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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언트 님의 서재입니다.

대리 전쟁(Proxy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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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언트
작품등록일 :
2015.06.10 16:16
최근연재일 :
2015.07.18 02:51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5,384
추천수 :
722
글자수 :
152,557

작성
15.06.28 01:12
조회
1,047
추천
21
글자
8쪽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무려 1년만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만족스러울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달려나가 보겠습니다. 즐겁게 읽어 주시길 ^^




DUMMY

(2)


그 다음의 기억은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의 1월.

부모님이 돌아가셨던 그 때의 기억.

쓰라리고, 아팠던.

그래서 2년간이나 방황했었던 그 날의 기억.


결혼 기념일을 맞이하여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신 부모님.

무려 일주일이라는 기간 동안 여행을 가시기로 되어 나는 그 기간 동안 아인 누나의 집에 신세를 지게 되었다.

아무리 남자라고는 하지만 부모님의 눈에는 내가 몇 살이 되었든, 나는 아이로 보이셨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일주일 동안 아인 누나네 집에 머물게 되었다.


즐거웠었다.

나도, 부모님도 모두 즐겁고 행복했었던 일주일이었을 것이 분명했다.

매일 저녁 나에게 걸려오는 전화에서 두 분은 행복한 목소리로 여행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었다.

아무런 이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 두 분의 귀국 날 있었던 사고만 아니었더라면.


나는 TV에서 들려오는 사고 소식에 나는 멍하니 아무런 생각도 말도 하지 못하며 서 있었었다.

오후 2시 비행기.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가 사고로 인하여 불시착했고 탑승객 대부분이 사망했다는 소식. 그리고 그 사망자 명단에는 부모님의 이름도 있었다.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하기 시작했던 것은.


남을 탓 할 수는 없었다.

비행 중인 비행기의 엔진에 무엇인가가 빨려 들어가 엔진이 과열 폭발했다는 사건 경위서에 나는 그 무엇도 탓할 수 없게 되었다.

인재(人災)가 아닌 천재(天災).

그저 운이 없었음을, 재수가 없었던 그 것이었을 뿐인 사고.

그러나 나는 그 사고로 부모님 두 분을 모두 잃게 되었다.


그 후의 기억은 글쎄.

지금 내 눈 앞의 화면에서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무기력하게.

세상이 무너진 듯.

모든 것을 자포자기 하며.


늘 펴고 있었던 어깨는 축 처진 채로.

곧게 서 있던 허리는 수그린 채로.

죽은 생선과도 같은 눈동자로.


나를 챙겨주려는 소중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주변을 거부하며 나만 불행하다는 듯이 그렇게 지냈다.


천재였기에.

그야 말로 운이 없음을 탓할 수 밖에, 하늘을 원망 할 수 밖에 없었기에.

고장 난 기계처럼 실이 끊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그렇게 지냈다.


그렇게 20살의 한 해를 보냈다.


21살에 나는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 앞으로 배송된 한 통의 봉투를 보고서 생각했다.

이렇게 지내도 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주변의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훌쩍.

군에 입대했다.


*****


내가 기억하고 있을 것이 분명한, 흑백의 노이즈가 지직거리고 있는 화면의 앞에 섰다.

분명히 이 화면에는 그 것이 있으리라.

내가 어떻게 정신을 차렸는지.

내가 정신을 차리게 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것은 보지 않아도 괜찮다.

이렇게 보지 않아도 괜찮다.

절대로 잊고 있지 않으니까.

절대로, 잊을 리가 없었으니까.

언제나 그 날의 일을 상기하면서 다짐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이 길의 끝으로 걸어가봐야 할 때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갈 때마다 내 양 옆으로 늘어져 있는 화면에 불이 들어온다.

내가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재생된다.

내가 전역을 하고 나서 1년 동안 있었던 기억들.

그 것은 아인 누나가 일주일간 실종 되었다가 발견된 이후의 이야기.


울고 있던 내가 있었다.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 아인 누나의 곁에 주저 앉아 눈물과 콧물을 쏟아내던 내가 있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다고 하던가?

내가 바로 그랬다.

아인 누나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그 때는.

아인 누나가 내 말을 들을 수 없었다.

실종된 일주일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싹 마른 몸으로 링거 바늘을 팔에 몇 개씩이나 꽂은 채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여 가는 숨을 몰아 쉬고 있는 그녀는.

그로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단, 한번도.

눈을 뜨지 못 했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

고마웠던 마음도.

미안했던 마음도.

좋아하는 마음도.

그 무엇도.

전할 수 없었다. 전하지 못했다.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생각했다.

이 것은 부모님과 같은 운이 없는 그러한 사고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악의를 가지고서.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무슨 짓’을 할 수 있는 것은 ‘능력자’라고 추측했다.


