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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언트 님의 서재입니다.

대리 전쟁(Proxy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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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언트
작품등록일 :
2015.06.10 16:16
최근연재일 :
2015.07.18 02:51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5,381
추천수 :
722
글자수 :
152,557

작성
15.06.10 17:00
조회
1,322
추천
27
글자
8쪽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무려 1년만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만족스러울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달려나가 보겠습니다. 즐겁게 읽어 주시길 ^^




DUMMY

“그래서, 진짜 문제는 언제 낼 거냐.”


당황하고 있는 척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스핑크스에게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녀석의 표정이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 보여줬었던 근엄한 표정이 장난기가 담겨 있던 근엄한 표정이라면, 이번에는 완전한 무표정.

‘정답이로군.’

지금까지 자신을, 인간을 시험하고 있었다는 추측이 맞아 떨어진 것이었다.

어린 아이도 풀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넌세스 퀴즈를 낸 것은 소위 말하는 옥석을 가리기 위함이었다.

자신을 처음 봤었을 때의 그 얼빵한 행동과 말, 어처구니가 없는 문제들.

이 모두가 스핑크스의 시험이었다.

『재미있구나. 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군. 네 놈 같은 인간이 들어온 것은.』

무표정이 된 스핑크스가 입을 열자 낮고 묵직한 음성이 들려왔다.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변명을 하고 화를 내며 방정맞은 행동을 하던 스핑크스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 것이 진짜다.

저 녀석의 진실된 모습인 것이리라.

김현후는 까끌까끌 한 입 안을 혀로 훑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 애썼다.

스핑크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들에 의하여 자신도 모르게 긴장의 끈을 풀어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줬다가 진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마저 저 녀석의 계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녀석의 의도에 휘말리면 안됐다.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리고 허리를 쭈욱 편 채로 움츠려 들었던 어깨를 폈다.

목을 꼿꼿이 세운 채 녀석의 눈을 직시 했다.

자신은 이루어야 할 것이 있기에.

고작 길목을 지키는 지킴이 따위에게 자신의 희망을 꺾일 수는 없었다.


김현후가 자세를 바로 잡자 준비가 끝났다고 판단했는지 스핑크스가 입을 열었다.

그 것은 진실 된 문제.

시련자를 가로 막기 위하여 지킴이가 가지고 있던 진정한 벽.

문제에 불과했지만, 김현후라는 인간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로 막을 높디 높은 성벽이었다.

『나는 하늘을 건너는 배에 올라타 있는 자이며, 가장 위대한 강력함이다. 또한 테프누트의 눈물이기도 한 나는 무엇인가.』

지킴이의 문제가 괴물이 되어 김현후에게 발톱을 들이밀었다.



(2)


『나는 하늘을 건너는 배에 올라타 있는 자이며, 가장 위대한 강력함이다. 또한 테프누트의 눈물이기도 한 나는 무엇인가.』

녀석의 문제를 듣는 순간, 문제는 괴물이 되었다고 느꼈다.

실제로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고 있는 괴물이 내 뒤에 서서 귓가에 그르렁거리고 있는 듯 했다.

식은 땀이 흘러 내렸다.

이 것을 단순한 문제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단순히 문제를 들었을 뿐이라면 이렇게 모골이 송연하고 오싹함을 느끼지는 않을 테니까.

마치 미지의 괴물이 내 뒤에서 나를 잡아 먹기 위하여 이빨을 갈고 있는 듯한, 날카롭게 벼린 칼날 위를 맨발로 걷고 있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을 리 없었으니까.

문제를 풀기 위해서 집중해야 하지만,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각이 문제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는 것에도 집중을 해야 한다.

처음 듣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면 두 말 할 것도 없었다.

생소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면 문제에 대해 이해하고 해석해야 하며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본질을 파악하고 답을 유추해내야만 한다.

그러나, 스핑크스의 『말』에는 미지의 힘이 담겨 있는 것이 분명했다.

문제를 푸는 것을 당장에라도 포기하고 도망치게 만드는 힘이.


입술을 깨물자 비릿한 피 맛이 느껴지며 조금씩 정신이 돌아왔다.

