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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漫報) 님의 문피아 서재입니다.

HAZARD5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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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漫報)
작품등록일 :
2012.11.16 02:12
최근연재일 :
2020.08.09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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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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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쪽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40.2

DUMMY

윈드은 정말 난생 처음일지도 모를 정도로 열나게 땅바닥을 굴렀다.

상대방은 타격을 간간히 섞어가면서 신체 일부분을 잡아 비틀며 윈드를 땅바닥에 쓰러트리는데, 윈드는 처음 만나보는 수법이라 전혀 반항다운 반항 한번 못해보고 연달에 흙바닥에 얼굴을 박았다.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다.

이들 집단이 어떤 녀석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이 가진 무기, 암기는 자신에게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자신을 해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수단이 없는 녀석들과 싸우다가 질 일은 없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런데 벌써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땅바닥에 구르게 되자 윈드는 상당히 난감했다.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면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상대는 매번 다른 수법, 다른 형태로 자신을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확실히 이건 내 예상과 다른 걸.”


뒤로 넘어지고 앞으로 고꾸라지고 옆으로 자빠지고를 연달아 하던 윈드는 간신히 틈을 봐서 상대방과 거리를 두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얼굴에 묻은 흙먼지를 털면서 여전히 마주하고 있는 상대를 노려본다.




물론 추적자 두목도 내심 놀라고 있었다.

수년간 추적한 범죄자. 어쩌면 아반달투에 있어 가장 큰 사건의 범인이 될 것이라 예상되는 태극수정 목외상을 잡을 수 있는 길목을 막아선 이 녀석이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버틸 줄은 몰랐던 것이다.

특이한 종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 녀석을 땅바닥에 백 여번 넘게 던져버린 ‘제오’는 자신들 집단에서 다섯 번째로 강한 녀석이다. 여타 병장기 기술과 다르게 신체술을 통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능력이 탁월한 능력자로 현재 동풍족 권술가 가운데에서도 제오와 맞서 이길 수 있는 자는 몇 안 될 정도이다.

게다가 상대방은 이미 제오에게 백번이 넘게 기술에 걸려 내던져졌다.

보통 사람이라면 지쳐서라도 항복을 할 상황인데 이 소년은 도통 지친 기색도 없이 계속 반항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나가떨어지는 동안에도 다른 이들이 길을 통과하는 것을 방해하듯 시선을 던지며 견제하는 것도 몹시 마음에 걸렸다. 어른 세 명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좁은 산길이다 보니 다른 이들이 통과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물론 억지로 길옆 산 쪽을 지나 가면 될 수 있겠지만 그러면 저쪽에 남아있는 흰머리 소녀의 일행에게 신변이 드러나기 때문에 암습을 받기 쉬워진다.

두손 두발을 이용해 산을 타고 지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정말 암수에 속수무책이다.


“살수를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다행스럽게 목외상이 저기서 더 이상 움직일 것 같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간을 끌어서 좋을 일은 없겠지요.”


수하가 이런 의견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년간 도피한 극악한 범죄자를 드디어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그것을 가만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정말 저 녀석 말대로 태극수정과 관계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살수를 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관계가 있다면 더욱 그렇고요. 어쩌면 그 사건 배후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왼쪽에 있는 수하가 신중한 의견을 낸다.

이 추척단을 이끌고 있는 그에게 난감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 추적단을 이끌고 있는 수장 진국(眞菊)은 아반델트, 동풍족 대성팔족 가운데 하나인 진씨(眞氏) 출신으로 반(班)국의 대장군 백씨(苩氏)와 함께 위명을 떨쳤었다. 본래 그는 6년 전 건국기념 행사에 참가해 무련 시험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일이 생겨 대신 동생이 먼저 참가해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곳으로 출발 직전, 동생을 포함한 300여명이나 되는 무술인이 죽음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진국은 이후 사건의 범인을 색출해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추적단을 조직했다. 뢰왕에 의해 동일민족국가 아반델트가 만들어지면서 과거 왕국체재에서 벗어난 구성을 가진 행정조정 때문에 다양한 인재들이 자리를 떠나게 되었기 때문에 진국은 마침 그런 이들을 모아 특별한 무장 집단을 형성할 수 있었다.

