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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언트 님의 서재입니다.

대리 전쟁(Proxy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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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언트
작품등록일 :
2015.06.10 16:16
최근연재일 :
2015.07.18 02:51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5,402
추천수 :
722
글자수 :
152,557

작성
15.06.18 16:21
조회
1,118
추천
23
글자
8쪽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무려 1년만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만족스러울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달려나가 보겠습니다. 즐겁게 읽어 주시길 ^^




DUMMY

“그 것은, 당신이 가진 정보 그 자체가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을 알려줄 수 있는 나침반과도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하자 토트 신의 눈이 왕방울처럼 커다랗게 떠졌다.

황금의 새대가리에 달린 눈이 저렇게 커지니 뭔가 웃기기도 한데……?


나의 대답을 들은 토트 신은 한동안 말 없이 가만히 서 있다가 양 손을 들어 올려.

짝- 짝- 짝- 짝-

박수를 쳤다.

선명하게 들려오는 토트 신의 박수 소리에 머쓱한 기분을 느꼈다.

『실로 만족스러운 대답이구나. 확실히, 네 놈은 지금까지 나에게 찾아온 인간들과는 다르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본질을 확실하게 보고 있어.』

토트 신의 황금색 눈동자가 먼 곳을 보고 있는 것 같이 초점이 흐려진다.

『어쩌면 네 놈이야 말로 우리들의 대리자가 될 수 있는 자일지도 모르겠군. 허나, 그 것은 시련을 통과해야만 가능한 일. 그리고 시련은 공평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네가 찾아야 할 정보에 관하여 힌트 같은 것은 줄 수 없다. 또한 네가 읽은 기록들을 보다 쉽게 외울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없다.』

어째서인지 모르게 토트 신의 말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진 것은 착각인 것일까?

『허나 한 가지를 약속하지. 네가 만약 나의 시험에 통과한다면 나는 너에게 내가 줄 수 있는 ‘힘’뿐만이 아니라 ‘선물’을 주기로.』

그가 말한 ‘선물’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그의 어조는 무겁고 진중했기 때문에.

『좋다,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시작하도록 하지. 앞으로 10시간 후, 나는 너에게 첫 문제를 낼 것이다. 그 동안 열심히 정보를 찾아보도록 해라.』

처음 만났을 때 있었던 선반으로 훌쩍 뛰어 올라간 토트 신이 팔짱을 낀 채 말하자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아, 진짜 너무하네. 시작 전에 미리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그 시간을 뺏어 놓고서 이렇게 하깁니까?”

『…….』



(3)


닫혀 있던 신전의 입구들 중 하나가 열리며 나타난 것은 일주일 전, 토트 신의 신전에 들어갔었던 남자였다.

어느 때처럼 앞발로 턱을 괸 채 옆으로 누워 있던 스핑크스의 시선이 그 곳으로 향했다.

일주일 전에 봤었던 모습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그의 몰골은 토트 신의 신전에서 한 고생을 말하고 있었다.

홀쭉해진 볼과 눈 아래에 드리워진 짙은 음영.

쥐어 뜯어 엉망이 되어버린 머리카락과, 덥수룩하게 자라난 수염.

걷고 있다 라기 보다는 발을 질질 끌고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옳은 걸음 걸이.

피폐한 몰골로 자신이 있는 공동에 도달한 그는 비척거리면서도 발을 멈추지 않자 스핑크스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꽤나 고생했나 보군. 이어서 다른 신님들도 만날 것인가? 아니면 돌아가서 휴식을 취한 다음에 다시 오겠는가?』

스핑크스의 질문을 들었지만, 남자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오른 손을 들어 중지를 세워준 그는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위태로운 몸짓으로 일주일 전, 그가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 이 자식이!?』

남자가 중지를 세운 그 행동에 대한 뜻을 알고 있던 스핑크스가 길길이 날뛰었지만, 밖으로 향하는 통로로 들어간 남자는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홀로 남게 된 자신의 서고에서 토트 신은 허탈한 웃음을 지어냈다.

『……실로 대단한 놈이었구만.』

일주일 간의 동거를 통해 ‘김현후’라는 인간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자신이 직접 판단하여 알아낸 것들은 그야 말로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7일간 그가 잔 시간은 고작 3시간.

당장이라도 쓰려져 죽을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서 그가 말리기도 했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은 채 자신의 기록을 붙잡고 외워가는 그 모습은 신인 자신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엄청났다.

서고에 있는 기록들을 외우지 않는다면 죽을 것처럼 보이는 그 모습에 담겨 있는 것은 간절함과 절박함.

그렇게 광기에 휩싸인 것 같이 기록을 탐독하는 김현후는 결국 해냈다.

『고작 7일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낸 문제들에 대한 답을 모두 말한 것으로도 모자라 앞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의 일부들까지 찾아내다니…….』

길게 늘어지는 말꼬리.

