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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담 님의 서재입니다.

탈명구세(奪命救世) 훔친 운명으로 세상을 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윤필담
작품등록일 :
2019.11.17 20:41
최근연재일 :
2021.01.13 13:49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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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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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543

작성
20.02.2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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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6. 외가(外家) (2)

DUMMY

끼아아아아악


이심도는 자신이 이룬 경지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귀영(鬼影)과 귀곡(鬼哭).

두 가지로 대변되는 음살문 무공의 경지가 이심도의 주먹에서, 발걸음에서, 움직임에서 나타났다.


“으, 이, 이건···”


“아악!!!”


이심도를 상대하는 두 사람은 혼란과 경악 속에서 제대로 된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심도가 펼치는 귀영과 귀곡은 음살문에서도 극히 소수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지금 습격해온 자가 음살문의 수뇌부라는 것을 뜻했다.

그러니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할 수 밖에.


“이거야 원, 너무 간단할 정도군.”


이심도는 너무나 허탈했다.

외가의 인물들에게 훈련을 시키는 교관 역할도 겸한다기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는데, 이렇게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할 줄이야.


“혹시나 해서 서둘러 왔건만, 이미 처리를 끝내셨군요.”


세 사람을 철저하게 제압하고 물자를 쳐다보고 있는 사이, 하태현은 몇 사람을 데리고 도착했다.

혹시나 싸움이 길어지고 있으면 지원해주기 위해서 지원군을 데려온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약하더군.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던데··· 제대로 교관직을 수행할 수나 있는지 모르겠군.”


“글쎄요. 적어도 일급 살수까지는 교육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흑봉님께서 너무 강하신 탓이겠지요.”


하태현은 조금 놀라긴 했으나, 흑봉이라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급살수 그 이상의 살수.

음살문 최고의 고수.

그것이 바로 흑봉이었으니까.


“흐,흑봉?”


“정말입니까?”


“죽지 않았단 말인가?”


“어, 어떻게?”


하태현의 말에 반응을 보인 것은 그를 따라온 지원군들이었다.

아마도 하태현이 제대로 된 상황을 알려주지 않은 모양.

그들은 흑봉이 살아서 자신들 앞에 있다는 것에 경악하고 있었다.


“믿을만한 자들인가?”


“네. 물론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실력 있는 자들만을 데려왔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교관들을 상대해야 했으니까요. 물론 지금은··· 그저 짐꾼 역할을 하는 것이 다겠지만.”


하태현은 쓰게 웃었다.

쓸만한 실력자를 추려왔건만 결국 짐꾼 역할을 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봐들, 궁금한 것이 많은 것은 알겠지만, 우선은 교관들과 짐을 챙겨라. 자세한 것은 추후에 내가 자세히 설명해주도록 할 테니, 내가 오면서 설명해 둔 장소로 이동하도록 해라. 태준이 니놈은 절대 딴 짓하지 말고.”


“네. 형님! 나중에 꼭 설명해주셔야 합니다.”


하태현이 한 명에게 면박을 주었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너스레를 떨더니 곧장 움직였다.

나머지는 그런 광경이 익숙한지 피식 웃고는 한 마디씩 덧붙였다.


“걱정 마십쇼. 형님. 태준이 놈이 딴 짓하려면 엉덩이를 걷어차줄 테니.”


“태준이 보다 니가 문제가 아니냐?”


“어허, 이 친구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얼른 움직이자고. 형님,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인사를 마치고는 네 사람은 곧장 교관들과 짐을 챙겨서 어디론가 이동했다.

궁금한 것이 많은지, 이심도와 하태현을 힐끔힐끔 쳐다보았지만, 더 이상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저자는 자네 동생인 모양이군?”


“하하. 알아보시겠습니까? 워낙 말썽꾸러기라 못미더워서 한 마디 더 하고 말았네요.”


이심도가 아니라, 다른 누가 보더라도 알아볼 정도로 두 사람은 얼굴이 닮아있었다.