동풍지역 북부에 위치한 대 교역도시 오트라인은 물류유통과 산업이 발달하면서 특이한 형태로 무술인들을 고용했는데 그 지역은 아반델트가 건립된 이후에도 그 전통을 유지했다. 진국은 그곳에 거점을 두고 오트라인의 명사, 기존 국가행정에서 떨어져 나온 무인, 그리고 진국과 마찬가지로 그 사건으로 인해 가족과 지인을 잃은 이들을 모아 거대집단을 형성하게 되었다.

정보입수, 분석, 추적을 전문으로 하면서 오트라인 상권과 연결된 그들은 다양한 일을 처리하면서 범인, 도망자를 색출해왔다.

그러나 총무의 목외상과 이전 세대 검왕인 연천강, 아국(亞國) 국사출신이자 당시 행사를 담당했던 책임자 밀충(密忠) 진무(眞武)는 아직 행방도 모르는 상태였다.

조사를 시작한 첫해와 다음 해까지 진국은 복수심에 사로잡혀 이들을 찾아 죽일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3년이 지나가면서 조금씩 눈에 보이는 것이 달라지면서 과연 이 사건이 왜 생긴 것인지, 그리고 일을 저질렀다고 하는 범죄인들이 왜 이런 짓을 했는지 반드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진국이 만든 추적집단 외에도 아반델트 국가 소속, 기존 국가 출신으로 구성된 여러 기관이 이들을 쫓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범인을 잡는 것보다 ‘처형’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었다.

하지만 진국은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겠다는 결심을 한 후, ‘제오’와 같이 실력자를 포섭해 상대방을 죽이는 것보다 제압해 사로잡을 수 있는 구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2년여 동안 정보를 수집한 결과 유력한 용의자로 거론되는 태국수정 목외상의 행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특히 어째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목외상이 고대유물을 취급하는 암시장에 기웃거린다는 것을 알게 된 진국은 대규모로 주변에 잠복조를 대기시켰고 드디어 여기까지 몰아세울 수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타난 이 이상한 녀석이 그 길을 막고 있었다.

목외상은 이쪽에서 뿌린 화령우와 검기에 의해 상처를 입었고 큰 상처는 아니라고 해도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어 있을 것이 확실했다. 특이한 머리색을 한 소년이 길을 막고 있지만 아직 큰 변수가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은 두고 보고 있던 진국은 이 상황에서 가끔 이쪽으로 시선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소년의 일행과 목외상이 심하게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 소년이 하는 말과 다르게 이 작자들이 여기서 사전에 만나기로 약속을 해둔 한 통속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길 반대편으로 목외상과 그 일행이 도망갈 경우에는 이미 그곳을 지키고 있을 다른 추적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목외상을 놓칠 일은 없을 것이라 믿었다.


“다만 그쪽은 확실하게 목외상의 숨통을 끊어트릴 생각이니까 말이야.”


진국이 이끄는 추적단과 다른 파벌로 구성된 그들은 지금 세대의 권왕, 철수무적(鐵手無籍) 낭인(狼刃)의 수제자와 제자 둘이 지키고 있다. 차기 권왕의 자리에 가장 까운 인물이라는 소문이 도는 이가 셋이나 지키고 있다면 쉽게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정식으로 범인 추적에 참가한 것은 아직 일 년이 안 되지만 이 지루한 추격전에 벌써부터 짜증을 내고 있기에 단번에 목외상을 죽여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할 것이 확실하기에 진국으로서는 이곳에서 결판을 내고 싶은 것이다.

제오에게는 흰머리 소년의 팔다리를 부수는 한이 있더라고 제압해두라는 명을 내렸는데 의외로 이 녀석 몸이 튼튼해서 그런지 도통 제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보통 성인 무술인이라고 해도 이정도로 당하면 사지 근골이 고장 나서 꼼짝을 못할 것인데 쓰러지고 쓰러져도 계속 버티면서 일어나는 것을 보니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11번대는 그쪽에 이미 통달을 전했겠지?”


진국은 오른편에 있는 수하에게 묻는다.


