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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86,061
추천수 :
1,521
글자수 :
305,543

작성
20.04.12 02:08
조회
676
추천
12
글자
7쪽

42. 추적(追跡) (4)

DUMMY

“다녀왔습니다.”


“그래, 하태현은 괜찮던가?”


“완전히 뻗어버렸습니다. 방에 도착하자마자 골아떨어지더군요.”


“상당히 무리한 모양이군.”


“그런 술법을 쓴다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니니까요.”


과거에 있었던 일을, 그것도 남이 볼 수 있게끔 펼쳐낸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술법.

그런 술법을 이렇게 먼 과거, 먼 거리에 걸쳐서 펼친다는 것은 하태현의 주술적인 역량이 엄청 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아마 다른 자들이라면 고작해야 하루정도, 그것도 이 방을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따로 이 술법을 연마한적은 없을텐데, 잘 아는군?”


“임무에 나가면서 몇 번 본적이 있습니다.”


“그랬군.”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 임무라는 것도 살행이었으니 기분 좋게 이야기할 주제는 아니었던 것이다.


“후우, 아무튼 저 놈들에 대해서는 하태현이 회복되는 데로 알아낼 수 있겠군. 그보다 백오,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이심도는 백오에게 진팔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진짜 흑봉이 이 곳에 없는 이상, 백오는 진팔미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랬군요. 음천이라··· 아마도 팔미의 재능이 좋은 먹잇감으로 보인 모양입니다. 적어도 음살문 내에서 팔미보다 강한자는 몇 있을지 몰라도, 재능만큼은 최고일테니까요.”


“그래, 팔미라면 설령 부족한 것이 있다해도 스스로 길을 찾아갈만한 재능이 있지. 게다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니··· 어느 곳에서라도 대성할만한 아이야.”


음살문의 비전은 대부분 그림자의 힘을 다루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진팔미는 그 부분에서 유독 약점을 보였다.

남들이 10의 성취를 보일 때, 최선을 다해봤자 고작 1의 성취를 얻는다고 할 정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살문에서 특급 살수가 되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하지만,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하군요. 결국 음천이란 것은 그림자의 힘이 집약된 것일텐데··· 적어도 그 부분에서는 팔미의 재능이 대단히 부족한데요. 게다가 그 음천이란 것을 대형께서도 마주했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흠, 그 조건을 알아낼 만한 방법이 없으니, 결국 의미가 없네. 언젠가 팔미를 찾는다면 알 수 있겠지.”


“후, 어떻게든 마련을 추적해야만 하겠군요. 저 역시도 나름대로 단서를 찾아보겠습니다.”


팔미의 실종이 백오에게는 좋은 자극이 된 모양이었다.

백오는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의욕을 불태우는 모습이었다.

마련, 그것이 지금 그들이 가진 유일한 단서였으며, 모두의 목표였다.


***


“그럼, 음장로님 부탁드립니다. 저는 단서를 추적해보도록 하죠.”


“허허, 문주님께서 이 곳을 지켜주셔야 하건만.”


“그 이야기는 이미 끝나지 않았습니까? 실제로도 음장로님께서 일을 잘하고 계시기도 하구요. 하나 당부드릴 말은···”


“걱정 마십시오. 출신에 따른 차별과 다툼은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 느낀 이심도는 모든 일을 음인적에게 맡기고, 마련을 추적하기로 했다.

자신이 직접 음살문을 지키는 것보다는 음인적이 맡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란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심도 자신이 가짜였기에 조금 부담을 느끼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하태현, 백오. 두 사람은 문주님을 잘 보필해주게.”


“네! 스승님.걱정 마십시오.”


“알겠습니다.”


“이제 출발해도 되나?”


한참 실랑이를 벌인 끝에 이심도는 겨우 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세 사람은 그렇게 음살문을 벗어나, 마련을 찾아 나서게 되었던 것이다.


“하태현, 자네는 이곳을 떠난 적이 있나?”


음살문에서 조금 멀어지자, 이심도는 문득 일행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동안은 서로 합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심도는 조금이나마 일행에 대해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다.

그에 대한 첫 걸음으로 하태현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졌던 것이다.


“아뇨.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은 처음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조금 설레는군요.”


“그럴 수 있지. 너무 억누르려 할 필요 없네. 뭐든지 새로운 것은 설레는 법이니···”


이심도는 충분히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심도의 기억 속에서 그 역시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심도는 하태현이 그 느낌을 충분히 감상하길 바랬다.


“두 분은 어떠셨습니까?”



하태현은 문득 두 사람은 어떠했는지 궁금했다.