그래서 나는 능력자가 되기 위하여 신전을 찾아갔다.

내가 찾아간 것은 한국에 있는 신전.

이집트의 신들이 거주하고 있을 신전.

문지기인 아니, 지킴이인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서 신들을 만날 자격을 얻었다.

토트 신을 만나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을 참아가며 시련을 통과하여 선물을, 힘을, 신언을 얻었다.

그 후, 다시 토트 신을 찾아가 부족한 정보를 채워 넣었다.


그리고 모든 정보를 얻은 나는.

어떠한 신을 찾아가야 할지를 정했다.

이겨내야 할 시련에 관해서도 알게 되었다.

시련을 이겨내야 하면 어떠한 힘을 얻어야 하는 지도 알아 냈다.

그리고 대리자가 되기 위한 관문에 대한 조사도 끝냈다.

대리자 라는 신분이 된 후에 내가 맞서 싸워야 할 다른 신전의 신들이 가지고 있는 힘들에 대한 정보도 습득했다.

이후는 정말로 눈도 뜰 수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들이 계속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아홉의 신들을 찾아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인 누나를 보러 가서.

작별 인사를 끝내고.

병실의 문을 여는 순간.

소녀를 만났다.

검은 머리를 한데 묶고 있는 소녀.

붉은 색의 기모노를 입고 있는 15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


인형을 가지러 왔다.


라고 말했던 그 소녀에게 나는 죽었다.

신검이라 알려진 불꽃의 검에 가슴을 찔려 몸 속이 익어진 채.

머리와 몸이 분리 된 채로.



“……어?”

어째서 깨닫지 못 했던 거지?

인형?

인형이라고?

대체 무슨 인형?

인형을 찾으러 왔는데 병원에 온 거지?

그 것도 자신과 마주친 사람들을 죽여가면서?

그리고.

인형을 찾으러 왔다면서 어째서 아인 누나의 병실 앞에 서 있었던 거지?


“……!”

그러고 보니 또 이상한 것이 있었다.

그 미친 년은 어떻게 일반인들을 죽일 수 있었던 거지?

내가 토트 신의 서고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신들이 정한 규칙에는 적혀져 있지 않지만 능력자들은 결코 타인을 그 것이 일반인이라면 더욱더 상해를 입힐 수 없을 텐데?

그런데 어떻게……?


『이미 너는 알고 있을 터이다.』


그리고 낯선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치 짐승이 그르렁거리듯, 낮고 음울한 그 목소리.


『너는 이미 네가 하고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을 터이다.』


아아.

그 말 대로다.

나는 내가 나 자신에게 한 질문에 대한 답에 대해 알고 있다.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었다.



과거의 기억들을 재생해주는 화면으로 만들어진 길의 끝에 그가 있었다.

수많은 단지들이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수많은 관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그 중심에 황토색의 제단이 있었다.

그리고 그 제단의 위에 그가 있었다.


느긋하게 다리를 꼰 채.

한쪽 손으로는 턱을 괸 채.

노란색 짐승의 눈을 번뜩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나를 똑바로 직시하면서.

검은색 쟈칼의 머리를 가진 사신이.

나를 향하여 말을 걸었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김현후여.』


작가의말

문맥상 어색한 부분, 또는 오탈자 지적은 언제나 감사히 받겠습니다.

 

선추코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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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제 5장 - 1년 후. +3 15.07.14 863 16 12쪽
25 제 5장 - 1년 후. +2 15.07.14 985 11 10쪽
24 제 5장 - 1년 후. +8 15.07.06 1,352 25 17쪽
23 제 5장 - 1년 후. +5 15.07.05 1,272 22 16쪽
22 제 5장 - 1년 후. +6 15.07.04 1,021 27 15쪽
21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9 15.07.01 1,099 26 22쪽
20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6 15.06.30 990 23 12쪽
19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3 15.06.29 1,094 22 13쪽
18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3 15.06.28 1,123 25 10쪽
»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2 15.06.28 1,048 21 8쪽
16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1 15.06.27 1,056 24 11쪽
15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2 15.06.26 1,085 24 10쪽
14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15.06.26 1,148 24 12쪽
13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2 15.06.23 1,136 23 13쪽
12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4 15.06.20 1,163 24 16쪽
11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2 15.06.19 1,162 20 14쪽
10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2 15.06.18 1,118 23 8쪽
9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3 15.06.18 1,211 21 11쪽
8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3 15.06.17 1,254 24 14쪽
7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2 15.06.17 1,275 30 7쪽
6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2 15.06.11 1,295 27 10쪽
5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4 15.06.11 1,282 27 7쪽
4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1 15.06.10 1,323 27 8쪽
3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1 15.06.10 1,484 27 9쪽
2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1 15.06.10 1,679 2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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