하지만, 스핑크스는 그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닫혀져 있던 녀석의 입이 벌어지는 순간, 본능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녀석이 『말』을 하는 순간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소름 끼치는 감각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녀석이 『말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제한 시간은 10분이다. 10분을 1초라도 넘었을 시, 시련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오답을 말했을 때도 시련의 실패로 치겠다.』

아니나 다를까, 녀석이 내 뱉은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느껴지던 그르렁거림이 하나가 아닌 두 개가 되었다.

입술을 깨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

긴장감에 근육이 뻣뻣해지는 것만 같았다.

침착해라.

사고의 폭을 넓히고 유연하게 생각하라.

내 뒤에 괴물들이 있다고 느껴지지만, 그 것은 오직 느낌일 뿐이리라.

그렇지만 보려고 하지는 말자.

녀석의 말에 담긴 힘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것이 느낌뿐만이 아닌 실체화도 된다면. 그 것을 직접 봤을 시에는 간신히 붙들고 있는 냉정함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눈을 감자.

시각을 차단하자.

공포란 것은 인간의 감각을 통해서 전달된다.

시각이 제공하는 공포.

청각이 제공하는 공포.

눈을 감은 내 귀에는 여전히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괴물의 혓바닥이 내 목을 핥고 있는 것 같은 기괴한 느낌도 들었지만, 촉각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그렇다면 시각에 이어 청각마저도 차단해야만 했다.

혹시 몰라 상의 앞 주머니에 넣어 챙겨온 것을 꺼냈다.

귀마개. 어디에 사용할진 몰라도 분명히 사용할 곳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챙겨온 물건이었다.

귀마개를 착용하려는 순간, 스핑크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앞으로 8분.』

그 순간 내 옆에 또 다른 무엇인가가 나타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감각을 억지로 무시하며 귀마개로 귀를 막았다.

완벽하진 않지만, 소리가 사라지고 눈을 감았기에 어둠만이 존재했다.

시각과 청각 그리고 촉감.

이 중 셋을 차단하는 것에 성공한 나는 아까보다 편해졌다고 생각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내 뒤와 옆에 괴물이 있다고 느껴졌으나, 마음은 아까보다 훨씬 더 편해졌다.

신경이 안 쓰일 리 없었다. 허나 억지로라도 무시를 해야 했다. 그래야 집중해서 문제를 풀 수 있으니까.

반드시 문제를 풀어야만 했다.

그러니 이제는.

‘생각할 시간이다.’


****


녀석의 질문을 떠올려 보자.


『나는 하늘을 건너는 배에 올라타 있는 자이며, 가장 위대한 강력함이다. 또한 테프누트의 눈물이기도 한 나는 무엇인가.』


문제에서 ‘나’가 칭하고 있는 것은 세 개.

하늘을 건너는 배에 올라타 있는 자. 가장 위대한 강력함. 테프누트의 눈물.

이 세가지가 하나로 귀결될 것이다.

이미 이 신전이 이집트와 관련된 곳일 것이라 예상했었다.

신전의 외벽에 그려져 있던 수많은 그림들. 그리고 신전으로 향하는 길목에 세워진 여러 동상들.

마지막으로 지킴이로써 스핑크스가 나타났다는 것과, 녀석이 낸 문제에 나온 ‘테프누트’라는 단어를 통하여 내 추측은 틀리지 않고 사실이 되었다.

그래, 이 모든 것들은 고대 이집트를 상징하고 있었다.

더불어 스핑크스는 파라오의 무덤이라 불리는 피라미드를 지키고 있는 수호자로 알려져 있었으며, 테프누트라는 것은 이집트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여덟의 창세신 중 하나였으니까.


퍼즐의 기초가 다져졌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문제를 풀어 볼 때다.


작가의말

『나는 하늘을 건너는 배에 올라타 있는 자이며, 가장 위대한 강력함이다. 또한 테프누트의 눈물이기도 한 나는 무엇인가.』

과연 정답은.....?

 

 

어색한 문맥, 또는 오탈자에 관련된 지적은 언제나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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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2 15.06.28 1,047 2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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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2 15.06.26 1,085 2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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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3 15.06.18 1,211 2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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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1 15.06.10 1,323 2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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