“해가 지기 전에 비전이 날아갔으니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것 때문에 혈기공(血氣功)을 가진 녀석들도 낌새를 차렸을 것입니다. 거리로 보면 5루일 정도이지만 상급 무인에게 있어서 그렇게 큰 여유를 두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동풍족 무예계보 가운데 특이한 구성을 가진 혈기공은 몇몇 혈족에게만 전수되는 기술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진국이 이끄는 추적단과 마찬가지로 혈기공을 익힌 자들로 구성된 ‘참살단’도 멀지않은 곳에 포진하고 있었다. 정보를 독점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에 시간 차를 두고 상황을 서로에게 보고하게 되어있는데 이곳에서 시간을 잡아먹는 만큼 그쪽이 이번 일에 끼어들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5루일 정도 거리는 상급 무인에게 있어 하루 정도라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반대편에서 포진하고 있는 권왕의 수제자 집단에도 파벌이 다른 혈기공을 익힌 자가 있기 때문에 민국은 불안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한편, 목외상에게 간략하게 상황을 들은 베르사니와 루비앙은 서로를 바라본다.


“[이런 만남이 이루어진 것은 하늘이 마련한 길이 아니라 믿기 힘들겠군.]”


“저도 수년간 바깥을 돌아다니는 생활을 했지만 이런 외지에서 저를 보기 원하는 사람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게다가 그 유명한 사건과 연관된 사람이라니 말입니다.”


베르사니 말에 목외상은 정색을 한다.


“그것은 오히려 제가 할 말입니다. 그토록 찾아다닐 때는 그림자도 못 봤는데 이렇게 붙잡혀 끌려갈 상황이 되니 만나게 되다니요. 하늘과 땅과 바다와 세상이 원망스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물론 그가 하는 말이 전부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이 만남이 축복이 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악독한 이의 수에 함께 끌려들어가는 것일 수도 있지. 실상 목씨가 그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는 사건에 있어 진범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 대량살인을 저지를 정도라면 사정을 모르는 자네나 나 같은 이를 속이는 것은 쉬운 일일 거야. 오히려 이런 일에 끌여들여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려는 수라고 할 수도 있겠지.]”


아크드래곤 루비앙이 하는 말을 들은 베르사니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게다가 6년 전 동풍족은 물론이요. 많은 크로세아 세상 사람들에게 떠들썩하게 거론되었던 그 사건과 관련된 이라면 결코 쉽게 믿을 수 없었다.

단, 베르사니에게 있어 그 목외상이 하는 말을 믿고 싶은 심정도 함께했다.

자신이 세상 이면 속에 숨어 계속해온 고대 타쿨리아제국 유적 발굴 작업은 보통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그 타쿨리아의 유적에서 발굴된 것들 가운데에는 사용자가 어떤 형태로 이용하는가에 따라 사악한 병기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베르사니는 잘 알고 있었다.

오직 마법과 학술에 대한 연구심만으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조금 욕심을 부려 발굴에 참여했고, 그에 필요한 자원과 보관, 유출을 롭에게 맡겨왔다. 천궁사인 롭에게 몇몇 조력자가 있고 그들이 가진 배경까지 알지 못하는 베르사니에게 있어 어떤 형태로 그것과 연결되어 목외상같은 피해자가 나왔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는 것은 그에게 있어 윈드 소년의 일과 같이 책임을 느끼게 된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존재는 정말 정말 드물기 때문에 6년 전 사건과 자신의 행적을 연결시키지 못했던 베르사니로서 일말의 책임도 부인하기 어려웠다. 물론 그런 사정까지 다 알고 이런 만남을 우연으로 꾸밀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베르사니는 우선 목외상이 하는 말을 대부분 믿기로 했다.

어떤 음모가 존재할 수는 있어도 그로 인해 도망자 신분이 되어 떠돌아다니게 된 목외상이 그런 일을 꾸밀 사람으로는 안 보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제가 찾아다니는 그림자창고와 목외상이 찾는 그림자창고가 같은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루비앙님이 말씀하신 우연을 가장한 음모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린 소녀 모습을 한 루비앙과 베르사니가 주고받는 말이 좀 이상하게 보여도 목외상은 이런 기회를 결코 놓칠 수 없었다.