게다가 이야기를 하는 내내 하태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기에 두 사람이 정말 친한 형제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도 제게는 친동생 같은 녀석입니다. 동생과 동갑내기들이라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거든요. 기회가 되면 정식으로 소개해 드리고 싶군요. 다들 실력이 상당해서 우리 계획에 큰 도움이 될겁니다.”


“흐음, 뭐 나쁠 것 없지. 믿을만한 사람이라면 많을수록 좋을 테니. 그보다 외가인들이 사는 곳의 위치는 확인해봤나?”


“물론입니다. 공개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딱히 비밀도 아니라··· 교관을 해본 적이 있는 자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으니까요.”


외가인에게는 내가의 위치가 비밀이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는 결코 비밀이 아니었다.

교관을 하거나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외가에 파견을 나갔다 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다들 외가인을 하인처럼 여긴다고 생각했건만, 무시하는 쪽에 가까웠군.”


“··· 흑봉님께 이야기하기는 껄끄럽지만, 그런 셈입니다. 임무를 같이 나가게 되었을 때야 하인처럼 부리는 자들도 종종 있는 모양입니다만, 임무와 무관하게 접촉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거든요.”


“그런 규정이 있었나?”


“네, 지금 생각해보니 그랬다간 생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그런 모양입니다.”


하태현은 이야기하는 내내 송구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외가인인 흑봉에게 외가인에 대한 불합리한 취급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니, 마음이 불편했던 모양이었다.

물론 진짜 흑봉이라면 기분이 좋지 않았겠지만, 이심도는 진짜 흑봉이 아니었기에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말뿐.

그런 이심도의 행동에 하태현의 허리는 점점 굽혀질 뿐이었다.


“뭐, 지나간 일은 중요하지 않네. 지금은 모두 아군이라는 것이 중요하지.”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외가를 향해 움직였다.

이심도의 입장에서 지금과 같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음살문에 대한 정보를 얻는 창구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경공을 펼친다는 것은 기의 유동이 생기기 때문에 기감이 예민한 자들에게 쉽사리 포착될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사실 나는 기억이 온전하지 않은데, 저들을 잘 설득할 수 있을 지 의문이군.”


“하하, 천하의 흑봉께서도 마음이 흔들리시는 모양입니다. 약한 소리를 하는 모습은 처음이군요.”


하태현은 그저 흑봉이 감정적으로 흔들렸다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그저 웃고 말았다.

그러나 이심도의 입장에서는 흑봉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자들 앞에서 스스로가 흑봉이라고 주장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극도로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상황이 이심도가 생각한대로 이루어졌지만, 이 모든 것이 흑봉이라는 탈을 유지할 때에야 가능했으니까.


“걱정마십시오. 아마 어렵지 않게 설득 가능할 겁니다. 설령 흑봉이 아니시라 해도, 외가인들을 설득할 자신이 있으니까요. 저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정식적인 문도로 대우해주겠다 것인데··· 설마하니 거절할리 있겠습니까?”


하태현은 굉장히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처우를 개선해준다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음살문에 대해 극도로 경멸감을 가지고, 어떻게든 빠져나가는 것만 생각하는 자가 있다면?

그런 자는 어떻게 처우해야 할 것인가?


“만약 음살문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자가 있다면?”


“설마? 그럴리가요?”


“훗, 자네는 외가인들이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잊은 모양이군.”


“으음···”


아무리 여러모로 충격을 받고 생각이 조금씩 트이고는 있었지만, 그의 생각에 세상의 중심은 음살문이었다.

거기다 외가인을 경시하는 생각이 무의식 저편에 있었으니, 하태현은 외가인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렇군요. 확실히···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음살문 입장에서 저들을 자유롭게 풀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지.”


전력면에서도, 그리고 비전의 누출면에서도 그들을 풀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저 자발적으로 음살문도로 행동해주는 것이 최선.

그러나 단순하게 제압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후,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도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군요.”


“그래도 어쩌겠나? 최대한 설득을 해봐야겠지.”


