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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언트 님의 서재입니다.

대리 전쟁(Proxy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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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언트
작품등록일 :
2015.06.10 16:16
최근연재일 :
2015.07.18 02:51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5,371
추천수 :
722
글자수 :
152,557

작성
15.06.26 01:16
조회
1,084
추천
24
글자
10쪽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무려 1년만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만족스러울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달려나가 보겠습니다. 즐겁게 읽어 주시길 ^^




DUMMY

(5)


김현후는 반사적으로 다리를 들어 소녀를 걷어 차버렸다.

순간적인 그의 행동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 한 채 가슴을 얻어 맞고 병실의 복도에 나뒹구는 소녀를 노려보며 문을 닫고 복도로 걸어 나왔다.

김현후는 저 소녀가 누군지는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결코 좋은 뜻을 가지고 이 곳에 찾아 온 것이 아니라는 것.

“…누구냐, 넌.”

마른 기침을 토해내는 소녀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김현후는 자신의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는 수많은 정보를 열람하기 시작했다.

절대로 평범한 여자 아이가 아니었다.

복도에 퍼지기 시작한 이 피비린내의 원인이 저 여자 아이였으니까.

기모노의 소매 끝에서, 바닥을 짚고 있는 작은 손은 피일 것이 분명한 붉은 액체로 흥건히 젖어 있었으니까.

“킥-“

예의, 그 높고 명랑한 목소리가 웃음을 그려낸다.

본능이, 도망치라고 외친다.

지금은 절대로 상대해서는 안될 것이라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도망칠 수는 없었다.

자신이 물러난다면 그 뒤는 분명히 아인에게로 향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쉴 새 없이 경종을 울리며 위험 신호를 보내는 본능을 억누른 채 다리를 벌리며 언제라도 달려들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평범한 소녀는 아니었다.

아마도…… 능력자일 확률이 다분했다.

김현후 역시 능력자였지만,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힘들은 결코 전투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나마 신언이라면 어떻게든 대항할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미약한 발악에 그치지 않으리라.

사용자라면 단순히 시간만을 끌 수 있을 것이며.

숙련자, 도전자, 대리자라면 필패.

긴장으로 바싹 말라버린 까끌까끌 했다.

대체 어떤 신들의 신전에서 힘을 받은 것인가.

하지만, 이 것에 대해서는 괜한 생각을 했다고 자신을 꾸짖었다.

기모노를 입고 있으니 아마 높은 확률로 일본 신의 신전에서 힘을 얻은 능력자일 것이 분명했기에.

어쩌면 기모노를 입고 온 것조차 거짓일 수도 있었다.

자신이 어떤 신의 힘을 얻었는지에 대해서 속이기 위하여.

그러나, 많고 많은 나라의 전통복 중에서도 일부러 기모노를 고른 이유가 없지 않을까.

더불어 저 소녀의 기모노는 극히 고급스러운 재질로 보였으며. 또한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로도 기모노를 입은 방법이나 매무새 같은 것이 흠잡을 데가 없었다.


“하아- 인형을 다시 가져가려고 왔더니 이게 무슨 일이람?”

허나 들려온 것은 분명한 한국어였다.

그러나 유창한 한국어 속에 담겨 있는 것은 짜증.

“기껏 목격자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마주친 것들을 모조리 죽이고 들어왔는데…… 한 명이 더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여전히 명랑하고 밝은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에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만 같았다.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구겨진 기모노자락을 펴면서 소녀는 좌우로 몸을 흔들었다.

마치 갈대가 낭창낭창하게 흔들리듯 한동안 그렇게 몸을 흔들던 소녀가 우뚝 멈춰 섰다.

“벌레 같은 것이 감히……!”

검은색이었던 눈동자가 붉은색으로 변한 것을 눈치 챈 순간, 김현후는 반사적으로 입을 열어 외쳤다.

“죽어라, 벌레.”

『사그러 들어라!』


나의 의지를 담고 튀어나온 신언이, 허공에서 생겨난 불꽃의 용들을 꺼트렸다.

몸에서 피어 오르는 아지랑이들이 불꽃의 용들이 생겨날 때마다 잡아 먹는다.

허나 불꽃의 용의 숫자는 결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식은땀이 줄줄 흐르며, 손끝이 파들파들 떨렸다.

나는 저 힘을 알고 있다.

토트 신의 서고에 있는 기록을 읽어서 외웠으니까!

눈동자의 색이 붉은 색으로 바뀌며 발현되는 ‘힘(능력)’은 오직 하나였으니까!

일본의 영웅이자, 인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으로써 추앙 받던 존재의 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처럼 훗날 영웅으로써 신의 반열에 오른 지고 지순한 존재.

일본의 신으로 유명한 스사노오가 야마타노오로치를 잡고 꼬리에서 발견한 아마노무라쿠모노츠루기의 주인!

이 것은 야마토 타케루의 힘……!


체력이, 정신력이 고갈되어 가는 것이 느껴졌다.

쉴 새 없이 생겨나는 불꽃의 용을 계속해서 꺼트리고 있었지만, 불꽃의 용으로 이루어진 붉은 색의 파도는 끝이 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거지? 라고 생각을 할 무렵.

불꽃의 너머에서 가녀린 목소리가 들려온다.

“과연, 평범한 벌레는 아니라는 소리인가? 뭐…… 상관 없지만.”

푸확-

그 목소리가 들리고, 불꽃의 파도에 파문이 생겨나며 그 중심에서 나를 향해 정면으로 쇄도했다.

보임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었다.

어느새 체력은 바닥을 치고 있었고, 내 몸은 생각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불꽃의 파도를 뚫고 나온 붉은색의 섬광이 그대로 내 가슴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박혀 들었다.