“제 명예와 제가 살아온 모든 것을 걸고 약속합니다. 제가 한 말에 거짓이 있다면 원신과 천신과 지신과 크로세아의 만물에 묻혀 죽을 것입니다. 저를 잡아서 팔과 다리를 자르고 결박한다고 해도 좋습니다. 그저 이 일의 진상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


목외상의 격앙된 말에 루비앙이 중간에 끊고 들어온다.


“[그만해, 그만해!! 너같은 것 팔다리를 잘라서 어디에 쓰라고! ‘여행은 의문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 어차피 근처에 있을 그림자창고와 무슨 사연이 있을지 모르니 우선은 함께 가도록 하지.]”


“괜찮으시겠습니까? 저와 윈드 일만 해도 상당히 귀찮은 쪽에 해당하는데 목외상이 연관된 일이라면 여행이 훨씬 길어질 수 있습니다.”


“[어차피 오랜만에 다시 나온 여행이야. 그리고 우리들은 시간이 남아돌아. 한가하다 못해 심심할 지경이었던 시간이 길었으니 좀 소란스럽고 복잡한 여행이라는 것이 있어도 괜찮겠지.]”


루비앙이 한 말을 듣고 조금 생각을 하던 베르사니는 목외상을 쳐다본다.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그림자창고는 잘못 건드릴 때 마신(魔神), 지신(地神)이 튀어나와. 드워프의 그림자 창고를 다른 녀석들이 함부로 못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거든. 게다가 수림궁의 창고는 황금드래곤이, 북마족, 시미리언 달빛궁전은 다크 드래곤이 지키고 있다고 하지. 그런 만큼 그것에 다가가는 일은 세상 그 어떤 일보다 어려울 수 있어. 그것을 알고 있나?”


“이미 수 년 동안 도망자 생활을 하면서 볼 것, 못 볼 것 다 마주하면서 살았습니다.”


한때 거의 잡힐 뻔한 상황에서 도주하다 퇴비 밭에 몸을 던져 숨은 적도 있던 목외상이다.

그가 숨은 퇴비밭을 창으로 찌르며 검사하는 이의 창끝에 2번이나 찔렸어도 참고 견딘 목외상이다. 비경(祕境)에 속하는 외딴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인적을 남기지 않는 생활을 5년 넘게 해온 목외상에게 있어 지금처럼 희망찬 상황은 없었다.


“게다가 자네가 원하는 답이 안 나올 수도 있어. 내가 찾는 그림자 창고와 자네가 찾는 그림자 창고가 같지 않을 수도 있거든. 어떤 형태로건 사용된 유물, 마법을 발동시킨 흔적이 남지 않도록 범인들이 부수어버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 다만 그런 일에 사용될 정도로 강력한 무엇인가를 쉽게 한 번 쓰고 버리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고대 타쿨리아의 유물과 연관된 곳이 또 그렇게 많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 50살도 되지 않은 젊은 제가 이런 소리를 한다고 우습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만물의 법칙, 무술과 무공과 의술의 세계를 거쳐 높은 이해를 얻은 제가 세계의 축복이 모인 헬바이드의 왕정마도사와 함께하는데 어려움만 있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목외상은 그렇게 말하면서 슬쩍 눈동자를 돌려 루비앙쪽을 가리킨다.

목외상이 수년간 도망 다니며 견문을 넓혔다하지만 오통통한 소녀의 모습을 한 이가 도대체 누구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에 눈빛으로 베르사니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베르사니도 ‘그림자창고’와 연관이 있는 사람과 만나 같이 하는 것에 어떤 세상의 흐름이 간섭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작게 한숨을 쉬고 루비앙을 쳐다본다.


“이 친구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해도 되겠습니까?”


“[아니, 내가 직접 하지. 난 여기서 북서쪽으로 산 8개를 넘고 강 2개를 넘어 있는 곳 주인이야. 이름은 루비앙, 대륙민들은 나를 아크드래곤 루비앙 ‘님’ 이라고 하지.]”


“??????”