“저 구릉만 넘어서만 외가가 있는 곳입니다.”


이심도의 눈 앞으로 얕은 구릉이 보였다.

또한, 그 구릉 너머에 몇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이 기감(氣感)에 포착되었다.


“분주하군. 이미 우리가 온 것을 알아차린 모양이야.”


“설마하니 구릉너머까지? 정말 대단하시군요.”


“얼굴에 금칠할때가 아닐세. 잘 못 했다간 공격당하겠군.”


“이, 이런. 이봐들, 우리는 음살문에서 나왔다.”


이심도의 말을 듣고, 하태현은 서둘러 소리치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인인 하태현의 말을 거부할 순없겠지만, 설득하러 온 입장에서 굳이 싸움을 일으켜서 좋을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방금 교관들은 떠났소만?”


구릉을 넘어가자, 한 명이 대표로 나와서 두 사람을 맞이했다.

귀찮다는 것이 그의 얼굴에 역력하게 드러나 있었다.


“다른 용건이 있어서 일세. 괜찮다면, 다들 모여줬으면 하네만.”


“다들 각자의 수련이 있어서 곤란하오. 필요한게 있으면 나한테 말하시오. 내 전달해줄 테니.”


하태현은 가능하면 모두를 모은 상태로 이야기할 생각인 모양이었다.

그러나 대표로 나온 남자는 그럴 의향이 없는지 건성으로 대답했다.


“내 얼굴을 봐서라도 사람을 좀 모아줬으면 좋겠군.”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뒤따라 오던 이심도가 어느새 도착해서 말했다.

흑봉의 얼굴을 알아본다면, 분명 무언가 반응이 있을거란 생각에서였다.


“대, 대형. 정말 대형이십니까?”


남자는 이심도와 친밀한 사이였던지, 대형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굳이 말이 길어져서 좋을 것이 없었기에 이심도는 그저 짧게 대답했다.


“그래.”


“사···살아계셨군요. 어떻게···.”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남자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진짜 흑봉이라면 똑 같은 상태였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심도는 그렇게 행동할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괜히 그런 척만 하는 것은 오히려 의심을 살 소지가 있었다.

그래서 이심도는 최대한 필요한 말만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자세한 것은 모두가 모이면 해주도록 하겠다. 어서 살행을 나간 자들 외에는 모두를 모으도록 해.”


“끄읍··· 네.”


쉴새없이 눈물을 흘리던 사내는 억지로 울음을 참고는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기쁜 소식을 모두에게 서둘러 알려야겠다는 생각만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저 정도 반응이라면 걱정할 필요 없겠는데요?”


“모두가 저렇게 반응한다는 보장은 없지.”


“후, 그보다 정말 침착하시군요. 옆에서 보는 저도 눈가가 뜨거워질 지경인데···”


스스로가 한 말대로 하태현의 눈가는 이미 살짝 붉어져 있었다.

전후 사정을 모두 알고 있었기에, 남자의 감정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림자계의 힘을 다루려면 언제나 침착해야 한다. 게다가 나는 살수가 아닌가? 살수라면 감정 통제 정도는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심도는 자신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대한 핑계로, 기본론을 내세웠다.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상대를 납득시켜야만 추후 문제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그렇군요.”


“자네가 비록 살행을 나가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살수들의 감정통제를 배워야 할걸세. 다른 세계의 힘을 다룬다는 것은 보통 정신력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그렇게 이심도에게는 변명의 시간이, 하태현에게는 새로운 가르침을 받는 시간이 지나갔다.

그 사이 남자가 사람들을 모으면서 상황을 설명했는지,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달려오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점점 코로나 사태가 커지는 느낌이네요.


괜히 나갔다가 보균자가 되면 여러 사람한테 피해니까요.ㅠㅠ


다들 건강 조심하시고,

저는 내일 또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오늘 밤에 제목 및 소설 프로필 수정 등이 있을 예정입니다.

혹시 제목이 바뀌더라도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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