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86,017
추천수 :
1,521
글자수 :
305,543

작성
20.05.04 16:16
조회
487
추천
15
글자
8쪽

47. 평안상단(平安商團) (5)

DUMMY

“실례지만, 성함과 직책을 알 수 있겠습니까?”


이심도는 남자의 정체에 대해 파악해 둬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아무래도 남자의 의복이 무복이었고, 한동안 무인만 봐서 처음엔 몰랐다.


그러나 이심도가 가까이서 유심히 보니 남자는 무(武)와 예(禮), 두 가지 방면에서 극도로 단련된 것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단순히 어느 한 방면이 아닌, 여러 가지 방면에서 육체를 극도로 연마한 극히 드물었다.

그러니 남자의 정체가 단순한 심부름꾼이 아닌 것은 너무나 분명했다.


“아, 마음이 다급해서 그만, 무례를 범했군요. 저는 평안상단의 총집사 용진성(龍眞性)이라고 합니다.”


역시나, 이심도는 내심 그렇게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작은 가문에서는 집사라고 해봐야 시종들의 장에 불과했다.


그러나 평안상단처럼 거대한 곳에서 총집사라는 것은 그 세력의 실권자였다.

속해있는 업무 전반과 생활 전반을 모두 총괄하는 것이 보통 총집사라 불리는 자의 역할이었기 때문이었다.

최소한 그 모든 것을 알아야 가주를 보필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달리 말하면 가주의 참모이기도 한 것이다.

어쩌면 가주 다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였다.


“이런··· 이렇게 우리를 안내해주실만한 분이 아니셨군요.”


“아닙니다. 저야 주인께서 명하시면 따라야죠.”


“···”


이심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저자가 말하는 주인이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총집사의 주인이라면 당연히 가주나 상단주를 의미할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두 사람을 부른 것은 왕일원이었다.

상단주가 쓰러진 지금, 총집사가 주인이라 부를 만한 사람은 후계자 후보 정도··· 그러나 지금 후계자 다툼을 펼치고 있는 두 사람의 이름과는 전혀 달랐다.

그렇다면, 왕일원이 이름을 속였던 것일까?


이심도는 경우의 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미리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해 둬야만 보다 쉽게 해결을 볼 수 있을 테니.


“죄송합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이쪽으로 들어와 주십시오.”


생각에 잠겼던 이심도는 어느 사이에 평안 상단의 담장 앞에 도달했다.

용진성은 담장에 뚤려 있는 개구멍을 가리키며, 두 사람에게 사과했다.


잠시 멀뚱히 개구멍을 쳐다보던 이심도는 앞장서서 기어들어갔다.

기분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가 분명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벽을 통과하여 일어서자 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을 부른 자, 왕일원이었다.


“이렇게까지 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왕일원은 세 사람이 모두 개구멍을 통과하여 일어설 때까지 허리를 펴지 못했다.

연신 허리를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괜찮습니다. 다 사정이 있겠죠. 나중에 옷이나 한 벌 챙겨주십시오. 그보다 환자부터 빨리 보도록 하죠. 급하실텐데.”


이심도는 빨리 일을 마무리 짓고자 이렇게 말했다.

그저 괜찮다고만 했다가는 왕일원의 사과가 끝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공자, 저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이 분들께는 제가 보수와는 별도로 최고급 의복을 하나씩 챙겨드리도록 할 테니, 그만하시고 빨리 상단주님을 보여드리도록 하지요.”


그제서야 왕일원의 허리가 펴지고, 안내가 시작되었다.

그를 따르면서도 이심도는 ‘대공자’라는 호칭에 주목했다.


“대공자라면···?”


“아, 말씀을 드리지 않았나 보군요. 저 분이 상단주님의 첫째 아들이신 왕일원 대공자이십니다.”


“아···? 하지만···.”


용진성의 말에, 하태현은 무어라고 입을 열려다가 닫아버렸다.

말은 끊겼지만 모두 하태현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알고 있었다.

일시적으로 침묵이 흐르고, 왕일원이 먼저 말을 꺼냈다.


“확실히 세간에 후계자 후보는 둘째와 넷째라고 알려져 있고, 이는 틀린 말은 아닙니다.”


“대공자!!!”


“쉿, 총집사님. 목소리를 낮춰주십시오.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 제가 뭘 어쩔 수 있겠습니까? 이미 모든 지점장들이 반으로 나눠진거나 다름 없는 상황인데요.”


무언가 사연이 있는지, 왕일원은 이미 상단주 자리를 포기하는 듯 했다.

그에 반해, 용진성은 오히려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왕일원의 말에 곧장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내심으로는 그가 상단주 자리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저는 굳이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튼 손님들을 모셔 놓고 할 이야기는 아닌 듯하니, 이 부분은 상단주님께서 의식을 되찾으시면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그보다 가주님 주변에는 모두 믿을 만한 사람만 남아 있는 것 맞나요?”