목외상은 자신의 이해능력치를 살짝 벗어난 답이 나와서 좀 묘한 얼굴이 된다.

그러자 베르사니가 옆에서 말을 더한다.


“대지의 능력자, 대지의 폭군, 남쪽 빛나는 꼬리. 이런저런 이야기와 소문이 있지만 어쩌다 친분을 가지게 된 루비앙 ‘님’은 지금 우리와 함께 여행을 하고 계시는 중이네. 나약한 나와 윈드 둘만 그림자 창고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는 것이 위험해보여 자비로운 행동을 보이신 것이지.”


조금 살이 붙었지만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다.

라고 베르사니는 생각했다. 베르사니가 하는 말을 듣고 화들짝 놀란 표정이 된 목외상은 깊이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한다.


“모··· 몰라 뵈었습니다. 세계 최강의 이름을 가지신 대지의 ··· 빛나는 아크드래곤 루비앙님이셨군요.”


사실 목외상은 루비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렇지만 세상에 유명한 몇몇 이야기들이 있고 그중에서 대륙 북쪽의 보그나인, 대륙 남쪽의 루비앙이라는 말은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세계최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존재 중 하나라는 것은 확실했다.

무엇보다 자신보다 한참 윗선에 속하는 베르사니가 공손하게 존대를 하는 상대라는 것은 목외상에게 있어 더더욱 경외하게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면, 저기에서 제가 도망칠 수 있도록 도운 저 소년도 ······ ”


헬바이드 왕가 왕정마도사인 베르사니에 대륙 최강으로 이름을 날리는 아크드래곤 루비앙이 함께하는 정도라면 저 하얀머리 소년도 범상치 않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면서 목외상이 조심스레 묻는다.


“[아, 윈드? 저 애는 나도 몰라. 베르사니도 어쩌다 알게된 녀석이지.]”


“예, 그렇군요. ··· 예?”


“아, 저 아이는 좀 사정이 있어서 자신이 누군지 모른다네. 이 여행은 저 아이가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이기지만.”


베르사니는 말꼬리를 좀 흐릴 수밖에 없었다.


“자기성찰을 위한 여행인가요?”


“뭐, 그런 거랑 비슷하지.”


“[다만, 나나 베르사니와 달리 대단히 무식해서 말이 안 통할 수 있으니까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세상물정도 모르고, 건방지고, 때려서 말을 듣게 하려고 해도 결코 듣지 않는 묘한 녀석이지. 게다가 아무에게나 반말이고 말이야.]”


이런 말을 세계최강이라는 명성을 가진 아크드래곤이 하니 목외상에게는 좀 이상하게 들린다.

그런 것을 알아차리고 베르사니가 역시 설명을 더한다.


“저 아이는 고대 타쿨리아 유물 가운데 하나와 접촉하는 바람에 자신이 가진 기억 모두를 잃어버렸네. 그 때문에 그것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다니는 거지. 타고난 힘과 능력이 우수하지만 살아온 기억 전부를 잃어버리다보니 보통사람과는 많이 다른 행동을 해도 이해를 해야 할 거야.”


“그렇군요. 그런데 저렇게 계속 당하고만 있는데 보고만 있어도 되는지요?”


대략 이해를 했다고 생각을 한 목외상은 우선 이쪽에 절대자의 영역에 속한 아크드래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쫓기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긴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저쪽에서 길목을 막아 싸우고 있는 소년에게 우려의 눈치를 보낸다.


“기억은 없는 주제에 싸움 하나만은 잘해. 아마 그것 때문에 군에서 중용되었던 것이겠지만. 다행스럽게 이 산길이 좁아 저들을 막아두고 있으니까 우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곤란한 상황이 되면 내가 나서야 할지 모르지만 아직은 그럴 필요가 없어보여.”


“[정 사정이 좋지 않으면 내가 모습을 바꿔도 되겠지만 이 지역이 좀 좁아서 말이야.]”


“이 지역은 잘 아시는 편이신지요? 저는 이쪽 길을 걸어본 적이 없어 주변지형까지 알지는 못합니다.”