김현후의 말대로 자신의 서고에는 앞으로 그가 걸어가야 할 나침반이 될 수 있는 귀중한 정보들이 수없이 기록되어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그 나침반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한 문제를 냈다.

다만, 토트 신 자신도 정리한지 너무나도 오래되어 해답이 적혀져 있는 기록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였다. 어차피 이 곳은 자신의 관리하게 있기에 원한다면 바로 손 안으로 가져올 수 있는 권능이 있기 때문에 정리를 안 한 것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정리조차 안된, 자신조차 어디에 있는지 모를 정보들을 어떻게든 찾아내어 질문에 답했다.

쉬기 위하여 수면을 취하는 1분, 1초가 아깝다는 듯 7일간 3시간만을 자면서 기록을 읽는 그의 눈동자는 식사를 할 때조차 멈추지 않았으니까.

방금 전, 자신의 마지막 질문에 답하고 나서도 기록을 읽는 것을 것을 멈추지 않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니 자신도 모르게 오싹한 기분이 드는 토트 신이었다.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가 그렇게 기록을 습득하고 외우는 이유를 알고 있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이 곳에 있는 정보란 그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것이었을 테니까.

『적어도 우리들에 관한 정보들 대부분은 알아 갔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나직하게 중얼거리던 토트 신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김현후의 성격이라면 아마 신전을 다시 찾아왔을 때 다른 신들에게 가지 않고 자신에게 또 찾아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막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하다고 말할 녀석이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지난 일주일간, 우려도 걱정도 많이 했지만. 최종적인 감상은…….

『생각보다 유쾌해서 마음에 드는 녀석.』

이었으니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서 다시 자신에게 올 김현후를 떠올리며 기분이 좋아지는 토트 신이었다. 부디 한시라도 빨리 자신에게 다시 찾아오기를…….



간신히 고속버스에 몸을 실어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이제는 홀쭉해진 가방을 현관 입구에 대충 던져 놓고 자신의 방에 있는 침대 위로 쓰러졌다.

머리가 지끈거려서 미칠 것만 같았다.

토트 신과 헤어질 때 들었던 말조차 흐릿해서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지난 7일간 내가 했었던 미친 짓거리를 생각하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는 결과였다.

그저, 무작정, 무식하게, 내가 눈으로 보고 있는 것들을 머리 속에 쑤셔 넣었었으니까.

토트 신이 나를 배려해서 육체적 피로를 없애 주긴 했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육체적인 피로.

수없이 많은 기록들을 통째로 암기한 내 머리 속은 그야 말로 엉망진창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정신적인 피로 때문에, 뇌를 한계 용량 이상으로 혹사시켰기 때문에 지금도 망치로 머리를 내려치는 것처럼 어지럽고 아파왔다.

침대에 눕는 순간, 눈 앞이 흐려졌다.

당장이라도 36시간 정도 수면을 취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분명히 토트 신이 마지막으로 한 말은 나에 관한 말이었고 중요한 말이었을 것이 분명했기에 그 것을 기억하려 애써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마치 눈 앞의 모든 것이 점멸되듯 어둠이 나를 덮쳤다.


작가의말

문맥상 어색한 부분, 오탈자 지적은 언제나 감사히 받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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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제 5장 - 1년 후. +8 15.07.06 1,352 25 17쪽
23 제 5장 - 1년 후. +5 15.07.05 1,272 22 16쪽
22 제 5장 - 1년 후. +6 15.07.04 1,022 27 15쪽
21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9 15.07.01 1,100 26 22쪽
20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6 15.06.30 992 23 12쪽
19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3 15.06.29 1,094 22 13쪽
18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3 15.06.28 1,124 25 10쪽
17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2 15.06.28 1,049 21 8쪽
16 제 4장 – 검은 날개의 쟈칼과 춤을. +1 15.06.27 1,056 24 11쪽
15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2 15.06.26 1,085 24 10쪽
14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15.06.26 1,148 24 12쪽
13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2 15.06.23 1,137 23 13쪽
12 제 3장 – 다시 신전으로. +4 15.06.20 1,163 24 16쪽
11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2 15.06.19 1,163 20 14쪽
»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2 15.06.18 1,119 23 8쪽
9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3 15.06.18 1,211 21 11쪽
8 제 2장 – 서고의 관리자이자 지혜와 지식의 신. +3 15.06.17 1,255 24 14쪽
7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2 15.06.17 1,275 30 7쪽
6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2 15.06.11 1,295 27 10쪽
5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4 15.06.11 1,283 27 7쪽
4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1 15.06.10 1,323 27 8쪽
3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1 15.06.10 1,484 27 9쪽
2 제 1장 – 신전의 지킴이. +1 15.06.10 1,679 25 11쪽
1 제 0장 – 절대적 규칙(Absolute Rule) +2 15.06.10 1,991 3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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