그렇기에 던진 질문 하나.

그러나 그 질문은 두 사람에게는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었다.


“음···”


“솔직히 조금 복잡한 심경이었지요. 곧 살인을 저지르러 가는 길이었으니까요.”


이심도는 흑봉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아야 했기 때문에 곧장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백오에게 그의 첫 여행은 좋지 않은 기억만을 떠올리게 했다.

끝없는 훈련 끝에 살인을 하기 위해 떠났으니 온갖 부정적인 감정만이 그 때의 기억을 대변해주었다.


“게다가 조금 더 말하자면··· 기억은 분명하지 않지만 저는 분명 밖에서 들어왔으니까요. 입장 차이가 명확하지요.”


“그, 그랬군요. 미안합니다. 아픈 과거를 건드린 것 같군요.”


백오의 담담한 답변에 하태현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의 질문이 백오의 아픈 과거를 꺼내놓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닙니다. 오래 전 일이니까요. 덕분에 이렇게 여정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그에 반해 백오는 무덤덤하게 반응했다.

살수로서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는 것을 훈련 받은 데다가, 그 때의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굳이 물었기에 대답했을 뿐.


“아아, 너무 그렇게 쩔쩔 맬 필요 없어. 백오가 괜찮다지 않은가? 한동안은 힘을 합쳐야 하니, 그만하게.”


하태현이 계속 불편해하는 눈치라, 결국 이심도는 그에게 한 마디할 수 밖에 없었다.

백오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이런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네, 저는 괜찮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알겠습니다. 분위기를 흐린 점은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


음살문에서의 하태현은 딱 부러지게 일을 잘하는 사람이었건만, 음살문을 나서자마자 다소 흐트러지는 모습이었다.

처음으로 음살문을 떠난다는 것에서 나타나는 감정적 변화가 그를 다소 약하게 한 모양이리라, 이심도는 짐작했다.


“백오, 저들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나?”


“네, 최근 들어 음살문을 떠난 자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니 남아있는 사람의 흔적은 마련 놈들의 것이 분명하지요.”


“···팔미의 흔적은?”


“아뇨. 없습니다. 팔미라면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몸에 배여 있을 테니, 흔적이 없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지요.”


이심도의 질문에 백오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게다가 이런 추적이라는 것은 시작점을 잡고 거기서 흔적을 더듬어 가는 것인데, 팔미의 흔적을 찾는다는 것은 실로 희박한 일이었다.


작가의말

요즘 환절기라 그런가 몸이 영 피곤하네요.

집에 오면 앉아있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오늘도 하루종일 퍼져 있다가 겨우 썼네요ㅠㅠ

다들 주말 잘보내시고,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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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 마련(魔聯) (4) 20.05.25 416 12 7쪽
51 51. 마련(魔聯) (3) 20.05.24 446 12 7쪽
50 50. 마련(魔聯) (2) 20.05.22 488 13 8쪽
49 49. 마련(魔聯) (1) 20.05.21 492 13 7쪽
48 48. 평안상단(平安商團) (6) 20.05.05 523 15 11쪽
47 47. 평안상단(平安商團) (5) 20.05.04 488 15 8쪽
46 46. 평안상단(平安商團) (4) 20.05.03 499 11 7쪽
45 45. 평안상단(平安商團) (3) 20.05.02 540 12 8쪽
44 44. 평안상단(平安商團) (2) 20.05.01 599 14 7쪽
43 43. 평안상단(平安商團) (1) 20.04.19 735 17 9쪽
» 42. 추적(追跡) (4) 20.04.12 677 12 7쪽
41 41. 추적(追跡) (3) 20.04.06 683 13 7쪽
40 40. 추적(追跡) (2) 20.03.31 743 14 9쪽
39 39. 추적(追跡) (1) 20.03.27 775 17 11쪽
38 38. 음천(陰天) (4) 20.03.23 746 19 8쪽
37 37. 음천(陰天) (3) 20.03.20 737 13 7쪽
36 36. 음천(陰天) (2) 20.03.17 787 16 11쪽
35 35. 음천(陰天) (1) 20.03.08 874 14 11쪽
34 34. 전투(戰鬪) (5) +2 20.03.04 855 19 7쪽
33 33. 전투(戰鬪) (4) +2 20.03.03 850 17 10쪽
32 32. 전투(戰鬪) (3) 20.03.02 881 18 8쪽
31 31. 전투(戰鬪) (2) 20.03.01 935 21 7쪽
30 30. 전투(戰鬪) (1) +2 20.02.27 1,024 2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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