“[이 길 옆 분지가 있는데 그곳은 사실 늪지대야. 내 본래 모습이라면 별 일 아니지만 너희 정도면 고생 많이 하겠지. 그 외 지역은 대부분 경사가 심한 돌산이라 뛰어내리기에는 좋지만 오르기에는 불편한 곳들이지]”


루비앙이 하는 말을 듣고 베르사니가 주변을 돌아보며 기억을 되짚는다.


“제 기억으로는 좀 돌아서 가는 길을 지나 5루일 정도 되는 곳에 ‘우사리’가 있고 다시 20루일 이상 가야 아루밤이 나옵니다. 본래대로 이 길을 따라 이동하면 우사리 근처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윈드랑 티격거리고 있는 저자들이 성급하게 굴지 않는 모습을 보니 이 길 끝자락에도 역시 목외상을 추적하는 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때문에 귀찮게 돼서 죄송합니다.”


“[별일 아니야. 단, 그로 인해서 서로가 서로를 죽인다 살린다 해서 내 거처로까지 찾아오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손을 써서 죽여 없앴다면 확실하게 하는 게 좋아.]”


과거 루비앙이 대륙최강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여행을 했을 때 대충 신경쓰지 않고 넘어갔던 일로 인해 이후 루비앙의 거처로 찾아와 복수를 하겠다니, 명예를 찾기 위한 대결이니 하면서 귀찮게 굴었던 것이 생각난 것이다.

여러번 그런 일을 겪은 것도 있어 이후 다시 여행을 했을 때는 후환, 뒷일이 남지 않도록 확실하게 청소를 했던 루비앙이었다. 그런 루비앙의 심정을 대충 헤아린 베르사니는 쓴 웃음을 짓는다.


“확실히 일부러 일을 귀찮게 만들 것이 아니면 루비앙님이나 제 베르사니라는 이름은 오해를 키울 수 있으니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뜩이나 눈에 핏발 세우면서 흥분을 했을 때는 더욱 곤란해지겠지요.”


베르사니가 이렇게 말을 하자마자, 일처리가 좀 막막해진 윈드가 베르사니와 루비앙 쪽을 보고 크게 외친다.


“베르사니! 너희들 뒤쪽 조심해라! 그쪽에서도 뭔가 오는 거 같다!”


윈드가 이렇게 소리치자 윈드에게 다양한 수를 쓰면서 쓰러트리던 제오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춘다.


“베르사니? 설마 헬바이드의 베르사니?”


제오와 함께 추적단 전원이 흠칫하면서 그쪽으로 시선을 날린다.

