 들이키고 있었고, 토트는 자신의 손에 들린 만년필로 노트에 이것 저것 써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나머지 신들은 김현후가 건넨 선물을 손에 들고서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건 대체 무엇인가.

선물은 선물인데.

우리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 심혈을 기울여 준 선물이긴 할 텐데.

우리를 놀리려고 하는 선물인가.

도발하는 것 같은데?

설마 우리들이 낸 시련이 더럽게 짜증나서 그에 대한 복수인 것인가?

아니 준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받아야 할 것 같긴 한데.

왜 기분이 이렇게 나쁘지?


“진짜로 열심히 생각하고 고민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만족하셨는지 모르겠네요. 특히 세트라던가 세트라던가 세트라던가 세트라던가!”


빙긋 웃으며 자신들에게 말을 거는 김현후를 보면서 그들은 생각했다.

저건 빡 친 거구나!

우리들이 낸 시련이 좆 같았다고 항의하는 거야!

이상하다?

스핑크스가 낸 수수께끼들과 토트의 시련도 만만치 않게 빡세고 좆 같았을 텐데?

대체 뭐지, 이 차별 대우는……?



일곱 신들이 자신들의 손에 들린 물건들과 자신의 얼굴을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번갈아 바라보는 것을 주시하며 김현후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지금 당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거 맞아. 시련 때 고생한 거에 대해서 나름대로 소소하게 복수하고 있는 거 맞아. 맞으니까, 그렇게 자꾸 번갈아 바라보지 말라고! 진짜 웃겨서 죽을 것 같단 말이야!!’

생각하고 있는 것을 절대 입 밖으로 말할 수 없기에 속으로만 생각하면서 킥킥 웃었다.

신들이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혼자서만 관람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울 만큼 그들의 표정은 진짜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들이 표정 관리에 성공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결국 웃음보가 터져버린 김현후가 바닥에 쓰러져 배를 움켜쥐고 폭소를 터트리자 일곱 신은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진짜였다는 사실에 표정을 와락 구겼지만 별 수 없었다.

자신들을 놀리려고, 시련 때 당한 것을 복수하려고 라는 짓궂은 생각이 대부분이긴 했지만 선물은 선물이었으니까.

김현후도 말하지 않았던가?

진짜로 열심히 생각하고 고민해서 골라온 선물이라고.

물론, 그 열심히 생각하고 고민한 것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장난과 복수라는 것이 문제이기는 했지만.


바닥에서 배를 움켜쥐고 발을 동동 구르며 웃고 있는 그를 그들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고서는 여전히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던 그들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

설마 이렇게 복수를 할 줄은 예상조차 못했었으니까 말이지.


『좋다. 뭐… 괘씸하기는 하지만 ‘선물’이라는 것을 처음 받았으니 넘어가도록 하지.』

자신의 손에 들린 정력제를 옷 안에 갈무리한 오시리스.


『이거 재미 있어 보인댱!』

쥐 인형을 좌우로 흔들어 보이며 당장이라도 가지고 놀고 싶어 하는 분위기의 바스테트.


『…먹을 거긴 한데 왠지 먹기가 좀 그렇네. 진짜로. 뻘건 것이 더 먹기가 좀 그래.』

『……나도 마찬가지다 호루스. 보신탕이라니…….』

자신의 손에 들린 양념치킨과 보신탕에 대해 도저히 해답이 나오지 않아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 호루스와 세트.


『흠. 이번 농사는 풍년이겠군…… 인데 너무 적다 김현후. 꽃이나 가꾸라는 것인가? 이 나이에 꽃을 키워야 하는 것인가.』

자신의 손에 들린 영양제에의 설명을 천천히 읽어보고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는 게브.


『……김현후. 나일강에 비해서 너무 작은데요?』

자신의 손에 들린 노란색 오리 장난감을 든 채 자신의 욕조인 나일강을 생각하며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이시스.


『…머, 먹으면 살찔 것 같은데 이거?』

『……딱 봐도 살찔 것 같아 보인다.』

손에 들린 초콜렛과 과자들을 보며 울상을 짓는 하토르와 그녀의 또 다른 모습인 세크메트.


『야 김현후! 이거 완전 좋은데? 나중에 몇 개 더 사다주라!』

『역시 음료는 탄산 음료가 최고로군! 돈이라면 내가 줄 테니 나중에 또 부탁해도 되겠나?』

그리고 유이하게 만족한 토트와 스핑크스.




조금의 시간이 더 흐르고 너무 웃는 바람에 찔끔 흘러나온 눈물을 닦아내며 자리에서 일어난 김현후.

아까 전까지만 해도 폭소를 터트리며 장난스러웠던 표정이 사라진 그를 보며 신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장난스러웠던 신들과 김현후의 모습은 없었다.