“네, 물론 이미 두 공자님의 손이 닿은 자들도 있긴 합니다만, 밖으로 심부름을 보낸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최소한의, 그것도 정말 믿을 만한 사람만 남겼습니다. 상황 설명을 하면, 모두 비밀을 지켜줄 겁니다. 이것도 다 상단주님을 위한 것이니 말입니다.”


왕일원의 물음에 대답을 마친 용진성은 이심도와 하태현을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도 혹시라도 이목을 끌었다가는 두 공자가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은밀하게 모시게 된겁니다. 두분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이공자와 사공자는 상단주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모양이군요?”


“네, 아무래도 상단주님께서는 당연히 대공자가 후대를 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지라··· 어쩌면 저 주술도···”


“그만두시오. 총집사. 설마하니 동생들이 그런 짓까지 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세간의 평과는 달리 상단주는 대공자를 후계자로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돈과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누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그런 상황이라면 두 공자가 상단주에게 주술을 걸었을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입니다. 부디 너무 놀라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개구멍을 지나고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 일행은 어느 방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용진성은 놀라지 말라는 말과 함께 곧장 방문을 열었다.


방문이 열리면서 불쾌한 공기가 일행을 스치고 지나갔고, 방안이 눈앞에 보였다.


“방안에 수많은 진법과 술법이 펼쳐져있군요.”


방안을 보자마자, 하태현이 말했다.

사실 진법이나 술법에 대해 하태현만큼의 지식이 없는 이심도가 보기에도, 방 안은 심상치 않았다.

수많은 부적과 글자들, 그리고 기괴한 구조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의 흐름 역시 다른 장소와는 달리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네, 상세가 날로 악화되는 지라··· 조금이라도 이를 막고자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네 사람은 방 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그제서야 불쾌한 공기의 진원지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상단주의 몸이 썩어가는 냄새였다.


“보시다시피 살아계시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차라리 의식을 잃어서 다행이라고 할 정도지요. 실례지만··· 문을 닫겠습니다.”


용진성은 일행에게 양해를 구하고 방문을 닫았다.

몸이 썩어가는 냄새가 보통 독한 것이 아니었지만, 이 냄새를 맡고 누군가 오기라도 했다간 곤란했다.

그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기에 누구도 문을 닫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이심도가 상단주를 자세히 들여다 보자, 전신이 그림자에 뒤덮여서 검게 물들어 있었다.

특히나, 그림자가 짙은 부분부터 몸이 심하게 썩어가는 것이, 그림자가 몸을 썩게하는 원흉인 것이 너무나 분명했다.


작가의말

날이 갑자기 확 더워졌네요.


다들 일사병 / 냉방병 조심하시고,

덥더라도 밖에 나가실때는 마스크 꼭 착용해서

건강관리 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4 54. 마련(魔聯) (6) 20.05.30 427 13 7쪽
53 53. 마련(魔聯) (5) 20.05.29 429 12 7쪽
52 52. 마련(魔聯) (4) 20.05.25 416 12 7쪽
51 51. 마련(魔聯) (3) 20.05.24 446 12 7쪽
50 50. 마련(魔聯) (2) 20.05.22 487 13 8쪽
49 49. 마련(魔聯) (1) 20.05.21 492 13 7쪽
48 48. 평안상단(平安商團) (6) 20.05.05 523 15 11쪽
» 47. 평안상단(平安商團) (5) 20.05.04 488 15 8쪽
46 46. 평안상단(平安商團) (4) 20.05.03 498 11 7쪽
45 45. 평안상단(平安商團) (3) 20.05.02 538 12 8쪽
44 44. 평안상단(平安商團) (2) 20.05.01 599 14 7쪽
43 43. 평안상단(平安商團) (1) 20.04.19 733 17 9쪽
42 42. 추적(追跡) (4) 20.04.12 676 12 7쪽
41 41. 추적(追跡) (3) 20.04.06 682 13 7쪽
40 40. 추적(追跡) (2) 20.03.31 741 14 9쪽
39 39. 추적(追跡) (1) 20.03.27 775 17 11쪽
38 38. 음천(陰天) (4) 20.03.23 745 19 8쪽
37 37. 음천(陰天) (3) 20.03.20 737 13 7쪽
36 36. 음천(陰天) (2) 20.03.17 787 16 11쪽
35 35. 음천(陰天) (1) 20.03.08 874 14 11쪽
34 34. 전투(戰鬪) (5) +2 20.03.04 854 19 7쪽
33 33. 전투(戰鬪) (4) +2 20.03.03 850 17 10쪽
32 32. 전투(戰鬪) (3) 20.03.02 880 18 8쪽
31 31. 전투(戰鬪) (2) 20.03.01 934 21 7쪽
30 30. 전투(戰鬪) (1) +2 20.02.27 1,024 21 7쪽
29 29. 외가(外家) (5) 20.02.26 1,049 22 9쪽
28 28. 외가(外家) (4) 20.02.24 1,060 23 12쪽
27 27. 외가(外家) (3) +2 20.02.23 1,076 18 7쪽
26 26. 외가(外家) (2) +1 20.02.22 1,161 21 11쪽
25 25. 외가(外家) (1) +1 20.02.17 1,327 2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