베르사니는 순식간에 자신에게 모이는 시선을 느끼면서 한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곤란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참 절묘한 타이밍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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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40.5 20.08.09 38 1 28쪽
503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40.4 20.03.15 29 1 34쪽
502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40.3 20.02.24 29 1 12쪽
»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40.2 20.02.17 27 1 22쪽
500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40.1 20.02.13 61 1 22쪽
499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40 20.02.11 33 1 18쪽
498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9 20.02.09 40 2 13쪽
497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8 19.09.26 43 2 18쪽
496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7 19.07.16 41 2 21쪽
495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6 19.07.12 50 2 14쪽
494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5 19.07.10 41 2 12쪽
493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4 19.07.02 47 2 13쪽
492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3 19.07.01 67 2 25쪽
491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2 19.06.04 92 2 9쪽
490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1 19.05.28 48 2 22쪽
489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0 19.05.23 69 2 19쪽
488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9 +3 19.05.22 73 2 9쪽
487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8 14.11.14 408 3 10쪽
486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7 14.11.02 374 2 16쪽
485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6 14.10.18 325 3 12쪽
484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5 14.08.03 391 2 12쪽
483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4 14.06.13 381 5 20쪽
482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3 14.06.08 514 2 26쪽
481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2 14.06.07 518 2 26쪽
480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1 14.05.20 411 2 20쪽
479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0 +1 14.04.05 388 5 10쪽
478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9 14.01.26 495 4 24쪽
477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8 +1 14.01.11 452 3 18쪽
476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7 +1 13.11.05 423 3 19쪽
475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6 +1 13.10.01 748 3 40쪽
474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5 +1 13.09.26 404 6 25쪽
473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4 +1 13.08.30 564 11 20쪽
472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3 +1 13.07.28 463 3 15쪽
471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2 +1 13.07.06 636 2 23쪽
470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1 +1 13.06.24 551 3 14쪽
469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0 +1 13.05.30 525 3 24쪽
468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9.5 +1 13.04.28 582 3 17쪽
467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9 +1 13.04.28 584 3 11쪽
466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8 +1 13.04.27 616 3 16쪽
465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7 +1 13.04.26 588 3 26쪽
464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6 +1 13.04.25 558 5 13쪽
463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5 +1 13.04.24 410 4 16쪽
462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4 +1 13.04.23 466 3 9쪽
461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3 +1 13.04.22 1,046 9 11쪽
460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2 +1 13.04.21 529 3 24쪽
459 [HZ1] 3장 왕국, 제국, 모든 것 – 1 +2 13.04.20 467 3 13쪽
458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20 +2 13.02.20 725 4 26쪽
457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9 +1 13.02.12 551 4 15쪽
456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8.5 +1 13.02.12 460 3 2쪽
455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8 +1 13.02.12 522 3 15쪽
454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7 +2 13.02.11 614 5 15쪽
453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6 +1 13.02.11 830 4 8쪽
452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5 +1 13.02.10 561 4 10쪽
451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4 +1 13.02.09 485 3 9쪽
450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3 +2 13.02.09 518 3 6쪽
449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2.5 +1 13.02.07 418 3 6쪽
448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2 +1 13.02.06 582 3 11쪽
447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1 +1 13.01.19 510 3 12쪽
446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10 +1 13.01.07 660 3 12쪽
445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9 +2 12.12.26 559 4 12쪽
444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8 +1 12.12.21 511 3 14쪽
443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7 +1 12.12.19 471 3 7쪽
442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6 +2 12.12.05 635 4 14쪽
441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5 +2 12.12.05 554 3 9쪽
440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4 +1 12.11.16 577 4 10쪽
439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3 +1 12.11.09 567 4 12쪽
438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2 +1 12.10.21 896 3 8쪽
437 [HZ1] 2장 가치있는 것, 없는 것 – 01 +2 12.10.14 561 6 9쪽
436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8 +2 12.10.10 541 3 19쪽
435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7 +2 12.09.23 489 7 8쪽
434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6 +1 12.09.22 502 3 16쪽
433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5.5 +2 12.09.21 568 4 7쪽
432 [HZ2] 1장 그리고 세계는…… - 01.5 +2 12.09.21 495 3 6쪽
431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5 +1 12.09.21 544 4 17쪽
430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4 +1 12.09.21 431 3 14쪽
429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3 +1 12.09.19 522 4 15쪽
428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2 +4 12.09.17 625 7 25쪽
427 [HZ2] 1장 그리고 세계는…… - 01 +2 12.09.17 514 3 19쪽
426 [HZ1] 1장 세상에 존재하다 - 01 +2 12.09.17 680 3 29쪽
425 [HZ5外]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7 +2 12.09.05 715 4 20쪽
424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6 +1 12.09.03 391 3 23쪽
423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5 +4 12.08.29 552 3 20쪽
422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4 +2 12.08.12 506 3 19쪽
421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3 +1 12.08.11 619 5 29쪽
420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2 +1 12.07.29 602 3 29쪽
419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1 +1 12.07.16 608 4 20쪽
418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30 +1 12.05.23 523 4 17쪽
417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9 +2 12.03.14 579 3 14쪽
416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8 12.03.11 661 6 24쪽
415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7 +1 12.03.09 701 4 20쪽
414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6.2 12.03.09 619 3 18쪽
413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6.1 +1 11.12.26 671 3 17쪽
412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5.2 +1 11.12.25 532 2 4쪽
411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5.1 11.12.25 619 4 36쪽
410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4 +1 11.12.17 506 2 16쪽
409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3 11.10.23 468 2 26쪽
408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2 +1 11.10.14 573 2 16쪽
407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1 +2 11.10.12 942 6 18쪽
406 9장 감동과 눈물의 재회 - 20 +1 11.08.19 685 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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