이제 이 곳에 남아 있는 것은 위엄 넘치는 신들과, 마지막 신의 시련을 향해 도전할 시련자만이 있을 뿐이었다.


오시리스가 양 팔을 벌리자 하늘의 문이 만들어진다. 공동의 천장이 열리며 저 먼, 하늘로 향하는 문이 열렸다.

게브가 손을 휘젓자 그들이 모여 있는 공동의 바닥이 하나씩 하나씩 일어나 발판을 만든다. 하늘의 문에게 도달할 수 있는 계단이 주욱 뻗어 나간다.

호루스가 날개를 펄럭이자 발판의 양 옆에 작은 불꽃들이 질서 정연하게 자리 잡는다. 잘 못 보는 바람에 발을 헛디뎌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태양신 라(Ra)의 신전으로 향하는 하늘의 길.

하늘로 이어진 계단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김현후에게 토트가 입을 열었다.

『라는 만만치 않을 거다. 너도 정보가 있어서 알고 있지만, 그 놈은 우리들 중 최고의 위치에 있는 신이니까.』

『이제 하나 남은 시련을 통과하면 도전자가 될 수 있으며.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면 대리자가 될 것이다.』

『당신의 소망을, 당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늘의 길을 따라 하늘의 문으로 올라가서.』

『마지막 신의 시련을 마주하고.』

『결코,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맞부딪혀서.』

『너의 손으로 쟁취하거라, 당돌한 애송아.』

『이거 재미있댱!』


신들의 진심 어린 전언에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뭔가 이상한 말이 들린 것 같기는 하지만 무시하자.

자신을 배웅하는 여덟 신과 지킴이를 등진 채.

자신의 눈 앞에 펼쳐져 있는.

하늘의 문으로 향하게 해주는 하늘의 길. 그 것을 구성하고 있는 계단을 향해 발을 뻗었다.


“그럼, 나중에 또 뵙겠습니다. 그 때는 좀 더 좋은 선물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힘차게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서 계단을 오르는 김현후.


그런 그의 뒤에서 스핑크스와 토트, 바스테트를 제외한 여섯 신들이 동시에 외쳤다.

『『『『『『필요 없어 이 자식아!!』』』』』』


작가의말

문맥상 어색한 부분 또는 오탈자 지적은 언제나 감사히 받겠습니다.
선추코 3종 세트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어제 3편을 한꺼 번에 올린 이유는 같은 내용의 반복인데 끊어서 올리면 좀 그럴 것 같아서 였습니다.

또한 오늘 새벽 1시 반쯤 올리려고 문피아를 켰더니 서버 점검중이라 이렇게 오후에 올리게 되네요 하하;

즐겁게 읽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자, 이제 마지막 시련이 시작 됩니다.
유쾌하고 즐거운 글로써 독자 분들의 관심에 보답하려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7월 18일 어색한 문장 수정.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리 전쟁(Proxy War)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제 6장 - 태양신 라(Ra) +12 15.07.18 1,221 28 14쪽
» 제 6장 - 태양신 라(Ra) +5 15.07.15 875 29 9쪽
28 제 6장 - 태양신 라(Ra) +1 15.07.15 926 18 9쪽
27 제 5장 - 1년 후. +7 15.07.14 855 25 13쪽
26 제 5장 - 1년 후. +3 15.07.14 863 16 12쪽
25 제 5장 - 1년 후. +2 15.07.14 985 11 10쪽
24 제 5장 - 1년 후. +8 15.07.06 1,352 25 17쪽
23 제 5장 - 1년 후. +5 15.07.05 1,272 22 16쪽
22 제 5장 - 1년 후. +6 15.07.04 1,022 27 15쪽
21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9 15.07.01 1,100 26 22쪽
20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6 15.06.30 990 23 12쪽
19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3 15.06.29 1,094 22 13쪽
18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3 15.06.28 1,123 25 10쪽
17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2 15.06.28 1,048 21 8쪽
16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1 15.06.27 1,056 24 11쪽
15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2 15.06.26 1,085 24 10쪽
14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15.06.26 1,148 24 12쪽
13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2 15.06.23 1,136 23 13쪽
12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4 15.06.20 1,163 24 16쪽
11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2 15.06.19 1,162 20 14쪽
10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2 15.06.18 1,118 23 8쪽
9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3 15.06.18 1,211 21 11쪽
8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3 15.06.17 1,254 24 14쪽
7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2 15.06.17 1,275 30 7쪽
6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2 15.06.11 1,295 27 10쪽
5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4 15.06.11 1,282 27 7쪽
4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1 15.06.10 1,323 27 8쪽
3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1 15.06.10 1,484 27 9쪽
2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1 15.06.10 1,679 25 11쪽
1 제 0장 – 절대적 규칙(Absolute Rule) +2 15.06.10 1,991 34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