화끈한 느낌이 드는 순간, 그 것은 내 가슴에 박혀 있었다.

너무나도 붉어 불꽃 같다고 생각되는 검날이 내 몸을 꿰뚫고 등으로 빠져 나와 있는 것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천총운검, 아마노…… 무라쿠모노츠루기…….”

노란색 가죽에 감싸여 있는 자루를 잡고 있는 하얗고 작은 손.

코등이 부분에 위치한 파충류의 눈동자처럼 보이는 동그란 홍옥이 박혀 있는 칼.

“어라? 알아 보는 건가?”

어느새 불꽃의 용은 사라지고 이 곳에 있는 것은 나와 소녀뿐.


하지만.


가슴을 꿰뚫어 등을 빠져 나온 붉은 색의 검신.

피는 흐르지 않았다.

흐를 수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천총운검이라고도 불리며 쿠사나기의 검, 초치검으로도 불리는 이 검 속에 잠들어 있는 것은 그야 말로 겁화라고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의 불꽃.

일본 덴노가의 삼종신기 중 하나인 이 검에 베이면 피 따위는 흐르지 않는다.

검이 품고 있는 열기에 상처 부위가 통째로 타버리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을 태우는 듯한 역겨운 냄새가 올라온다.

몸이 뜨거웠다.

몸 속이, 열기로 인하여 녹아버리는 것만 같았다.

고통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허나 움직일 수 없었다.

오븐 속에 통째로 들어가 익혀지고 있는 기분이었다.


죽음.

나는 죽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머리카락이 타는 것 같은, 역겨운 냄새는 계속해서 피어 올랐다.

내 몸을 꿰뚫은 검을 잡고 있는 눈 앞의 존재가 단순히 검 자루를 잡은 채 아무런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았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이미 내 몸 속은 열기로 통째로 익어버린 상태 일 것이다.

머리는 멀쩡하게 놔둔 채, 아무런 반항도 행동도 하지 못하게 몸만을 노리고서……!

이렇게 생각이나마 할 수 있는 것은 일부러 나를 살려두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인형 같은 상태로 눈을 부릅뜨고 상대를 노려 볼 수 밖에 없었다.



“뭐, 재미 있었어. 요즘은 나한테 반항하는 벌레들이 없어서 말이야.”

검 자루를 잡고 김현후의 몸을 꿰뚫은 검을 뽑아낸 여자 아이는 해맑게 웃었다.

“하지만. 벌레가 나한테 반항하는 것은 용서 할 수 없으니까…….”

그 나이 또래의 여자 아이다운, 귀엽고 상큼한 미소를 지은 소녀는 검을 들고 있는 손을 움직여 단번에 김현후의 목을 날렸다.

이미 몸 속이 통째로 익어버렸기에 자신의 목을 베기 위하여 붉은 색의 검이 다가오는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저항조차 못 한 채 목을 베였다.

머리를 잃어버린 몸이 허망하게 복도에 쓰러지고, 몸과 분리된 머리는 허공을 잠시 부유했다가 소녀의 발치로 데구르르 굴러갔다.

“어라, 눈도 안 감았네?”

무엇인가가 불에 탄듯한 역겨운 냄새가 나는.

핏방울이 잔뜩 떨어져 있는 복도에.

머리를 잃어버린 몸이 힘 없이 쓰러져 있었으며.

눈조차 감지 못한 채 자신의 발치로 굴러온 사람의 머리를 보면서도.

소녀는 웃었다.

이 것이 당연하다는 듯.

이렇게 되는 것이 정해진 결과였다는 듯이.

웃으면서, 자신의 발치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는 김현후의 머리를 툭 차서 쓰러진 몸 쪽으로 굴려버린 소녀는 검을 사라지게 만들고서는 몸을 돌렸다.

“그럼 이제 인형을 찾으러 가볼까~?”

발랄하기 그지 없는 음성을 발하며.



복도에 나뒹굴고 있는 시체를 그대로 놔둔 채 자박거리는 발소리와 함께 이아인의 병실의 앞에 다가가 손을 뻗어 문을 열려고 하던 소녀는, 자신의 행동을 멈추며 몸을 돌렸다.

“벌레 주제에 재미있는 일을 벌이는구나.”

검은색의 눈동자가 다시 붉게 변하며 아까까지만 해도 명랑했던 것은 온데간데 없이 날이 서 있었다.

한줄기 불꽃과 함께 나타난 아마노무라쿠모노츠루기를 손에 쥐고서 불꽃의 용을 허공에 띄운 소녀가 바라보는 곳에는 그가 있었다.


“이렇게 죽기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해서…….”

뚜둑- 뚜둑-

굳어진 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소녀를 노려보고 있는 것은 분명히 방금 전에 가슴이 꿰 뚫려 몸 속이 불타고 목과 몸이 분리되어 죽은 김현후였다.

다만, 검은색이었던 머리카락의 군데군데는 하얗게 새어버린 흰 머리카락이 되어 있었다.

검은색과 흰색이 뒤섞인 기묘한 색의 머리카락이 된 김현후가 자신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는 소녀를 마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사후 세계에서 돌아왔다 씨발 년아.”

흑백이 섞인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 뒤로 넘기며 김현후는 웃었다.

사냥감을 발견한 포식자처럼 사납고 흉악하게.


작가의말

문맥상 어색한 부분, 또는 오탈자 지적은 언제나 감사히 받겠습니다.

 

 

*2연참 해드리고 사라지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소설의 전개에 당황하시겠지만, 이해하지 못할 전개에 당황하셨겠지만.

 의문의 해답은 다음 챕터에서!!

 

*내일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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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 5장 - 1년 후. +6 15.07.04 1,021 2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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